종말의 감독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블랙단초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0
최근연재일 :
2024.09.13 14:1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345
추천수 :
25
글자수 :
119,700

작성
24.08.26 11:10
조회
13
추천
1
글자
12쪽

[6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DUMMY

[6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죽어라!!!”


73번의 포효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장우도 멈출 생각은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카드 건을 차지 할 수 있는 타이밍은 73번이 자신을 노릴 때뿐이었다.


쇄애애애액-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이 교차하며 이장우의 몸이 찢겨나갔다.


“흡!”


이장우는 소리를 질렀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신음이 새어 나왔다.


“빌어먹을······. 죽을 거 같아······.”


이장우의 몸은 균형을 잃고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 이장우를 향해 73번의 비아냥이 이어졌다.


“목을 날리려고 했는데, 조금 짧았나?”


시속 200킬로에 지름 7.3센티의 공을 치는 그가 이장우를 놓쳤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너도 특수능력을 부여받은 거 같은데?”


73번은 오른쪽 어깨가 잘려나간 이장우를 향해 살기를 보였다.


“멍청하긴······. 그걸 몰랐던 거야?”


이장우가 피를 뱉었다.


“흥, 상관없어!!! 너 같은 건 눈감고도 때려죽일 수 있어!! 기다려 다시 보여주지!”

“당신한테 쉽게 죽을 거란 착각은 하지 마.”


이장우는 재빨리 몸을 추스르고 거리를 벌렸다.


“피하면 도망칠 수는 있을 것 같나?”


73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당신 덕에.”

“이 상황에?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군.”

“이걸 보면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이장우는 카드 건을 쥔 왼쪽 팔을 들어 올렸다.


73번이 자신을 죽이는 것에 집착할 때.


이장우는 어깨를 다치면서까지 카드 건을 사수 한 것이다.


“어느 틈에?”

“등잔 밑은 늘 어두운 법이거든, 내가 검을 괜히 맞은 줄 알아?”

“그래 카드 건을 먼저 잡은 건 칭찬 할 일인데······. 그게 어쨌다는 거야? 어차피 네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나를 피해 도망 다니는 게 전부일 텐데?”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군?”

“뭐?”

“아니······. 시간을 보라고······.”


[게임 종료 : 10초 남았습니다.]


허공으로 게임 종료를 알리는 시간이 표시된다.


“당신, 카드도 못 뺏었잖아!!”


73번이 타인의 카드를 뺏지 않으면, 게임이 종료됨과 동시에 죽는다는 말.


“시간이 언제?”

“그러게 내가 아니라 카드 건을 먼저 노렸어야지!!”


이장우가 말했다.


그가 카드 건을 취했다면, 죽어야 할 사람은 이장우 자신이 되어야 했겠지?


“10초면 아직 시간이 있구먼······.”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니야? 당신이나 나나 달리는 속도는 비슷해 보이는데······. 안 그래? 내가 어깨를 다쳤지 다리를 다친 건 아니잖아!!”


이장우는 강한 척을 하고 있었다.


반드시 남은 시간 동안 멍청한 73번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 자식이!!!”

“그러지 말고 당신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저들을 보라고!!”

“어쨌다는 거야?”

“30번과 26번은 능력 없는 사람들을 죽이면서 카드를 확보하고 있다고······. 그런데 당신만 왜 능력이 있는 나를 상대하게 했겠어? 시간도 없는데.”


이장우가 비웃음을 흘렸다.


그 순간.


73번의 시선이 30번을 향했다.


“저 여우 같은 아줌마가!? 나를 배신하기라도 했다는 거야?”


73번이 이장우를 상대하는 동안, 30번과 26번은 사람들의 카드를 수집하고 있었다.


카드마다 고유 능력이 있다면.


먼저 취하는 사람이 능력을 흡수 할 수 있을 거라는 30번의 계산.


30번은 카드를 확보할수록 목숨값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거다.


그 덕에 사람들을 죽이고 차곡차곡 카드가 모일수록 30번과 26번의 특수능력도 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30번의 무기인 활은 총으로.

26번의 창은 청룡언월도로.


“아줌마!!! 저놈도 특수능력이 부여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 내가 쉽게 죽이지 못할 것도······.”


73번이 30번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게 무슨 상관이지? 나는 네게 지시하지 않았어, 멍청한 널 탓해야지? 감히 누구한테 책임을 전가해?”


30번은 73번을 향해 하얀 이를 드러냈다.


“날 말렸어야지!!!”

“내가 왜? 너랑 내가 무슨 관계길래?”


제한된 시간을 쓸데없는 본능에 치중하는 멍청한 인간을 도울 만큼 30번은 한가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


“젠장!!”


시간이 모자라는 상황에 당황한 73번은 안절부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날 붙잡는 게 답일까?”


이장우가 뒤로 눈짓을 보냈다.


저들의 살육을 막으려면, 남은 시간 자기들끼리 싸우도록 유도하는 게 답.


저들은 살아서 나가면 안 될 자들이 아닌가?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5초.


“당하고 이대로 죽으면 억울하지 않겠어? 얼른 복수나 하라고!! 뒈지기 싫으면?”

“빌어먹을.”


73번은 이장우의 말에 동요했다.


5초라면 상처 입은 이장우에게서 카드 건을 뺏을 수도 있는 충분한 시간.


하지만 복수에 눈이 먼 73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30번을 죽이기 위해 달려나갔다.


“멍청이들······. 너희끼리 치고받아라······. 곧 게임은 끝난다고.”


그제야 긴장이 풀린 이장우가 너덜너덜해진 팔을 움켜잡았다.


서 있는 것조차 그에게는 기적적인 상황이 아닌가?


저 녹색 생물체가 준 축복이 아니었다면.


과도한 출혈로 이미 죽었을 몸이다.


이장우의 시선이 녹색 생물체를 향했다.


저 자식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 사이.


[게임 종료 : 3초 남았습니다.]


“아줌마!!! 죽어!”


73번이 30번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드를 빼앗지 못하면 소멸할 텐데······. 나를 공격하다니 어리석군!!?”


30번은 73번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이······. 이 아줌마야 나를 속이고도 살아남을 줄 알았어??”


몇 번이나 검을 휘둘렀으나.


30번의 몸에 닿지 않았다.


“속이다니? 그러게 저 청년을 죽이면 되지 않았나? 아니면 여기 있는 사람 중 하나를 골라 죽이던지.”


30번은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총구로 가리키며 웃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시간이······.”


[1초]


시간을 본 73번이 근처에 있는 노인의 목을 그으려고 했으나.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그의 손에 있던 무기가 먼지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안 돼!!!”


73번의 절규를 뚫고 녹색 생물체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꽤 많이도 죽었군요. 경쟁에서 살아남으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특히 30번의 기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말을 마치더니 녹색 생물체가 73번을 한심하게 바라본다.


“게임이 끝났으니 규정대로 73번은······. 그만······.”

“살······. 살려줘!!! 나는 속았······.”

“속은 건 내가 아닙니다.”


더 들을 이유도 없다.


녹색 생물체가 손가락으로 73번을 가리키자 머리가 펑.


그 피가 앞에 있던 30번과 26번의 얼굴로 튀어 올랐다.


[30번과 26번은 다음 게임 진행 전까지 격리조치 됩니다.]


“뭐?”

“이러는 법이 어딨습니까? 카드 건을 빼앗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여러분들에게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사냥하라고 말했나요?”

“그건······.”

“관리자인 제가 설명하지 않은 게임의 규칙을 이행했으니 벌칙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순간 둥글게 생긴 검은 막이 30번과 26번을 막아선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카드를 모아 시스템의 힘을 이용하는 이들이 생길 줄이야.


어쩌면 이장우를 위한 베타 테스트에는 알 수 없는 버그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끝나는 대로 보고를 올려야겠군.


녹색 생물체는 곧장 이장우를 찾았다.


“괜찮으십니까?”

“이 꼴을 보고도 괜찮다는 말이 나옵니까?”


이장우는 이를 갈았다.


“그러게요. 이대로 있으면 곧 피가 모자라 죽겠군요. 딱하기도 하지······.”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겁니까?”

“그럼 경기를 계속 진행해도 될까요?”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럼, 준비되는 대로 카드 건의 방아쇠를 당기시죠!!”


녹색 생물체가 말하고는 자리를 피했다.


이장우는 피를 많이 쏟은 탓인지 의식이 가물가물.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생각을 해보자.’


남은 사람은 자신을 제외하고 여 덞 명이다.


남기선.

이혜민.

목진우.

여섯 살쯤 보이는 여자아이.

노부부 두 명.

대학 후배 유미진.

30번.

26번.


[던전 종료 시각까지 43분 남았습니다.]


인원이 줄었기에 이제 2번의 게임만이 남은 상황.


이장우의 앞으로 노부부가 다가와 앉았다.


“저······. 집사람이랑 저랑은 어찌 돼도 상관없습니다.”


체구가 작은 노인이 (2번)카드를 보이며 앞서 말했다.


그러자 기절한 여자아이를 품에 안은 노인의 아내도 (13번) 카드를 들어 보였다.


“그게 무슨 소리죠?”


이장우는 노인과 아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우리 손녀딸만이라도 살려주신다면······. 우리가 목숨을 내어드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예, 저 나쁜 사람들이 내 아들과 며느리를 죽였다고요. 우리를 뽑아주세요······. 이 손으로 죽일 수 있게 도와주세요.”


30번과 26번을 노려보는 노인과 아내의 눈가에 살의가 비쳤다.


“그렇다고 선택해 드릴 수는 없어요.”


이장우가 말했다.


방금도 보지 않았던가?


평범한 교수와 학생, 운동선수였던 자들이 힘과 욕망을 가지자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귀로 변하는 모습을.


“제발요······. 손녀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이 늙은이들이 어찌 눈을 감겠습니까?”

“모두 살아 나갈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런 건 없어요!! 그랬다면 내 아들과 며느리는 왜 죽었을까?”


노인의 아내가 소리를 질렀다.


“그건······.”


이장우는 대학 동기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도움이 필요한가 친구? 이래서 내가 필요하다니까······.”

“목진우? 또 왜?”

“어차피 이번 판이 마지막일 거라고······.”

“아니 두 번의 게임이······.”

“멍청한 친구일세······. 저 괴물이 왜 30번과 26번을 격리했을까?”

“그건······.”

“저들은 다음 게임에도 능력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설마?”


이장우는 녹색 생물체가 있는 허공으로 고개를 돌렸다.


“뭘 새삼스럽게요······. 한 번 부여 된 능력은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거둘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걸 왜 저한테 따지십니까?”


이장우의 입매가 떨려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물리적으로 저 괴물들을 상대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다이얼로 우리를 골라!!”


목진우가 이장우의 두 손을 잡았다.


“뭐?”

“어르신들도 저런 놈들이랑 싸울 생각은 접고 젊은 놈들한테 맡겨주세요!! 힘을 모아 지켜드릴게요.”


목진우가 2번, 13번의 노부부를 돌아보았다.


“다른 놈은 모르겠는데······. 네가?”


이장우는 믿음이 가지 않았다.


“저 살인자들에게서 지킬 힘은 있어야 할 것 아니야 인마!!”


하긴,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싸워야겠지?


어르신들보다는 젊은 동기들이 싸우는 게 맞을 거야.


목진우의 말에 이장우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그래······.”


동기들이 30번과 26번을 막는 동안······.


나는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출구를 찾는다.


“다른 애들은 동의하는 거야?”


이장우의 물음에 남기선과 이혜민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밑져야 본전인데······. 어디 해보자!!”

“카드 건은 내가 돌려줄게.”


목진우가 다가와 다이얼을 돌렸다.


[18, 31, 70]


게임을 시작하는 팡파레가 울렸다.


남기선(18번) 단검을 지닌 킬러.

이혜민(31번) 지팡이를 든 마법사.

목진우(70번) 새총을 든 사냥꾼.


[무기가 지급되었습니다.]


[게임 종료 : 1분 남았습니다.]


순간, 검은 막에 갇혔던 30번과 26번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판으로 끝을 내지······.”


풀려난 30번은 곧장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알은 손녀를 안고 있던 13번의 머리를 꿰뚫어버렸다.


“여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의 감독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1화. 종말의 시나리오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24.09.13 1 0 12쪽
20 [20화. 종말의 시나리오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24.09.12 5 1 12쪽
19 [19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11 6 1 13쪽
18 [18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09 6 1 12쪽
17 [17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07 6 1 12쪽
16 [16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6 7 1 13쪽
15 [15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5 6 1 13쪽
14 [14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4 8 1 13쪽
13 [13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9.02 8 1 14쪽
12 [12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9.01 6 1 12쪽
11 [11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8.31 7 1 12쪽
10 [10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30 9 1 13쪽
9 [9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29 11 1 13쪽
8 [8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28 11 1 13쪽
7 [7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7 12 1 14쪽
» [6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6 14 1 12쪽
5 [5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5 15 2 13쪽
4 [4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4 22 2 11쪽
3 [3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3 33 2 14쪽
2 [2화. 감독이 되고 싶나요? 꿈을 실현할 기회입니다] 24.08.22 47 2 12쪽
1 [프롤로그 + 1화. 감독이 되고 싶나요? 꿈을 실현할 기회입니다] 24.08.21 106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