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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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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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DUMMY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서 사라진 사령왕 아틀라스가 더 이상 재생하는 일은 없었다.


오러가 맺힌 창날에 베여버린 탓에 재생능력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것이다.


4명의 S급 헌터들이 모였던 게이트 브레이크 진압은, 그렇게 터무니없는 결말만을 남긴 채로 끝을 맺게 되었다.


“아직 여기에 있었구나?”


사령왕 아틀로스의 토벌이 끝난 이후에는, 나에게 사령왕의 머리가 날아오는 것을 지켜보았던 이지성이 다시금 찾아왔다.


나와 사령왕의 대면을 보며 무언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나를 향해 자신의 명함을 대뜸 던져주었다.


스윽-.


내가 이지성의 명함을 낚아채서 확인해보면, 그곳에는 길드의 이름과 함께 ‘사장 이지성’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실력이 가늠이 안돼서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까 사실 헌터였을 줄이야.”


“······.”


“이런곳에서 제 한몸 건사할만한 실력으로 토벌대신 영상이나 찍고 있다니 신기한데? 나중에 영상 찍고 싶으면 연락해. 한번은 어울려줄게.”


이지성은 그런 이야기를 남기고서는 금세 떠나가버리는 모습이었다.


무엇이 그림자사냥꾼을 저렇게까지 만족시켰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가 여태껏 마주했던 헌터들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은 오해를 품은 것만큼은 분명해보였다.


그렇게 내가 그림자사냥꾼을 현장에서 떠나보낸 이후.


나는 ‘망원동불주먹’으로부터 짧은 메세지를 받을 수 있었다.



- 망원동불주먹 : 먼저 게이트를 떠날 생각이다.


- 망원동불주먹 :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보자고. 형제.



게이트가 붕괴한 현장을 떠나는 신창 주선호가 나에게 짧은 작별인사를 보내온 것이다.


주선호는 대한민국의 S급 헌터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리는 인물이었다.


가능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서둘러 현장을 떠나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다른 S급 헌터들과는 다르게, 주선호와 공식적으로는 안면이 없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작별인사를 전하는 주선호를 향해서, 나는 짧은 답장을 보내두었다.



- 거품판독기 : 다음에 보자. 형제.



평소에 주선호가 메세지를 보낼때 쓰는 말투를 흉내낸 것이었다.


사실 겉으로만 형제니 뭐니 주고받을 뿐이지, 속으로는 제발 나를 해치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말이다.


적어도 주선호 일행을 속이려면 어떻게든 끝까지 속여야만 했다.


‘진실을 들키면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


내 정체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S급은 많지만, 대부분은 들키더라도 커뮤니티 신뢰도가 떨어지는 선에서 끝날 수준이었다.


커뮤니티가 궤도에 오른 지금에서는 알게 된다고 해도 쉽게 이탈할 수 없는 상황일테고 말이다.


하지만 무력을 통한 집권을 계획중인 주선호만큼은 그들과 달랐다.


주선호와 그 일행들에게 진실을 들킨다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될 터였다.


그러니 끝까지 S급 헌터 행세를 하는게, 내 나름대로는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셈이었다.


“여기 있었구만. 영상은 잘 찍었나?”


내가 주선호의 메세지를 보며 짧은 고민에 잠겨있으면, 머지않아 호쾌한 목소리의 중년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광택이 나는 금속갑옷으로 무장한 S급 헌터, 불사기사 최두식이었다.


최두식은 앞서 벌인 전투의 여파때문인지, 머리카락이 땀에 잔뜩 젖어있는 모습이었다.


툭, 툭-.


건틀릿을 낀 손으로 내 어깨를 두드리던 최두식은, 내 주변에서 사라진 이지성을 찾으려는 듯이 고개를 움직였다.


“지성이 그놈도 참 음침한 놈이야. 작정하고 숨으면 나도 찾을수가 없단 말이지.”


“형님도 못찾으십니까?”


“못찾지. 그놈은 애초에 그런 놈이야.”


내가 손에 들린 카메라를 정리하면서 최두식에게 묻자, 최두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천하의 최두식조차 작정하고 은신한 이지성을 찾아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지성의 은신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내가 그런 이지성의 은신능력에 감탄하고 있으면, 최두식은 고민하는 듯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자네는 그놈을 찾아낼 수 있나?”


“솔직히··· 쉽진 않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오지후나 우리 막내정도는 되어야 찾을 수 있을거야.”


최두식은 작정하고 숨은 이지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파천궁 오지후나 검귀 천시예정도는 되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후야 이지성을 찾더라도 제대로 버티질 못할테니, 그를 막으려면 천시예정도는 호위로 데리고 다녀야한다는 의미였다.


말이 안되는 가정이니만큼 큰 의미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림자사냥꾼 이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최두식은 머지않아 커다란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뭐, 이런 고민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자네나 나나 그놈이 쫓아다닐 일도 없을텐데 말이야!”


“뭐, 그렇죠.”


“여기 있는 재수없는 녀석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오랜만에 막내나 불러서 셋이 술이나 한잔하자고!”


쓸모없는 고민은 그만하고 토벌이 끝났으니 이제 술이나 마시러 가자는 이야기였다.


토벌의 당사자들을 빼놓고 가는 기이한 뒤풀이 파티를 주장하는 셈이었다.


최두식 본인은 그가 이야기하는 ‘재수없는 후배들’과 그리 오래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셋이서 얼굴을 마주하는건 상당히 오랜만이었기에, 나는 최두식이 원하는대로 천시예를 불러 자리를 잡았다.


“금방 오겠다네요.”


“아무래도 해물찜에 소주 한잔하면 딱이겠어.”


천시예가 호출에 응한 이후.


최두식의 메뉴선정은 늦게 도착한 천시예에 의해 기각되었다.


결국 최두식이 아끼는 ‘막내’의 행패에 의해서, 마지막에 식사장소로 선택된 곳은 고급 갈비집이었다.


“계산은 아저씨가 하는거지?”


“······막내야.”


“안돼?”


그날 최두식은 150만원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 * * * * *




강력한 고유특성일수록 등급이 높게 책정된다.


이것은 세간에서 흔히 잘못 알려져있는 오해들 중 하나였다.


헌터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말이 절대적인 명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었다.


고유특성의 등급은 해당 특성의 위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해당 특성이 얼마나 완성되어있는가’를 중심으로 결정된다.


아무리 E급밖에 안되는 고유특성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C급의 고유특성보다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완성도가 높은 특성이 성능마저도 더 좋은 편이지만 말이다.


“흐음······.”


그런 이유로 나는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특성, [커스텀 네트워크(C)].


상태창에 부착가능한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이 특성은 헌터로서의 전투기능에 대해 말하자면 낙제점에 가까웠다.


내가 휘두를 수 있는 힘이라고 해봤자 고작해야 게시글 삭제가 최대치였다.


적어도 정상적인 헌터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유형의 특성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분명 나보고 신들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했지.”


허나 그런 내 능력을 두고서 사령왕 아틀라스는 ‘신들을 연결하는 힘’이라고 이야기했다.


필드보스와 대화가 된다는 상황부터가 심상치않은데, 하물며 내가 가진 특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낸 것이다.


단순한 환청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경험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작업실의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 채로, 자신이 숨기고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혹시 이게 끝까지 성장하면 엄청난 특성인가? 그게 아니면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못찾고 있는건가?”


고작해야 C급에 불과한 특성이지만, 기대감이란 때때로 눈앞에 보이는 글자의 해석마저 바꿔놓기 마련이다.


표기만 C급이지 사실 S급에 준하는 능력이라거나.


S급까지 성장시키면 엄청난 힘이 깨어난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커뮤니티에 대단한 기능이 숨겨져있고, 내가 그걸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거나.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 접속].”


결국 고민에 잠겨있던 내가 선택한 것은, 커뮤니티에 접속해 숨겨진 기능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기능이 숨겨져있는 걸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물론 매일같이 똑같은 화면을 보는 마당에, 내가 안눌러본 메뉴가 있을 확률은 낮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희박한 확률에 걸어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법이었다.


내가 혹시 모를 기대를 가지고서 커뮤니티에 접속하면, 내 눈앞에 익숙한 게시판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 frz0777 집주소 산다 [3] (yamazaki)


- yamazaki가 지능이 부족한 이유 [4] (frz0777)


- 오늘도.좋은.아침.^^ (마산사나이 최두식)


- frz0777 너 어디 살아? [1] (yamazaki)


- 아니 이게 왜 내 잘못이야 [27] (yamazaki)


- yamazaki 딱 봐도 s급 턱걸이에 출석보상 받아먹으면서 연명중인데? [12] (frz0777)



그렇게 커뮤니티에 접속한 내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커스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중인 두명의 등신들이었다.


신들을 연결한다더니 확실히 뭔가 연결하긴 연결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모습에 감탄하며 게시판에서 친숙한 두 사람이 다투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커뮤니티 최고의 문제아인 ‘yamazaki’.


그리고 커뮤니티 최고의 전투광인 ‘frz0777’.


두 사람이 만나 운명적인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얘들은 왜 싸우고 있어?”


나는 게시판을 빠른 속도로 갱신해가며 다투는 두 사람의 게시글을 순차적으로 확인해보았다.


누가 먼저 사고를 쳤어도 이상하지 않은 두사람답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문제에 대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제대로 소리가 난다고 했던가.


저마다 분쟁을 일으키기위해 열심히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다.


“에휴, 무식한 인간들. 결국 내가 나서서 중재하는 수밖에 없는건가.”


서로 다투는 두 사람을 보자 절로 가슴이 아파오는 모습이었다.


자고로 이웃간에는 서로 사랑하고 도와야 도리에 맞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두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중재 게시글을 작성했다.




[ 제목 ] 두분 서로 싸우지마세요 ㅜㅜ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내요


[ 작성자 ] 거품판독기


두분 다 훌륭하신 S급 헌터이십니다.


서로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내는게 모두에게 있어서 좋은 방향이 아닐까요?


저는 커뮤니티의 모든 분들이 S급 헌터의 품격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건전한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갑시다!


[ 공지사항 / 수정 / 삭제 ]




타닥, 타다닥-.


내가 키보드를 두드려 중재를 위한 게시글을 작성한 이후.


머지않아 그런 내 게시글에 순식간에 댓글이 달렸다.


나는 시야에 떠오르는 알림을 확인하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게시글을 열어보았다.



[ 댓글 3개 ]


yamazaki : 대머리가 뭐래 ( •̀ω•́ )


yamazaki : 매복사랑니 다섯개 더 자라는 저주 걸어버리기 전에 조용히해


frz0777 : 죽어



댓글의 내용을 확인한 나는 순식간에 험악한 얼굴이 되었다.


방금전까지 치고 받던 녀석들이 갑자기 의견을 합쳐 나를 헐뜯는 모습이었다.


“하. ”


두 사람의 분쟁을 이제 세 사람의 전쟁으로 바꿔야만 하는 것인가.


나는 잠시동안 위험한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결국 나는 다시금 본연의 목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싸움을 중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숨겨진 기능을 찾아보는게 우선이었다.


그렇기에 싸움에 끼어드는 것을 포기하고서, 커뮤니티의 모든 메뉴를 처음부터 샅샅히 뒤져보기 시작한 것이다.


“······.”


그렇게 메뉴를 뒤져보기 시작한지 십여분정도가 지났을까.


이미 봤던 곳을 반복해서 열어보며 같은 화면을 다시금 바라보기를 수십차례.


냉정한 현실에 절망하고 있던 내 귓가에 예상치못한 알림음이 갑작스럽게 울려퍼졌다.


띠링-.


귓가에 울린 알림음은 나에게 도착한 메세지의 존재를 알려오고 있었다.


“누가 보낸거지?”


메세지의 존재를 확인한 나는 곧장 해당 메세지를 열어보았다.


메세지를 보낸 이용자의 닉네임은 ‘tex11’.


파천궁 오지후에게서 보내져온 메세지였다.



- tex11 : 오랜만이야 브로


- tex11 : 혹시 새로운 S급 헌터를 만드는 일에 관심있어?



오랜만에 날아온 오지후의 메세지는 상당히 의외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새로운 S급 헌터의 탄생—.


누구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만한 무척이나 특별한 내용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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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화 +6 24.09.16 4,287 112 13쪽
30 30화 +10 24.09.15 4,430 128 14쪽
29 29화 +5 24.09.14 4,793 119 14쪽
28 28화 +5 24.09.13 5,026 129 16쪽
27 27화 +14 24.09.12 5,205 134 18쪽
26 26화 +9 24.09.11 5,258 135 16쪽
25 25화 +7 24.09.10 5,428 132 16쪽
24 24화 +13 24.09.09 5,551 144 15쪽
23 23화 +4 24.09.08 5,582 136 12쪽
22 22화 +8 24.09.07 5,664 154 17쪽
21 21화 +9 24.09.06 5,739 14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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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4 24.09.01 6,229 1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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