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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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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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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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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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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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12화.



나는 검을 뽑아 들었다.


‘각오는 돼 있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길한 빛을 바라보며, 나는 마지막으로 박무공에게 일러두었다.


“뒤로 물러나 있어. 너한테 문제가 생기면, 난 내 계획대로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도련님······!”

“대신 부탁 하나만 해두지.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쓰러질 경우, 그땐 어떻게든 날 데리고 여길 빠져나가라.”


기껏 박무공을 키워놓고 그를 뒤로 빼놓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나.

방금 박무공에게 일러둔 대로다.

어쩌면 이번 전투에서 난 도박 수를 던져야 할지도 모른다.


‘일이 뜻대로 안 풀렸을 경우, 날 데리고 빠져나갈 안전장치가 필요해. 그런데 그 안전장치가 망가진다면, 나는 도박수를 던질 수 없다.’


때론 과감함도 필요한 법이라지만, 그렇다고 무리수를 두고 싶진 않았다.

도박수와 무리수는 엄연히 다른 거니까.


둘.

박무공과 보스 괴수의 격차 때문이다.


‘물론 박무공이 성장한 건 사실이다. 그의 방패는 꽤 단단해졌어.’


하지만 이제 곧 나타날 보스는 그것을 뛰어넘는 강적이다.


‘애써 만들어둔 방패를 여기서 잃어버릴 순 없지.’


하늘에서 쏟아진 빛 속에서, 최종 보스가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타났군.’


“크아아아!!!”


머리가 세 개 달린, 거대한 들개였다.

단단한 이빨 하나하나가 사람보다 커 보였다.


쿠우웅-!


놈이 한 발을 내디뎠다.

윤기 있는 푸른 털에 노란 동공, 훗날 ‘케르베로스’라고 불릴 녀석이었다.

케르베로스는 보스 괴수 중에서도 C급 상위종에 속했다.


‘C라고 다 같은 C가 아니지.’


일반 괴수랑 보스 괴수는 같은 등급이라도 격이 달랐다.


‘게다가 저놈은 C급 보스 중에서도 상위종이다. 공략이 까다로운 편에 속한단 말이지.’


실제로 전생 때 B급 헌터가 이끄는 레이드 파티가 녀석에게 전멸했던 전투 기록을 분석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케르베로스가 까다로운 보스 괴수인 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신화와 조금 다르게, 현실의 녀석에겐 특별한 이명이 있었다.


‘불사의 들개.’


그것이 케르베로스의 이명이었다.

그 이명 그대로, 놈은 그 어떤 공격을 맞더라도 끝없이 회복했다.

그 무한한 회복력에 많은 헌터들이 목숨을 잃고, 피를 봤다.


‘하지만 정말 불사의 몸인 건 아니야. 놈의 회복력에도 한계는 있어.’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나는 그 한계가 무엇인지 안다.’


그동안 단전에 쌓아둔 마나에 집중했다.

예전에는 그 안에 쌓인 마나가 우물에 고인 물처럼 느껴졌었다면, 이젠 제법 큰 호수처럼 느껴졌다.

그간 마나홀로 마나를 흡수하며 얻어낸 성과였다.


‘엄청나게 성장했군. 마나홀, 역시 사기적인 각성 스킬이다. 아주 마음에 든단 말이지.’


스릉-


호수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붙잡아두며, 나는 차분히 검을 들었다.

마나에 집중하자 호수의 물결이 요동치는 것 같았다. 단전에 쌓아둔 마나가 반응한 것이다.


‘압도적인 마나다.’


이빨을 들이미는 케르베로스 앞으로, 나는 검을 들고 나아갔다.


“크르으으······.”

“아오오오!!”


케르베로스가 고개들을 젖히며 울부짖었다. 동시에 검푸른 색의 빛이 폭발했다. 놈의 주변에서 마나가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대단한 기세네. 역시 최종 보스는 다르단 말인가.’


나는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단전을 해방했다.


‘출력, 20%’


검은 마나가 폭발하며 나의 몸을 감쌌다.

손에 쥔 검날 위로, 칠흑의 마나가 흘렀다.


휘이이잉-!


대기가 일그러지며, 폭풍처럼 바람이 일었다.

검을 타고 오른 마나가 마치 거대한 불꽃처럼 타오르는 것 같았다.


“크아아!”


케르베로스가 달려들었다.

놈이 거대한 발톱을 휘둘렀다.


카아앙-!!


거대한 발톱이 맥없이 튕겨 나갔다.


‘30%’


나는 다시 한번 마나의 출력을 높였다.

그리고 작열하는 검은 불꽃을 휘둘렀다.


휘이잉-!

퍼어엉!


“카아아악!”


놈의 앞발이 증발해버렸다.


“크르으으······!”


케르베로스의 눈이 떨렸다.


사아아아-


놈의 심장부에서 검푸른 마나가 흘러나와 사라진 앞발 쪽으로 향했다.

스파크가 튀기며, 놈이 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그냥 안 두지.’


나는 공격을 계속 이어나갔다.


휘이잉-!!


“크아아악······!!!”


회복하던 녀석의 앞발이 완전히 터져나갔다.


‘이번엔 머리.’


내 몸에서 마나가 솟아올랐다.


‘40%’


콰아아아-!


나는 다시 한번 검은 불꽃을 휘둘렀다.


퍼어엉-!


놈의 가운데 머리가 잘려 나갔다.


“크아아아악-!”


케르베로스가 울부짖었다. 놈의 가슴팍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마나는 머리 쪽이 아니라 발톱 쪽으로 흘러갔다.


“······?!”


나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위험하다.’


“크아아!”


놈이 발톱을 휘둘렀다. 나는 재빨리 허리를 뒤로 젖혔다. 거대한 발톱이 마나를 머금은 채 눈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


발톱이 휘둘러진 자리에서 빛이 일렁거렸다.

마나의 잔상이었다. 그런데 그 빛이 점점 강해지더니······


콰아앙!


나는 가까스로 뒤로 물러나 폭발을 피해냈다.

그때, 눈앞의 연기를 뚫고 녀석의 발톱이 빠르게 다가왔다.


샤아악-!


‘피할 수 없다.’


나는 머리를 굴렸다.


‘받아쳐야 하나.’


손에 힘을 주려던 그때,


카아앙!!!


발톱이 방패에 걸렸다.

박무공이었다.

그의 방패가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크윽!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박무공의 팔이 힘에 부치는 듯 떨렸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이전과 달랐다. 좋은 기세이긴 하다만······


“뭐 하는 거야. 뒤에 빠져있으라니까.”

“죄송합니다. 하지만······.”


박무공이 조금씩 밀려났다.

그러나 그는 끝내 버텨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탱커가 있을 곳은 뒤가 아니라 앞입니다, 도련님.”


그가 씨익 웃었다.

그러더니 방패에 마나를 실었다.


터엉-!


주황빛 마나가 폭발했다.

동시에 박무공이 방패로 케르베로스의 발톱을 밀어냈다.


“덤벼!!”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만 흡족하게 웃었다.


‘내가 잘못 봤군. 박무공,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성장한 것 같네.’


나는 검을 다시 잡아 들었다.


‘그렇다면 작전 변경이다.’


“그르으으으······.”


한 걸음 밀려난 케르베로스가 우리를 노려보았다.

가슴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가운데 머리를 재생시키고 있었다.


‘역시 엄청난 회복력이다. 불사의 들개라는 이명이 괜히 붙은 건 아닌 것 같군.’


식은땀이 흘렀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적이야.’


휘이잉-!


공격이 들어왔다. 녀석은 회복하는 중에도 틈을 주지 않았다.


카앙-!


하지만 그때마다 박무공은 방패를 들어 놈의 공격을 막아냈다.


“크아아아!!!”


케르베로스가 포효했다.

박무공의 방패와 발톱이 부딪히는 동안, 케르베로스는 가운데 머리를 완전히 회복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회복한 건 녀석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럼 이제 도박수를 던질 차례인가.’


재정비를 마친 나는 다시 마나의 출력을 높여갔다.


“박무공! 잠깐이라도 좋다. 어떻게든 놈을 잡아둬!”

“네!”


타앗-!


나는 박무공을 지나쳐, 케르베로스의 사각지대로 달려들었다.


사아악—!!!


검이 대기를 가르며, 녀석의 맨 왼쪽 머리로 향했다.

나의 공격을 눈치챈 녀석이 몸을 틀어 발톱을 들이밀었다.


‘그래. 그래야지. 너 정도 되면 반응할 줄 알았어.’


나는 그대로 몸을 숙여 놈의 발길질을 피해냈다. 그리고 그대로 더 깊게 파고들어 다시 한번 녀석의 가운데 머리로 접근했다.

처음부터 나의 목표는 가운데 머리 쪽이었다.


샤아악-!


검은 불꽃이 반원을 그렸다.


퍼어엉-!


녀석의 가운데 머리가 터져나갔다.


“크아아아악!!!”

“아직 안 끝났어.”


가운데 머리를 터트린 덕분에, 빈틈이 열렸다.

나는 마나의 출력을 올렸다.


‘50%’


이어진 2 연격.


사악-! 삭!!!


놈의 가슴팍이 X자로 터져나갔다.


퍼엉-!


“크아악!! 크아아악-!”


케르베로스가 남아 있는 두 머리로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놈은 이 고통을 예상치 못했으리라.


그때였다.

나의 팔이 미세하게 떨렸다.


‘······ 올 게 왔군.’


바로 다음 공격을 이어가려던 찰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아아-


시야가 뿌예졌다. 검은 얼룩이 사방에서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키키······’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온몸을 옥죄는 한기에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마나의 출력을 무리해서 높인 반작용이다. 마나 폭주 때도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었지.’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차분히 정신을 붙들려고 집중했다.


‘숨이 막힌다.’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어.’


리스크를 짊어지면서까지 마나 출력을 계속 높여 공격을 이어간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놈은 마나로 신체를 회복한다. 그러니까 회복을 마치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마나 핵을 깨트려야 해.’


마나 핵이란, 괴수의 몸속에 숨겨져 있는 마나 덩어리였다. 사람으로 치면 단전 같은 존재였다.


나의 작전은 간단했다.

놈이 회복하기 전에, 마나 핵을 깨버린다.


‘그러기 위해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화력을 한꺼번에 쏟아붓는다.’


내게 필요한 건, 일격이었다.

무리를 해서라도 마나 핵을 깨트려야 했다.


‘젠장. 거의 다 왔는데.’


갈라진 놈의 가슴팍 사이로 발광하는 마나 핵이 보였다. 하지만 도저히 몸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역시······ 이 정도로 마나를 한 번에 쓰는 건 아직 무리인가······’


분했다. 시간이 느리게 흐리는 것 같았다.


“크르으으······!”


놈이 두 입을 크게 벌렸다.


‘······?!’


새까만 녀석의 목구멍들에서 마나가 뭉쳐지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내 숨통을 끊어버릴 생각이군.’


빛이 번쩍이며, 녀석의 입에서 거대한 마나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콰아아-!!!


그때였다.


쿠우우우웅-!


주황빛 마나 장벽이 내 앞에 펼쳐졌다.


파지지직!!!


박무공이 다시 한번 방어막으로 놈의 공격을 막아냈다.


“으으으······!”


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결코 이 일격을 막아내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그는 어제보다 더 단단한 탱커로 거듭나 있었다.


“으아아아!!”


박무공이 기염을 토했다. 방패를 꽉 쥔 그의 손에는 힘줄이 터질 듯 솟아 있었다.


‘역시 키워두길 잘했군.’


나는 검을 땅에 꽂으며, 몸을 겨우 지탱해냈다.


‘정신 차리자. 딱 한 걸음만 더 가면 돼.’


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


“도련님!! 지금입니다!!!”


박무공이 다급히 외쳤다. 어떻게든 버텨내곤 있었지만, 내 쪽으로 뒤돌아볼 정도의 여유까진 없어 보였다.


“그래.”


나는 다시 일어섰다.


‘거의 다 왔어.’


양손으로 검을 포개 쥐었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출력 55%’


놈의 심장을 노려보며, 나는 나지막이 외쳤다.


“70%”


검은 불꽃이 화려하게 작열했다.

동시에 내 주변을 서서히 물들이던 검은 그림자 역시 빠르게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서늘한 감각에 정신이 마비될 것만 같았다.


‘상관 없어.’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타올라라.’


칠흑의 불꽃을 손에 쥐고, 나는 놈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확신했다. 이 일격이 케르베로스의 마나 핵을 완전히 꿰뚫어 낼 거란 것을.


‘이 한 방으로 모든 걸 끝낸다.’


탓-!


발에 힘을 주고, 뛰어 올랐다.

몸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통증 따윈 상관 없었다.


샤아아악-!


나의 검이 녀석의 가슴팍에 꽂혔다.


“크아아악-!!!”


놈의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콰직-


드디어 녀석의 마나 핵에 검이 꽂혔다.


파지직-!


마나 핵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카아아아!!!”

“크아아아!!!”


꽂아 넣은 검을 보며, 나는 눈빛을 번뜩였다.


‘80%.’


콰아아아-!


검은 불꽃이 폭발하며, 그대로 마나 핵을 뚫고 지나갔다.

섬광과 함께, 케르베로스가 반으로 찢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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