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천재가 각성 후 너무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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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침
작품등록일 :
2024.08.26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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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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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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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리고 모기

DUMMY

008.




"어~ 도희야. 지금 편의점 왔어. 아, 과자도? 알겠어. 응~"


나는 이젠 더이상 모기가 아니다.

어엿한 인간.

편의점도 혼자 올 수 있는 인간이다.

일주일 전, 의인화를 배우고도 익숙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이것도 같이 계산해주세요."


처음 의인화했을 때는 적잖이 놀랐지.

크기도 너무 작은 인간이었고, 뭐··· 다른 이유도 있고.

그래도 지금은 적응했다.

이렇게 혼자 편의점도 오고 말이지.


그토록 원했던 최상위 외모의 인간.

은가누의 힘은 받지 못했지만, 얼굴과 몸은 확실히 상위 0.1% 인간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주목받는 상황.


"저···. 혹시 손님. 실례가 안 된다면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 저 애인 있어요.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밖에 나올 때마다 곤란하다.

이놈의 인기······.

부럽다고?

전혀 부러운 일이 아니다.

안 겪어봤잖아.

내 말을 믿어.

전혀, 전혀 좋은 일이 아니야.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기서 육교를 건너서 우회전하면······."


아직 이곳 지리에 익숙하진 않다.

정확히는 걸어 다니는 것이 불편하다.

날아다니다가 걸어 다니려니 은근 헷갈린다.

3D가 2D로 변한 느낌.


"저···. 혹시 실례지만 애인 있으세요?"

"네, 저 애인 있어요."

"앗 그래도 잠시···!"

"실례에요. 죄송합니다!"


집 앞 마트 가는데도 몇 번이나 번호를 따이는 거야.

그냥 모기로 다닐까 보다.

아, 그럼 짐을 못 든다.


의인화 스킬은 생각보다 엄청난 속도로 레벨 업이 가능했다.

불과 7일 만에 [의인화 Lv. 10].

스킬로 찍을 수 있는 최고 레벨을 찍은 것이다.

도희도 이런 이례적인 일은 처음 본다고.


그래서 지금은 인간과 모기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인간일 때의 크기도 커졌고 말이다.

레벨 1일 땐 엄지만 했다.


아무래도 내가 원래 인간이었던 이유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그러고 보니 도희는 왜 아직 레벨 1이지.

듣기론 13년 전에 의인화를 배웠다고 했는데.


"다녀왔어!"

"김오! 늦었어!"

"오는 길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어."

"이상한? 위험해?"

"아냐 그런 거 아니야. 얼른 먹자!"


그러고 보면 도희는 아직 레벨도 52다.

그동안 고작 2렙이 오른 건가.

얼마 전에 오른 레벨을 제외하면 13년 동안 1레벨 오른 것이다.

참 종잡을 수 없는 애라니까.


"도희야 밥 먹을 땐 검은 내려놔야지."

"김오가 준거!"

"그래도 안돼~ 또 줄게~"

"김오가 준거!"


저 똥고집.

누가 말리려나.

밥 먹을 때마다 저러네.


소환된 검을 처음 받은 날도 참 좋아라 했지.

지금은 하나 정도 더 있으면 좋을까 해서 총 2개를 소환한 상태다.


내가 칼잡이와 도희의 스킬을 처음 배운 날.

또, 처음 의인화를 성공한 날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일주일 전, 이 방에서······.


* * *


'으···. 몸이 뜨거워···. 이거 맞아?'

"뜨거워? 아파?"


얜 아무것도 모르나 보다.

정상적인 과정인 거겠지?

도희가 알려준 손가락을 상상했더니, 몸이 급격히 뜨거워진다.

병원이라도 가야 하나?

아, 모기도 진찰을 봐주나?


이상한 걱정만 늘어놓을 때 스킬창이 떠올랐다.


[영물 특전. 스킬 [의인화 Lv. 1]을 배웠습니다.]

[의인화를 시작합니다.]


빛이 몸을 감싸고, 통증은 따스하게 기분 좋은 느낌으로 온몸에 퍼졌다.

마치 세일러문이 변신하는 것처럼.


빛이 없어진 곳엔 인간의 손끝이, 인간의 다리가.

더는 모기의 작대기가 아니었다.


"김오! 의인화!"


등 뒤에 날개는 없었다.

촤라락 긴 생머리에 봉긋한 가슴.

참으로 아름다운 인간······.


뭐? 긴 생머리? 봉긋?

뭐야.

나···. 암컷이었어?


진짜 세일러문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봐도 여성 인간.

알몸이라 확실하다.

헷갈릴 수가 없다.

없거든, 그거.


아니, 왜? Why?

도희가 급하게 가져다준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도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난 당연히 남성으로 변할 것이라 예상했지.

은가누의 힘! 차은우의 외모!

그거 아니였냐고.


모기의 모습일 때도 당연히 수컷이라 느꼈다.

난 남자였으니까!

김오. 31세. 남성!

그리고 애초에 모기는 암컷 수컷이 똑같이 생겼···!


아······.

아니네. 모기도 암수가 다르네.

모기는 암컷만 흡혈한다.

그리고 난 흡혈 스킬이 있다.

맞네. 나··· 암컷······.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모기는 보통 꽃의 꿀이나 이슬을 먹고 살지만, 암컷 모기들은 알을 낳기 위해 흡혈을 한다고.


인간 김오.

모기가 되어 최악인 줄 알았는데······.

더이상은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사실 암컷 모기라니.

이보다 최악이 있을까.

이거 완전 럭키비키였다.


하하하.

지금 눈에 보이는 모습은 엄지만 한 여성 인간이다.

옷을 입으니 더 확실히 느껴지네.

하필 옷도 레이스 달린 잠옷.

도희의 취향을 알아버렸다.


"김오! 반가워!"

"도희야, 나 지금 정신이······."


어라? 말했다.

속으로 대화한 것이 아니라.

육성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아 맞다 나 인간이지.

뭔가 감사하다.

그래. 여자면 어때.

앵앵거리던 모기보다 훨씬 낫다.


"아아! 크흠. 음음. 목소리 좋은데?"

"김오!"


와락 안기는 도희.

그래도 내가 도희보단 조금 더 크다.

앞으로 의인화 레벨을 올리면 더 커지려나.


"그래 도희야. 나도 이제 변할 수 있어. 모두 도희 덕분이야. 고마워"

"··· 응···!"


진심이다.

집도, 스킬도, 의인화까지도.

도희가 없었다면 난 아직 폐건물에서 실험이나 하고 있었을 테다.

고맙다! 도희몬!


* * *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의인화 Lv. 10.

도희와의 크기 차이가 엄청 벌어졌지만, 달라질 건 크게 없었다.


"천천히 먹어 도희야."

"과자. 맛있어!"


밖에 다닐 수 있는 건 좋다.

도희가 좋아하는 과자도 사 올 수 있다.

사람들의 박수에 맞아 죽을 일도 없고.

근데, 남자들이 너무 꼬인다.


- 번호 한 번만 알려주세요!

-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 혼자야? 오빠랑 놀래?


이 더러운 사내새끼들.

나도 같은 고추 출신이라고!

제발 그만 꼬였으면 좋겠다.


인기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여자에게 인기가 많아야 좋은 것이지!

그래도 종종 여자들에게서도 플러팅을 받기도 했다.


- 언니···. 멋있어요. 제 번호에요.


내가 봐도 꽤 매력적인 모습이긴 하다.

훤칠한 키에 긴 생머리.

몸매도 좋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청바지에 흰 티만 입어도 명품 저리가라.

이래서 의류사업에 모델을 잘 써야 하는가 싶었다.


"김오! 밥 먹고 공부."

"... 알았어."


요즘 도희와 공부 삼매경이다.

이번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신입직원 공채가 떴다나.

나도 이제 잘나가는 이 시대 영물이 되는 건가.

신입직원부터 시작하는 대기업 라이프.

그런 거야?

하지만, 현실은 웹소설과 달랐다.


"김오. 이것도 몰라?"


공부할 게 왜 이리 많아.

웹소설에선 딱딱 바로 취업하더만.


그리고 얘는 또 너무 열정적이다.

아니, 도희야······. 넌 이런 것도 다 알고 있는 거니.

애가 맹하게 생겨선 되게 유능하다.

그러니 정부에서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거겠지.


오늘의 과목은 한국사.

뭐, 한국사 1급인 김오에겐 식은 죽 먹기.

하고 생각했으나, 게이트가 열린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사다.


즉, 지난 13년간의 역사만을 시험 본단다.

물론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배경으로.

어오······. 게다가 세뇌라도 하려는지 이기운가 뭔가 하는 빡빡이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그나마 소설처럼 읽기 쉬워 진도가 잘나가긴 한다.

도희가 잘 가르치기도 하고.


"김오! 집중!"

"알았어 알았어~"

"어디까지 했어?"

"그···. 이기우, 니미 처음 각성했······."

"발음! 조심!"

"아아, 이기우님.이. 처음 각성했을 때 이야기잖아."

"맞아. 여길 보면······."


「내가 눈을 뜬 곳은 지옥이었다.

모든 것이 불타고, 살아있는 생명은 나 이외엔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 나무, 사람....

없다.

거대한 드래곤이 불을 뿜고 간 자리엔 잿더미 뿐.

그마저도 거대한 날갯짓에 휑 휘날릴 뿐이다.


부모, 형제, 친구.

모두 순식간에 죽었다.

아니, 사라졌다.


그들은 자신이 죽는 순간을 인지하긴 했을까?

마지막 표정이 내 가슴에 남아 더욱 괴롭게 찌른다.


왜 그들을 앗아갔는가.

왜 나를 홀로 남겨두었는가.

왜. 왜. 왜······.


끝나지 않는 물음에도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난 스스로에게 답해주었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네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해라.

네가, 해라.


두 다리를 짚고 일어났다.

부모님의 것인지 모르는 잿가루는 털지 않았다.

뜨거운 바람은 살결을 따라 부드럽게 흘렀고.

눈물은 메말라 눈앞이 선명해졌다.

비로소 적을 뚜렷이 응시할 수 있었다.


드래곤.

추후 레드 드래곤이라 불린 인류의 적.


주먹을 불끈 쥐자 공간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온 힘을 다하였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을 진심.

그 진심을 다한 주먹에 공간이 일그러지는 기현상까지.

모든 것을 한 점으로 모은 주먹엔 공간을 뛰어넘은 어떤 힘이 담겼다.


날아오는 적.

뿜어내는 불길의 열기가 먼저 닿았다.

아무렇지 않다.

피부가 벗겨지고 뼈가 녹아버린대도 상관없다.

난 이 주먹을 내지를 것이다.


한 걸음을 크게 내디디고.

숨을 조금 남긴 채 뱉었다.

주먹질해본 적은 없지만, 자연스레 힘의 궤도에 몸을 맡겼다.


쾅!


레드 드래곤의 두개골이 짓이겨지는 굉음.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괴수는 그렇게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순식간이었다.

보잘것없는 인간.

자신이 학살했던 그 작은 인간의 원펀치에.


마침내 주먹에 힘을 풀자 공간이 크게 뒤틀리더니 레드 드래곤의 시체와 함께 사라졌다.


내가, 아니 인류의 염원 주먹이 승리했다.

인류의 적, 레드 드래곤.

영원한 공간에 갇힌 채 쓸쓸한 최후를 곱씹길 바란다.


그 누가 복수는 허무하다 했는가?

나에게 남은 것은 영혼의 해방감과 육체의 자유로움 뿐.

이 층만 한 감정을 지닌 채 인류를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그렇게 레드 드래곤은 사라졌고, 이날은 인류가 지구멸망을 극복하는 초석이 되었다.


현재, 인류에겐 하나의 숙제가 남아있었다.

그것은 태양계의 행성체계를 수정 해야 하는 것이다.

우연히 레드 드래곤과 직선상에 놓인 행성, 명왕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태양계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잘못된 보기로 나올 수 있어."

".... 장난해? 이게 무슨 엉터리 역사 왜곡이야······."

"왜곡 아니야!"

"뭐? 사람이 주먹으로 드래곤을 때려잡아? 뭐? 주먹으로 블랙홀을 만들어?"


참 웃기지도 않는다.

북한의 김부자들도 이 정돈 아니었다.

기껏해야 물 위를 걷는다 정도지.


주먹으로 공간을 찢어 블랙홀을 만드느니.

드래곤을 한 방에 잡았다느니.

결국은 행성까지 터트렸단다.

그것도 가장 먼 명왕성을!


"차라리 누군가 명왕성을 가져왔다고 해라! 무슨 이야길 하나 했더니 지구과학을 누가 이딴 식으로 가르치냐고!"

"역사야!"

"과학이야!"

"역사!"

"과학!"


그날 밤은 우리의 토론이 유난히 길었다.

우길 걸 우겨야지.

이런 수업을 계속 듣다간 정신이 이상해질 것이 분명하다.

나···. 취업할 수 있을까···?


* * *


"뭐야! 누가 내 얘길 하나?"


이기우는 귀를 파며 하던 일을 마무리했다.


-펑


"좋아! 이제 완성!"


빌딩 옥상에 누운 그.

밤하늘을 향해 몇 번의 주먹질을 내질렀을까.


그 풍압으로 구름을 움직여 풍선 형태의 구름을 조각하였다.

주먹으로 구름을 조각한다는 상상은 쉬이 할 수 없기에.

범재의 눈으론 단순히 주먹으로 하늘은 가른 그것처럼 보였으리다.


분명 그의 마음은 풍선을 뜻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날 밤하늘을 올려다본 수많은 시민은 생각했다.


"엄마! 저기 대머리!"

"응? 어디?"

"하늘에 대머리! 대머리 구름!"

"하하 그렇네~ 우리 민수가 상상력도 좋네~"


기우야! 그래도 다들 웃었잖아~ 한잔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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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의심받음 24.09.04 10 1 12쪽
11 레벨업하는 중(2) 24.09.03 10 1 12쪽
10 레벨업하는 중 24.09.02 14 1 12쪽
9 강해지고픔 24.09.01 14 1 12쪽
» 인간, 그리고 모기 24.08.31 16 1 13쪽
7 수확함 24.08.30 31 1 11쪽
6 수확하는 중 24.08.30 34 1 13쪽
5 친구를 얻음 24.08.29 43 2 13쪽
4 벌써 부하가 필요함 24.08.27 53 1 13쪽
3 스킬을 복사함 24.08.26 65 1 13쪽
2 배고픔 24.08.26 75 1 12쪽
1 씨발 24.08.26 12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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