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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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441_nipa0711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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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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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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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몰랐다니까요

DUMMY

"그런데 정말로 몰랐다니까요. 너무 억울한데요. 오줌 마려워서 그냥 갈긴건데, 밑에 엘프 소녀가 있는 줄은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어요?"

"정말로 몰랐나요? 솔직히 그 주장은 저 역시 믿기지 않아요. 밑에 생명체가 있는데, 그걸 몰랐다는게 말이 되나요?"

"어... 어쩌면 엘프라서...?"

"으음. 그건 가능성이 있겠군요. 숲 속에서 엘프를 찾는 것은 의식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법이니까요. 자연에 녹아들어가는 그 동화능력이야 말로 엘프들이 지금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할 수 있게 만든 가장 강력한 능력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꿀꺽.

"그 핑계를 미리 준비하고, 자고 있는 아리나를 발견한 당신이 바지를 벗은 뒤에 그녀의 얼굴에"

"잠깐잠깐잠깐. 저 그렇게 변태가 아닙니다만?"

"하아? 지금 당신이 한 상황 그 자체가 바로 변태들이 하는 그 상황인데요?"

지금 나를 쳐다보고 있는 위나의 저 눈빛과 표정은 마치 쓰레기를 넘어서 혐오감이 넘치는 무언가를 보고 있는 바로 그 표정입니다.

"좋아요. 일단은 당신의 이야기를 전달해주기는 하겠어요."

"아, 저기. 마법사님?"

"위나에요. 위나라 부르시면 되요."

"아. 저기 위나씨는 뭐 때문에 저를 이렇게 도와주시고 계신건가요?"

"장로님의 부탁이에요. 엘프 마을에서 엘프 아이를 성추행 했다고 생각을 한다면, 아마도 무사히 살아나가기는 힘들겠지요. 그렇기에 마을에 잠깐 취재차 들린 엘프가 아닌 저에게 중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어요. 지금의 저는 일종의 변호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고 보셔도 무방하겠군요."

"그렇군요. 그 카메라는 취재 용도였군요. 언론사 기자인건가요?"

"언론사라기 보다는 잡지사가 정확하겠군요. 저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은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일단 장로님과 이야기를 하고 오겠습니다."


잠시 뒤, 장로와 함께 위나가 돌아왔다. 엘프 마을의 장로는 아까 나와 눈싸움을 했던 정정한 노인 엘프였다. 그는 동시에 아리나의 할아버지기도 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는 노인에게 꾸벅 인사를 하면서 이야기 하자, 노인은 다른 이야기를 문득 꺼냈다.

"자네는 어떻게 이 곳에 들어올 수 있었나? 이 곳은 분명히 허가 없이 외부인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아닐텐데. 경계를 뚫고 들어왔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이상해. 그런 능력자라면 지금 이 자리에 계속 있지도 않았을테고 말이지."

노인은 이 마을 주변에 걸려 있는 결계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뭐, 난 그 결계가 뭔지도 모르고, 본 적도 없어서 아무 생각도 없었으니깐. 노인은 그 결계를 뚫고 내가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가 더 궁금했나 보다. 어떻게 보면 그건 마을의 장로라는 위치에 있는 자로서의 의무에 가깝겠지. 외부에서 결계가 작동하지 않던가 고장난게 있다면 그걸 수리하는게 가장 중요할테니깐.

"어... 음... 화장실 갈려고 문을 열었는데, 그 순간 이 곳에 와 있었습니다..?"

진짜다. 거짓말 하나 없는 사실 그대로다. 거짓말 탐지기도 통과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그건 정말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니깐.

"마법인가. 자네는 마법사인가?"

"마법 쓸 줄 몰라요."

이 역시 100% 진실. 어떤 세계의 엘프 설정으로는 엘프는 거짓말을 꿰뚫는 능력도 있다고 하니, 괜히 거짓말 했다가 들키면 곤란하다. 할 필요 자체도 없기도 하고. 나는 정말로 억울하니깐.

장로는 위나를 쳐다보면서 내 말이 맞는지 확인을 요구하자, 위나가 나서서 나에게 마법을 시전했다. 그와 동시에 따뜻한 바람이 내 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딱히 특별한 마력은 감지되지 않아요. 저 보다 몇 수는 더 뛰어난 마법사가 그 힘을 감추고 있던가..."

"아니면 정말로 일반인이라는 거지. 고맙네 위나양."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장로는 갑자기 덮썩 내 손을 붙잡고는 내 얼굴을 뚫어라 쳐다보면서 이야기 합니다.

"자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야기 해보게."

장로의 얼굴에게서 잘생긴 외국 배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누구였더라. 제임스 본드도 했던 분이였는데.

"자네는 사실만 말할 것인가?"

"네, 그러지요."

"좋아. 좋아. 그렇다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어... 엘프 마을이라면서 보이는 엘프라고는 남자 밖에 없다는 사실에 절망 중 이랄까요. 엘프는 나이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 산다던데, 이쁜 엘프 누님들은 어디에 있을려나요."

푸핫. 크하하핫 따위의 웃음을 터트린 장로가 이야기 했습니다.

"자네가 알고 있는 엘프에 관한 이야기를 도대체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자네가 알고 있는 내용들 중 상당수는 아마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을꺼네. 뭐 좋아. 엘프들에 대한 내용들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것들도 있고, 그걸 고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우리 엘프들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니깐. 하지만 말이야..."

"?"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야 되겠군. 엘프 마을은 말이야, 자네의 하렘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아니야."

헛. 어떻게 내 생각을...?

그와 동시에 뒷통수가 따가워지는 것을 보니, 옆에 있는 어떤 아리따운 아가씨가 날 분명히 째려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좋아. 자네는 진실만 말하고 있는게 분명하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물어보겠네. 정말로 자네는 내 손녀인 아리나가 그 곳에 있는 줄 몰랐는가?"

"엘프던 사람이던, 생명체가 있는 줄 알고 오줌 눈 거는 아닙니다만..."

장로는 한참을 내 눈을 봐라보더니, 결국 나의 무죄를 인정한 모양이다.

"분명한 사실이군. 그 말에는 어떠한 거짓도 없었어. 정말로 손녀딸에게 그냥 재수가 없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군..."

"축하해요. 케이씨!"

위나가 축하를 건넸다. 휴우. 십년 감수했네.

그나저나 눈 쳐다보면서 질문 했다고 알 수 있을려나? 그런게 가능하다는 설정?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하지 않고..? 으음...

"그러면 다시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가지. 자네는 화장실 갈려고 문을 열었더니 이 곳이였다고 했었지. 좋아. 그렇다면 자네가 매고 있는 그 배낭은 무슨 용도인가? 화장실을 가는데 배낭을 맬 필요는 없을 터."

"여행 중 이였으니까요. 어느 성을 구경하고 성 안에 있는 화장실을 찾다가 화장실인가 싶어서 어떤 문을 열어 봤더니, 이 곳이였죠."

"성의 문에 마법이라도 걸려있었던 걸까. 문을 열고 갔더니 다른 곳이였다는 이야기는 여기 저기서 많이 전해내려오는 전설이긴 하지만, 실존할 줄야..."

어라? 다른 곳으로 향하는 문..? 미래에서 왔다는 어떤 고양이 로봇이 실수라도 했는걸까?

"나는 배낭을 메고 화장실을 가본 적은 없긴 하지만, 그건 문화마다 다를 수는 있겠구먼. 그러면 자네는 보따리상인가?"

"어... 그냥 평범한 대학생인데요... 평범하게 배낭여행 중이였구요. 물론 전부 다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드문 것도 아니니까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긴 하지만, 의외로 해외여행 같은 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으니깐 말이다. 빈도로서는 아무래도 남자들에게서 더 흔하게 보이는 것 같다. 실제로는 여자애가 해외여행 싫다고 하는 경우는 내 주위에서는 없었지만, 내 주위라는 것 자체는 표본이 워낙 적다보니, 이렇다라고 단정짓기는 어렵겠지.

"대학생? 엄청난 엘리트 집안인가 보이."

응? 우리 동네는 개나 소나 다 간다는 게 대학교인데 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전문대까지 포함하여, 대학교를 나오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이 힘들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워낙 많이 가는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깐 말입니다. 고졸이나 중졸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선택지 자체가 매우 좁기 때문에 오히려 그쪽이야 말로 특별한 경우라고 해야 될 정도니깐 말이다. 뭐, 외국은 그렇지 않다고 들어본 적은 있긴 하지만, 엘리트 취급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다.

"자네 전공은 뭔가?"

"컴퓨터 공학 입니다."

"컴퓨터...? 그건 또 뭔가?"

"...? 네...?"

????????????

컴퓨터를 몰라요?

전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고, 컴퓨터가 없는 사회는 상상도 못하는 사회인데 말입니다. 컴퓨터 자체는 안 쓰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휴대폰이나 태블릿 같은 것으로 만족한다는 그런 소리지, 그 기기들 자체도 사실상 컴퓨터나 다름 없다는 의미에서는 컴퓨터를 모를리가? 앗. 여기가 정말로 내가 있던 지구가 아닌 판타지 세계라면... 하긴 판타지 세계에서 컴퓨터가 있다는 설정은 기억나는 작품은 없다. 나온다고 한들 메인인 작품은 없지 않았을까.

"에... 어... 아마도 이해하기 힘든 발달한 기술이라고 해야 될까요, 제가 있던 곳에서는 생활 필수품이긴 했는데, 어, 그러니까요..."

아! 스마트폰!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잠금을 해제 한 뒤에 보여줬다. 솔직히 어떤 반응일까 궁금했다.

"빛이 나는 화면이구먼! 이게 그 TV라고 하는 건가? 색상이 매우 화려하군!"

응? 판타지 세계인데, TV는 또 있는 그런 설정인가요?! 이 곳은 도대체 뭐지?

"우와... 전 이런거 처음 봐요!"

엘프 장로와 달리 오히려 옆에 있던 위나가 더 흥분해서 이리저리 살펴보는 모습이다. 그리고 갑자기 휴대폰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이리저리 만지다가 휴대폰에 담아둔 드라마라도 재생한 모양이다.

"와아!!! 소리가 깨끗하게 나와요! 이 작은데서 이런 것이 가능하다뇨!!"

더욱 더 집요하게 이리저리 만져보는 위나와 달리, 장로는 흥미를 잃은 모양이다.

어떤 것들은 그것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일 수록 그 진가를 알아보기 마련이라는 말이 지금 이 상황에서도 쓰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어떤 외국인은 데이트 하다가 돌멩이 하나 주워서는 그 나라 역사 교과서도 바꿨다고 하니깐 말이다.

"우왓. 계산도 가능해! 이런 계산을 이렇게 작은 애가 이렇게 빠르게?!!"

이리저리 만져보던 위나가 계산기 어플도 실행해본 모양이다. TV정도 있는 세상이라면, 집집마다 계산기도 있지 않나..? 아닌가? 잘 모르겠다.

단순 계산기에 놀라면 안될텐데라고 생각 했다. 어떤 계산기 모드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학용 모드는 그래프도 그려주고, 다른 어플이라면 카메라로 문제 읽고 그거 풀어주는 기술도 있는 시대니깐. 언어가 달라서 안될려나. 휴대폰에는 통역마법이 안 걸릴려나.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장로가 위나에게 말하자, 그녀가 대답했다.

"엄청난걸요! 이 기기에 대해서 취재를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세상에 이런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국가가 있다뇨!"

물론 최신 스마트폰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놀랄 정도인가? 요즘 휴대폰들이 상향 표준화가 되어서, 예전 만큼의 혁신도 없는데 말이다. 예전에는 OS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우와~ 거렸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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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의 세계, 그녀의 세계 24.09.09 8 1 13쪽
5 이미지와 경험의 상관 관계 24.09.07 8 1 13쪽
4 이세계 최고의 카메라 24.09.06 8 1 14쪽
» 몰랐다니까요 24.09.04 11 1 11쪽
2 그녀와의 만남 24.09.03 1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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