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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정란
그림/삽화
박유정란
작품등록일 :
2024.08.1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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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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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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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3

DUMMY

20화



샘의 무기는 그림자였다.


그러나 그녀의 전투 실력은 미숙했다. 메코의 공격을 민첩하게 피해내곤 있었지만 나르가 보기에도 그녀의 동작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다행인 것은 온 천지에 그림자가 널린 새벽이라는 사실이었다. 샘은 짙은 그림자는 검처럼 휘둘렀고 옅은 그림자를 파도 형태로 일으켜 세워 방패로 삼았다.


샘은 메코와의 거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들었다. 그녀의 검이 호시탐탐 메코를 노렸지만 아쉽게도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샘의 검격을 여유롭게 피하거나 활로 쳐내며 단 한 수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샘의 실력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온 대지의 그림자가 솟구쳐 메코를 포위한다. 이윽고 장막처럼 펼쳐진 그림자에서 수백 개의 기둥이 뻗어 나오며 메코를 두들겼다.


이미 몇 번이나 빗나갔던 공격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위협적으로 들어간 검격을 피하기 위해 그가 뒤로 뛴 순간 박자 좋게 그림자를 일으킨 것이었다.


높게 들이친 파도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듯 그림자가 흩어졌다.


엉망진창이 된 메코가 서 있었다. 얼려 놓았던 상처가 터지며 출혈이 일어난 채였다.


“너 이, 씨발년 곱게 죽을 생각은 버려라.”


짧은 순간 동안 수십 차례의 공방을 주고받는 그들을 보고 있던 나르가 정신을 차렸다.


샘이 보여준 기적은 라오의 힘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놀라웠지만, 그녀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메코의 벽은 높아 보였다.


무엇보다 그의 감각이 끝없이 경고하고 있었다. 위험하다고, 함께 싸워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샘의 비명이 들렸다. 메코의 주변으로 고드름 수백 개가 솟구쳐 올라 있었다. 그가 지휘자처럼 손을 휘두를 때마다 수십 개의 고드름이 난사되었다.


샘은 주변 모든 그림자를 끌어모아 원형의 보호막을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폭격당하는 순간마다 옅어지는 그림자 사이로 얼음 조각이 파고들어 그녀의 피부를 찢어놓았다.


“대체 어떻게······.”


나르는 신음을 흘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메코는 더는 ‘활’을 쏘고 있진 않았지만 그가 사용하는 모든 마법이 활 못지않게 위험해 보였다.


생각이 활에 닿자, 그는 잊고 있던 존재를 떠올렸다.


“라오······!”


라오는 여전히 활에 직격당한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그는 전력을 다해 달렸다.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그를 한 차례 메코가 쏘아 보았지만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샘을 폭격하고 있는 고드름이 소모될 때마다 새로운 고드름을 소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 반구 형태로 샘을 가려주던 그림자보호막이 사라졌다.


나르는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보호막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작은 형태로 압축되어 샘의 전신을 감싸는 가운처럼 변했다.


그녀가 그림자 옷자락을 쥐어 얼굴을 감쌌다. 그림자 옷자락에 가려진 부위로 다시 그림자가 생겨나며 농도가 더욱 짙어진다.


고드름 조각은 그녀의 그림자를 뚫지는 못했지만 수백 개의 고드름이 날아드는 질량으로 인해 그녀가 천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정신이 팔린 나르는 그만 빙판을 밟고 미끄러졌다. 부지런히 움직이던 다리가 그를 라오가 얼어붙은 장소로 데려다 놓은 것이었다.


바닥을 짚고 조심스럽게 일어서자 얼어붙은 라오가 보였다. 두꺼운 얼음 속에 갇혔음에도 그의 정신은 또렷해 보였다.


나르의 존재를 인지한 듯 그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나르는 얼음에 손을 얹었다.


체온이 닿았음에도 물기 하나 생겨나지 않을 만큼 꽁꽁 언 표면의 차가운 감각이 손끝을 타고 전신으로 흘러들어왔다.


“이것도 나름 기분이 좋네.”


얼음 너머에선 여전히 메코가 샘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샘은 몇 가지 기술만을 반복하고 있는 반면 그는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퍼부었다.


“제발······.”


메코가 승리하고 그들 모두를 죽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나르는 우선 그것을 떨쳐내야 했다. 그는 분노를, 마음으로 내지르는 악을 깨우고 싶었다. 오디세이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얼음 너머 광경은 손끝에 닿은 차가움을 날카로움으로 바꿔댔다. 어쩌면 두려움과 분노는 기쁨과 슬픔 만큼 거리가 먼 감정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공포를 생산하는 광경을 피하기 위해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떠올렸다. 그의 오래된 과거를.


선의를 이용하려던 사람들, 그를 무시하던 친구, 오디세이아, 카즈, 어머니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라는 말의 끝에서 소멸하는 단어를 통로 삼아 다가온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나는 왜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나는 왜 죽을지도 모르는 싸움에 끼어든 것일까.


왜 조그만 행복만을 영위하며 살았던 내가 이런 일에 휘말렸나. 나는 왜 그 조그만 행복을 내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했나.


왜, 왜, 왜.


무언가 박자가 어긋난 것처럼 일어나던 불행들. 이를테면 중요한 약속이 있던 날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도 의도치 않은 일에 휘말려 약속을 어겨야 했던 일이라던가.


정말 별것도 아님에도 늘 자신에게만 불리하게 느껴지던, 세상이 자신을 억지로 불행하게 만들려는 것처럼 느껴지던 것들.


피해의식. 한참을 울어도 그는 무언가 해소된 느낌은커녕 항상 목 언저리 어디쯤엔가 응어리진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을 느꼈다.


결코 해소할 수 없다고 느끼는 기억은 모두 피해의식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까. 여전히 응어리진 그 해묵은 감정이 그의 부름을 받아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가슴 속에서 번지는 불길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은 조금 이상했지만, 분노로 찬 고함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소메틱이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굉음이 터졌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터진 불길이 회오리가 되어 얼음을 감싼다. 붉은색과 흰색이 서로의 손을 마주 잡은 채 춤추는 불꽃 속으로 나르는 얼음덩어리와 함께 휘말렸다.


그러나 불꽃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알아보기라도 한 듯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고 녹이는 와중에 그만은 예외로 두었다.


새하얗게 응결된 얼음에 금이 가며 균열이 일어났다. 얼어붙은 바닥과 기둥은 금방 녹아 물웅덩이로 바뀌었다.


이윽고 충분히 녹아내린 얼음이 터져 나가며 얼음 조각이 튀었다. 그 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던 라오가 쓰러졌다.


“마법을 멈춰!”


불꽃은 얼음을 모두 녹이고 라오 마저 태우기 위해 그 혀끝을 날름거렸다. 하지만 나르는 어떻게 불을 꺼야 할지 몰랐다.


오디세이아에서도 그는 불을 조절하지 못해 잿더미가 된 고기를 먹어야 했다.


“제길!”


결국 라오가 불길이 옮겨붙는 것을 감수하며 회오리 표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를 따라 바깥으로 나가자 물웅덩이에서 뒹구는 모습이 보였다.


“너, 대체······”


머리를 털며 일어난 라오가 그를 쏘아보았다. 여전히 회오리는 뜨거운 풍압을 내뿜고 있었다. 라오의 눈동자로 의혹이 들어찼다.


하지만 무언가를 더 묻진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샘에게 퍼부어지던 고드름이 그들에게 쏘아진 것이었다.


라오가 거대한 팔뚝을 휘둘렀다. 그들에게 날아들던 고드름이 오로지 풍압만으로 박살 나며 사방으로 비산 했다.


커다란 파공음과 함께 샘이 미끄러져 왔다.


“좀 도와주지?”


그녀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드레스는 옆구리며 팔이며 곳곳이 찢어져 넝마가 되어있었고 이마엔 피가 흘렀다.


그녀가 날아온 방향, 천천히 걷히는 먼지구름 사이로 전신에 얼음을 두른 메코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우스갯소리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구만.”


라오가 고개를 뿌득 꺾곤 오른 어깨를 돌렸다. 샘은 숨을 길게 내쉬며 자세를 다잡았다. 반면 나르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그는 어떻게 불을 싸움에 사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주먹질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그에게 죽고 죽이는 싸움은 생소한 것이었다.


“꼬다린 줄 알았는데 한 수 있는 놈이었네? 예쁘장하게 생겨서.”


다가온 메코가 말을 짓이기듯 뱉었다.


“물러서서 누군가를 구해주는 역할을 해줘 칼.”


“지랄 같네, 진짜.”


샘은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라오는 나르의 어정쩡한 자세를 확인하곤 그가 싸움에 ‘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조용히 메코가 다가오는 걸 노려보던 라오가 그에게 쇄도해 갔다.


그러나 이미 수를 읽은 메코는 자신을 중심으로 거대한 얼음꽃을 피워냈다.


그것은 상대를 얼려 버리던 기술과 달리 스스로를 얼음 속에 가두는 것이었다. 메코를 삼킨 꽃에서 강대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발자국을 남기며 뛰어들던 라오가 그것에 휩쓸리며 그들에게 날아들었다.


회오리 불꽃마저 냉기를 만나 삽시간에 꺼져버렸다. 샘이 일으킨 그림자가 그들을 감싸 안지 않았더라면 모두 얼음덩어리가 되었을 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고작 일 격에 불과했다. 빙화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것은 수백, 수천, 수만 개의 빙탄이 되어 주변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드넓은 평야 곳곳에 얼음 조각이 깊은 상처를 만들었다. 폭격에 직격당한 그림자 방패는 금방 꺼질 것처럼 일렁였다.


냉기에 휩쓸린 라오는 쓰러진 채 신음을 흘렸고 두 손으로 그림자 방패를 지탱하고 있던 샘이 무릎을 꿇었다.


“뭐라도 해봐! 불, 불을 써!”


나르는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풍경에 압도되어 있었다. 대지가 폭발하는 비명 사이로 샘의 고함이 들리지 않았다면 그는 그대로 굳어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카즈가 그에게 불을 쓰라고 윽박질렀을 때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도저히 불을 일으킬 수 있는 분노나 억울함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공포를 느꼈다.


다행히 그림자가 꺼지기 전 폭격은 끝났다. 사방에서 새하얀 기운이 피어올랐다. 메코를 중심으로 대지엔 새하얀 눈꽃이 새겨져 있었다.


그림자 방패가 사라지자 샘은 쓰러졌다. 라오는 여전히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나르는 반쯤 입을 벌린 채 다가오는 메코를 보았다. 무력감이라 해야 할지, 공포라 해야 할지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그에게 주먹을 쥘 기운마저 빼앗아 갔다.


“지렸어?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야? 꿇어.”


어느새 메코는 지척에 다가와 있었다. 그의 말은 거부할 수 없는 명령 같았다. 그의 몸이 의지와 반하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메코가 다가와 그의 턱을 움켜쥐었다.


“일단 여기서 좀 풀어야겠어. 난 맛있는 건 가리질 않거든? 저년 먼저 먹고 넌 천천히 맛봐줄게.”


끔찍한 단어들이었지만 그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메코의 손끝에서 피어난 냉기가 온몸을 옭아맸다.


고개조차 돌릴 수 없게 된 그는 메코가 다시 샘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쓰러져 있던 라오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걸리적거리지 마라.”


메코가 그를 뿌리쳤다. 비교적 왜소한 체구임에도 발길질 한 번에 라오는 회전초처럼 바닥을 굴렀다.


방해물을 치운 그가 샘의 머리끄덩이를 잡아 올린다. 나르는 그 모든 광경으로부터 눈도 뗄 수 없었다. 다만 의식이 현실에서 천천히 유리화되는 중이었다.


샘을 일으켜 세운 메코가 드레스 가슴팍을 거칠게 잡아 뜯었다. 하지만 나르는 메코가 왜 그런 짓을 하고 있는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시야가 어두워져 간다.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주변시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나르는 이제야 메코가 한 말의 의미를, 지금 그가 무엇을 하려는 지를 깨달았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 천천히 불이 일어났다.


다시는 꺼내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 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이 오래된 상자 틈을 비집고 삐져 나왔다.


눈알이 터질 것 같았다. 얼어붙은 육체가 시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 뇌 어느 부분이 찢어진 기분이었다. 사방이 어두웠다.


찢어진 뇌로 다른 이의 뇌가 이어 붙여지는 느낌이 났다. 머릿속으로 결코 경험한 적 없는 기억이 흘러들어와, 그가 숨겨두었던 기억과 뒤섞이고 있었다.


나르는 지금 느끼고 있는 분노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의 귓가에, 그의 정신에, 그의 마음에 끊임없는 속삭임이 들렸다.


··· ·········, 키세나르야······.


나를 받아들여······.


나를 받아들여······.


나를 받아들여······.


나를······.


작가의말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2024년 9월 18일 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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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2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5 NEW 16시간 전 2 0 15쪽
23 21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4 24.09.18 5 0 11쪽
» 20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3 24.09.17 6 0 13쪽
21 19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2 24.09.13 6 0 12쪽
20 18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1 24.09.12 9 0 16쪽
19 17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0 24.09.11 6 0 9쪽
18 16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9 24.09.09 9 0 11쪽
17 15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8 24.09.06 8 0 10쪽
16 14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7 24.09.05 9 0 12쪽
15 13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6 24.09.04 8 0 10쪽
14 12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5 24.09.03 10 0 10쪽
13 11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4 24.08.30 8 0 15쪽
12 10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3 24.08.29 8 0 10쪽
11 9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2 24.08.28 7 0 18쪽
10 8화 - 베로니카, 도망친 낙원 1 24.08.27 6 0 11쪽
9 사게제리를 여행하는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24.08.23 8 0 5쪽
8 7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7 24.08.23 6 0 15쪽
7 6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6 24.08.22 7 0 15쪽
6 5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5 24.08.21 7 0 12쪽
5 4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4 24.08.20 8 0 15쪽
4 3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3 24.08.18 9 0 14쪽
3 2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2 24.08.17 12 0 14쪽
2 1화 - 오디세이아, 운명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 1 24.08.16 19 0 11쪽
1 서막 24.08.16 25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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