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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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작품등록일 :
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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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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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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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6화.



“네? 저보고 방패를 들라고요?”

“그래. 너 탱커였다며. 내 검 좀 받아봐.”


방패를 들라는 나의 말에 녀석은 사색이 돼 우물쭈물했다.

그러다 결국 고개를 90도로 휙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탱커였던 건 맞지만, 지금은 방패를 제대로 들지도 못합니다. 예전에 다친 적이 있는데, 이젠 5분만 몸에 힘을 주고 있어도 경련이 와서······!”

“그래? 이상하군.”


나는 주절거리는 박무공의 말을 잘랐다. 그리곤 산산조각 난 크리스털 더미를 가리켰다.


“몸에 힘을 주면 경련이 온다고? 그럼 여태 저걸 다 훈련장까지 옮긴 건 누구지?”

“아······.”


그제야 박무공은 깨달았다. 여태 자신이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몸을 써왔다는 걸.

웬만한 방패보다 무거운 걸 옮겨대며 말이다.


‘그동안 나 혼자만 훈련한 게 아니다.’


사실 훈련장을 굳이 산 중턱에 잡은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내가 크리스털을 부숴낼 때마다, 박무공은 그 무거운 걸 여기까지 옮겨 놓아야 했단 말이지.’


나는 내 훈련과 함께, 자연스럽게 박무공한테 일종의 재활 운동을 시켜주고 싶었다.


‘전생의 그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가 갑자기 일류 탱커로 다시 나타났다. 그 말인즉, 어쨌거나 그의 신체적 부하는 영구적인 문제가 아니었단 뜻이지.’


그래서 강원도에 도착했을 때부터, 나는 티 나지 않게, 박무공의 상태를 확인할 겸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우선 일부로 그에게 몸 쓰는 일을 조금씩 던져보았다.

처음에는 가벼운 일부터 하나씩 말이다.


‘역시 내 예상대로인가.’


그의 몸 상태엔 문제가 없었다.

나는 이참에 박무공을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그렇게 본격적인 코칭이 비밀리에 시작됐다.


“헉... 헉...”


그는 열심히 크리스털을 날랐다.

내가 크리스털을 파괴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동시에 박무공의 운동 강도도 자연스레 높아져 갔다.


“헉······ 헉······!”


검 훈련을 시작한 후 오늘까지, 박무공은 땀을 뻘뻘 흘리며 산 중턱까지 마나 크리스털을 옮겨댔다.

도합 300개의 육중한 마나 크리스털이 그의 손에 의해 옮겨졌다.

점차 나의 생각은 확신으로 굳혀졌다.


‘심리적 요인이 그를 위축시키고 있다. 몸은 문제가 없어.’


그리고.

300개의 크리스털을 다 격파한 지금.


‘때가 됐다.’


나도 박무공도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


“잔말 말고 방패 들고 와.”


나는 박무공을 재촉했다. 이제 우리 둘 다 다음 단계로 갈 차례였다.


‘전생 때 분석한 박무공의 등급은 최소 A급 이상. 잘만 키운다면, 앞으로 7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박무공보다 더 단단한 탱커는 나오지 않아.’


나는 전생의 박무공을 떠올렸다.

육중한 방패를 한 손에 들고, 태산 같던 기백의 그를 떠올렸다.


‘난 네가 필요하다. 넌 내 레이드 팀의 방패가 돼 줘야 해.’


레이드 팀을 꾸리는 것은 게이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개척하는 방법이었다.


‘물론, 나는 나대로 반드시 S급 헌터로서 개화할 생각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이 돼서 놈들을 도륙 내겠어. 그리고 문으로 너머로 갈 거다.’


문제는 시간이다.


‘앞으로 8년 동안 게이트가 언제 어디서 열릴지, 나는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열릴 게이트 중에는 아무리 나라도 혼자 손보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곳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길드와 속도전에서 앞설 필요가 있는 데다가...


‘다른 길드와 경쟁하며, 무력 충돌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


여러모로 나의 성장과 함께, 든든한 레이드 팀원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모든 걸 독식하겠어. 아직 꽃피우지 않은 인재들부터 말이야.’


조용히 미소 지었다.


‘네가 그 첫 번째 단추다, 박무공.’


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자 박무공은 흠칫 어깨를 움츠렸다.

여전히 조금 위축된 모습이었다.


‘살짝 등을 밀어줄 필요가 있겠군.’


나는 표정을 일부러 차갑게 굳혔다.


“내 훈련 시간을 뺐을 셈인가?”

“그런 게 아니라······.”

“내 성격 알 텐데?”

“헙······!”


나는 박무공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좋게 말로 할 때 어서 방패 들고 와.”

“······.”


그제야 박무공은 표정을 바꾸고, 방패를 가지러 자리를 떴다.


잠시 뒤,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내 앞에 섰다.


쿠웅-


육중한 방패를 땅에 비스듬히 닿게 놓으며, 박무공은 오래간만에 방어 자세를 잡았다.

아직은 경직된 모습이었다.


“쫄지 마.”

“······ 안 쫍니다.”


나는 피식 웃으며, 검을 고쳐 잡았다.


“준비됐나?”

“네.”


그렇게 훈련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자 그럼······ 나도 슬슬 진도를 빼볼까?’


나는 훈련 내내 늘려오던 마나의 출력을 오히려 확 줄였다.

박무공이 살짝 주춤했다.


“봐주시는 겁니까?”

“왜. 너보다 나이도 어린놈이 봐주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빠?”

“그······ 그런 게 아니라.”

“긴장 풀지 말고 방패나 꽉 잡아. 살살할 생각 없으니까.”

“네······.”


박무공은 여전히 조금 걸리는 게 있는 표정이었다.


“왜 또?”

“그게······ 괜히 저 때문에 도련님의 훈련이 더뎌지는 거 아닙니까?”


뜻밖의 대답에 나는 조금 더 설명을 붙여주기로 했다.


“그런 거 아니야. 마력 출력의 한계를 높이는 훈련은 일단 끝났어. 이제부터는 다듬는 단계지.”


이제부턴 최소한의 마력으로, 최대한의 위력을 뽑아내는 훈련을 할 차례였다.


“나한테도 이게 더 어려운 훈련이야.”


나는 검을 다잡았다.


“긴장하라고. 지금 당장은 위력이 약해보이지만, 마력이 다듬어질수록 오히려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테니까. 그러니 쓸데없는 잡생각 말고, 방패나 단단히 잡아.”

“아······ 넵!”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솔직히 심리적으로 위축된 박무공을 처음부터 몰아붙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처음부터 마나 출력을 높여 검을 휘두르면, 박무공은 높은 확률로 또 무리하다가 무너지고 말 터였다.


‘부상을 입은 기점에서 발생한 심리적 장애······ 높은 확률로 자신감을 잃은 거거나, 죽음의 공포를 겪어 생긴 문제일 터. 지금 상태에서 너무 모질게 굴 필요는 없겠지.’


물론 박무공에게 설명했듯이, 이제부턴 단순히 마나 출력량을 무식하게 높이는 것보다, 똑같은 마나를 내뿜어도 정갈하게 다지는 게 중요한 시점이었다.


‘실전에서 마나를 안정적으로 다룰 줄 모르면, 아무리 마나량이 높은들 다 소용없어.’


나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마나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결국 빈틈이 생기기 쉬운 법이었다.


사아아-


검을 타고 흐르는 마나를 정갈하게 다잡았다.

활활 타오르던 불꽃 형상의 마나가 어느새 얇은 막처럼 잔잔하게 검날 위로 펴졌다.


그 모습을 본 박무공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렇게 한순간에 정갈한 마력을 선보이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는 갔다.


‘벌써 놀라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전생 때, 수많은 헌터들의 마나 교정을 봐줬던 나다. 그중에는 B, 심지어 A급 헌터들도 섞여 있었다. 나의 목표 수준이 높은 건 당연했다.

애초에 목표를 낮게 잡는 성격도 아니었고.


나는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그럼 간다.”


카앙-!


박무공이 대답하기도 전에 나는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힘에 부치는 듯,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크윽······!”

“뭐해. 꽉 잡아.”


마력의 출력은 약해졌다. 하지만 그 위력만큼은 여전히 대단했다.

게다가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공격을 쉴 틈 없이 퍼부을 수 있었다.


‘벌써 훈련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군. 각성 능력도 그렇고, 이 몸은 타고난 천재의 몸인가.’


꽤 만족스러웠다.


카앙!! 카앙-!


칠흑의 마나를 머금고 검이 연속해서 방패를 타격했다.


“후우······ 후······.”


연신 공격을 받아내는 박무공이 점점 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봐줄 생각 따윈 없어. 훈련하는데 발목 잡지 말라고.”


카앙-!

쿠웅-!


“야, 박무공. 생각보다 약하네? 은퇴할만한 실력이긴 했나 봐?”

“크윽······!”


훈련 중간중간, 나는 칭찬 대신 살살 긁는 말을 일부러 흘렸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다.

박무공의 자세에 점점 더 큰 힘이 실렸다.

그의 표정에서 조금씩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좋아. 자기보다 어린놈이 도발해대니 불꽃이 튈 만도 해. 그게 아니면, 마음 한 켠에 묻어뒀던 네 투지가 다시 살아나오는 거냐? 이유야 어쨌든······’


나는 속으로만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 불꽃이야말로 지금 네게 제일 필요한 거다.’


“그럼 계속 간다.”


나는 쉬는 시간 없이 계속해서 검을 휘둘러 댔다. 해가 질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훈련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나는 나대로 훈련의 진도를 한 단계 앞으로 뺐고, 박무공은 재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은 또 흘러갔다.


***


박무공을 끼고 훈련한 지 딱 1주일째. 훈련을 시작한 지는 총 21일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검과 방패를 부딪쳤다.

훈련장 바닥에 깔려있던 풀들이 다 뜯어져 흙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콰앙-!!


“크윽······!”


묵직한 검을 받아낸 박무공이 뒤로 쭉 밀려났다.


쿵-!


검은 기운이 폭발했다. 동시에 박무공이 돌벽에 부딪혔다.

흙먼지가 자욱이 퍼졌다.


‘······너무 힘을 줬나?’


먼지가 걷혔다.


‘흠.’


예상치 못한 박무공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좋아. 그거야, 박무공.’


먼지 너머로 보인 것은 바로 투지에 불타오르는 그의 눈빛이었다.

박무공은 끝까지 방패를 손에서 놓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비록, 자세가 무너지고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였지만 말이다.


“후우······ 대단하시네요, 도련님.”


박무공은 생채기 난 볼을 손바닥으로 거칠게 닦아댔다.


“아니, 대단하신 정도가 아닙니다. 솔직히 이게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박무공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주제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저희 길드의 웬만한 헌터들도 이 정도로 강력한 마력을 검에 실을 수 있나 싶네요.”

“그래? 그럼 너는······.”


나는 다시 검을 마나로 물들였다.


“그런 공격을 막은 셈이군.”


박무공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게 그렇게 되나요? 결국에는 못 버티고 이렇게 나가떨어졌는데 말입니다. 솔직히 방금 그건······.”


박무공이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같은 범인이 몸 담았던 삼류 헌터 세계에선 감히 상상도 못 할 수준입니다. 훈련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도련님의 경지는 벌써······.”

“어쨌든 넌 막아낸 거다.”


나는 검으로 그의 방패를 가리켰다.


“넌 방패를 끝까지 잡고 있었어. 중요한 건 그게 다야.”


박무공의 눈동자가 빛났다.


“그걸 놓치지 않는 한, 너는 계속 일어날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도 놓치지 않도록.”

“······.”


박무공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이내 미소 지었다.


‘좋아. 일단 자신감은 되찾은 것 같군.’


나는 꼿꼿이 서 있는 그의 방패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럼 계속하지.”

“네!”


이제 훈련의 피날레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21일이 흐른 건가. 공인 시험까지는 딱 10일 남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지금까지의 훈련들은 모두 다가올 마지막 순간을 위한 거였다.


‘기대되는군.’


또 한 번의 큰 도약을 그리며, 나는 박무공과 훈련을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벌써 그날인가.’


어느새 훈련의 최종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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