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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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작품등록일 :
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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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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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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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9화.




‘바로 실전이로군. 어디 한 번 몸으로 부딪쳐볼까.’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일단 재료부터 준비해야겠지.’


놈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상급 레드 울프는 크기도, 속도도 이전에 잡았던 놈들과 차원이 달랐다.


휘잉-!


날카로운 발톱이 내 코앞을 지나갔다.

스쳐 지나간 줄 알았건만, 놈의 발이 궤적을 틀어 다시 한번 나의 눈을 향해 들어왔다.


챙-!


검으로 가까스로 막아냈다.


휙-.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


‘재미있군. 꼴에 상급은 다르다 이 말인가?’


나는 차분히 생각했다.


‘검의 위력을 높이지 않으면 쉽게 결판낼 수 없겠어. 아니, 방심했다간 오히려 이쪽이 당할 수 있다.’


녀석들의 다리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크르으으······!


팟-!


녀석들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


날카로운 이빨들이 내 목을 노렸다.


콱-!


나는 허리를 뒤로 틀어 가까스로 피했다.

놈들 입이 거칠게 다물었지만, 헛수고였다.


“······꽤 빠르네?”


나는 한 뼘 앞에 있는 녀석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르르르······!


나는 검에 좀 더 많은 마나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휘잉-!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놈의 머리가 공중에서 빙글 돌았다.


투욱.


목이 떨어진 와중에도, 놈의 시선은 내게 꽂혀 있었다. 매서운 눈빛이었다.


커엉-!!


바로 이어서 다른 녀석들의 공격이 들어왔다.


‘온다.’


사악-!

퍽-!!


아무리 베어대도, 놈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휘잉-!


이번엔 한 끗 차이로 날카로운 발톱이 이마를 스쳐 지나갔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짧게 잘려 나갔다.


‘위험했어.’


공격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횟수가 점점 많아져 갔다.

그럴수록 놈들의 기세는 올라갔다.

일순간 놈들이 넓게 퍼져나갔다.


‘뭐 하는 거지?’


놈들이 원을 펼치며 나를 둘러쌌다.


‘슬슬 끝장을 보겠다는 건가.’


화려한 붉은 갈퀴가 사방에서 정신없이 휘날렸다.


커엉!!


진형이 갖춰지자마자, 놈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어쩔 수 없나.’


마나 출력을 확 끌어올렸다.


화륵-!


검이 마나로 불타오르고,


휘잉-!!


나는 중심을 잘 잡아, 빠르게 회전했다.


사아악-!!


케앵-!


날 덮치려던 놈들이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끝도 없군.’


녀석들은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나는 다시 한번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커엉-!


그때, 기어코 몇 놈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달려드는 놈들의 동선을 읽으며, 나는 날렵하게 검의 동선을 틀었다.


샤아악-!!


검은 마나의 잔상이 몇 번이고 곡선을 그려냈다.


서걱-!


때로는 놈들의 머리를 가르며,


챙-!


때로는 놈들의 발톱을 밀쳐내며, 나는 검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치고 빠지는 놈들의 동선을 따라, 녀석들의 붉은 깃이 이리저리 휘날렸다.


‘더 여유 부릴 순 없겠군.’


속도도 속도였지만, 쏟아지는 놈들의 공격을 계속 받아치려면 마나 출력을 한계치 이상으로 높여야 했다.

내가 지닌 마나량에 비해, 마나 출력의 한계치는 아직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문젠 없어.’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일단 지금 상황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으니까.’


검이든, 창이든, 망치든, 손에 들린 무기에 마나를 싣는 것.

그것은 마나를 공격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강력한 방법이었다.


‘직접 손에 닿는 무기에 마나를 흘려보내는 만큼, 높은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이지.’


다만,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직접 손에 닿는 무기에 자칫 과도한 마나가 담기면, 온몸에 잡혀 있던 마나 밸런스에 쉽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마나량이 넘쳐난다. 하지만 마나 밸런스는 아직 약하지.’


그럼 해결책은?

답은 간단하다.


‘손에 닿지 않는 무기를 쓰면 되는 거 아니겠어?’


나는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 틈을 찾아냈다. 그리고 몸을 날려 포위망을 빠져나갔다.


컹!!!


놈들이 일제히 몸을 틀어, 내 쪽을 향했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마지막으로 검에 마나를 잔뜩 흘려보냈다.

그리고 아래 방향으로 검을 길게 휘둘렀다.


휘잉-!

화르륵-!


마치 벽이 생긴 것 같았다. 활활 타오르는 검은 불꽃이 나와 레드 울프 사이를 갈랐다.

놈들이 당황한 사이에 나는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얼추 포지션은 잘 잡았고······’


아오오-!

아오오오오-!


내가 도망친다고 생각했던 걸까.

기세등등해진 녀석들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재료는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적당한 거리에 서서, 나는 검을 바닥에 꽂았다. 그리고 검을 잡은 손을 놓았다.

대신 손바닥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고농도의 마나가 몸에 닿는 게 문제라면, 안 닿게 하면 돼.’


조용히 정신을 집중했다.

좀 전에 머릿속에 쏟아져 들어왔던 심상을 다시 떠올렸다.

나의 새로운 스킬이었다.


사아아-


마나가 손을 타고 공기 중으로 흩뿌려졌다.

이윽고 손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허공에서 뭉쳐지기 시작했다.


‘요리할 준비는 됐고, 이제 재료만 꺼내 쓰면 되겠군.’


이제 필요한 건 새로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마나였다.

나는 나머지 한 손을 초원 한구석으로 뻗었다.


‘마나홀.’


그곳엔 상급 레드 울프의 사체들이 있었다. 직전의 전투 속에서 베어 둔 것들이었다.

모두 다 이 순간을 위해, 나는 검으로 놈들의 시체를 하나씩 쌓아둔 것이다.


‘모든 것은 내 계산대로.’


손바닥 위, 검은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피보다 진한 붉은빛 마나가 뭉텅이로 흘러들어왔다. 마나가 느껴졌다.


“커엉-!!”


한편, 불꽃 벽이 사그라들었다.

이제 나와 놈들 사이를 가로막아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레드 울프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 순간, 공중에 뭉쳐져 있던 검은 마나 덩어리가 화려하게 타올랐다.

이윽고 나무의 뿌리를 거꾸로 돌린 것처럼, 검은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윽고 열매를 맺듯, 수십 개의 검은 점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마나 소모가 큰 기술이다. 검에 마나를 흘려 넣는 것보다 몇 배는 버겁군.’


하지만 마나 소모량 같은 건 내게 문제가 아니었다.


‘내겐 마나를 끌어다 쓰는 능력이 있다.’


마나홀로 빨려들어 오는 마나를 느끼며, 나는 조용히 웃었다.


‘다크 에로우즈(Dark arrows).’


이윽고 무수한 점들이 화살로 변했다.


패앵-!


검은 화살이 일제히 놈들을 향해 날아갔다.

날카로운 화살들이 사정없이 놈들에게 꽂혔다.


커엉······!


상급 레드 울프들이 하나둘 쓰러졌다. 화살이 온몸에 박힌 꼴이 마치 고슴도치 같았다.


‘한 놈 남았나.’


그르으으······.


어마어마한 화살 세례를 맞고도, 덩치가 제일 큰 놈이 기어코 나를 향해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 하지만 이미 위협적인 기세는 아니었다.


쿠웅-


그렇게 결국 마지막 놈까지 완전히 쓰러지고 말았다.


‘새로운 스킬, 꽤 마음에 드는군.’


나는 스킬을 사용했던 상황을 차분히 분석했다.


‘살상력 대비 마나 소모량이 크다. 다른 헌터였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스킬이야.’


하지만 내겐 마나홀과 등급에 어울리지 않는 다량의 마나가 있다.


‘내게 마나량 따윈 큰 문제가 아니지. 새로운 스킬은 여러모로 내 특성과 궁합이 잘 맞는 기술이야.’


새로운 스킬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멀리서 마나를 뭉치는 기술이라 몸에 부담도 덜 되겠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예상 밖의 성과도 있었고 말이야.’


이번 전투를 통해 위력을 새롭게 확인한 스킬은 다크 에로우즈 뿐만이 아니었다.


‘내 고유 각성 기술인 마나홀의 새로운 활용 방법도 확인할 수 있었다.’


흡수한 마나를 단전으로 보내지 않고 바로 기술에 가져다 썼을 때,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마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상금 레드 울프의 마나 함유량이 그만큼 높은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아무래도 흡수한 마나를 바로 스킬에 사용하면, 단전으로 보낼 때보다 더 높은 효율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이 점만 잘 활용하면, 앞으로 내가 새워뒀던 계획들을 앞당길 수 있겠어.’


파지이익-!


게이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음. 첫 번째 웨이브는 일단 이걸로 끝인가.’


웨이브 하나 끝냈다고 여유 부릴 생각은 없었다.

곧 두 번째 웨이브가 시작할 터였다.

그때였다.


“도련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십니까?!”


박무공이 저 멀리서 부리나케 달려왔다. 한 손에는 방패를 든 채 말이다.


“보면 몰라?”


나는 여유롭게 어깨를 풀었다.


“멀쩡해. 그나저나 맡긴 건 잘 확인해두었나?”

“네, 펜스 쳐둔 거 전부 멀쩡한 거 확인했습니다. 포장도로도 제대로 막아놨고요. 한동안 민간인들은 여기 오고 싶어도 못 들어올 겁니다.”


박무공이 헉헉거리며 숨을 골랐다. 어지간히도 급하게 달려온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갑자기 게이트가 열리다니······! 재수가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 있습니까!”


박무공이 주변을 둘러보며 경악했다.


“게다가 이 녀석들, 설마 전부 도련님께서 해치우신 겁니까?”

“여기 말고 다른 누가 있나?”


박무공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렸다.


“레드 울프라고요! 최소 E등급 괴수란 말입니다!”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라니. 방금 건 D등급 정도는 될 거다. 그냥 레드 울프가 아니라 상급 레드 울프였다고. 떼 지어 달려드니 굉장하더군.’


나는 시치미를 뗐다.


“그래? 몰랐군.”


박무공의 눈빛이 떨렸다.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도련님이 며칠 사이에 엄청나게 성장하신 건 맞지만, 그래도 이건 말이 안 된다고요.”


그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진득하게 검을 휘두르는 훈련이랑 온갖 변수가 도사리는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나는 고작 몇 주 전까지만 해도, F급 판정을 받았던 후보생 아니었는가.

정식 헌터도 아닌, 고작 F급 인간이 레드 울프를 도륙 낸 것이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지. 놀랄만도 해.’


박무공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초원 곳곳에 레드 울프의 사체가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박무공을 보며, 속으로만 피식 웃었다.


‘좀 더 일찍 왔으면 볼만했겠어. 잡은 지 꽤 된 놈들은 이미 다 재가 돼 사라졌고, 지금은 몇 마리 안 남아 있는데 말이야.’


박무공이 고개를 털며 정신을 차렸다.


“다······ 다음 웨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빨리 길드에 연락해서 지원을 요청하겠습니다!”


나는 여유롭게 검을 고쳐 잡으며 조용히 웃었다.


“다음 웨이브는 없어.”

“네? 방금 열린 게이트 아닙니까? 얘들이 첫 번째 웨이브고요.”

“맞아. 근데······.”


나는 게이트를 응시했다.


“이번엔 이쪽에서 쳐들어갈 거거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번엔 우리가 게이트 너머로 쳐들어간다.”

“네에?!”


박무공의 얼굴에 혼란이 가득했다.


“참, 그리고 아까 재수 없다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굳이 따지자면 우린 재수가 있는 쪽 아닌가?”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기에 너랑 나 말고 누가 또 있어? 저 게이트 너머에 있는 것들, 전부 우리 차지 아니야?”

“아······! 네······?”


박무공은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표정을 구겼다.


“저 근데 도련님······.”


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방금 왜 우리라고······?”


나는 피식 웃으며, 말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어어? 도련님! 혼자 그렇게 가시면······!”

“누가 혼자 간대?”

“예?”

“뭐해, 안 따라오고?”

“예에······?!”


나는 박무공을 돌아봤다.


“말했잖아. ‘우리’라고.”


나는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따라와. 사냥할 시간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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