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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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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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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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전기 ××구이

DUMMY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대략 한 시간 전.


“안 됩니다.”


가은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무표정한 얼굴에 유독 차가워 보이는 인상인데, 지금은 그녀의 주변으로 한기마저 돌고 있었다.


“마녀들이 몰려와서 말린다고 해도 상관없다. 단, 날 막을 수 있다면 말이지.”


은후는 살짝 삐뚜름하게 서서 조금 노한 듯 말했다.


설사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녀들과 실제 척을 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정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절대로 안 됩니다. 제가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이렇게 알고서도 당신이 그곳으로 가게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파앗.


가은이 앞으로 나서며 은후를 막아섰다.


그녀의 손에 공격용 무기인 마녀의 지팡이가 소환되었다.


여차하면 무력을 써서라도 막겠다는 뜻이다.


“하, 너 정말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고작 마녀 하나가, 이 나를?”


은후의 요기가 폭발하며 주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가공할 만한 위력의 요력이 가은의 숨통을 조여 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담담히 읊조리듯 말했다.


“설마요. 그런 생각 안 합니다. 감히 요마왕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 하나를 희생한다면 그래도 다른 마녀들이 소집될 때까지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요.”


가은이 마녀의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마력이 듬뿍 담긴 녹색 바람이 그녀의 지팡이 위로 모이며 점차 크게 휘몰아쳤다.


그녀도 진심으로 막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은후의 눈썹이 꿈틀했다.


양측의 기운이 당장에라도 서로 부딪쳐 폭발할 것만 같았다.


뒤에서 조용히 관망하고 있던 흑아는 땅이 꺼져라 큰 한숨을 쉬었다.


도련님이 이미 무언가를 하고자 작정을 했다면, 그땐 누구도 저 남자를 제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도진과 이태진도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사태를 지켜보았다.


그들도 당장 저 둘을 말릴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잠깐만요!”


그때, 슬기가 걸어 나왔다.


그리고 기 싸움을 하고 있던 은후와 가은 사이에 끼어들었다.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가은 마녀님. 그럼 은후가 아니라 제가 직접 그 남자를 벌주는 건 괜찮나요?”


“······네. 타 차원의 존재가 일방적으로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게 아니라, 같은 차원 내의 존재들끼리 다툼을 하는 거라면 저희도 개입해서 관여할 명분이 없어집니다.”


“아, 그렇군요. 다행이다.”


슬기가 안심하며 손으로 가슴을 쓸었다.


제가 하고 싶은 복수마저 마녀가 안 된다고 말리면 어쩌나 했는데, 그건 괜찮단다.


슬기가 이번엔 은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덥석 힘주어 잡았다.


“들었죠? 제가 하는 건 괜찮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은후는 이번에 나서지 마세요. 나 때문에 괜히 마녀님들과도 쓸데없이 싸우지 말고요.”


“슬기.”


“언제나 저를 위해 주고 또 도와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이번만큼은 저도 제가 직접 그놈을 혼내 주고 싶어요.”


“······쯧, 알았다. 하지만 나도 너와 같이 가겠다. 그 정도는 괜찮겠지? 내가 나서서 먼저 그놈을 어떻게 하지는 않으마. 약속하지.”


“응. 헤헤.”


그의 확언을 들은 슬기가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었다.


“아, 그런데 가은 마녀님. 저 부탁이 있는데 하나 들어주실 수 있나요?”


“네. 제 선에서 가능한 것이라면.”


“저한테 마법 좀 걸어 주세요.”


“어떤 마법을?”


가은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슬기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번의 그 변태 퇴치 마법이요.”


“아.”


예전에 동방 차원으로 막 건너갔을 당시, 은후와 단둘이서만 산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외간 남자와 어두운 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동방 차원의 총괄 마녀인 시엘에게 이야기해서, 그녀가 변태 퇴치 마법을 걸어 줬었다.


이것은 슬기에게 음흉한 마음을 가지고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남자가 있을 시, 가차 없이 전기 공격을 가하는 마법이었다. 마치 스턴건처럼.


그리고 그때 공격받게 되는 전기의 세기는 상대의 음흉한 마음의 크기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사실 슬기는 중앙 차원으로 돌아와서도 한동안은 그 마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랬더니 그녀가 어딜 가든 남자들에게 정전기를 일으키고 다니는 부작용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일상에서야 신체 접촉을 할 일은 거의 없는 데다가 오히려 피하고 싶은 거라서 마법이 걸린 채로 내버려 두어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함께 일을 해야 할 남자 스태프들까지 수시로 전기 공격을 받게 되어 버려서 어쩔 수 없이 가은에게 부탁해 잠시 마법을 해제해 둔 상태였다.


그때의 일을 겪으면서 슬기는 남자는 다 똑같다는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다.


그녀는 지금 다시 그 마법을 자신에게 걸어 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 그 정도는 해 드릴 수 있어요.”


“아, 그리고요. 제가 마음대로 껐다가 켰다가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또 이번 한 번만 상대가 맞았을 때 딱 죽기 직전이 되도록 최대치로 설정해 주시고요!”


“······.”


얼추 슬기의 생각을 짐작한 가은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슬기는 씨익 웃으며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슬기는 곧바로 마녀의 마법을 받았다.


그리고 이태진의 안내를 받아 모두와 함께 허종우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알았죠? 절대로 갑자기 나오면 안 돼요?”


“······ 쯧. 그래, 알았다. 네가 위험해질 것 같은 상황이 아니면 괜히 나서지 않으마.”


허종우의 집 근처에 막 도착하자마자 슬기는 다시 은후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은후는 못마땅하다는 듯 얼굴을 살포시 찡그렸지만 이내 그녀의 말을 수긍했다.


“가은 마녀님, 흑아, 은후 좀 잘 지켜보고 있어요! 혹시라도 다른 짓 못 하도록!”


“네, 저는 그러려고 온 거니까요.”


“알겠다, 슬기!”


애초에 가은은 은후를 감시하기 위해서 일행들을 따라왔다.


흑아 역시 마녀와 잘못 얽히게 되면 정말 귀찮아지기에 최선을 다해서 막겠다며 양 주먹을 꼭 쥐고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오래 안 걸릴 거예요. 금방 다시 나올게요!”


슬기는 그들을 뒤로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이태진이 알려 준 아파트의 어느 현관 앞으로 걸어갔다.




701호.


여기에 그 허종우가 산다.


휴우─.


슬기는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다시 눈을 뜬 그녀의 눈이 반짝이며 빛났다.


그리고 활짝 웃는 표정을 인위적으로 유지하면서 드디어 초인종을 눌렀다.


“스, 슬기.”


“오랜만이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허종우가 말을 더듬었다.


어째서 그녀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그 무당 녀석에게 그녀를 저주하라고 의뢰했던 일을 들킨 것일까.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지금 슬기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저 성격에 그걸 알았으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암만 생각을 해 봐도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허종우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슬기는 그런 남자를 보며 더욱 진득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 너무도 화사해서 허종우는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금세 다시 정신이 돌아왔을 때 그의 눈동자는 슬기에 대한 탐욕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 역겹다.’


허종우의 속마음이, 그리고 지금 저 눈이 당장 바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더러운 욕망이 너무도 뻔히 읽히고 있었기에, 슬기는 그만 기분이 역겨워져 바로 토악질을 하고만 싶어졌다.


‘아니, 안 되지. 아직은 아니야.’


그래, 아직은 아니다.


슬기는 몰래 주먹을 꼭 쥐며 인내했다.


그녀가 다시 싱긋 웃으며 물었다.


“그동안 잘 지냈어?”


“어, 어. 자, 자기는 잘 지냈어?”


“하하. 물론이지. 그런데 이렇게 계속 밖에다 세워 둘 거야? 나, 할 이야기가 좀 있어서 여기 온 건데.”


“아. 그럼 잠깐 들어올래? 아니면 이 밑에 커피숍에 갈까?”


“아니. 그렇게 오래 안 걸려. 그냥 여기서 이야기할게. 잠깐 들어가도 되지?”


“어, 어.”


슬기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아파트 복도 CCTV에 녹화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그녀는 문을 계속 열어 놓은 뒤, 집 안 신발이 놓인 현관까지만 살짝 걸어 들어갔다.


허종우가 당황하며 얼이 빠진 눈으로 슬기를 빤히 보았다.


그럴 수밖에.


자신에게 저런 식으로 다정다감하게 웃으며 대하는 슬기는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슬기는 신발도 벗지 않고, 집 안으로 더 들어가지도 않은 채 현관 앞에 서서 그에게 물었다.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뭐?”


“너도 나한테 할 이야기가 있는 거 같은데. 그런 식으로 사람을 보낼 정도면 말이야.”


“······무슨 소리지?”


“무당.”


“······!”


슬기가 뱉은 단어에 슬쩍 떠보던 허종우가 흠칫하며 놀랐다.


그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점점 크게 떠졌다.


그 모습을 본 슬기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삐뚜름하게 틀었다.


“풉. 저주라니, 그런 이상한 방법을 시도할 정도로 그렇게 내가 갖고 싶었니?”


“그, 그걸 어떻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계속 아니라고 잡아떼려다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은 그녀의 눈빛을 보며 그만두었다.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어이가 없다.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호기심에 집적거리는 거면서, 거기에 이 정도로 열심히 공을 들이다니. 아, 아니다. 넌 돈만 줬지. 열심히는 그 무당이 했고.”


“그게 아니야! 나는 널 정말로 좋아······!”


“거짓말하지 마. 솔직해져 봐. 넌 그냥 내가 다른 여자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고 독특해 보이니까 한번 손을 대 보고 싶은 거뿐이야.”


“······.”


“사실 너도 알잖아? 내가 순순히 네 것이 되면, 널 만나겠다고 하면, 그때도 네가 이 정도로 나에게 집착할까?”


“······.”


“아니지?”


“큭······.”


“그래. 딱 그 정도지. 그런데 말이야. 내가 왜 너의 그딴 호기심 충족 활동에 휘둘려야 하지?”


슬기의 목소리에서 지금까지 억눌러 왔던 화가 묻어 나오고 있었다.


지난 날, 저놈으로 인해서 정신적으로 받은 고통이 너무 많았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 생긴 어린아이의 투정일 뿐인, 딱 그 정도였던 어쭙잖은 감정 때문에.


단지, 그 상대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앞으로는 더 이상 그와 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오늘 이 악연을 확실히 끊을 것이다.


슬기가 곧은 눈으로 허종우를 직시했다.


“늘 말했었는데 네가 귓등으로도 안 들었던 말 오늘 또 해 줄게.”


“······.”


“나, 너 싫어. 앞으로도 내가 널 좋아할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그러니까 나 찾지 마. 집착도 하지 말고. 되도록이면 내 앞에 다신 나타나지 마.”


“······크윽.”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나한테 저주 그딴 거 안 통해. 내가 여길 어떻게 알고 왔겠니. 쓸데없는 짓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친절하게 알려 주는 거야.”


슬기가 옅게 비웃으며 이어 물었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다시 물어볼게.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웃기지 마!”


타악!


허종우가 슬기의 손목을 덥석 낚아챘다.


그리고 그녀를 벽 쪽으로 힘껏 밀어붙였다.


“하! 갖고 싶은 걸 가지려고 한 것뿐이야! 그게 뭐가 나빠! 더럽게 콧대 높은 년. 푸핫. 겨우 그 말을 하려고 날 만나러 왔냐?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그럼 여길 오지 말았어야지.”


“······.”


“그런 남자 집에 겁도 없이 제 발로 들어와 놓고, 네가 그러고도 여기서 멀쩡히 걸어 나갈 수 있을 거 같아?”


허종우가 본색을 드러냈다.


그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다른 한 손으로 슬기의 작은 가슴을 세게 움켜쥐었다.


이미 그는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이 자리에서 풀기로 작정을 하고 있었다.


허정우의 그런 쓰레기 같은 모습을 슬기는 분노가 가득 담긴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녀가 말했다.


“방금, 네가 나한테 그냥 곱게 사과했으면 나도 적당히 봐줬을 거야.”


슬기가 힘껏 발차기를 하며 외쳤다.


“고자 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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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취중진담 24.08.29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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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마녀 특제 전설의 페이셜 스킨케어 24.08.29 11 0 11쪽
45 마녀 특제 전설의 페이셜 스킨케어 24.08.28 13 0 12쪽
44 실력 24.08.28 13 0 12쪽
43 음. 어째 험난할 거 같지? 24.08.28 15 0 13쪽
42 훈련이라는 이름의 꽁냥꽁냥 24.08.28 14 0 11쪽
41 뭐? 드라마? 24.08.28 15 0 12쪽
40 뭐? 드라마? 24.08.28 15 0 12쪽
39 독종 24.08.27 15 0 12쪽
38 능력 개화, 훈련이라는 이름의 스킨십 24.08.27 16 0 11쪽
37 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24.08.27 17 0 12쪽
36 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24.08.27 15 0 11쪽
35 무대 공포증이 있는 여가수 24.08.27 16 0 12쪽
34 트라우마 24.08.27 15 0 11쪽
33 Supernova, 드디어 무대 위로 24.08.27 14 0 13쪽
32 백귀야행 24.08.27 15 0 13쪽
31 백귀야행 24.08.27 17 0 12쪽
30 이걸론 아직 끝난 게 아니지 24.08.27 19 0 12쪽
29 전기 ××구이 24.08.27 17 0 11쪽
» 전기 ××구이 24.08.27 20 0 13쪽
27 쓰레기는 자근자근 밟아 준다 24.08.27 17 0 12쪽
26 쓰레기는 자근자근 밟아 준다 24.08.27 17 0 12쪽
25 쓰레기는 자근자근 밟아 준다 24.08.27 16 0 12쪽
24 누구의 사주인가 24.08.27 17 0 12쪽
23 누구의 사주인가 24.08.27 18 0 10쪽
22 누구의 사주인가 24.08.27 1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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