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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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bo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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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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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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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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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로 역대급 재능 개화

DUMMY

15화




“애송아, 네가 착각을 하나 본데.”


유항성이 단검을 내게 겨누었다.


“포위망 좀 빠져나갔다고 바뀌는 건 없어.”


나의 전력을 확인했다고 착각한 녀석들이 전열을 다잡았다.

놈들 주위로 형형색색의 마나가 일렁이기 시작하며,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높아졌어. 단전을 완전히 개방했나.’


지금처럼 헌터들의 몸 주변에서 강한 마나와 함께 전기까지 튀면, 헌터가 마나의 출력을 본격적으로 높였단 뜻이다.

그 말인 즉, 저들의 진짜 실력은 지금부터라는 것이다.


“키킥. 왜 말이 없어? 아까처럼 지껄여······.”

“······ 안 되겠어.”


놈이 내 말을 듣고 이죽거렸다.


“주제 파악이 좀 되나봐? 하지만 빌어봤자 소용없어. 오늘 넌 어차피 죽은 목숨······.”

“너희들 정도로는 내 힘을 테스트할 샌드백 거리도 안 되겠어.”

“······ 뭐?”


사아아-!


나 역시 단전을 개방했다.

저들과 달리 반의반도 안 되게.


“흑구.”


게이트 속에서 마주했던 호수 위의 늑대, 그 녀석에게 지어준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시발! 뭐해?! 덮쳐!”


놈들이 빠르게 거리를 좁혀 들어왔다. 날카로운 날붙이들과 그 위의 마나가 내 목과 몸을 겨누고 있었다.


“나와라.”


나는 팔을 앞으로 뻗었다.

검은 마나가 뿜어져 나오며, 순식간에 뭉쳐지기 시작했다.


“아오오오-!”


검은 연기와 함께, 서슬 퍼런 푸른 눈동자의 늑대가 현현했다.


“으윽.”

“뭐, 뭐야······?!”


나는 흑구를 쓰다듬었다.


“뭐긴 뭐야. 내 개지.”


흑구가 놈들에게 으르렁거렸다.


“참고로 내 개, 문다.”


패거리들이 주춤했다.


“뭘 쪼는 거야 병신들아! 그래봤자 한 놈이잖아!? 죽여!!!”


곧바로 전투가 시작됐다.

하지만 달려든 쪽은 놈들이 아니었다.


“흑구야, 덮쳐.”


공격은 나의 검은 늑대가 먼저 개시했다.


“아악!”


패거리들이 마나를 실어 무기를 휘둘러댔지만, 하나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놈들의 팔이 뜯기고, 얼굴 반쪽이 발톱으로 그어졌다.

굳이 목숨까지 빼앗아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경고해둬서 나쁠 건 없겠지. 감히 내 뒤를 노린 대가가 어떤지 말이야.’


“커억!!”


마지막 녀석을 끝으로, 놈들이 모두 나가떨어졌다.


“그르르르······.”


윤기 나는 검은 털을 휘날리며, 흑구가 낮게 그르렁거렸다.


“꽤 하는 것 같다만”


유항성이 눈을 희번덕하게 떴다. 놈은 미치광이 살인마처럼 웃고 있었다.


“착각하지 마라. 오늘 밤 네가 뒤지는 건 바뀌지 않아.”


놈이 마력을 개방했다.

강한 스파크가 튀었다.

단검이 마나로 일렁거리며, 주변의 공기를 일그러트렸다.


팡-!


놈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흑구 앞에 나타났다.


“연격! 1형!”


양손에 들린 단도가 사정없이 휘둘러졌다.

순식간에 흑구가 사정없이 찢어 발겨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검은 마나가 안개처럼 흩어졌다.


“하! 좆밥이네!”


샤샥-!


놈이 다시 한번 사라졌다.

그러더니 미끄러지듯 내 코앞으로 왔다.


“연격! 제2형!”


단검이 나의 목을 향해 들어왔다.


“착각이라······.”


나는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착각은 네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텅-!


흑구의 앞발이 놈을 쳐냈다.


쿵-!!


“커헉!”


나무에 처박히며, 놈이 각혈을 토해냈다.


“그르르르······.”


흑구가 나의 손동작에 맞춰, 내 앞에 자리 잡았다.


“흑구를 잡아냈다고 생각했나?”

“크으윽······.”

“하긴. 일부러 한 번 당해줬을 거란 건 꿈도 꾸지 못했겠지.”

“크윽······ 뭐라고?”


나는 나무에 처박혀 있는 녀석을 내려봤다. 손바닥을 펼쳐 흑구에게 검은 마나를 공급하며.


“겸사겸사 이번 전투에서 확인해보고 싶은 게 생겼거든. 마나로 흑구를 얼마나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크게 키울 수 있는지 말이야.”


나는 마나의 공급량을 늘렸다. 검은 기운이 흑구를 휘감았다.

잿빛 안개가 걷히고, 그 안에서 더 거대해진 흑구가 드러났다.

우아한 깃과 날카로운 이빨까지 이전보다 컸다.


“개······ 개소리 하지 마! 난 B등급 헌터라고. 너 따위가 날 이길 순 없어!”

“있어.”


나는 조용히 손가락으로 발악하는 녀석을 가리켰다.

내 신호를 받은 흑구가 천천히 놈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거대하고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그르르르으······.”

“자, 흑구야.”


나는 조용히 웃었다.


“물어.”

“시······ 시발······!”


놈이 황급히 마나 출력을 다시 올렸다.


‘그래, 잘한다.’


나는 비릿하게 웃었다.


‘넌 B등급이라고 해봤자 최하위권 수준이다. 그래도 꼴에 B등급이란 말이지. C등급 헌터보다는 훨씬 강하군.’


나는 흑구에게 마나를 주입했다.


‘새로 배운 스킬로 이것저것 훈련하는 데엔 딱 알맞겠어.’


“으아아아!!!”


놈이 진심을 다해 반격에 나섰다.


“컹!!”


그럴 때마다 나는 여유롭게 흑구를 조종하며, 놈을 가지고 놀았다.


“아아아악!!”


녀석의 기합이 서서히 비명으로 바뀌어 갔다.


쿵-!


“시발······ 시발······! 시발!!!”


땅바닥에 처박힌 녀석이 분에 차서 소리쳤다.


“아까 날 죽여버리겠다는 그 기세는 어디 간 거야?”


나는 흑구를 쓰다듬었다. 사실상 이미 결착이 난 싸움이다.

이제부턴 그저 놈을 천천히 뜯고 씹고 맛보며, 나의 새로운 스킬의 위력을 즐길 뿐이었다.


“자, 흑구야.”

“그르르르으······.”

“아······ 안 돼! 오지 마!”

“물어.”


그렇게 나의 소환수 다루기 훈련은 계속됐다.

잠시 뒤, 공포에 질린 단말마가 밤하늘을 짧게 갈랐다.

그 비명이 울려 퍼지기 전까지, 나는 놈을 천천히 요리했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의 위력을 하나씩 시험했다.


***


어느새 협회의 공인 시험날이 찾아왔다.


‘이번 시험에서 통과하면 나는 드디어 정식으로 헌터가 될 수 있다.’


길드에 입단하라면 우선 정식 헌터가 되어, C등급 이상의 자격증을 얻어야만 했다.

그것이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었다.

문제는······


‘오늘 당장 공인 시험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합격자들에게 주어지는 건 E등급이다.’


그런데 길드 테스트에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요건은 C등급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레이드에 참여해 게이트 토벌 경력을 꽤 쌓아야만 C등급을 노릴 수 있지.’


하지만 내겐 E등급부터 차근차근 올라갈 시간이 없었다.

솔직히 지금 내 성장세를 봐서는 그럴 필요도 없었고.


‘C등급,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헌터 업계에서 이따금 규격 외의 천재들이 나오는 건 불문율이다.

이런 현실에 맞춰, 협회에서 나름 융통성을 발휘해 준비한 시스템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규격 외 합격자’라는 제도였다.


‘말 그대로 시험에서 규격 외의 점수를 낸 합격자에게 주어지는 특전이지. 한번에 C등급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시험장 입구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규격 외 합격자, 까짓것 한 번 해보지 뭐.’


안 될 거 없었다.

내 계획의 목표는 애초부터 규격 외 합격에 있었으니까.

그리고 난 단 한번도 계획을 어그러뜨린 적이 없다. 단 한번도.


수많은 응시생들을 속으로, 나는 유유히 걸어갔다.


***


공인시험장은 지루한 곳이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그랬다.

이곳은 범인(凡人)들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따금 천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들은 규격 외 합격자라는 호칭을 받아들고, 시험장을 떠나 신세계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전설들을 써내려갔다.

정복하지 못했던 게이트를 토벌하고, 게이트 너머 신대륙의 발견했다. 특출 난 몇몇은 길드를 창설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다 옛날 얘기이다. 몇 년 전 한도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한국에서는 천재라 일컬을만한 재목이 탄생하지 못했다.


그랬는데.


시험관들은 일동 침묵했다.


- 계측 불가

- 계측 불가


그리고 또


- 계측 불가


고작 몇 분 전, 서류상 사진으로 봤던 사내는 별 볼 일 없었다.


아니.

사실 별 볼 일 없다 못해 못 봐줄 꼴이었다.

퀭한 눈, 짙은 다크서클, 그리고 죽어 있는 눈빛.

헌터는커녕 정상적인 인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인상이었으니까.


하지만 정작 시험장에 나타난 사내는 사진과는 완전 다른 차원의 인간이었다.

과하지 않지만, 부족함 없이 잡힌 건강한 근육.

날카로웠으나, 짜증과 피곤함 대신 총명과 예리함이 담긴 눈빛.

오직 사진과 비슷한 이목구비만이, 예전 모습의 흔적을 겨우 간직해서 동일인물이란 걸 증명해줄 뿐이었다.


물론, 정작 놀라운 건 따로 있었지만.


- 고등 아카데미 졸업.

최종 성적: F 등급 후보생


외모뿐만 아니라, 프로필 상의 그는 형편없는 인간이었다.

통상 최소한 B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후보생이 실제로 헌터 생활을 시작한다는 통계자료를 감안했을 때, 그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시험관들은 맨 처음 서류를 집어 들었을 때, 응시자 ‘한시언’을 깔봤다.

아니. 속된 말로 깔볼 필요도 없는 종류의 응시자였다.


- 별 볼 일 없는 사내로군.


- 한심한 녀석이다.


- 돈 아깝게 응시는 뭣하러했대?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이 별 볼 일 없다고 치부했던 응시자가, 규격 외 측정값을 낼 줄은.


- 계측 불가


마지막 측정 결과가 나왔다.


마나 양, 마나 밀도, 마나 파괴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체의 마나 수용도까지,

결국 모든 측정 테스트에서 ‘계측 불가’ 판정이 뜬 것이다.


꿀꺽-


시험관들은 마나 측정 캡슐에서 나오는 한시언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그들은 괴물의 등장을 예감했다.

천재라고 일컬어지며 연옥의 사검이 된 한도훈조차 마나 양에서는 ‘계측 불가’ 판정을 받지 못했었다.


‘미친 천재의 등장인가.’


규격 외 합격자의 조건은 최소 2개의 항목에서 계측 불가 판정을 받는 것이다.

마지막 천재라 일컬어지는 한도훈은 무려 3가지 항목에서 계측 불가 판정을 냈었다.

그런데 한시언은 무려 4가지 항목에서 계측 불가 판정을 받아낸 것이다.


“다음 시험장은 어느 쪽입니까?”


한시언, 그의 얼굴에서 놀라거나, 크게 기뻐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만족한다는 듯 눈길을 한 번 주곤 다음 시험장으로 향할 뿐이었다.


이제 다음 시험은 과녁 파괴 하나였다. 5분 안에 넓은 운동장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과녁을 파괴하는 시험이다.


“...... 이쪽입니다.”


차분한 한시언을 안내하며, 감독관들은 시험장이 안 부서지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


며칠 전.

강원도의 외딴 숲.


“끄으응......”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한 가운데에 만신창이가 된 유항성이 있었다.


“시발...... 시발...... 아아아악!!!”


분에 못이긴 채, 그가 악을 썼다.

발톱에 긁혀 온 몸이 너덜너덜했다. 팔에 힘이 안 들어가서 단검을 쥘 수도 없었다.


- 이정도로 끝내준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한시언은 그말만 남긴 채 유유히 현장을 떠났었다.

먹잇감이었던 자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 사냥꾼이라고 생각했던 이가 각혈을 토했다.

완전한 패배였다.

완전한 굴욕이었다.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어! 갈기갈기 찢어주마! 이 개새끼야!!!”


유항성의 목소리가 어둠이 깔린 숲 속에서 메아리쳤다.


“...... 그래?”


그때였다.

수풀 너머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린......?’


이를 갈던 패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돌아갔다.


저벅-

저벅-


수풀 너머, 누군가 다가왔다.


저벅-


그리고 멈춰 섰다.


“그 꼴로 제대로 설 수나 있겠어?”


놀란 패거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모두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사검께서 여긴 어쩐 일로......”


그늘 속, 정체불명의 인물이 조용히 웃었다.


“구경하러 왔어. 재미있는 예언이 있었거든. 겸사겸사 배도 채울 겸. 요즘은 통, 간식거리가 없어서.”

“예......? 그게 무슨......?”


그림자 너머 존재의 눈이 노랗게 반짝였다.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떠졌다.


“왜...... 왜 그러십니까?”


유항성과 그의 잔당들이 뒷걸음질 쳤다.

그것은 생존 본능이었다.

다리가 성치 않은 자들조차, 팔이라도 쓰며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사아아-


어둠 속의 존재가 긴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그러더니 입이


쩌억-


길게 찢어졌다.

포식자의 아가리였다.


“......아, 안 돼! 오지 마!”


끔찍한 비명과 살점이 뜯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촤아악-


“끄아악!!!”


하지만 길게 가지는 못했다.

어둠이 깔린 숲 위로, 정적은 금새 다시 찾아왔다.


그날 밤.

그곳엔 생존자도, 시체도 없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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