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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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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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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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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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 그녀의 세계

DUMMY

잠깐 뜸을 들인 위나씨가 다시 이야기를 계속 했다.

"뭐라고 해야 될까요, 마법사들은 마법사들끼리 뭉쳐서 연구 하는 경우 보다는 혼자서 연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숫자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도 한데요, 문제는 이 많은 마법사들이 외진 곳에서 연구를 하는 것에 있어요. 그렇다보니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혹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게 되는 경우들도 많죠."

"그건 이해가 되는군요. 하나의 분야에 몰두하게 되면,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될테니까요. 또 그게 일반적으로 마법사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기도 하구요."

"그 선입견 자체가 어느 정도는 평균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니까요. 저희 잡지사는 이런 마법사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우리 잡지만 사서 읽어보더라도 지금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또는 사회가 얼마나 넓고 다양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내용들은 마법사에게만 먹히는 내용이 아니다보니 구독자 숫자 자체는 마법사가 아닌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잡지의 근본은 분명히 마법사들을 위한 것은 분명해요."

"매력적이군요. 주간인가요? 월간인가요?"

월간 잡지는 나 역시 어릴 때 본 적이 있다. 구독은 한 적이 없지만, 매달 발매할 때 마다 서점에 가서 구매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주간이에요. 매주 하나만 만들면 되는데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 해도 상당히 피곤하더라구요. 도대체 신문처럼 일간지들은 어떻게 일을 견뎌내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요."

"그런 쪽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라서, 힘들겠다는 이야기 정도 밖에는 해드릴 수가 없겠군요. 경쟁 잡지는 따로 없는가요?"

"모든 출판물이 경쟁 상대라면 경쟁 상대이긴 한데요, 아무래도 구독자분들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저희가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다면, 노란색과 빨간색 표지로 대표되는 두 곳. 총 세 군데가 있어요. 다루는 분야가 크게 겹치지는 않아서 코어 구독자들은 겹치지 않지만,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내용에 따라서 매출 영향은 크게 받는 경쟁사들이에요."

마법사들은 구독을 해서 본다면, 안정적인 기본 매출을 담당해주게 될테고, 그 외에 대해서는 매주 경쟁을 통해 어느 한 쪽의 내용이 인기가 있다고 하면, 다른 한 쪽은 그 주의 매출은 박살이 나는 뭐 그런 느낌인가 보다.

"위나씨가 일하는 곳도 대표되는 색상이 있나요?"

"회사에서는 흰색이라고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인쇄되지 않은 종이가 아무래도 흰색이다 보니..."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겠군요."

"네엡."

백색의 마법사 이런 이미지를 핑계로 하고 있겠지만, 실상은 잉크 절약이였을까.

"단순히 마법사와 관계가 있어서 현재 잡지사로 취업하신 건가요?"

"아... 그런 면도 없는 것은 아닌데, 다른 곳들은 저어기 바다 건너 외국으로 가야 되서요. 기자는 없고, 번역이랑 영업 같은 조직만 있다고 하더라구요."

모르긴 몰라도, 비자 문제라던가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겠지. 언어 문제야 통역 마법이 해결해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케이씨는 일한 경험은 있나요?"

"없어요."

진짜로 없다. 알바도 해본 적이 없다. 있다고 한다면 국방의 의무 정도나 될까.

"헤에. 그런가요? 케이씨 말에 따르면 케이씨의 집은 이 곳에서 엄청 멀리 떨어져 있을텐데 말이에요."

"같은 세상인지 조차 의문이 있지만요."

"미래에서 온 것은 아니구요?"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를 찾는 여고생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내가 그 미래인 취급을 받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야.

"음... 제가 있던 곳은 마법이 없던 세상이니, 제가 미래에서 왔다고 볼 수는 없을꺼 같군요. 시간 자체는 거슬러 올라왔을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거리도 매우 매우 멀리 이동했을꺼에요."

최소한 21세기 인류가 모르는 아주 먼 곳으로 말이다. 달 지하에 물이 있니 없니, 화성에 가니 마니 하는 수준인데, 아직 사람과 같은 수준의 문명을 이룩한 행성을 발견한 적은 없으니깐.

"다른 행성이니, 다른 차원이니 이런 것은 솔직히 뭐라고 해야 될까요, 비현실적이라 해야 될까요?"

어... 음...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거기에 대해서는 동감이다. 누군가 내 앞에 나타나서 다른 차원에서 왔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UFO 같은 비행접시를 탄 것도 아니라고 하니까요."

"그 정도로 발전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애초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요."

외계인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발표된 적은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케이씨가 갖고 있는 물건들은 오버테크놀로지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되요. 제가 그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카메라만 놓고보더라도 저는 들어본 적도 없는 기능들이 있으니까요."

"으음... 지금 여기서는 어떻게 이야기 할 수는 없겠군요. 증명할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까요."

"도시에 가서 케이씨가 찾는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바랄게요."


그렇게 위나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또 걸은 끝에, 우리는 간이 기차역으로 향하는 버스편이 있다는 마을이 보이는 곳 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어느덧 뜨겁던 태양은 그 힘을 감추고 새빨간 잔해만을 하늘에 남겨두고 있었는데, 우리가 있는 이 숲 속의 끝에서 바라다보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이쁘네요."

위나씨의 말을 귀로 들으며, 나는 묵묵히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사진찍게요?"

"네."

"저도 찍을래요. 케이씨, 누가 더 잘 찍는지 내기 하실래요?"

호오? 수동 필름 카메라 따위로 지금 21세기 기술에 도전을 하시겠다?

"좋아요. 어떤 내기인가요?"

"밥 사주기 어때요?"

"좋아요. 어...? 앗."

"응? 왜요?"

그러고 보니, 돈.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돈이 필요하다. 그건 시대를 떠나서 통용되는 상식이다. 그리고 나는 돈이 없다.

"카드...되나요?"

"카드요??"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카드라는 단어는 그녀에게는 어떻게 들리고 있을걸까? 그건 통역 마법의 원리에 대한 질문에 가깝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

"저... 돈이 없겠군요."

한국이라면 전혀 문제 없겠지만, 한국이라 한들 필름 카메라를 쓰는 시절로 이동했다면, 당장 바로 문제가 될 테다. 무엇보다 현금 자체가... 그나마 외국 여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들고 온 지갑 속에는 환전해놓은 현지 화폐가 있긴 하겠지만, 사용 될 가능성은 0에 수렴하겠지.

"아하. 그렇겠네요. 음... 그러면... 제가 이기면 그 카메라 저 주세요."

"거절 합니다."

그건 단칼에 거절 합니다. 내 하나 밖에 없는 카메라를 노리다니!

"칫. 그러면, 그 카메라 일주일간 빌려주기."

"음...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면... 그러죠."

휴대폰도 카메라도 배터리 문제는 심각하다. 그나마 출발전에 완전 충전 해놓은 24000mAh 이라는 대용량 보조배터리 덕분에 당장은 견디고 있지만, 이미 휴대폰도 전원 끈지 오래였고, 배터리를 아끼는 이유 덕분에 매일 듣던 음악도 듣지 못하고 있다. 카메라나 휴대폰이나 보조배터리나 C타입이라 호환이 된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배터리와 관련해서 믿고 있는 것 하나는, 일단 큰 도시에 가서, 콘센트를 찾는거다. 다행히도 배낭 속에는 충전기도 들고 있고, 외국 여행을 위한 멀티 어댑터도 들고 있으니깐... 구멍만 맞아라. 구멍만 맞으면 남은 것은 제품의 프리볼트가 어떻게 해주는 것. 이게 내가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 공부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충전을 시킨다라는 것으로 목표를 바꿔야 될테고. 일단 배터리가 안되면, 내가 갖고 있는 어드밴티지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셈이니깐.

"배터리 인가요? 전기 이야기죠?"

"네. 넵."

"아하. 그래서 아까전에 카메라를 만졌을 때, 익숙한 느낌이 있었군요?"

"익숙...? 뭐가요?"

"제 전공이 전자기라서요."

"마법에 전공이 있어요?"

"네에-. 열에너지 마법사도 있구요. 의료 마법사도 있고요. 저 처럼 전자기 마법사도 있어요."

"세부 전공인가 보군요?"

"뭐, 정확히는 대학교에서 말하는 전공이라기 보다는 각자가 가장 잘한다는 마법이 무언인가에 대한 개념에 가깝지만요."

"헤에. 그러면 막 충전도 되요?"

"충전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 그게... 전기 에너지를 채운다고 해야 될까요."

"흐음. 이렇게 말인가요?"

어느새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는 충전중이라는 표시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 이... 이게 되네요?"

"뭐에 놀라는 것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나 역시 그 원리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카메라와 휴대폰 그리고 보조배터리 역시 무사히 충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위나씨는 그녀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것을 잘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아직 디지털 세상이 오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어... 저기..."

"케이씨, 왜요?"

"혹... 혹시... 초전자포라던가 이런것도 가능할까요?"

"...?? 초전자포요? 그게 뭔가요?"

"아, 아닙니다. 그러면 백만볼트라던가?"

"...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만 볼트 정도면 어렵지 않아요."

"?! 정말인가요?"

위나씨는 나에게 눈을 감고 있어보라고 했고, 내가 눈을 감고 있자, 잠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무언가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앗 따가."

따가움을 느낀 내가 눈을 떠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에헤헷 웃으면서 무언가를 들고 보여주며 말했다.

"정전기에요. 정전기는 만 볼트는 쉽게 넘어가니까요."


그런 소동이 지난 뒤, 다시 우리는 나란히 서서 카메라를 들고, 눈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카메라로 담기 시작했다.

빨갛게 물든 하늘 아래에는 낮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있었고, 태양이 남긴 새빨간 빛은 그 작은 마을도 빨갛게 만들고 있었다.

찰칵 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 역시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확인하고 조절하고 다시. HDR이 좋을려나? 옵션을 바꿔가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위나씨가 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인화 하지 않고,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뇨. 치사해요."

"이게 21세기 기술이랍니다!"

"21세기 인가요. 헤에... 확실히 다른 곳에서 오셨겠군요. 지금 여기는 23세기인데 말이에요."

"응?"

문득 무슨 소리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위나씨의 이야기. 그러나 바로 그 말에 숨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이 곳 세상의 하루는 몇 시간이지? 그리고 일 년은 며칠이지? 행성의 한 번 공전에 걸리는 기간이 365일이 아닌 200일이나 300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시간의 기준까지 들어가면 엄청 복잡하겠지만, 여튼 그런 것은 같다고 생각해야지. 내가 살던 지구와 이 곳의 1년에 해당하는 시간이 같다면, 그 다음에 고려해야 되는 것은 시간대의 기준이다.

21세기라는 것은 기원 후를 의미하는데, 그 기원의 시작점에 관한 이야기다. 거기까지 어떻게 같다고 고려하더라도, 흘러온 역사가 다르면 같은 시간이 지났더라도 기술력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당장 중세 암흑기라 불리던 시대만 없었다고 한다면, 2~300년은 빠른 과학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깐 말이다. 21세기 사람은 24세기 기술력을 누리는 셈이다. 상상하기도 힘든 발전이 있지 않을까. 미래를 정확하게 상상하는 것이 힘들다면 과거를 생각해보면 된다. 21세기와 18세기 만큼의 차이다.

즉, 위나씨가 말하는 지금 이 순간이 23세기라면, 그 역사에 있어서 무언가 과학 기술 발전에 방해되는 것이 있었으리라. 그것은 마법 그 자체가 되었을 수도 있을테고, 어쩌면 종교나 질병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 그거는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아... 그런가요. 그렇군요. 여기는 23세기군요..."

지구에서 본인들이 23세기에 산다고 말하는 국가가 있을려나. 없지 않을까. 물론 기준이 다르면 되기야 된다. 왜, 우리도 단기로 치면 40세기는 훨씬 넘을테니깐 말이다.

"케이씨, 괜찮아요? 안색이 안 좋아보여요."

스스로가 그 소리를 듣고 충격을 먹었나 보다.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다듯이, 화제를 돌렸다.

"전 괜찮아요. 그나저나 이길 수 있겠어요? 필름 한 통을 다 쓰더라도, 힘들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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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세계, 그녀의 세계 24.09.09 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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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세계 최고의 카메라 24.09.06 8 1 14쪽
3 몰랐다니까요 24.09.04 1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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