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천재가 각성 후 너무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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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침
작품등록일 :
2024.08.26 04:24
최근연재일 :
2024.09.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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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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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벌써 부하가 필요함

DUMMY

004.




인간의 가치는 측정할 수 없고, 그 노력과 고통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 레싱 -



끄아아악!


이런 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모기라 괴성을 지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정말 고통스러웠다.


날개 절반이 찢겨진 채.

다리가 하나는 툭 떨어져 나가고.

팔 한 짝은 으스러졌다.

남아있는 다리로 발버둥 치는 수밖에 없었다.


모기라 팔다리는 의미가 없을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명칭을 붙여줬다.

머리와 가장 가까운 다리 한 쌍은 팔.

나머지 두 쌍은 다리.

부르기라도 그렇게 하잔 거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흔적이랄까~


나는 왜 모기가 되어서 이런 고통을 받고 있는가.

그 누가 곤충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했던가.

존나 아픈데.


그래도 참자.

불사의 범위와 능력을 구체적으로 알아야지.


이래저래 실험해보면 예기치 못한 정보들을 알게 된다.

인간 시절 게임도 그랬다.

아마 연습모드 플레이타임이 기록된다면 내가 세계 일등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실험정신은 중요하다.

현실에선 시궁창이었지만, 게임에선 노벨상이었다.


말하고 나니 조금 슬퍼지네.

뭐 어떤가.

지금이 중요하지.

현실에서도 이리 충실히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자 몸이 스멀스멀 복구.

대략 3분 정도 걸렸다.

확실히 상처의 깊이에 따라 회복시간이 다르군.

일단 회복되면 학구열이 불타오른다.

팔다리가 부러지면 또 후회하겠지만···.


혼자서 하려니 힘든 것이 많다.

이래서 성공한 사람들이 조수를 두는구나.

배트맨의 로빈.

잼 아저씨의 버터 누나.

행보관의 에이스.


난 없다.

어쩌겠어.

누가 모기의 조수를 하려고 하겠는가.

그것도 서울 외곽의 한 폐공사장까지 와서 말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찾은 곳.

나의 소중한 안전 실험실이다.


실험은 아주 간단하다.

별다른 방법이 없어.

그냥 냅다 땅으로 박어.

막 박어.

콘크리트로 가속비행.

물론 실험이니 강도와 높이는 조절하고 있다.


후하.

심호흡은 크게 크게.


이번엔 2m 높이에서.

아래를 보고.

가속!


-콰직


아, 너무 빨랐다.

온몸이 다 터져버렸다.

멀어지는 의식.


이러면 부활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없는데.

이런.

실험 83회차.

실패다.


* * *


13년 전, 그것은 유리병에서 시작된 일이다.

한 초등학교 교실의 작은 유리병.


선생으로 보이는 자는 유리병과 벼룩을 준비했다.

벽에는 '한계'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있었다.


"자~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벼룩은 이렇게 높~이 뛸 수 있어요~ 그렇죠?"

"""네!"""

"그런데 이런 유리병에 벼룩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죽어요!"

"숨 막혀요!"


남자아이들의 짓궂은 대답에 선생님은 얼른 답을 주었다.


"죽진 않아요~ 그런데 높이가 낮으니 뛰기 힘들겠죠?"

"""네~"""


눈치 보던 아이들은 그제야 일제히 답을 했다.


"원래 이렇게 높~이 뛰는 벼룩도, 한동안 이런 유리병에 갇혀있으면, 더이상 높이 뛸 수 없는 벼룩이 되어버린답니다~"


약간은 공포에 질린 듯한 아이들.


"그것을 우린 한계라고 해요! 자 따라 해 볼까요? 한계!"

"""한계!"""


한계는 정하기 나름이다.

예로부터 모든 생명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것은 스스로와의 전투일 수도, 다른 생명과의 전투일 수도 있다.

패배하면 죽는 것이고, 승리하면 초월했다 하였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었고, 이 아이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아마 성장하며 수많은 한계에 부딪히겠지.

나도 한때 꿈이 있었다.


선생은 이런 말을 속으로 삼켰다.

어린이들에겐 순수함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오늘 새로운 단어 하나는 배운 것이지.

물론, 그 배움이 자신들의 유리병인 것은 모른 채 말이다.


* * *


불 꺼진 교실 뒷 편.

작은 유리병 속에선 벼룩들이 마구잡이로 뛰고 있다.


-타다다닥


그 작은 머리가 유리병 뚜껑에 닿아 내는 소리.

보잘것없는 소리가 모여 넓은 교실을 채웠다.


그때 창밖에서 무언가 빛이 번쩍인다.

게이트.

그 시커먼 이공간 속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유리병을 강타했다.

정확히는 그 속의 벼룩들을 비췄다.


빛이 지나간 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평소와 같이 도약할 뿐이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이름이 생겼다는 것.


【단단 벼룩 Lv. 1】

【관통 벼룩 Lv. 1】

【화염 벼룩 Lv. 1】



작지만 큰 변화.

우린 한 생명의 역사가 바뀌는 변곡점을 엿본 걸지도 모른다.

1,000여 마리의 동시 각성.


그들은 지능이 생기고 세상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 속 자기 자신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었다.

이제 한낮 벼룩이란 미물로 칭할 수는 없을 것.

유리병이란 한계에 갇혀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한 자들.


그들은 유리병을 탈출했을까?

힘을 모아 세계를 정복해?

한계를 초월하여 살아갔을까?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시작한 것은 싸움이었다.

인지와 능력이 생기자마자의 혈투.


그들은 유리병이란 한계를 극복하려 하지 않았다.

그보단 눈앞의 생명과의 경쟁을 택했다.

뛰어봤자 벼룩이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은 동이 트기 전에 끝이 났다.

마지막 홀로 남은 한 개체.


【관통 벼룩(Lv. 50)(영물)(New!)】


"아!"


작고 왜소한 소녀는 벼룩을 넘어선, 작지만 뚜렷한 탄성을 뱉었다.


그리고 13년이 지났다.


* * *


'아니 그러니까, 그래서 어떻게 인간으로 변했냐니까?'


83번째 실험 끝.

정신을 차려보니 웬 여자애가 눈앞에 있었다.

모기인 나보다 조금 큰 단발머리 소녀···.

요정인가···?


【관통 벼룩(Lv. 50)(영물)】


아, 벼룩이네. 난 또.

고렙의 영물.

고추딴딴이가 생각나 PTSD 올라올 것 같다.


그런데 뭐 위협적이지도 않고.

어떻게 내 생각을 읽고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뭔가 대화가 되는 상황.

근데 애가 좀 삐리하다.


"왜 죽었어?"


얜 아까부터 같은 말만 반복한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너 어떻게 사람으로 변했냐고.'


물론 나도 마찬가지.

이래서 대화 스킬이 중요하다.


상세정보가 보이진 않지만, 51레벨이면 스탯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

뭐든 스치면 가겠지.

젠장.

내가 을이다.

을의 자세를 취해본다.


"왜 죽었어?"

'내 몸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어.'


그렇다고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으니까. 크흠.


"한계? 어떻게?"

'일단 다치거나 죽어서··· 아니, 죽을 만큼 다쳐보는 거지.'


소녀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좋겠다.

난 겹눈인데.


'그렇게 자신의 한계를 알아보는 거야. 그러면 그 한계를 넘을 수도 있겠지.'

"멋있어···."


이 무슨.

고작 1렙이 51렙에게 강해지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뉴비와 고인물의 위험한 만남.

그래도 이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차례다.


'그래서, 어떻게 인간으로 변한 거야?'

"그냥 됐어."


기대한 내가 바보지.

아, 쟤는 진짜 리얼 바보고.


"50레벨, 영물로 변했어. 너도 영물이잖아."


소녀가 나를 뚫어지라 쳐다본다.

어딜 보는 거냐!

잡아먹으려고 그러나?

꼬츄딴딴처럼 머리가 막 벼룩으로 변하고 그런 거 아니지?


"너 1레벨, 어떻게 영물이 됐지?"


아, 상태창을 보는 거구나.

상대방도 볼 수 있단 사실을 간과했다.

다 봤겠네. 불사.


'나도 몰라. 그냥 그렇게 됐어.'

"영물. 의인화할 수 있어."


오옷.

그래?

바로 진화한다.

모기몬~ 진화~!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겠어."


얘랑 말하다 보면 답답해 죽을 것 같다.

그럭저럭 정보는 얻은 상황.

혹시 돌변해서 날 죽일지도 모른다.

죽지 않는 걸 알지만, 아직 생명의 본능이 날 지배한다.

적당히 비위 좀 맞추고 돌려보내야지.


쩝, 피 한번 쪽 빨면 좋을 텐데··· 안 주겠지?

또 탐욕이 머리를 들이민다.

잘 구슬리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너는 스킬이 뭐야?"


응? 스킬?

방금 다 봐놓군.


'흡혈···?'

"와! 나랑 같다! 난 도약도 있어!"


왜 기뻐하는진 둘째치고.

말투가 어째···.

내 스킬을 모르는 것만 같은데.

봤자나.

내 알몸.

저런 고렙이 나 같은 쪼렙의 상태창을 봤으면 상세정보를 못 봤을 리 없다.

기만하는 건가?


'내 상태창을 보면 되잖아.'

"상태창?"

'내 정보가 보이지 않아?'

"아! 보여. 씨발. 모기. 1레벨. 영물."


뭔가··· 기분이 더럽다.

끊어 읽지 말라고···.

왜 난 저런 이름인가.

단단 모기, 관통 모기 이런 이름이었으면···.


그나저나 스킬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거짓말할 녀석은 아닌 것 같으니까.

정확히 표현하면 말을 지어낼 정도로 지능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아 그만큼 순수하신 거지~


조금 더 대화를 해보니, 내 마음을 읽은 것과 비슷한 원리로 내 정보가 보이는 것 같다.

상태창을 보는 건 아니란 말이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추측건대 영물들끼리의 텔레파시 이런 건가?


역시 난 먼치킨이었던 건가?

나만 보여, 상태창.

초월의 부가기능으로 추측.

스킬을 배우려면 어떤 스킬이 있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뭐든 나에겐 절대적 이득이다.


이 벼룩 소녀, 여러모로 쓸모가 있긴 하다.

옆에 두고 조수로 부려먹으면 딱인데.

다만, 너무 강하다.

정정하겠다.

내가 존나 약하다.

조수는커녕 주인님으로 모셔야 할 판.


조금 전까지 내 사기 능력에 감탄했는데.

그런데도 지금의 모기는 너무 약하다.

강해져야지.

어떻게든 저 벼룩 소녀를 꼬셔야 한다.


얘도 뭔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긴 하단 말이지.

소개팅해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으로 여자와 대화하는 법은 읽어뒀다.

메뉴얼대로 하는 거야, 메뉴얼대로.


'너 이름이 뭐야?'

"이름? 난 이름 같은 거 없어. 그냥 벼룩이야."


관통벼룩이 이름은 아니겠지 싶어 물었는데.

내 이름이 씨발모기가 아닌 것처럼.

없을 줄은 몰랐다.

우선 다음 질문.


'부모님은 뭐하셔?'

"부모님 없어."


저런.

질문을 할수록 내가 쓰레기가 되는 기분.


'형제는 있어···? 아니, 친구들은 뭐해?'

"내가 다 죽였어."


됐다.

성공이다.

성공적으로 망했다.

그만 알아보자.


"내가··· 도와줄게."


응?

뭘요··· 죽음을요?

이상한 거 물어봐서 기분 나빠졌다.

뭐, 그런 변덕이야?


'으···응···?'

"사람 되는 법. 내가 도와줄게."


이뇬은 예측이 안 되네.

속마음을 전혀 모르겠다.

저 맹해 보이는 얼굴.

쳐다보고 있으면 나도 멍 때리게 된다.


의도는 모르겠으나 도움을 주신다니까···.


'고마워! 난 김오. 잘 지내보자. 이제 우리 친구지?'

"김오··· 친구···."


아직 경계를 늦출 순 없지만, 최대한 이용해주지.

일단 수평적 관계라도 지켜내야 한다.

51렙과 친구라니, 기가 막힌다.

그리고 언젠가 스킬도 뺏어 올 테다. 후후.


'너도 이름이 있어야지. 음··· 도희 어때. 도희.'


도약 스킬과 비슷한 아무 이름이나 불러봤다.

관통벼룩아! 라고 부르긴 뭣하니 말이다.


"도··· 희···? 좋아."


그래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

다행이다.

좋은 부하(진)가 생겼다.


'그럼 우선 벼룩과 인간 사이를 어떻게 변화하는 거야? 다른 놈은 의인화 스킬이 있던데, 도희 너도 있어? 마력은 얼마나 들어? 의인화 스킬은 레벨이 몇이야? 크기는 조절할 수 있는 거야? 그보다 스킬은······.'


오래간만의 대화.

내 편.


도희는 사람이 아니란 것도 알고.

언젠가 날 배신할 수도 있단 사실도 알지만.


조금은 신이 났다.


* * *


하늘님.

오늘은 멋진 모기를 만났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것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모기였어요.

이름은 김오.


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로운 촛불.

그렇지만 그 심지가 너무나도 곧아 절대 꺼지지 않는 그런 생명이었어요.


김오는 긴 시간 죽어있던 제 마음에도 불을 붙인 듯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를 보고 있으면 저조차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오늘 그에게 선물을 받았어요.

도희.

제 이름이랍니다.

도전과 희망.

아주 예쁜 이름이에요.


그가 항상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지켜봐 주세요.

또 올게요.


- 관통 벼룩 X, 도희 O 올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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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레벨업하는 중 24.09.02 14 1 12쪽
9 강해지고픔 24.09.01 14 1 12쪽
8 인간, 그리고 모기 24.08.31 15 1 13쪽
7 수확함 24.08.30 31 1 11쪽
6 수확하는 중 24.08.30 34 1 13쪽
5 친구를 얻음 24.08.29 43 2 13쪽
» 벌써 부하가 필요함 24.08.27 53 1 13쪽
3 스킬을 복사함 24.08.26 65 1 13쪽
2 배고픔 24.08.26 75 1 12쪽
1 씨발 24.08.26 11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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