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ohmybob17
작품등록일 :
2024.08.25 22:22
최근연재일 :
2024.09.12 22:2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78
추천수 :
20
글자수 :
117,278

작성
24.08.29 20:53
조회
47
추천
1
글자
12쪽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7화.



한편, 팔라딘 길드에선 지옥훈련 주간이 한창이었다.

훈련의 주인공은 한사라가 팀장으로 있는 ‘제2팀’이었다.

소수의 A등급 헌터, 그리고 B등급 안에서도 상위권 실적을 낸 헌터들로 이뤄진 정예 팀이었다.


“허억······ 허억······.”


한사라의 훈련은 악명 높았다. 2팀의 대단한 실력자들조차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였다.


“팀장님, 헌터도 사람입니다. 이렇게 무리해서 훈련을 진행하다간······.”

“누가 몰라?”


한사라는 그늘에서 쉬고 있는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다만 그 눈빛은 대련 훈련 때와 달랐다. 한심하게 쳐다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그 눈빛에는 걱정이 서려 있었다.


“내가 늘 말하지? 못 버티겠으면 떠나라고. 못 가게 붙잡을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내 손으로 힘든 걸 덜어줄 생각도 없다.”


2팀 담당 매니저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최 매니저, 게이트 등급이 어떻게 분류되는지 알아?”

“예, 잘 알지요.”

“그래? 그럼 한번 말해봐.”

“게이트의 등급이란 공략하는 데에 얼마나 강한 헌터들이 필요한지에 따라 갈리죠. 이를테면, B급 게이트는 B등급 헌터 30명이 도전해 공략할 수 있는 난이도를 뜻합니다.”


한사라는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아니. 틀렸어.”


매니저는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한사라는 말을 이었다.


“물론 헌터 연합에서 그렇게 정해놓긴 했지. 그치만 게이트의 등급을 정하는 진짜 기준은 따로 있어.”


그녀의 표정이 사뭇 어두워졌다.


“얼마나 많은 헌터들이 피를 봐야 공략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쳐야 하는지, 그 숫자로 결정되는 거야.”

“······.”

“나는 내 팀에서 그 숫자를 채울 놈이 안 나왔으면 해. 한심하잖아. 괜히 안 죽어도 됐을 그놈도, 쪽팔리게 못 지킨 나도.”


한사라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먼 옛날의 일을 떠올렸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마을을 덮쳤던 게이트 사태를 말이다.


- 사라야. 막내는 어디 있지?

- 아직 집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 ······ 여기서 나오지 말거라. 무슨 소리가 나든 절대 나오지 말고, 잘 숨어있어. 알겠지?


그날, 어머니는 검을 들고 게이트 코앞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사람들은 글자나 사진으로 접하는 죽음에는 둔감해지기 쉬운 법이지.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졌던 죽음은 잊을 수 없어. 그게 소중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한사라는 자리를 털고, 뙤약볕이 내리는 훈련장을 향해 섰다.


“게이트 너머에 잠들어 있는 건, 인류를 번영시킬 자원과 보물들뿐만이 아니야. 그 너머엔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괴물이 있어.”


그녀는 훈련장 한가운데로 나섰다.

그녀는 늘 훈련장에서 마지막으로 나왔다. 그리고 늘 처음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훈련이 악명 높으면서도, 아무도 쉽게 불평불만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런 예감이 들어. 굶주린 맹수들이 언젠간 다시 한번 이빨을 드러낼 거라고. 그 어느때보다 날카로운 이빨을 말이야.”


한사라는 뙤약볕 아래에 섰다.


‘그때가 왔을 때, 누군간 막아내야 하지 않겠어?’


***


훈련 개시 후, 21번째 밤이 찾아왔다.


한밤중 울려 퍼지는 풀벌레들의 연주 소리가 평화로웠다.

달빛을 머금은 초원 한구석, 텐트가 펴져 있었다. 말만 텐트지,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집 같았다. 그만큼 넓기도 했고, 천장도 높았다.

그 안에서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 성취해낸 성과를 만끽하고 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서 좋군.’


현실의 벽에 가로막힐지언정, 노력 그 자체는 나를 배신한 적 없었다. 전생 때 배운 그 값진 교훈을 되뇌며, 나는 그동안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놀라운 성장세를 이뤄냈다.


‘하나씩 살펴볼까.’


우선, 체력만큼은 어느 정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박무공과의 훈련을 하면서도, 나는 체력 훈련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병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러모로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개운하다. 몸도 가볍게 느껴지고. 근육의 탄성도 차원이 달라. 이정도 베이스면 신체 강화 타입이라 해도 믿겠어.’


그동안 숨이 턱밑에 차도록 달리고 훈련하는 나를 보며, 박무공은 어째 괴물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겐 훈련을 게을리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최소한의 휴식 시간만 남겨두고, 빈틈없이 나를 몰아붙였다.


‘쉽지만은 않았지. 그래도 난 결국 해냈다.’


사실 일반인 관점에서 21일은 체력을 드라마틱하게 높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달랐다.


‘체계적인 코칭만 있으면, 훈련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난 백향초를 이용할 수 있었지.’


백향초 덕분에 아무리 몸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더라도, 조금만 쉬면 다시 근육이 금방 회복됐다.

심지어 근육의 성장 효율도 높일 수 있었다.


‘마음에 들어.’


나는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어보았다.

몸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다리는 그 어느 때보다 탄탄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


사실 백향초 덕분에 회복이 빠른 것과는 별개로, 스스로를 체력적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건 분명 힘든 일이었다.

온몸이 근육통에 절여지는 건 결코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나는 독한 마음으로 이를 악 물었다. 아니, 오히려 온몸을 찔러대는 근육통을 즐겼다.


‘그 모든 게 다 성장의 신호였으니까 말이야.’


온몸이 녹초가 될 때마다, 오히려 감사했다.

노력하면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조금 남사스럽지만 한번 확인해볼까?’


나는 전신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상의를 탈의했다.


‘흠.’


나쁘지 않다.


‘꽤 보기 좋아졌네.’


비쩍 마르고 퀭한 눈의 망나니는 온데간데없었다.

타고난 골격 위에 알맞게 붙은 근육은 과하지 않되 튼튼해 보였다.

하얀 잠옷 셔츠 사이로 잘 잡힌 복근이 꽤 그럴싸해 보였다,

하얗지만 푸석했던 피부도 건강한 살성으로 깨끗하게 변모돼 건강해 보였다.


마른 얼굴에는 여전히 살이 안 붙어 있었지만, 그 분위기는 피폐함보단 묘하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검은 눈동자의 눈빛 역시 달라져 있었다.


‘이렇게 보니 꽤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잠시 뒤, 나는 검을 챙겨 들었다.


‘어쨌든 성장한 건 체력만이 아니다.’


어깨를 풀며 텐트 밖으로 나섰다.

박무공이 늘 있던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내가 맡긴 임무를 처리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스으으-


오직 들려오는 건 잔잔한 바람 소리, 그리고 그 잔잔함에 흔들리는 수풀 소리뿐이었다.

밤하늘은 고요했으나, 구름은 바람을 타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한 번 실험해볼까?’


나는 조심스레 단전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검으로 흘려보내는 마나의 출력량을 서서히 높였다.

달빛 아래, 검날 위로 칠흑의 마나가 화려하게 일렁거렸다.


화르륵-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불꽃을 떠올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말이다.


“······후우.”


그 뒤, 정신을 집중했다.

거친 불꽃이 하나로 뭉쳐져, 날카로운 검날 위로 입혀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흐릿했던 이미지가 점점 선명해졌다.


사아아-


화려했던 마나의 불꽃이 순식간에 정갈해졌다. 마나가 검날을 감쌌다.

눈 깜짝할 새, 은색의 검은 어느새 흑도(黑刀)로 변모해 있었다.


물론 실제로 검의 색이 변한 건 아니었다.

흑빛의 마나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검날 위로 얇게 발라져 있을 뿐이었다.


‘나쁘지 않군. 일단 이번 훈련 때 목표했던 것만큼은 마력을 언정화시켜서 쓸 수 있게 됐다.’


한동안 말없이, 흑빛의 검날을 응시했다.


휘잉-


가볍게 검을 휘둘러보았다.

마나에 단 한 치의 흐트러짐도 일어나지 않았다.


‘좋아.’


마나는 곧 나의 검이었고, 검은 곧 나의 마나였다.


‘이정도면 검술 쪽도 목표 완료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훈련 성과는 나의 마나량, 즉 마력이었다.


마력.

마나에 담긴 신비한 에너지이자, 헌터가 초인일 수 있는 근원.


‘그동안 크리스털을 깨부수면서, 계속 마나를 흡수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력을 성장시켜왔지. 지금 내 마력 최대치는······’


단전에 집중해 보았다. 예전보다 확실히 넓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이미 D급 헌터 수준은 돌파했나.’


전생 때 마력학 전문가로서 수많은 헌터를 코칭 해 온 경험이 말해주고 있었다.

벌써 나의 마력 수준은 D급 따위를 아득히 뛰어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도 단 21일만에 말이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F급 판정을 받은 후보생이었다. 말이 좋아 F급이지, 분명 그 안에서도 밑바닥 수준이었을 거다. 그런데 벌써 등급을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아무리 등급이 낮은 단계에서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성장 속도였다.

하지만 나는 가능했다.


‘자, 그럼 한번 확인해볼까? 어디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는지 말이야.’


나는 양손으로 검을 잡아 들고, 마나 출력을 서서히 올리기 시작했다.


스스으-


1분도 채 안 되어, 익숙한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키키키키······’

‘죽······어······!’


눈을 살며시 뜨니, 어느새 주변이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흠······.”


나는 침착하게 단전을 틀어 잠갔다. 검으로 흘러 들어가던 마나가 끊겼다.

그러자 소음이 줄어들고,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이상의 마나를 쓰는 건, 위험부담이 있겠군. 아무리 강한 마력을 갖고 있어도, 그 힘을 온전히 쓰려면 리스크를 안아야 할 운명인 건가? 재미있네.’


사실 박무공은 안정화된 내 마력 수준에도 혀를 내두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 수준에서 만족할 내가 아니었다.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싫지는 않았다.

그만큼 더 강해질 일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니까.


‘죽············어······ 죽으라고······.!’


검은 얼룩의 중심부.

기분 나쁜 비웃음 소리가 나오는 곳을 노려보며 나는 생각했다.


‘쫑알쫑알 시끄럽군. 저것도 준비되는 대로 손봐줘야겠어. 언젠간 말이야.’


검은 얼룩이 사라지기 직전, 그 안에서 검은 눈이 나타나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피하지 않고, 그 시선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키키······? 재밌네······ 키키······’


그것을 끝으로 다시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다.

여유롭게 부는 바람의 촉감도, 평화롭게 울려 퍼지는 풀벌레 소리도 돌아왔다.


‘자 그럼, 이번 마지막 훈련에서 쓸 수 있는 위력은 이정도가 되겠군.’


나는 어둠이 내린 초원을 바라보며,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밤은 계속 깊어져만 갔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잠시 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됐군.’


전생의 기억이 맞다면, 곧 이번 훈련의 피날레가 시작될 터였다.


‘슬슬 가볼까.’


나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들판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휘이잉-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하늘 아래에 별안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느새 바람은 돌풍으로, 돌풍은 폭풍으로 커졌다.

그러더니 일순간, 갑자기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파지잉-!!


고요함을 가르며, 별안간 하늘에서 빛이 떨어졌다.


‘왔다.’


일직선의 보랏빛 광선이 땅에 맞닿았고, 굉음과 함께 땅이 울렸다.


구우우우웅-!


올 게 왔다.


나는 보라색 광선이 내려온 곳을 조용히 응시했다.

그리고 한 손에는 실전용 장검을 찬 채, 빛이 떨어진 곳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파지이익-!!


땅의 울림이 멈췄다.

빛이 닿은 곳에서는 강렬한 빛과 함께 거대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관측된 기현상.그 어떤 물리적 법칙도, 과학적 설명도 가져다 붙일 수 없는 미스터리.’


그것은 누군가에겐 재앙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였다.

하지만 불리는 이름만큼은 오직 하나였다.


‘게이트.’


나는 묵묵히 그 입구를 바라보았다.


“실전만한 훈련이 없지.”


자신만만한 미소와 함께, 나는 게이트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사냥할 시간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님들께 24.09.14 4 0 -
19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2 17 1 12쪽
18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1 21 1 11쪽
17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11 23 2 13쪽
16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9 31 1 14쪽
15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6 35 1 13쪽
14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5 35 1 13쪽
13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5 35 1 16쪽
12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3 39 1 12쪽
11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2 38 1 12쪽
10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9.01 39 1 13쪽
9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31 44 1 12쪽
8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30 42 1 12쪽
»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9 48 1 12쪽
6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8 49 1 12쪽
5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7 53 1 18쪽
4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6 50 1 19쪽
3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50 1 13쪽
2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57 0 12쪽
1 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24.08.25 73 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