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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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DUMMY

그레이트브리튼에서 가장 유명한 헌터를 꼽으라면, 전세계의 모두가 당연히 단 한명의 인물을 꼽을 것이다.


S급 헌터, 아서 테브란트.


검성이라는 칭호를 가진 사상 최강의 기사.


한국의 신창과 비견되는 유일한 인물.


그런 아서 테브란트를 상징하는 수식어는 무수히 많은 편이지만, 그는 최근에 이르러서 한가지 수식어를 더 얻게 되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명, ‘ronaldo_7’.


누구보다도 축구를 사랑하는 영국인인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였다.


“그래서 말입니다, 아서 경.”


그리고 지금 아서 테브란트는 버킹엄 궁의 응접실에서 영국 여왕과 대면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도 시야 한쪽에 [커뮤니티]의 화면을 띄워놓은 채로 말이다.


그가 지금 눈앞에 [커뮤니티] 화면을 열어놓은 이유는 하나.


지금 이 순간에도 경기가 진행되고 있을 챔피언스 리그의 경기결과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커뮤니티] 내부에는 영국인인 아서 이외에도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잔뜩 있었다.


아무리 아서라도 영국 여왕 앞에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을 수는 없었으니, 그를 대신에 여왕의 눈에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를 선택한 것이다.


‘슬슬 지겨운데 빨리 좀 끝내주면 안되나?’


물론 여왕은 그런 아서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채로, 여전히 제 할말만 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말이다.


아서는 자신이 달고 있는 기사작위를 생각하며 지겨운 시간을 애써 참아내었다.


그가 아무리 축구를 좋아한다지만, 자신의 체면을 깎아먹는건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일만으로도 충분했다.


적어도 외부에서는 검성으로서의 체면치례정도는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서가 지난경기의 명장면을 떠올리며,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도중.


반투명한 화면을 노려보던 아서와 마주하고 있던 여왕이 그를 향해 이야기했다.


“이번에 총리와 내가 한국에 방문할때, 아서 경이 함께 동행하면 좋을 것 같군요.”


“······.”


짧은 침묵.


여왕의 이야기를 곱씹던 아서의 얼굴에 의문이 깃들었다.


“······예?


아서는 잘못들었다는 듯한 태도로 여왕을 향해 되물었다.


허나, 여왕은 그런 아서를 배려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것도 아서가 결코 못알아들을 수 없도록 정확하고 깔끔하며 사무적인 발음으로 말이다.


“이번 한국 방문에 영국의 자랑인 아서 경이 함께 동행했으면 하는군요.”


“한국에··· 말입니까.”


“예. 검성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아서 경이라면, 한국의 국민들도 분명 좋아할겁니다.”


한국.


아서 테브란트가 검을 든 이래, 단 한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던 국가였다.


물론 아서 자신의 나이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적어도 아서에게 있어서 친숙한 나라는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당황한 아서가 무어라 이야기하기도 전에, 아서의 뒤에 있던 개인비서 멜리사가 입을 열었다.


“아서. 그럼 한국에 가는걸로 알고 일정을 조율해둘게.”


“······메, 멜리사?”


“이번에 있는 노스웨스트 더비 관람일정을 취소하고 가면 될 것 같아. 어차피 이번에도 아서가 응원하는 팀이 질거잖아?”


검성, 아서 테브란트.


그는 얼떨결에 총리와 여왕의 한국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 * * * * *




내가 운영하는 S급 헌터 커뮤니티에 새로운 멤버가 추가되었다.


오지후의 동생, 오지아가 S급에 도달하며 새롭게 커뮤니티에 합류한 것이다.


적어도 내가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만큼은 틀림없었다.


새로운 S급 헌터의 탄생.


이 사실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막대한 충격을 가져올만한 소식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특종을 가장 먼저 공개한게 내 채널이란 말이지······.”


그리고 그 소식을 누구보다도 가장 빠르게 전달한 채널이 바로 내가 운영하는 ‘헌잘알’ 채널이었다.


내가 대한민국의 아홉번째 S급 헌터 탄생에 대한 영상을 업로드한 이후.


내 영상이 유튜브에서 열렬한 반응을 얻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이번에는 무난하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라가겠어.”


그 폭발적인 조회수 덕분에 어느덧 해당 동영상이 차트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홉번째 S급 탄생 소식이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물론 몇몇 S급 헌터들의 경우, 오지아를 한국의 10번째 S급 헌터라고 알고 있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대표적으로는 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S급 헌터, 불사기사 최두식이 그러한 상황이었다.



- 마산사나이 최두식 : 아우.오늘영상.잘봤네.^^


- 마산사나이 최두식 : 벌써.한국에.S급이.10명이나 됐나.^^~


- 마산사나이 최두식 : 기회가.되면.신입이랑.술한잔하지.



원래부터 구독과 알람설정을 철저히 해놓았던 까닭이었을까.


최두식은 영상을 올린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서 나에게 연락을 보내왔다.


한국에 10명이나 되는 S급 헌터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는 10명이 아니고 9명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그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S급 헌터 83명중에 9명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대단한 일이 맞기는 했다.


적어도 헌터계에 있어서 대한민국이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었으니까 말이다.



- 거품판독기 : 예 형님


- 거품판독기 : 언제 기회가 닿으면 연락하겠습니다


- 마산사나이 최두식 : 그래.



나는 그런 최두식을 향해 2줄이나 되는 장문의 답장을 전송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커뮤니티의 신입회원 오지아와의 만남을 주선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낯을 심하게 가리는 오지아의 특성상, 그런 자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원로헌터인 최두식과의 식사자리라면 조금은 고민을 해볼 터였다.


그렇게 내가 최두식에게 장문의 답장을 보낸 이후.


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유튜브가 켜져있는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


최근에 올린 영상의 페이지가 띄워져있는 유튜브 화면.


나는 해당 화면을 바라보며 키보드의 F5 버튼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딸깍. 딸깍-.


새로고침 버튼을 누를때마다 막대한 숫자의 조회수가 올라갔다.


그리고 그렇게 오르는 조회수는 나에게 있어서 막대한 도파민을 공급하고 있었다.


“하··· 조금만 더 있으면 급상승 동영상에 들어갈 것 같은데······.”


압도적인 조회수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충족감.


이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고 있다는 도파민 중독 문제인 것인가.


버튼을 누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니 마치 실험실의 쥐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내가 버튼을 누르며 유튜브 조회수를 5분간격으로 확인하고 있던 도중.


띠링-.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하던 내 귓가에 낯선 알림이 울려퍼졌다.


“뭐야.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메세지를 보냈네?”


내 귓가에 울려퍼진 소리의 원인을 확인해보면, 1:1 대화 메뉴에 알림 아이콘이 떠올라있는 모습이었다.


낯선 누군가로부터 새로운 1:1 대화가 전송된 것이다.


나는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온 사람의 닉네임을 확인해보았다.


커뮤니티 이용자명, ‘ronaldo_7’.


현실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S급 헌터, 아서가 나에게 보내온 메세지였다.


“아서 테브란트? 검성이 나한테 메세지를 보낼만한 일이 뭐가 있지?”


검성, 아서 테브란트.


그는 한국의 신창만큼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헌터였다.


그런 아서와 나 사이에는 접점이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커뮤니티에서도 나와 ‘ronaldo_7’은 이렇다할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러니 아서가 나를 향해 메세지를 보내온 이 상황이 그리 이해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


“뭐, 키보드 배틀하자고 연락해온건 아니겠지.”


나는 메세지를 보내온 영국의 검성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길 바라며 메세지를 열었다.


툭-.


내 손가락이 1:1 대화 메뉴를 터치한 이후, 머지않아 ‘ronaldo_7’이 보내온 메세지가 화면에 출력되었다.



- ronaldo_7 : 너 한국인이지?


- ronaldo_7 : 닉네임을 보니까 아무래도 한국인처럼 보이는데.


- ronaldo_7 : 망원동불주먹이랑 너랑 이렇게 둘이 한국인 아니야?



나는 ‘ronaldo_7’이 보내온 메세지를 차분히 읽어보았다.


녀석이 나에게 보내온 메세지의 내용을 확인해보면, 거기에는 나와 ‘망원동불주먹’— 주선호가 한국인이냐는 질문이 담겨있었다.


해당 질문이 나온 맥락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은 ‘거품판독기’다.


그러니 ‘망원동불주먹’과 ‘거품판독기’, 이렇게 두 사람이 한국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일 터였다.


“내 국적은 왜 물어보는거지? 설마 비행기 타고 한국에 찾아오려는 건가?”


기껏해야 분쟁의 원인이 될만한 게시글에 대해 논할거라 생각했건만, 뜻밖에도 ‘ronaldo_7’은 내 국적에 대해 물어오는 모습이었다.


나로서는 부정할 이유따위는 없는 질문이기도 했다.


나는 ‘ronaldo_7’을 향해 흔쾌히 대답을 돌려주었다.



- 거품판독기 : ㅇㅇ


- 거품판독기 : 내가 한국인인데


- 거품판독기 : 갑자기 그 사실이 궁금해질만한 이유가 있나?


- ronaldo_7 : 당연히 있지.


- ronaldo_7 : 내가 이번에 한국에 가게 됐거든.



내가 국적에 대한 질문에 수긍하자, ‘ronaldo_7’으로부터 빠르게 답장이 돌아왔다.


검성, 아서 테브란트가 내 국적에 대해서 물어본 이유.


그 이유를 확인한 나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뭐야. 영국의 검성이 한국에 찾아온다고?”


헌터계의 1인자 자리를 두고 주선호와 다투는 검성의 내한이 결정된 것이다.


헌터에 대한 소식을 다루는 유튜버에게 있어서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검성의 인터뷰는 커녕 그 모습을 멀리서 촬영할 기회도 흔치 않은 편이었으니까 말이다.


‘ronaldo_7’과 대화를 나누기에 따라서는, 입국장면을 포함해 그 이상을 촬영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였다.


“처음 듣는 소식인데. 영국 내부에서 결정된 내용인가? 한국에 들어오기로 결정했으면 대체 언제쯤 들어오는거지?”


아서와 대화를 나누는 내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나는 그런 의문을 곧장 채팅창을 통해 아서에게 전달했다.



- 거품판독기 : 한국에 온다고?


- 거품판독기 : 언제쯤 한국에 들어오는건데?


- ronaldo_7 : 영국 총리의 방한일정에 맞춰서 갈거야.


- 거품판독기 : 그래서?


- ronaldo_7 : 사실은 내가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야.


- ronaldo_7 : 공식행사가 끝나면 유명한 관광지를 좀 돌아보고 싶은데.


- ronaldo_7 : 기왕이면 같은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 ronaldo_7 : 혹시 도와줄 수 있어?



아서 테브란트의 한국 관광.


그것을 도와달라는 이야기에 나는 대박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건 한국의 헌터 유튜브계에서는 단 한번도 다룬적이 없는 컨텐츠였다.


더군다나 검성 본인과 대면할만한 일이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괜찮은 컨텐츠가 나올 가능성도 있을 터.


나는 ‘ronaldo_7’을 향해 흔쾌히 수락하겠다는 메세지를 보내려고 했다.


“이건 당연히 수락해야지. 검성한테 뽑아먹을 수 있는 컨텐츠가 몇개인데.”


타닥, 타다닥-.


키보드를 통해 장문의 환영 메세지를 작성한 이후.


내가 전송 버튼을 눌러 그것을 보내려던 순간이었다.


“······어? 뭐야?”


툭-.


내가 전송 버튼을 눌러 메세지를 보내려고 시도해봤지만, 그럼에도 메세지가 제대로 보내지지 않았다.


툭툭툭툭-.


몇번을 연달아 전송 버튼을 클릭해봐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의문을 표한 내가 고개를 들어올리자, 갑작스럽게 눈앞에 보이던 커뮤니티 창이 종료되었다.


그리고는 그를 대신해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 [커스텀 네트워크(C)]에 충분한 에너지가 축적되었습니다.


- [커스텀 네트워크(C)]의 등급이 다음과 같이 조정됩니다.


- 특성 등급 : C → B


- [커스텀 네트워크(B)]의 안정화를 위해 다음 시간동안 모든 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 남은 예상 시간 : 17시간 59분 58초



내 눈앞에 떠오른 메세지의 내용.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고유특성, [커스텀 네트워크]의 등급이 상승해 모든 기능이 중단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와 동시에 18시간의 서버 점검을 알리는 내용 역시 함께 적혀있었다.


고유특성의 등급이 오르면서 서버 점검 시간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나는 허공을 찌르고 있는 손가락을 보며 허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 갑자기 무슨 서버점검이야.”


아무래도 다음 메세지를 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작가의말

다음 회차는 금요일 오후 11시 20분에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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