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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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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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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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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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11화.




탱커는 귀하다.

힐러보다 귀한 게 탱커였다.


제일 선두에 서서 목숨을 내걸어야 하기 때문에?


아니다.

게이트에 들어선 이상 목숨을 걸어야하는 건 모두 매한가지였다.

그렇다면 탱커가 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답은 간단했다. 쓸 만한 탱커로 성장하는 게 어려울 뿐이었다.


‘탱커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성장할 기회를 얻기 힘들지.’


당연한 얘기지만, 헌터는 자신의 각성 능력을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 훈련장에서든, 다양한 실전을 통해서든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일류로 거듭나기 위해선 좀 더 급진적인 게 필요하다.


‘때론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는 계기가 필요한 법.’


헌터의 성장세를 선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원만한 일직선이 아니다.

헌터의 성장이란 한동안 정체돼 있다가 갑자기 위로 확 튀는, 계단 모양에 가깝다.


그럼 헌터가 한 계단 더 위로 올라서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이를 돌파하는 경험이 필요했다.

딱딱한 알 껍데기를 깨야,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법인 것이다.


‘딜러 포지션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의 숨통을 끊어내는 순간에, 그리고 탱커 포지션은······’


나는 박무공을 덮치는 레드 울프 떼를 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자신을 압도하는 적으로부터 살아남았을 때, 크게 성장할 수 있다.’


대게의 경우,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공격할지 말지 결정하는 건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

이길 수 있는 각이 보이면, 그때 도전을 하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일단 후퇴해서 다음 기회를 도모하면 되는 거다.

딜러들은 이 과정을 거치며, 끝내 자신의 한계를 돌파해 한 계단 위로 성장해 나갔다.


하지만 그 반대는 얘기가 달랐다.


‘나보다 강한 상대로부터 공격받는 건, 대부분 내 선택으로 따라오는 상황이 아니야. 그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닥치는 일이다. 지금처럼 말이지.’


모든 훈련에는 난이도 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쉬운 운동은 백날 해봐야 성장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과한 운동은 독이 되기 마련이다.


‘한계를 돌파하는 실전 경험도 마찬가지야.’


벽을 넘지 않으면 제자리걸음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높은 벽을 넘으려 무리하다보면, 다치기 마련이다.


‘바로 이게 탱커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지.’


자신의 한계를 넘는 공격을 받았을 때 극복을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성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


‘육체적 부상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축까지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나는 자신만만하게 미소 지었다.


‘내 코칭이 있으면 다르다. 그러니까 걱정 마라, 박무공. 마음껏 네 방패를 휘둘러봐.’


쌔애앵-!


박무공에게 달려들던 레드 울프의 절반 이상이 화살에 꽂혀 뒤로 나가떨어졌다.

박무공이 방패에서 마나를 발산시켰다.


“으아아아!!”


주황색 반투명의 방어막이 넓게 펴졌다.


커엉!


살아남은 몇 놈들이 달려들어 마나 막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이빨이 방어막과 부딪히며,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크윽······!”


힘에 부치는지 방어막이 조금씩 깜빡이기 시작했다.


쌔애앵-!


그때, 화살 몇 개가 더 날아와 레드 울프 몇 놈을 더 날려버렸다.


깨앵!


부담감이 덜어지며, 박무공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끄으아아······!”


나는 화살을 만들어내며, 잠자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정도 난이도 조절해줬으면 됐겠지. 여기서부턴 네가 해내야 한다, 박무공.’


화살이 완성되었지만, 이번에는 날아가지 않았다.


‘어서. 할 수 있어.’


구웅-!


끝내 박무공이 방패를 휘둘렀다.

거대한 마나 방어막이 번쩍였다.

집요하게 이빨을 들이밀던 놈들이 나가떨어졌다.


크르으으······!

컹! 컹!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곧이어 도착한 레드 울프 떼가 사정없이 발톱을 휘갈기고, 이빨로 방어막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으아아! 다 덤벼!”


박무공이 주먹으로 방패를 때리며 기세 좋게 소리쳤다.


‘자신감이 붙었군.’


난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특훈 시작이다.’


물론, 박무공은 자신이 지금 정교한 실전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네 입장에선 매 순간이 목숨을 건 도전이겠지. 그래. 인정하지. 쉽지는 않을 거다.’


나는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 시련들이, 너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시켜 줄 거다.’


기록상 이 게이트의 웨이브는 4단계까지였다. 그리고 마지막 웨이브까지 레드 울프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질 것이었다.

전생 때는 많은 헌터들이 그 숫자에 압도되었지만, 지금의 내겐 그저 훈련의 재료일 뿐이었다.


‘마지막 웨이브가 끝날 때까지 네 훈련의 강도는 조금씩 높아질 거다. 대신 그만큼 넌 더 단단해질 수 있어, 박무공.’


그렇게 한동안 우리는 레드 울프와 대치했다.

나는 화살 날리는 시간 간격을 일부러 점점 길게 두었다.


크아아!

컹!


방패에 달려드는 놈들의 숫자가 조금씩 많아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박무공은 기어코 방패를 휘둘러냈다.


“어딜 넘어가려 그래?!”


나는 흡족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잘 따라오는군.’


물론,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박무공은 상상도 못 하고 있을 것이었다.


‘마나홀.’


사아아-


한편, 나는 마나홀로 마나를 흡수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패만 튼튼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나의 마력도 최대한 높여두자. 마지막 웨이브가 끝나기 전까지 말이야.’


나는 흡수한 마나로 단전을 넓혀가며 생각했다.


‘어쨌든 보스 녀석을 잡으려면, 지금의 내 힘으론 역부족이야. 나도 더 강해져야 해.’


모든 건 계획대로였다. 게이트에 입장한 이후, 내가 준비했던 훈련 커리큘럼에는 단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렇게 나와 박무공은 계속 성장해 나갔다.


***


“헉······ 헉······.”


마지막 레드 울프가 쓰러졌다.


‘드디어 끝났나? 정말 내가······ 다 막았어?!’


박무공은 그제야 뒤를 돌아 한시언을 보았다.

그의 표정에 흐트러짐 따윈 없었다.


‘······괴물인가?’


박무공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알던 망나니 도련님이 맞아?’


지금 생각을 뭐라 딱 표현할 길이 없었다.

놀라움? 당혹감? 감탄?

전부 아니었다.


‘경이롭네.’


그렇다.

이 감정은 경이로움이었다.


‘마치 마나가 무한히 있는 사람 같아. 그 많은 레드 울프 떼를 처치하면서, 단 한 차례도 막힘없이 계속해서 스킬을 쓰셨어. 그게 가능한 일이야?’


박무공의 눈빛이 떨렸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네······ 원거리 스킬은 마나 소모량도 훨씬 더 클 텐데.’


은퇴 전 헌터 생활을 하면서도 한시언과 같은 헌터는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들어본 적도 없었다.


‘애초에 F급 후보생이 웨이브 4개를 혼자 해치우는 게 말이 되냐고.’


무엇보다, 박무공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저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은은한 카리스마를 말이다.


‘게이트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표정 하나 바뀌는 게 없네.’


박무공은 침을 삼켰다. 그때, 한시언이 박무공의 어깨 위로 손을 얹으며 지나쳐갔다.


“수고했다, 박무공. 이제 내려가자.”


한시언은 모래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는 무수히 많은 레드 울프 시체들이 쌓여있었다.


“어어······? 도련님!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확인 안 해도 됩니까?”

“괜찮아.”

“하지만 강을 따라가야 다음 목적지를 알 수······.”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아.”

“예?”


그새 한시언은 먼발치 멀어져 갔다.

그가 레드 울프 사채 사이를 걸어갈 때마다, 레드 울프는 검은 재로 타오르며 공기 중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도, 도련님, 같이 가요!”


박무공은 먼발치 멀어져가는 한시언을 서둘러 따라나섰다.


잠시 뒤.

어느새 한시언과 박무공은 모래 언덕을 내려와, 버려진 신전 터로 진입했다.


휘이잉-


황량한 바람이 떠돌고 있었다.

버려진 잔해 곳곳에 거대한 발톱 자국이 새겨있었다.

적막 속에 모래를 밟는 소리만이 쓸쓸하게 들려왔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뭐가.”

“여기, 저희가 사는 곳과 닮지 않았습니까.”

“······ 그게 무슨 뜻이지?”


앞서 걷던 한시언이 고개를 돌려, 박무공을 살짝 바라보았다.


“그냥, 뭐랄까요. 둘 다 불쌍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신전을 지은 거, 인간은 아니겠지만 어쩌면 저희랑 비슷한 처지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박무공은 신전 곳곳에 서려있는 흉터들을 보며, 씁쓸히 말했다.


“결국 저 발톱의 주인한테 침공당해서 다 무너졌단 말이죠. 이 시전을 지은 자들도 결국엔 멸망했겠죠?”


박무공은 떠올렸다. 처음 게이트 사태가 벌어졌던 그때 그 시절을.

당시 그는 평범한 꿈을 그리고 있었다.

게이트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평범하게 사는 멋진 꿈을.


“요즘에야 세상 좋아져서 괜찮다지만, 게이트가 처음 열렸을 때 저는 정말 세상이 멸망하는 줄 알았습니다.”


박무공이 씁쓸하게 웃었다. 묵묵히 그 말을 듣던 한시언은 다시 앞을 보고 걸었다.


“박무공, 가끔은 예리한 말도 할 줄 아는군.”

“예에? 가끔이라뇨? 저 나름 고학력자입니다, 도련님.”


박무공이 발끈하더니 장난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이야 헌터 스쿨이 제일이라지만, SKY라고 들어는 보셨습니까? 제가 이래 봬도 말이죠······! 비록 삼수를 했지만······.”


그때, 한시언이 걸음을 멈췄다. 뒤따라오던 박무공도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걸음을 멈춘 그곳은 신전 중앙부에 있는 넓은 터였다.


촤아아-


그 한 가운데에서 강이 역류하고 있었다.


“이건······.”


한시언과 박무공이 온 반대편에서는 강줄기가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강물이 신전 중앙부에서 뭉쳐져 하늘을 향해 역류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거대한 폭포 같았다.


“도, 도련님. 강물이 역류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가······.”

“그래.”


한시언이 검을 꺼내 들었다.


“보스 방이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물이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마치 도전자를 환영한다는 듯.


파아아!!


공기 중에 마나 방울이 흩뿌려졌다. 그 마나가 반짝이며, 은하수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팔자 좋게 감상할 여유 따윈 없었다.


우우웅-!


검은 하늘에서 빛이 수직으로 내려왔다. 이윽고 그 안에서 마지막 보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구우우우우-!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무공, 준비해라.”

“······ 네!”


다행히, 박무공은 이번에는 칭얼거리는 것 없이 방패를 들었다.

이전에 홀로 무수한 레드 울프 떼를 막아내며,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한시언이었다.

그에게 더이상 한시언은 망나니 도련님 따위가 아니었다.

박무공에게 한시언은 그 누구보다 강하고 믿을 수 있는 헌터였다.


‘도련님과 함께라면, 승산 있다!’


박무공은 자신있게 외쳤다.


“도련님! 전 준비 됐습니다!”

“그래.”


한시언이 고개를 주억였다.


“참, 해줄 말이 있다, 박무공. 잘 들어라.”

“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박무공이 힘차게 답했다. 앞장서 있던 한시언이 뒤돌아봤다. 평소처럼 차분한 표정이었다.


“만에 하나, 내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날 데리고 일단 후퇴해라. 어떻게든 놈의 공격을 막으면서 여길 빠져나가는 거야. 지금의 넌 그럴 수 있어.”

“······ 예? 그게 갑자기 무슨······.”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박무공은 벙찐 얼굴로 한시언을 바라보았다.

한시언은 별다른 설명 없이 여유롭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저 보스, 쉽게 잡을 수 있는 놈은 아니거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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