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ohmybob17
작품등록일 :
2024.08.25 22:22
최근연재일 :
2024.09.12 22:2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77
추천수 :
20
글자수 :
117,278

작성
24.08.30 22:05
조회
41
추천
1
글자
12쪽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8화.




게이트 너머.

모래밭 위로 짙은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그르르······.


가시덩굴 너머 그림자 속에서 붉은빛 점들이 하나둘 찍히기 시작했다.

이윽고, 굶주린 짐승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족히 2m는 돼 보이는 늑대였다.


우웅······!


놈들의 시선은 한 데 몰려있었다.

보라색 점, 마나였다.

공중에 뭉쳐진 마나가 불길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파지직-!


반짝이는 테두리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불길한 불꽃이 튀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몸집을 불려 가는 마나 덩어리를 향해, 한 줄기 빛이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크으으.”


폐 신전의 기둥 제일 높은 곳, 로브를 쓴 누군가가 기운을 불어넣고 있었다.


파칭-!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마나 덩어리가 순식간에 위아래로 길게 뻗쳤다.

불길한 빛이 이내 땅에 닿고, 옆으로 퍼져나갔다.


우웅-! 우우웅-!


게이트였다.

재앙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크르으-!

컹! 컹-!


오랜 시간 굶주린 늑대들이 정신 사납게 짖어댔다. 더러운 침이 이빨에서 뚝뚝 떨어졌다.

출정을 마친 살육의 군대였다.


타앙-!!!


강렬한 스파크가 번쩍이며, 이윽고 게이트가 완성되었다.

게이트 너머에서 지구의 공기가 흘러들어왔다.


아오오오-!!


이윽고, 굶주린 짐승들이 고기 냄새를 맡아냈다.

어느 한 인간의 냄새였다.


컹-! 컹!!


늑대들이 일제히 달려 나갔다.

사냥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 크으······ 크······.


게이트를 연 자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보랏빛 마나가 어둠 속에서 번쩍였다. 동시에 작은 포털이 열렸다. 그 포털과 함께, 게이트를 연 자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


한편, 늑대들은 게이트 너머에 도착했다.

그들 시야에 들어온 건, 한 소년이었다.


크르으······!

컹컹!


한 입 거리도 되어 보이지 않는 소년을 보며, 녀석들은 계속 내달렸다.


고작 한 명이었다. 그들의 오랜 굶주림을 채우기엔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녀석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냥에 앞서 간식 정도로는 나쁘지 않을 거라고, 놈들은 생각했다.


***


‘시작됐군.’


게이트에서 달려 나오는 늑대들을 보며, 나는 여유롭게 앞으로 나아갔다.


카아아!!

아오오-!!


고요했던 초원이 놈들의 괴성으로 더럽혀졌다.


“첫 번째 웨이브인가.”


웨이브(wave). 말 그대로 파도를 뜻했다.

게이트가 생성되면, 그곳에선 괴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말이다.

그 모습이 마치 파도 같아서 그랬을까. 사람들은 괴수들의 침공에 ‘웨이브’라는 단위를 붙였다.


‘첫 번째 웨이브는 레드 울프로군. 역시, 전생 때와 같은 전개다.’


레드 울프, 일명 네발 달린 피라냐.

한 번 맡은 먹잇감 냄새는 세상 끝까지 추격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녀석들이었다.


‘난이도는 E에서 D등급 사이 수준. 하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야.’


실제로 D보다 높은 등급의 헌터들도 놈들한테 피를 보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떼로 몰려다니며 사냥에 나서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지.’


아니나다를까. 놈들은 나름의 진영을 갖춰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이라······ 오히려 잘 됐잖아?’


은빛 검날이 흑빛의 마나로 뒤덮였다.


사아아-


나는 천천히 마나 출력을 높였다.

마나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한 방이면 족해.’


휘잉-!!


나의 검, 아니 마나를 휘둘렀다.

마나가 공기를 가르며 아름다운 잔상을 만들어냈다.


‘간다.’


팟-!


놈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 나갔다.


아오오-!


선두에 있던 녀석이 길게 울부짖었다.


‘전생 때 들은 그대로야. 레드 울프는 사냥에 앞서 저렇게 울어댄다지? 사냥이라······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있군.’


나는 계속 달려가며, 허리를 틀었다. 검을 잡은 손이 자연스레 몸 뒤로 보내졌다.


‘누가 누굴 사냥해?’


손바닥에 힘을 실었다.


파지직-


검날을 휘감은 칠흑의 마나에서 검은 스파크가 튀기기 시작했다.


‘오늘 밤 사냥하는 건 너희가 아니라 나다, 이 새끼들아.’


몸의 반동과 함께, 검이 대기를 빠르게 갈랐다.


휘잉-!!!


동시에 마나가 섬광을 내며 번뜩였다.


퍼엉-!


검에 묻어있던 칠흑의 마나가 초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휘이잉-!!


엄청난 속도였다.


퍽!!!


깨갱!


제일 앞서오던 녀석이 그대로 반으로 갈라졌다. 놈의 핏물이 사방으로 터졌다.


“······?!”


뒤따라오던 녀석들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마나는 여전히 날카롭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퍽!! 퍽! 퍽!


깨갱······ 깽!


기세 좋게 내달리던 놈들이 그제야 동요했다.


커엉······!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녀석들이 부리나케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초원을 가르는 내 검날보다 빨리 달릴 순 없었으니까.


휘이잉-!


퍽! 퍽!


사정없이 녀석들을 도륙 낸 뒤, 나의 검기는 서서히 옅어져 결국 사라졌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공격이 끝났다.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던 괴수들이 주춤했다.


깨앵······.

그르으으······.


마나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놈들의 사체만이 가득했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지며, 초원이 어둠에 잠겼다.

그러자 붉은빛 아지랑이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사아아-


마나였다.

붉은색 마나가 공기 중에 흩어지고 있었다. 레드 울프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척-


나는 팔을 하늘 높이 들었다.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내 고유 각성 기술을 나지막이 읊었다.


“마나홀 (mana-whole).”


검은색 마나가 블랙홀처럼 내 손바닥 위에서 소용돌이쳤다.

그러자 드넓은 초원 위로 붉은색 마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물결 같았다.

그 물결이 향하는 곳은 바로 내 손바닥 위였다.


사아아-


찬란한 붉은빛이 내 손바닥에 닿았다. 검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휘이잉-


‘크리스털을 격파해 마나를 흡수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단전이 넓어지며, 그 공간이 흡수한 마나로 가득 채워졌다.

나는 실시간으로 마력을 성장하는 걸 느꼈다.


‘이정도로 마력을 성장시키려면,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법. 아무리 뼈를 깎는 마음으로 수련을 해도, 성장에는 속도 제한이란 게 있다. 하지만······’


나는 마나를 흡수하며, 천천히 그 기운을 음미했다.


‘그런 제한 따윈 내겐 없어. 마나홀 능력만 있으면, 난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고양감을 느끼며, 나는 레드 울프 무리 쪽을 노려봤다.


깨갱······.

끼잉······ 낑······.


놈들이 하나둘 꼬리를 말았다. 먹잇감이 사냥꾼으로, 사냥꾼이 먹잇감으로 뒤바뀐 순간이었다.

놈들에게서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크르릉······! 컹!!


그때, 무리 중 제일 덩치가 큰 놈으로 보이는 녀석이 앞으로 성큼 나섰다.


아오오-!!!


놈이 하울링을 해댔다.

그 신호에 맞춰, 레드 울프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르으······!


놈들이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나름 머리를 쓰는 건가. 무리 지어 사냥할 줄도 알고, 꽤 똑똑한 편이긴 하네.’


가소로웠다.


‘똑똑하든 멍청하든, 결과는 똑같지만 말이야.’


나는 검을 들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칠흑의 마나가 정갈하게 검날을 뒤덮고 있었다.


타앗-!


이번에는 내 쪽에서 먼저 놈들을 향해 달려갔다.


크어엉!

컹! 컹!!


놈들이 주춤하더니, 기어코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냥은 계속되었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서겅······!


나의 검이 춤을 추듯 놈들을 사정없이 베어댔다. 자비 따윈 없었다.


깨갱······!


그 많던 놈들이 대부분 썰리고, 이젠 겨우 몇 놈만이 살아남아 내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나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족히 사십 마리는 밴 것 같군. 이제 슬슬 숨이 차기 시작하네.’


커엉!


그때, 등 뒤에서 한 놈이 달려들었다.

나는 시선을 돌려서, 녀석을 노려보았다.


깨갱······.


달려들던 녀석이 꼬리를 말고,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게이트 너머로 방향을 바꿔 도망쳤다.

그제야 눈치를 보던 다른 레드 울프 놈들도 꼬리를 배에 착 닿게 말곤 줄행랑쳤다.

게이트 너머로 놈들이 사라졌다.


‘후퇴하는 건가. 굳이 바로 쫓아갈 필요는 없겠지. 여기서 해야할 게 있으니까.’


나는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잔뜩 베었으니, 이제 수확할 차례였다.


‘마나홀.’


이렇게 기술을 쓸 때마다, 그 이름을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집중력을 높여서, 스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명상이 뇌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꾸준히 명상을 한 사람의 뇌는 실제로 편도체, 전전두엽 등의 부위에서 활성도가 달라지는 변화를 겪는다.

이처럼 인간은 얼마든지 관리와 훈련을 통해 근육뿐 아니라 뇌 기능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아아-


‘지금처럼 마나로 스킬을 발동시킬 때에도 마찬가지다.’


마나가 연료라면, 뇌는 그것을 태우는 엔진이었다.


‘엔진 상태가 좋으면, 같은 연료를 써도 더 좋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법.’


다시 말해, 집중력이 높을수록 스킬의 위력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뇌의 집중력을 최대치로 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단어 연상법’이었다.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스킬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스킬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단어를 입으로 되뇌며, 뇌의 집중력을 순간적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나는 팔을 뻗어, 다시 한번 마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만족스럽군.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굉장한 능력이야.’


마나를 계속 흡수하며, 나는 이전과 다른 차원의 고양감을 느꼈다.

그때였다.


‘뭐지?’


머릿속에 새로운 이미지가 떠올랐다.


‘설마······’


놀라웠다.


‘스킬 각성인가?’


스킬 각성.

각성자들은 첫 번째 각성을 통해, 한 가지 고유 각성 스킬을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었다.

각성자들은 첫 번째 각성 이후도 계속 새로운 스킬들을 깨우쳐 나갈 수 있었다.

이것을 스킬 각성이라 불렀다.


보통은 마력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에 들어설 때, 스킬 각성이 찾아왔다.

혹은 어떤 트라우마가 계기가 될 때도 있었고.

어쨌거나 내 경우, 마력이 상승하면서 스킬 각성이 찾아온 모양이었다.


‘확실하다. 이건 스킬 각성이야.’


선명한 심상이, 내 머릿속에 점점 선명해져 갔다.


‘그럼 내가 쓸 수 있는 스킬은 이제 총 2개인가.’


어떤 등급이냐에 따라 달랐지만, C등급 헌터의 경우 평균적으로 1.25개의 스킬을 다룰 수 있다는 통계가 있었다.

그 말인즉, 대부분의 C급 헌터들은 오직 한 개의 스킬만을 깨우친 수준이라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의 나처럼 말이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벅차오름이 느껴졌다.


‘벌써 스킬 각성이라니, 솔직히 믿기지 않는군. 훈련을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나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호들갑 떨 때가 아니야. 집중하자.’


나의 두 번째 스킬의 이미지에 집중했다.

선명히 떠오르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잠시 후, 나는 다시 눈을 떴다.


‘마음에 드는군.’


두 번째로 터득한 스킬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나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파지직-


아우우-!!

크르으으······!!


때마침 게이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아까보다 더 거대한 실루엣들이 성큼성큼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화려한 갈퀴를 휘날리며, 놈들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상급 래드 울프’였다.


‘아까보다 확실히 더 강한 놈들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여유롭게 놈들을 바라보았다.


“오히려 좋아.”


새로 터득한 스킬, 그 위력을 확인해볼 차례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님들께 24.09.14 4 0 -
19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2 17 1 12쪽
18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1 21 1 11쪽
17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1 23 2 13쪽
16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9 31 1 14쪽
15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6 35 1 13쪽
14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5 35 1 13쪽
13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5 35 1 16쪽
12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3 39 1 12쪽
11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2 38 1 12쪽
10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1 39 1 13쪽
9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31 44 1 12쪽
»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30 42 1 12쪽
7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9 47 1 12쪽
6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8 49 1 12쪽
5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7 53 1 18쪽
4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6 50 1 19쪽
3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50 1 13쪽
2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57 0 12쪽
1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73 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