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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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DUMMY

이중 게이트에서의 여정이 끝난 이후.


나는 게이트 안에서 촬영했던 오지후의 전투영상을 헌터협회에 제출해야만 했다.


이중 게이트의 존재에 대해 증명하기 위한 자료로 해당 영상이 채택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이트에 이변이 생긴 이후 내가 영상촬영을 종료했다는 점이었을까.


해당 영상에는 게이트가 오염된 이후의 내용은 찍혀있지 않았다.


내가 오지후와 나누었던 대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덕분에 데스나이트를 토벌할 당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비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호야. 아무래도 오늘은 나 먼저 돌아가야 할 것 같다.”


헌터협회에서의 일을 완전히 마무리지은 이후.


최우현은 지나치게 피곤했던 것인지 먼저 집으로 돌아가는걸 선택했다.


헌터가 아닌 최우현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힘든 경험이었을 것이다.


최우현이 운영하는 채널, ‘헌터사전’은 나와 다르게 잔잔한 영상 위주의 채널이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이중 게이트에 대한 영상을 편집해 나올 조회수를 기대하며, 토벌작전의 여파로 피곤해보이는 최우현을 조용히 배웅해주었다.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피곤하겠지. 고생했어, 형.”


“······아까는 구해줘서 고마웠다.”


“비싼 물건이긴 해도 100만 유튜버 목숨 구한거에 비하면 싸게 먹힌거지, 뭘.”


게이트안에서 사용했던 스크롤에 대한 감사인사를 남기는 최우현이었다.


비싼 스크롤 써서 사람 목숨 하나 구했으니 충분히 남는 장사일 터였다.


그렇게 피로에 찌든 최우현이 돌아간 이후에는, 게이트 공략의 일등공신이었던 오지후와 함께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뒷풀이라고 해봐야 거창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동네 중국집에서 같이 소주나 마시는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크으··· 오늘 게이트 안에서 꼼짝없이 죽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누구 덕분에 무사히 나올 수 있었네.”


나와 오지후만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국집의 프라이빗 룸.


그곳에서 오지후는 소주 한잔을 들이키며 이야기했다.


데스나이트를 상대하던 도중, 내가 오지후의 공격을 보조한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그런 오지후의 이야기에 손을 내저으며 이야기했다.


“별거 아니었어. 그냥 잠깐 움직임만 방해하고 말았던거니까 말이야.”


“그렇게까지 겸손할 필요 없잖아? 듣는 사람도 없는데 뭐 어때.”


오지후는 그런 내 행동을 겸손으로 치부했지만, 실제로도 나는 딱히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데스나이트에게 잠깐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해줬을 뿐이니까 말이다.


언데드인 데스나이트가 무엇을 그리 두려워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허나, 오지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을까.


그는 짬뽕국물을 한스푼 입에 넣고서는, 자신의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말이 쉽지 행동이 쉬운건 아니지. 내가 가진 [심안]으로도 네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을 정도였는데.”


“······.”


“내가 움직임이는 것조차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사람은 ‘신창’을 제외하고는 네가 처음이야.”


오지후가 가지고 있는 탐지계열 고유특성, [심안(S)].


해당 특성으로도 내 움직임을 간파하지 못했으니, 그만큼 내 실력이 대단하다는게 오지후의 주장이었다.


허나, 파천궁 오지후가 내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야 나는 제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적당히 눈빛만 한 번 날리고 말았으니 당연히 안보였겠지.’


내가 데스나이트에게 했던 일이라고는, 시선을 향하며 [강력경고]를 활성화시킨게 고작이었다.


애초에 움직이질 않았는데 그 장면을 포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나는 그런 오지후의 오해를 해소시킬 자신이 없었다.


이제와서는 부정하기에도 늦어버린 까닭이었다.


나에 대한 S급 헌터들의 오해가 서서히 하나씩 쌓여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요새 헌잘알 채널에 헌터랭킹 영상이란거 올리고 있잖아?”


“뭐, 그렇지.”


“그 영상이랑 같은 기준에서 따져봤을때, 헌잘알이 보는 본인의 순위는 몇위쯤이야?”


그리고 그런 오해에 방점을 찍은 것이, 내가 매긴 전세계 헌터랭킹에 대한 오지후의 질문이었다.


전세계의 S급 헌터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그 속에서 ‘거품판독기’의 강함은 몇위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이 오지후가 던진 질문의 내용이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당연히 83위지.’


물론 내 입장에서는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커뮤니티의 S급 헌터들 중 누구랑 싸워도 패배할 자신이 있었다.


프랑스의 지원계 S급 헌터인 성휘(聖輝) 에두아르와 맞붙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정정당당하게 커뮤니티에서 키보드로 맞붙는다면 내가 이기겠지만, 비겁하게 바깥에서 혈겁을 벌인다면 나에게는 승산이 없는 것이다.


결국 나는 기나긴 고민끝에, 난감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오지후에게 말했다.


“내 순위는 83위정도 되겠네.”


“뭐? 네가 그것밖에 안된다고?”


“그럴만한 사연이 있어서 말이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


그런 내 변명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었을까.


오지후는 안쓰럽다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연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이해해.”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오지후였다.


보나마나 머릿속에서 적당한 사연을 창작하는 중일 것이다.


오지후는 복잡한 사연을 캐묻는 것을 대신해서, 나를 향해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럼 다른 질문이나 해볼게. 오늘 본 전투를 기준으로 한다면, 나는 헌터랭킹에서 정확히 몇위정도야?”


이번에는 오지후 자신의 랭킹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는 그에 망설임 없이 대답을 돌려주었다.


“68위.”


“······술이나 먹자.”


오지후는 조용히 소주잔을 들어올렸다.


그 이후로 식사가 끝나기까지, 오지후가 두 번 다시 랭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없었다.




* * * * * *




미디어 매체와 인플루언서의 시대.


이런 시대에는 수많은 플랫폼들이 새로운 광고판이 되기 마련이었다.


유튜브나 틱톡.


혹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이르기까지.


온갖 매체에서 수많은 광고를 내보내고는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대적 흐름에 편승한 것은 우리 커뮤니티 게시판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내 눈앞에는 같은 유형의 게시글이 끊임없이 반복해서 올라오는 중이었으니까 말이다.


“······이건 또 뭐하는 인간이야.”


게시글을 가장한 위장광고.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 게시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나는 참담한 표정으로 이마를 감싸쥔 채 그것을 바라보았다.


몇시간째 같은 내용으로 비슷한 글을 작성하는 낯선 이용자의 게시글을 말이다.



- 경매장에 있는 레디아의 바람칼날 이거 너무 좋아보이지 않나요? [4] (nabi242)


- 우와.... 바람칼날이 이렇게 저렴하게 올라와도 괜찮은건가요 [4] (nabi242)


- 저 예전부터 레디아의 바람칼날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싶었는데 [2] (nabi242)


- 레디아의 바람칼날이 사기인 이유 알고 계시나요? [7] (nabi242)



지금 내 눈앞에 보이고 있는 게시글들의 작성자명은 ‘nabi242’.


그리고 업로드한 게시글의 내용들은 하나같이 경매장에 있는 아이템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S급 헌터장비, <레디아의 바람칼날(S)>.


누군가는 이 게시글들을 보며 해당 아이템이 사실은 좋은 아이템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온라인 게임을 섭렵하며 온갖 종류의 사기를 경험해본 내 식견에 따르면 아니었다.


저건 틀림없이 안팔리는 비선호 장비를 비싼 값에 넘기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홍보도 적당히 해야지. 안팔리면 가격이나 내리던지,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


후우-.


나는 짙은 한숨을 내쉬며 눈앞의 게시글들 중 하나를 클릭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보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검토해보기 위함이었다.


툭.


내가 화면속의 게시물을 클릭하자, 이윽고 내 앞에 게시글의 내용이 출력되었다.



[ 제목 ] 경매장에 있는 레디아의 바람칼날 이거 너무 좋아보이지 않나요?


[ 작성자 ] nabi242


[ 이용자 정보 ] 서유화(28) / S급 / 풍랑


(사진)


이거 정말 좋은 아이템이라서 저도 꼭 사고싶었는데.....


이번달 월세 내야해서 포인트 파느라 구매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ㅜㅜ


꼭! 좋은 분이 구매하시면 좋겠네요!


아 정말 아깝다아 ㅠㅠㅠㅠ


[ 댓글 4개 ]


[ 공지사항 / 수정 / 삭제 ]



게시글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건 경악스러운 게시글의 내용이었다.


월세를 내야되서 포인트를 매각했느니 하는, 대놓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가득차있었던 것이다.


애당초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는 S급 헌터가 대체 월세를 밀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당사자 역시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 위해 게시글을 작성한 것이다.


더군다나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인물의 정체는 한국의 S급 헌터, 풍랑(風狼) 서유화였다.


그녀는 한국에서도 나름대로 유명한 메이지형 딜러 중 하나였다.


“하··· 누군가 했더니 풍랑이야?”


내 머릿속 헌터랭킹에서는 14위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S급 헌터였다.


한국에서는 불사기사 최두식 바로 다음으로 평가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 인물이 이렇게 추잡한 방식으로 장비를 매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니.


나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댓글에 뭐라 적혀있는지나 한 번 읽어볼까.”


그런 ‘nabi242’의 게시글에는 댓글이 4개나 달려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해당 게시글에 달린 사람들의 반응을 한 번 확인해보았다.



[ 댓글 4개 ]


ronaldo_7 : 좋아하는 축구선수가 누군가요?


ㄴ nabi242 : 어.. 저는 메시라는 선수가 유명해서 좋아요!


ㄴ ronaldo_7 : 안사


xkingx : 월세 내면서 거주하시는 곳 이름이 혹시 자금성인가요?



“아무도 속는 사람이 없는데 대체 왜 이런짓을······.”


게시글의 댓글창을 보자 하나같이 ‘nabi242’를 향한 비난의 댓글들이 적혀있는 모습이었다.


저마다 경매장의 아이템을 홍보하려는 그녀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이었다.


오죽하면 평소에 댓글을 잘 달지않는 ‘xkingx’가 한마디를 하고 나갈 정도였다.


댓글창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바라보던 나는, 결국 ‘nabi242’에게 내릴 조치를 결정하고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에휴. 적당히 일주일 정도만 조치하면 되겠지.”


대한민국의 S급 마법사에게 내가 내린 조치.


그것은 7일간의 게시글 작성 금지 조치였다.



- [이용자 : nabi242]의 게시글 작성 권한을 박탈하시겠습니까?


- [이용자 : nabi242]의 게시글 작성 권한이 박탈되었습니다.


- 해당 조치는 7일간 적용됩니다.



아이템을 홍보하던 ‘nabi242’에게서 게시글 작성 권한을 박탈한 이후.


나는 그녀가 작성한 홍보 게시글들을 전부 삭제했다.


바깥에서는 고작해야 C급 헌터에 불과하지만, 이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S급 헌터들보다 우위에 있었다.


제아무리 랭킹 14위의 풍랑이라고 한들, 내 게시글 삭제에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다들 관리자가 없는줄 알고 막나가는 경향이 있단말이지.”


S급 헌터들을 통제하는 관리자의 역할은 이렇게나 힘든 일이었다.


내가 없었다면 진작에 커뮤니티의 게시판이 아수라장이 되었을거라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오늘도 커뮤니티 게시판의 평화를 지켜낸 이후.


내가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게시글 목록으로 돌아가려던 순간이었다.


띠링-.


커뮤니티 게시판을 바라보던 내 귓가에 갑작스럽게 익숙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메세지?”


커뮤니티의 1:1 메세지 기능.


해당 기능을 이용해 누군가 나에게 메세지를 전송해온 것이다.


나는 1:1 대화창을 클릭해 전송된 메세지의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 망원동불주먹 : 너


- 망원동불주먹 : 대체 누구냐?



나에게 메세지를 보낸 인물의 정체.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 최강의 헌터, ‘망원동불주먹’ 주선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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