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새글

그림자별
작품등록일 :
2024.08.19 10:48
최근연재일 :
2024.09.22 23:2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27,246
추천수 :
5,381
글자수 :
232,391

작성
24.09.18 11:15
조회
4,537
추천
115
글자
18쪽

32화 (수정)

DUMMY

오지후가 나에게 수상쩍은 메세지를 보낸 다음날.


나는 오지후의 집에서 그와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오지후가 나에게 보냈던 메세지의 내용 때문이었다.


“새로운 S급이라는게 대체 무슨 소리야?”


나는 오지후가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그에게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오지후가 대체 어떤 이유로 나에게 그런 메세지를 보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내 질문을 받은 오지후는 손에 쥔 커피잔을 기울여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커피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는 가운데, 나를 마주하고 있던 오지후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헌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중에는 성능에 비해 등급이 저평가된 특성이 있다는거, 알고 있지?”


“그거야 당연히 알고 있지. 설마 나를 부른 이유가 그거랑 관련된거야?”


“비슷해.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거야.”


그런 오지후의 이야기에 나는 한가지 가능성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을 느꼈다.


포텐만큼은 S급에 가깝지만, 아직 완전히 제 능력을 개화하지 못한 헌터.


오지후가 아는 헌터중에 그런 헌터가 있다고 한다면, 그가 나를 이곳으로 부른 이유도 짐작이 됐다.


그를 증명하듯이, 오지후는 야망에 가득찬 눈빛을 보내며 나에게 이야기했다.


“커다란 갈림길을 눈앞에 두고 있는 A급 헌터 하나가 있어. 그리고 그런 헌터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건, 나나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너같은 유형이라고 생각했어.”


“커다란 갈림길이라······.”


“수많은 헌터들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 특히나 그 유명한 분석 유튜버 ‘헌잘알’같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고.”


후우-.


짙은 한숨을 내뱉은 오지후가 스스로의 턱을 어루만졌다.


다음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상당한 고민이 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눈앞에 놓인 커피를 마시면서, 오지후의 이야기를 천천히 기다렸다.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고 있으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오지후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가 옛날부터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 다 누르고 다닌거 알지? 그런 의미에서 70만 유튜버한테 부탁 좀 해보자.”


“······무슨 부탁인데 그래?”


“헌잘알··· 아니, 신유호.”


비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오지후.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내 예상과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였다.


“내 여동생 좀 도와줘라.”


“케헥, 켁······.”


나는 오지후의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시던 커피가 목에 걸리는 것을 느꼈다.


콜록, 콜록-.


내가 커피를 마시던 채로 사레에 들리자, 오지후는 티슈곽 하나를 내 앞에 가져다 놓으면서 이야기했다.


“뭐야, 왜 그래? 괜찮냐?”


“아니··· 천하의 파천궁한테 여동생이 있었어?”


“음, 뭐··· 막둥이가 하나 있지. 그리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긴 하지만.”


파천궁 오지후.


그에게는 헌터 생활을 하는 여동생이 하나 있던 모양이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헌터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꿰고 있던 나였지만, 그 유명한 파천궁에게 여동생이 있을 줄은 모르고 있었다.


내가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이자, 오지후가 멋쩍은 얼굴로 커피잔을 들어올렸다.


“걔가 내 여동생인건 길드 사람들 제외하고는 잘 모르거든.”


“하, 어쩐지···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걸 나 혼자만 모르는 줄 알았네.”


“너가 모르는 것도 당연할거야. 솔직히 말해서 딱히 닮은 구석도 없으니까.”


헌터 유튜버로서 다른 유튜버들이 아는걸 혼자만 모르는건 커다란 중대사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지후의 해명은 나에게 상당한 안심이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적어도 나 혼자서 정보에 뒤쳐진 것은 아닌 모양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오지후의 해명을 들은 나는, 눈앞의 오지후를 향해 물어보았다.


“여동생 이름이 뭔데?”


“오지아. 나랑 같은 길드야.”


“아······.”


A급 헌터 오지아.


오지후의 이야기를 듣자 대략적인 정보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헌터로서 활동해온 기록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전투 스타일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오지후의 여동생이었을 줄이야.


같은 오씨라고는 해도 공통점은 없어보이게 생긴만큼, 상당히 의외의 이야기였음은 틀림없었다.


“더스트 길드에서는 지금 상황을 알고 있어?”


“길드에서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내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길드에서 원하는 방향성은 정해져있단 말이지.”


“······.”


“그러니까 차라리 너한테 맡기는게 낫다고 판단했어. 적어도 한국에서 너보다 헌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A급 헌터의 인생설계.


어지간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부탁이었다.


그런 거대한 의뢰를 나에게 제안한 오지후가 진지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내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유튜버이자, 같은 커뮤니티 동료한테 하는 부탁이야.”


“믿고 맡길 수 있는 유튜버······.”


“내 부탁, 들어줄 수 있겠냐?”


오지후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향해 주먹을 내밀었다.


커뮤니티 동료에게 하는 중요한 부탁.


그리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유튜버.


필살기란 필살기는 전부 꺼냈는데, 그런 오지후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S급 헌터와 인연을 쌓는다면, 앞으로의 내 유튜브 컨텐츠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터였다.


나는 그런 오지후를 향해 주먹을 내밀며 맞부딪혔다.


“물론, 커뮤니티 동료이자 구독자의 부탁이라면 들어줄 수 있지.”


“역시 커뮤니티의 자랑 거품판독기야. Come on, Bro.”


툭-.


한차례 부딪힌 주먹을 거두어들인 오지후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으며 손가락으로 방문을 가리켰다.


“아. 참고로 미리 얘기는 안했는데, 얘가 낯을 좀 많이 가리거든.”


“······뭐?”


“은둔형외톨이로 오랫동안 지내다가 몇년전에 끌려나온 케이스라서 그래. 너가 좀 이해해줘라.”


내가 제안을 받아들인 이후.


뒤늦게서야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오는 오지후였다.




* * * * * *




헌터들은 게이트 너머의 몬스터 토벌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지만, 스포츠 스타들과 비슷하게 미디어 매체에도 많이 나오는 편이었다.


S급이나 A급 헌터들 정도 되면 TV나 CF에 나오는 일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더스트 길드의 A급 헌터 오지아는 이상하리만치 방송촬영이 없는 편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A급 헌터라는 타이틀에 비해, 인플루언서로서의 인지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실제로 오지아를 마주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실내에서 왜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거지?”


오지후의 집에 위치한 작은 방.


그곳에는 후드를 뒤집어쓴 사람 하나가 웅크려있는 모습이었다.


커다란 후드를 한껏 눌러쓴 탓에, 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A급 헌터, 오지아.


파천궁의 여동생이 방안에 쭈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를 대신해 나에게 대답을 전해준 것은, 내 뒤에서 난감한 표정으로 방문을 붙잡고 있던 오지후였다.


“얘가 낯을 좀 가려서 그래.”


“아, 그러냐······?”


“그래도 생각보다 말은 잘 할거야. 그럼 잘 부탁한다!”


짧은 조언을 끝마친 이후.


쿵-.


오지후는 방문을 닫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 다음의 일은 나에게 맡기겠다는 의미였다.


나는 오지후가 사라진 방문을 바라보다가, 다시금 방안에 있는 오지아에게 시선을 옮겼다.


최대한 눌러쓴 후드의 너머에서 낯선 시선이 나를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상당히 가라앉은 목소리가 적막한 방안에 울려퍼졌다.


낯을 가리는 것과는 별개로, 최소한의 대화 정도는 가능한 모양이었다.


오지후의 이야기대로 ‘생각보다는’ 말을 잘 하는 상황인 것이다.


나는 근처에 있던 의자를 끌어다놓고선, 그런 오지아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A급 헌터, 오지아씨 본인 맞죠?”


“······네.”


“70만 유튜브 채널 ‘헌잘알’을 운영하고 있는 신유호입니다. 오늘은 지아씨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는데······.”


오지아와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나는 오지아에게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시도했다.


오지아가 얼마나 지적이고 교양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혹시 제 채널 구독하셨나요?”


“······아니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나는 오지아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아무래도 외부와 단절된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교양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 오지아의 상태에 다소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나는 눈앞의 오지아를 향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일단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상태창에 대한 정보를 잠깐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오지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그녀의 현재 상태를 체크해보기 위함이었다.


그런 내 이야기를 들은 오지아가 곧장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잠시만요.”


무언가 생각해두었던 방법이 있었던 것이었을까.


오지아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서 내미는 모습이었다.


오지아가 내민 것은 고이 접혀있는 한장의 종이였다.


스윽-.


그녀에게서 받은 종이를 활짝 펼쳐보면, 나는 그 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글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 정보>.


헌터라면 누구나 한번쯤 마주해봤을 상태창 문구가 적혀있었던 것이다.


“설마 상태창을 전부 베껴적어서 가져온겁니까?”


“······네.”


설마했더니 상태창을 전부 베껴서 가져온 모양이었다.


내 예상보다도 철저하게 준비를 해온 것이다.


나는 그런 오지아의 준비태도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성이 철저하네요. 그럼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상태창의 내용을 적어왔다면 구태여 입아프게 문답을 나눌 필요는 없을 터.


나는 오지아가 가져온 상태창의 데이터를 확인해보았다.



< 플레이어 정보 >


- 이름 : 오지아


- 이명 : 휘광


- 헌터 등급 : A


- 근력 : A+


- 체력 : B


- 민첩 : A+


- 지능 : C


- 마력 : A+


- 회복 : B


< 고유 특성 >


- [빛의 장막(A)]


- 빛을 이용해 잔상을 남기거나 자신의 모습을 가릴 수 있습니다.


- 빛 계통 마법의 궤적에 간섭할 수 있습니다.


- [선명화(A)]


- 다음과 같은 효과들 중 하나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 마력 능력치의 일부를 회복 능력치로 전환합니다.


- 회복 능력치의 일부를 민첩 능력치로 전환합니다.


- 근력 능력치의 일부를 마력 능력치로 전환합니다.


- [아프리오스의 천칭(A)]


- 성좌 <아프리오스>가 현재 상황에 어울리는 기아스를 선택지로 제공합니다.


- 해당 선택을 무력화하는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 제약은 유지되지만 보상의 효력이 만료됩니다.



오지아가 건네준 상태창의 정보를 확인한 이후.


나는 그녀가 어떤 이유로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녀에게는 아직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주어져있는 탓에 아직까지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눈앞에 있는 헌터가 어떤 방식으로 S급에 도달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손에 들려있는 종이에 기록된 정보를 확인하던 나는, 자신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그녀에게 물었다.


“지금 자신에게 기아스를 걸어서 벽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는거 맞죠?”


“······네. 맞아요.”


“[아프리오스의 천칭(A)]······.”


오지아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나 특성은 대부분 그 수준이 애매한 편이었다.


다만, 오지아가 가지고 있는 특성중에서 다소 신경이 쓰이는 특성이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


고유특성, [아프리오스의 천칭(A)].


‘성좌’에게서 선택지를 제안받는다는 해당 특성의 내용은 나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성좌라··· 사령왕 아틀로스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게이트 브레이크에서 머리만 남은 채로 나와 대화했던 사령왕 아틀로스.


녀석은 내 [커스텀 네트워크]가 신들을 연결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지아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설명에는, ‘성좌’라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서 기아스를 받는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헌터들에게 기아스를 내려줄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


우리에게 간섭할 수 있는 초월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그런 고민이 잠시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유튜버님?”


“지금도 지아씨는 성좌로부터 선택지를 받고 있는겁니까?”


짧은 고민에서 벗어난 이후.


나는 오지아를 향해 그녀가 가지고 있는 고유특성— [아프리오스의 천칭(A)]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질문했다.


그것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동작하는지, 또 어떤 방식의 선택지가 주어지는지 물어본 것이다.


“······네. 세가지 기아스에 대한 내용이 눈앞에 띄워져있어요.”


“아무래도 상태창과 비슷한 느낌인 것 같네요. 세가지의 기아스 선택지들 중에서, 단 하나만 지아씨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거겠죠?”


“······맞아요. 단 하나만 고를 수 있어요.”


작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설명했다.


세가지의 선택지.


그리고 단 하나의 선택.


그러한 대화로부터 나는 성좌가 오지아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안을 건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지고 있는 능력들 중에 일부를 포기해야하는 구조인건가.’


오지아가 가지고 있는 특성 이외에도, 기아스와 관련된 고유특성은 여럿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아스들은 하나같이 정형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아스의 ‘제약’과 그에 따른 ‘보상’.


무언가 하나를 취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무언가를 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오지아에게 주어진 가능성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거겠지.’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특성도 다른 기아스들과 마찬가지라면, 결국 내가 해야하는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죠.”


나는 오지아를 향해 그녀가 마주하고 있는 몇가지 선택지를 요청했다.


오지아가 어떤 가능성을 직면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이런 요청을 하는 의미를 이해한 까닭이었을까.


오지아는 빠른 속도로 종이에 펜을 끄적이더니, 머지않아 그녀가 마주한 선택지를 정리한 종이를 내밀어왔다.


- [선명화(A)]와 [아프리오스의 천칭(A)]의 등급이 B로 하락하며, [빛의 장막(A)] 특성과 민첩 능력치가 S로 상승한다.


- 민첩 능력치와 마력 능력치가 B로 하락하며, [선명화(A)] 특성과 근력 능력치가 S로 상승한다.


- 근력 능력치가 C로 하락하며, 마력 능력치가 S+로 상승한다.


오지아에게 주어진 세가지 선택지.


그것은 오지아가 어떤 특성을 중심으로 S급에 도달할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첫번째 제안을 고른다면 그림자사냥꾼처럼 은신과 속도에 치중한 유형의 헌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제안을 고르는 경우, 불사기사와 비슷한 유형의 재생형 탱커를 지향하게 될 터였다.


마지막 선택지는 메이지형 헌터를 위한 것에 가까웠지만, 고유특성의 보조를 받기가 애매한 편이었다.


오지아가 마주한 선택지의 정보를 바라보던 나는 그녀에게 어떤 선택지가 어울릴지 고민했다.


‘더스트 길드에서는 아무래도 오지아가 탱커쪽으로 전향하기를 바라고 있겠지.’


어떤 길드라도 훌륭한 탱커를 구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S급의 탱커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더스트 길드의 입장에서는 원거리 딜러인 오지후와 시너지를 낼만한 S급 탱커를 원할 터였다.


전방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대부분의 게이트가 해당 파티로 해결이 가능해질테니까 말이다.


툭-.


나는 오지아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는 메모장을 열어 그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그동안 분석해온 스카우팅 리포트를 읽어보자, 오지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명확히 보이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능력치에 의지해 전위를 맡길만한 수준의 헌터는 아니야.’


오지아를 탱커로 기용하는 경우, [선명화(A)]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능력치 기반 탱커가 될 것이다.


다만 오지아의 전체적인 기량을 생각해봤을때, 특성 하나의 메리트를 버려가면서까지 탱커로 세울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적어도 탱커로서의 기교적인 부분은 전부 다 포기해야만 했다.


그것이 오지아라는 A급 헌터를 지켜봐왔던 유튜버 ‘헌잘알’로서의 평가였다.


‘길드에 필요한 포지션에 맞추는 것보다 본인을 더 살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게 낫겠지.’


어차피 오지아가 갈 수 있는 파티는 더스트 길드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러니 여기서는 오지아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그녀를 위한 선택지를 골라주는게 맞았다.


오지아가 가진 판단능력이나 종합적인 전투센스를 고려해봤을때, 내가 내릴만한 결론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지아는 이지성과 같은 근거리 딜러가 되어야만 했다.


“오지아씨. 당신은 도적이 더 어울려요.”


“······네?”


나는 오지아의 팔을 붙잡아 첫번째 선택지 쪽으로 유도했다.


민첩 능력치와 [빛의 장막] 특성을 강화하는 선택지였다.


“······진짜 눌러요?”


“저 못믿습니까?”


“······아, 아, 아니요!”


깜빡, 깜빡-.


눈앞의 선택지를 보며 고민하던 오지아가 눈을 질끈 감으며 선택지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당분간 장비 세팅 도와줄테니까 열심히 해봅시다.”


“······.”


“그리고 내 유튜브 구독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


파앗!


선택지를 고른 오지아의 주변에서 환한 광채가 터져나왔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광채를 확인한 직후, 나는 오지아를 커뮤니티에 초대했다.



- 대상을 초대하시겠습니까?


- 해당 대상에게 [특수 기능 : 네트워크 접속]이 해금되었습니다.


- 현재 인원 : 84 / 100



성좌와 연결된 고유특성을 가지고 있는 S급 헌터.


커뮤니티의 84번째 회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2024/09/19 13:32분 수정.

표현하려는 의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일부 전개를 수정했습니다.

33화와 일부 내용이 병합되었으며, 33화부터는 새로운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2화(+33화 병합) 수정 안내 24.09.19 189 0 -
공지 매일 저녁 11시 20분에 업로드됩니다. +1 24.09.12 2,804 0 -
36 36화 NEW +10 3시간 전 822 55 18쪽
35 35화 +12 24.09.21 2,909 110 17쪽
34 34화 +19 24.09.20 3,556 133 15쪽
33 33화 +17 24.09.19 3,893 112 13쪽
» 32화 (수정) +13 24.09.18 4,538 115 18쪽
31 31화 +6 24.09.16 4,288 113 13쪽
30 30화 +10 24.09.15 4,430 128 14쪽
29 29화 +5 24.09.14 4,793 119 14쪽
28 28화 +5 24.09.13 5,026 129 16쪽
27 27화 +14 24.09.12 5,205 134 18쪽
26 26화 +9 24.09.11 5,258 135 16쪽
25 25화 +7 24.09.10 5,428 132 16쪽
24 24화 +13 24.09.09 5,551 144 15쪽
23 23화 +4 24.09.08 5,585 136 12쪽
22 22화 +8 24.09.07 5,667 154 17쪽
21 21화 +9 24.09.06 5,742 148 15쪽
20 20화 +10 24.09.05 5,815 137 15쪽
19 19화 +10 24.09.04 5,874 147 16쪽
18 18화 +7 24.09.03 6,071 125 16쪽
17 17화 +9 24.09.02 6,131 143 15쪽
16 16화 +4 24.09.01 6,232 141 13쪽
15 15화 +4 24.08.31 6,414 152 13쪽
14 14화 +10 24.08.30 6,683 129 13쪽
13 13화 +13 24.08.29 6,953 143 12쪽
12 12화 +12 24.08.28 7,255 152 13쪽
11 11화 +3 24.08.27 7,414 162 12쪽
10 10화 +5 24.08.26 7,607 177 14쪽
9 9화 +10 24.08.25 7,732 17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