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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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작품등록일 :
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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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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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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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13화.




강원도에 나타난 게이트는 다음날 오전이 돼서야 발견되었다.


“······ 한발 늦었군.”


한사라가 중얼거렸다. 갑작스러운 게이트 소식에 별동대를 이끌고 한걸음에 온 그녀였다.

하지만 게이트 앞에는 검은 제복의 헌터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다.


“하, 이것 봐라.”


그중 한 사내가 비릿하게 웃더니, 한사라 쪽으로 걸어왔다.

한사라는 불청객의 얼굴을 알아차리곤 인상 썼다.


“이게 누구야. 오래간만이네.”


한국 1위 길드, ‘연옥’ 소속의 유항성이었다.

그 뒤로 검은 제복을 입은 헌터들이 뒤따라왔다.


“맨날 한 발짝 늦는 게 취미인가 봐, 한사라?”

“연옥이 여긴 어쩐 일이지? 간만에 돈 냄새라도 맡은 건가?”


유항성이 손가락을 비비며 비릿하게 웃었다. 한사라 기억 속의 유항성은 늘 저런 얼굴이었다.

유항성은 한사라와 같은 아카데미를 나왔음에도 아직까지 B급 헌터이다.

하지만 한사라는 등급으로 사람을 가리는 헌터는 아니었다. 그녀가 유상성을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위인이었다. 권력과 재물에 대한 욕심을 숨기는 법이 없었다.


“그래, 맞아.”

“예언이라도 떨어졌나보군.”


유항성은 대답 대신 비릿하게 웃을 뿐이었다.

국적 불문하고, 최상위 랭킹에 올라간 길드에는 특별한 각성자들이 있었다.

연옥도 마찬가지였다. 소문에 따르면 놈들에겐 ‘예언자’가 있었다.


‘연옥은 예언자의 힘을 빌려 세력을 키워왔다지. 어떤 게이트에, 어떤 아이템이 잠들어있는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내서 말이지.’


한사라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옥은 막대한 힘을 갖고 있었다. 그들의 화력만 있다면, 게이트를 토벌하는 데에 큰 전력이 될 터였다.

하지만 연옥의 헌터들은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그들은 오직 돈이 되는 게이트에만 나타났다.


‘헌터라는 이름이 아까워.’


연옥은 게이트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나서는 법이 없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든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의 행태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하지만 불의에 대한 분노는 좀처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1위 길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옥은 대한민국 권력과 부의 정점에 서 있었으니까.


‘재수 없는 새끼들.’


한사라가 유항성을 차갑게 내려봤다.

그때, 하얀색 제복을 입은 팔라딘 길드원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한사라가 데려온 팀원 중 한 명이었다.


“한 팀장님, 마을 쪽 정찰은 끝났습니다. 명령하신 대로 대원들이 남아서 더 살펴봤지만, 괴수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유항성이 이죽거렸다.


“또 민간 지역부터 다녀온 거야? 그렇게 쓸데없는 짓을 해대니까 맨날 한발 늦는 거 아니냐.”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에 한사라의 눈빛이 변했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크윽······.”


그녀 주변에서 한기가 피어올랐다. 유항성과 그의 수하들이 움찔거리며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알았다. 자신들 모두가 달려들어도, 한사라 한 명을 결코 이기지 못할 거란 사실을.

그때였다.


“오랜만이구나.”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여전하구나. 수틀릴 때마다 그렇게 한기를 뿜어대는 건.”


한사라는 소리가 난 곳을 흘겨보았다.

반가운 표정은 아니었다.


“한도훈. 네가 여긴 왜.”

“왜라니. 헌터가 게이트에 오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하, 말장난하지 말고.”


그녀에게서 뿜어 나오는 한기가 더욱 거세졌다.


“우리 잘난 S급 도련님께서 여긴 웬일이냐고, 어?”


한도훈.

연옥 길드의 사검(四劍) 중 한 명이자, 21살에 S급에 오른 천재 헌터.

그리고 한태무 회장의 장남이자, 한사라의 친오빠.

한태무 밑에서 수련을 마치더니, 19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연옥으로 떠났던 그다.


‘그때가 벌써 7년 전인가.’


한사라는 옛 기억을 떠올렸다.

황량했던 겨울, 그녀의 친오빠가 길드를 떠났던 날을.


- 팔라딘 길드에선 강해질 수 없다, 그것이 내 결론이다.


한도훈은 차갑게 뒤돌아섰다.


- 우리가 민간인들을 챙기는 사이에 다른 길드들은 게이트로 먼저 향한다. 그리고 모든 걸 독식하고,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마지막 질문만 남긴 채, 그는 떠났다.


- 이런 세상인데, 지금 우리한테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여유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해? 정녕 우리랑 아버지가 위선이나 떨고 있을 입장이냔 말이다.


한사라는 몇 년 만에 본 자신의 친오빠를 노려보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더 차갑고, 무색무취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저 자식이 여기 왔다는 건, 저게 그냥 게이트는 아니란 말인데.’


한사라는 초원 한가운데에 열려있는 게이트를 불길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집을 나간 친오빠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한도훈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 어제 새벽, 이곳에서 비이상적인 마나 폭발이 감지되었다. 한 번도 관찰되지 않은 종류의 마나였지.”

“뭐야, 예언 때문에 온 거 아니었어?”


한사라의 말에, 유항성이 한도훈 뒤에 숨어 깐죽거렸다.


“예언이 있긴 했지. 오늘 아침, 이 지역에서 죽어 나간 사람들이 발견될 거라는 예언 말이야. 물론, 우리가 여기에 온 거랑은 하등 상관없는 얘기지만.”


유항성은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덧붙였다. 한사라의 신경을 긁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한사라의 서늘한 시선은 여전히 한도훈에게 꽂혀 있었다.


“······ 그렇게 노려볼 것 없다, 동생아. 너도 여기 오기 전에 확인해봐서 알겠지. 사상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동생이라고 부르지 마. 짜증 나니까.”

“······.”


한사라는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예언 얘기, 사실이야?”

“그렇다.”

“그럼 뭐야. 너희 그 잘난 예언가의 예지가 틀리기라도 했다는 거야?”

“글쎄. 어떻게 된 일인지는 나도 모르겠군. 하지만 지금 내가 궁금한 건······.”


한도훈이 게이트로 뒤돌아 나아갔다.


“저 안에서 마나를 폭발시킨 녀석의 정체다.”


유항성이 한도훈 뒤를 따라갔다.


“야, 협회 룰은 알지? 우리 길드가 먼저 도착했으니, 다른 소속은 진입 금지야. 우리가 포기하기 전까지 말이야.”


유항성이 비열하게 웃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헛걸음하느라 수고했어, 한사라. 근데 여긴 우리 차지야.”


스릉-


한사라가 검을 뽑아 들었다.


사아아······


한도훈이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앞길에 푸른 냉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 걸음만 더 움직여봐. 송곳으로 네 발등을 시원하게 뚫어줄 테니까.”

“지, 지금 뭐 하는 짓거리야?!”


묵묵히 서 있는 한도훈 대신 유항성이 길길이 날뛰었다.

한사라는 한도훈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한도훈, 협회 룰은 잘 알고 있겠지? 너희같이 욕심 그득한 놈들이 게이트 안에서 서로 치고받고 찌르고 베고 하도 지랄을 해대니까 만든 룰 말이야.”


한도훈이 조용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한사라의 손에 들린 검날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덤벼. 여기서 1:1로 승부다.”

“재미있군. 너도 저 안에 있는 괴수가 탐나는 건가?”

“그것도 그건데. 우리 사이에 언제 또 이렇게 볼 기회가 있겠어, 안 그래?”


한사라가 눈빛을 번뜩였다.


스릉-


한도훈 역시 검을 뽑아 들었다.


“맞는 말이군.”


그때였다.


구우우웅-


게이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헌터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뭐지? 웨이브가 시작된 건가.”


유항성 역시 단도를 양손에 잡아들었다.


우우웅-


게이트가 번쩍이며,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뭐야.”


한사라가 표정을 구겼다.


“쟤가 왜 저기서 나와?”

“······.”


여태 표정 변화가 없던 한도훈의 눈이 가늘게 떴다.


“많이들 왔네.”


박무공의 부축을 받으며, 한시언이 걸어나왔다.

한시언은 헌터들 앞에 두 발로 서며,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한편, 박무공은 주변을 둘러보며 침을 삼켰다.


‘허, 이게 다 뭐야? 한사라 팀장님, 그리고 연옥의 사검 한도훈까지······?!’


박무공은 자신 바로 옆에 서 있는 한시언을 바라보았다.


‘삼 형제가 한자리에 모였어.’


게이트에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던 마나가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윽고 게이트의 빛이 바랬다.

더이상 게이트 너머에 토벌할 괴수가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여기까지 꽤 먼 길이었겠어.”


한사라와 한도훈, 그리고 그들 휘하의 길드원들 시선이 한데 꽂혔다. 바로 망나니 한시언에 말이다.


“너 뭐야.”


유항성이 단검을 겨누며 한시언에게 다가갔다.


“이 게이트는 연옥 길드 차지다. 당장 꺼져.”

“연옥?”


그것은 전생 때 많이 듣던 이름이었다.


“아, 그 돈만 좇는 개들 말하는 건가.”

“뭐라고······?”

“그나저나 말은 똑바로 해야지.”


한시언이 유항성을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이게 왜 너희 건데?”


유항성은 말문이 막혔다.

한시언이 그런 그를 여유롭게 지나쳐갔다. 유항성의 단검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말이다.


“허······.”


유항성은 그제야 자신이 눈앞의 성과를 놓쳤다는 걸 깨달았다.


“······ 젠장.”


유한성은 속이 좁은 작자였다. 평소에 약자를 업신여기는 것만큼, 무시당하는 것도 싫어했다. 약자에게 무언가를 빼앗긴다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유한성은 한시언을 쏘아보며, 이를 갈았다.


“야, 너 밤길 조심해라.”

“찌끄래기는 빠져있어.”

“이 새끼가······!!”


끝까지 무시당한 유항성이 발끈했다. 예리한 단검에 마나가 실렸다.

하지만 한도훈이 말없이 손을 들어 유항성을 제지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중얼거리는 유항성을 뒤로 하고, 한시언은 그대로 걸어 나갔다.


“자,”


한시언은 한사라와 한도훈 사이에 멈춰 섰다.

그리곤 검을 바닥에 꽂아 넣었다.


푹-


“룰은 알지, 다들?”


한시언이 미소 지었다.


“이 게이트는 내가 토벌 완료했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내 허락 없이 게이트에 발 들일 생각은 꿈도 꾸지 마.”


***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뭐?! 혼자서 게이트를 토벌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두 명. 딜러 한 명에 탱커 한 명.”

“두 명도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

“게다가 두 사람, 정식 헌터도 아니라던데? 한 명은 은퇴한 E등급 탱커였고, 심지어 한 명은······.”

“헌터도 아니래!”


소문과 함께, 나의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껏 해봤자 길드 안에서 망나니로 악명만 높았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젠 달랐다.


“한시언? 한태무 회장한테 한도훈이랑 한사라 말고도 자식이 또 있었어?”

“어, 막내아들이 있대. 올해로 20살이랬나?”

“뭐야······ 소문대로면 엄청난 천재가 등장한 거 아니야?”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술렁거렸다.


“애초에 게이트가 F등급도 안 됐던 거 아니야?”

“아니래. 그게 사실 좀 애매한데······ 그 게이트는 등급 지정 자체가 안 됐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아무도 그 게이트 너머에 얼마나 어려운 던전이 있었는지 알 방도가 없다는 거야. 발견했을 땐 이미 토벌이 완료된 상태였다더라고.”

“살벌하네 진짜······ 무섭다. 또 어떤 괴물이 나타난 건지.”

“나는 재미있는데? 이 정도면 한도훈 급의 천재가 등장한 거 아니냐고.”

“대단하네······.”

“피는 못 속이는 건지, 원.”


천재 신예의 등장이었다. 그 소문은 국내 여러 아카데미와 길드 사이에도 퍼져나갔다.

특히 20살이라는 얘기에 전국의 상급 아카데미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들은 나와 접촉할 방법을 백방으로 물색하고 다녔다.


“어떻게 해서든 데려와! 아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모셔와!”

“전액 장학금이랑, 전담 코치진까지도 붙여준다고 그래.”

“원하는 건 다 맞춰준다고 해. 여기 입학증에 싸인만 받아오라고.”

“한태무 회장이랑 컨택 포인트 있는 사람 없나? 아니면 그 아이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도······!”


졸업생이 곧 아카데미의 명망인 시대였다. 그리고 아카데미 운영은 헌터 관련 사업의 양대산맥 중 하나였다.

그만큼 나를 입학시키기 위해 관계자들 사이에선 꽤 시끄러운 모양이었다. 그들은 혈안이 돼 나의 연락처를 얻으려 애썼다.


“다른 아카데미에 뺏기면 절대 안 돼!”

“무조건 모셔와!”


하지만 그 누구도 나와 실제로 만날 수 있던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


인천 공항.

길게 사열한 길드원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길드장님을 뵙습니다.””


1등 비서관이 해외 토벌을 마치고 온 한태무를 맞이하며, 묵례했다. 하얀 제복의 길드원들도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그래. 나 없는 동안 고생들 했어.”


오고 가는 시간까지 합쳐 장장 20일에 걸친 긴 출장이었다.


“모시겠습니다.”


잠시 뒤, 검은 리무진이 공항을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리무진 의자에 몸을 기대며, 한태무는 그동안 부족했던 휴식을 취했다.


“한국에 돌아오니 좋군. 그동안 별일 없었나?”

“예, 별일 없었습니다. 다만······.”


1등 비서관이 말끝을 흐렸다.


“별일이라면 별일인가요. 한사라 팀장님과 한도훈 도련님이 만났다고 합니다. 게이트 앞에서요.”

“그래?”

“네, 입장권을 두고 작은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한태무는 흥미롭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그랬군. 그래서 어떻게 됐나? 결국에 어느 길드에서 게이트 입장권을 차지했지?”

“그게, 일단 저희 길드원이 접근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흠, 그럼 이번에도 연옥한테 선수를 뺏긴 건가.”


한태무는 시원섭섭하게 웃었다.

문득 첫째 놈이 떠나갈 때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이대로면 아버지는 문 너머로 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저라도 가겠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요.


‘어쨌든 잘 지내는 것 같군.’


한태무는 시거를 입에 물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서관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회장님. 연옥에서도 그 게이트를 차지하진 못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비서는 말을 이었다.


“한사라 팀장님이 도착했을 때, 모든 상황이 이미 종료돼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그 게이트는 한시언 도련님의 소유입니다.”

“뭐라고?”


갑작스러운 이름에 한태무 회장이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막내가 혼자서 게이트를 처리라도 했단 말이냐?”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수행원 한 명도 함께 들어갔던 걸로 파악은 됩니다만, 그런 셈입니다.”

“허허.”


한태무 회장은 한동안 말없이 시거만 태웠다.


‘확실히 변했어. 하루아침에 말이야. 자식 농사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지만, 갑자기 이렇게 사람이 확 바뀔 수도 있나?’


그것도 내심 한태무 회장이 바라던 쪽으로 말이다.

한태무 회장은 무심한 듯 시거만 계속 태웠다.


“그래서 막내 놈은 지금 뭐 하고 있지?”

“그게······.”


비서가 조심스레 답했다.


“죄송합니다. 그건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파악 못 하다니?”

“막내 도련님은 다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그 안에서 뭘 하려 들어갔는지는 아무도 모르고요.”


한태무 회장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재미있군.”


그의 얼굴에는 흐뭇함과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또 무슨 일로 날 놀라게 하려는 셈이냐, 막내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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