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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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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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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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경험의 상관 관계

DUMMY

"케이씨!"

카메라를 이리저리 만지면서 갖고 놀면서 위나씨가 나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넵?"

"이 카메라... 얼마에 파실 수 있으신가요?"

"아하핫. 안 팔아요. 당장 살 수 있는 제품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설령 살 수 있더라도, 저는 보통 잘 쓰고 있는 제품들을 팔지는 않으니까요."

중고 거래도 안 쓰는걸 팔지, 잘 쓰는걸 팔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그렇다고 막 피라고 해야 되나, 웃돈 받고 팔 만한 그런 메리트가 있는 제품도 아니고 말이다. 한정판이나 이런거라면 모를까, 지금 이 순간에도 공장에서는 계속 생산되고 있을테니깐. 하지만, 이 곳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내가 이걸 팔 일은 없을 것이다.

"하. 알겠어요. 그나저나 케이씨는 이제 뭘 하실 생각이신가요? 저도 취재는 대충 끝나기도 했고, 이 곳 마을에서 볼 일은 다 봤으니까요."

"으음... 솔직히 말하면 모르겠군요. 사실 저는 여기가 어딘지 조차 전혀 모르니까요. 일단은 주변에 큰 도시를 한번 찾아가봐야 될 것 같아요."

일단 큰 도시에 가자. 거기에 가면 도서관도 있을테고, 신문이 되었건 텔레비전이 되었건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큰 도시인가요. 제가 일하는 잡지사가 있는 도시가 이 근방에서는 가장 큰 도시긴 해요. 물론 가장 가까운 큰 도시는 아니지만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따라가도 될까요? 어차피 인근 지리를 전혀 모르니깐, 조금 더 멀리 있더라도 문제는 없어요. 오히려 규모가 더 큰 만큼 제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찾을 가능성도 올라갈테구요."

애매하게 작은 도시에 가는 것 보다는 한번에 큰 도시를 가는 것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어차피 시간이 촉박하거나 그렇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그리고 이틀 뒤, 엘프 마을에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그 사이에 엘프들과 오해를 푼 나는, 엘프 마을에서 맛있는 와인도 맛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실제 상상하던 미녀 엘프들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해야 될까.

다만 모든 엘프가 미녀는 아니였다 정도로 아쉬움을 남겨두겠다. 그러나 미녀 비율은 상당히 높고 수준이 좋았다 정도로 이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어라? 마법사라면서요?"

"그런데요?"

"...? 날아가는거 아닌가요?"

"하아...?"

위나씨는 한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했다.

"마법사들이 날고 있는 이미지는 환상이에요, 환상. 실제로는 날아다니지 않아요. 물론 날려고 하면 날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잠깐이에요. 마력 소모가 너무 심하거든요."

듣자하니, 마법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홍보용 이미지라고 한다. 마법사가 하늘을 난다는 것은 결국 바람 마법을 이용해서 지상으로 강력한 바람을 뿜어내기에, 실제로는 이착륙할 때 주변이 위험하기도 하고, 마력 소모가 심해서 수시로 날아다니는 마법사는 없다고 한다. 그 말에서 뭐라고 해야 될까, 헬리콥터와 같은 느낌으로 날아다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RC헬리콥터라 해야 될까. 날 수는 있지만, 체공 시간 자체는 지나치게 짧은 수준의 제품. 그게 마법사들이 난다는 것이라고 한다.

"빗자루 뒤에 타서 날아보고 싶었는걸요..."

정말 정말로 솔직한 마음이다. 영화나 애니에서나 보던 마법사가 눈 앞에 있는데, 어찌 그 빗자루를 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날아다니는 동안 뒤에서 꼭 붙잡고 있을 용의가 있다.

"하아... 마법사가 그렇게 쉽게 날 수 있었다면, 인류 역사가 상당히 바뀌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녀는 이 엘프 마을에 오는데까지 한참을 걸려 왔다고 한다. 듣자하니 버스와 기차를 타고 또 갈아타고, 그렇게 산골짜기의 작은 마을에 도착해서, 다시 깊고 깊은 숲 속으로 찾아온 것이 이 엘프 마을이라고 한다.

"그 말인즉슨... 목적지인 도시까지 갈려면 한참 걸리겠군요?"

"그렇죠. 날 수 있었다면 한번에 올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세상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오늘 안에는 도착하겠죠...?"

"오늘 안에 간이 기차역으로 향하는 버스편이 있는 작은 마을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목표에요."

"..."

뭐...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곰이나 멧돼지, 늑대 같은 것들이 있다 한들 그런거는 여기 있는 마법사 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작은 마을로 향하는 그 깊고 깊은 어두운 숲 속을 통과하는 기나긴 시간 동안, 나와 위나씨는 많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그녀의 나이가 내 예상보다 훨씬 어렸다는 점. 난 그녀가 23살 정도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17살이였다.

...;

서양애들 나이는 정말 얼굴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다니깐... 성장과 발육이 상당히 빠르다고 해야 될까. 17살에 앳된 모습이 아닌 이런 수준의 성숙함이 느껴진다고? 놀랄 수준이다. 결국 내 나이가 훨씬 더 많은 셈인데, 정작 그녀는 내가 대학생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자신 보다 어린 줄 알았다나. 내가 딱히 동안이거나 그렇지는 않으니깐, 역시 유전의 차이라 해야 될까. 그런 것이 크게 느껴졌다.

그녀는 일반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난, 마법 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모든 마법사가 마법 학교를 필수적으로 나와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마법사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다면 왜 그녀는 마법사인데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이를 생각하면 잡지사는 막 입사한 수준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위나는 실제로 인턴이 막 끝났고, 막 정식 직원이 되었다고 한다. 취재 자체는 원래 혼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번 엘프 마을의 경우는 일종의 시험이자 신입 역량 평가에 가깝다고 한다.

"잡지사에 취업한 이유라면, 먹고 살기 위해서죠 뭐. 아, 농담인데, 농담만 있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렇게 실없는 소리를 한번 한 그녀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법을 쓸 줄 안다는 것은 매우 낮은 확률로 얻는 일종의 재능이자 능력이에요. 그런데 그게 전부에요. 마법을 쓸 줄 알아요. 그런데 그래서요? 마법을 쓸 줄 안다는 것과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요."

"보통 마왕 같은거 무찌르기 위해서 파티를 모아서 모험을 떠난다던가..."

"하? 무슨 판타지 소설책 같은 소리를 하고 있나요? 먼저 마왕이란 없어요. 그러니 그런 파티도 존재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흔히들 한다는 마을에서 주는 인근 몬스터를 잡는 퀘스트라던가..."

"최소한 제가 태어난 이후로는 몬스터라고는 들어본 적도 없어요. 옛날에는 있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설령 있다 한들 마법사에게 사냥을 시킬 일은 없겠죠."

"왜요?"

"총 놔두고 마법사에게 굳이 시킬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다. 이 곳은 생각보다 발전한 사회. 텔레비전도 있으니, 당연하게도 총과 포의 시대다. 경찰과 군인들이 총 들고 무장하고 있는데, 몬스터를 왜 두려워 하겠는가? 냅다 총으로 때려잡겠지. 권총으로 안되면 소총을, 그 다음에는 기관총이, 기관포가 나서고, 그 이후로는 포가 나서며, 포로도 안되면 항공폭탄까지 동원가능한 시대다.

마왕이 실존한다 한들, 마왕성 위로 떨어지는 융단폭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의 시대. 그곳이 바로 이 곳 이였다.

"그러면 마법사들은 보통 뭐하나요?"

"그게 문제에요. 마법도 종류가 많이 세분화 되었는데다가, 단순히 마법만 쓸 줄 안다는 걸로는 세상을 살아갈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이 직업이였죠."

"흐음?"

"먼저 마법만 생각해볼게요. 마법이란 이미지에요. 그리고 그 이미지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록 강력해지죠."

"제가 있던 세계는 마법이 실존하지는 않은 세계였지만, 마법이 있다면 그럴 것이라는 이야기는 있었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경험과 마법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는걸요."

"얼음 마법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마법사라면 마법책을 보고 얼음 마법을 구현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을 마법사라 부르니까요."

마법을 만드는 방법이 적힌 것을 보고 그대로 구현한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것이다. 요리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얼마나 어려운가? 할 때 마다 맛이 매번 달라지지 않던가? 마법도 비슷하겠지.

"두 명의 초보 마법사가 있어요. 이 두 명은 오늘 처음으로 얼음 마법을 펼치는 것이죠. 그런데 같은 마법책을 보고 만들어낸 이 두 얼음 마법은 동일할까요?"

"완벽하게 동일하냐라면... 글쎄요. 그건 능력이 동일하지 않을테니깐 다르지 않을까요? 하지만 거의 비슷하지 않나요?"

"대부분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실제로 일반적으로는 비슷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조건이 더 들어가는 것이죠. 한 명은 매일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더운 나라에서 자라서, 얼음을 접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다른 한 명은, 매일 얼음을 구경할 수 있는 추운 나라에서 자랐다면요?"

"그렇다면 당연히 추운 나라 사람의 얼음 마법이 강할꺼라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훨씬 강할꺼에요. 그런데, 왜죠? 왜 그렇게 생각하신거죠?"

"그거야 당연히... 어...?"

"지금 머릿속으로 생각한 그 차이가 바로 경험에서 오는 거에요. 극한의 추위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구현하는 얼음 마법은, 그 추위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쉽게 따라할 수 없어요."

"하지만, 결국은 단순히 얼음의 온도 차이가 아닐까요?"

"기본적으로는 온도 차이가 맞아요. 하지만 온도가 전부는 또 아니에요. 순수하게 물로 만든 얼음이라 하더라도, 그 얼음을 어떻게 얼리는지에 따라서 같은 온도라 하더라도 그 강도 차이는 분명하게 나게 되니까요. 물 안에도 다양한 성분들이 있고, 얼음에 있어서는 공기나 그러한 다양한 성분들이 불순물로 작용하니까요."

투명한 얼음과 불투명한 얼음 이야기 인가 보다. 투명한 얼음이 더 단단하다던가.

"이러한 것들은 지식 또는 경험에서 오는 것이에요. 그리고 강력한 얼음을 만든다는 이미지는 상상력에 달려 있고, 그 현실성 있는 강한 상상력은 바로 경험을 바탕으로 확장시킨 것이니까요."

하긴. 얼음을 접해보지 못한 더운 나라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차이가 나긴 하겠지. 내가 살았던 곳 기준이라면 별 차이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렇군요. 마법과 경험은 분명히 일정 수준은 관련이 있겠군요. 그런데 그게 잡지사랑은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많은 곳을 직접 가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확실히 도서관에 처박혀서 많은 책을 읽는다면, 분명히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을테고, 일종의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셈이겠지. 하지만 경험의 질이라는 측면에서는 활자로 밖에 접할 수 없으니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있는 곳의 잡지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고 해요. 잡지사의 기자가 되서, 이곳 저곳을 직접 가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셈이지요. 그것도 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돈도 받으면서 말이에요."

돈 이야기를 하면서 슬며시 미소를 지은 것으로 봐서는, 분명히 월급날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잡지사라 하더라도 여기저기 다닌다는 보장은 없지 않나요? 취재하는 분야는 다양할 테니까요."

"아! 그 점에 대해서라면 걱정하실 것 없어요. 저희 잡지사는 전세계의 모든 마법사들이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모든 마법사들이 구독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사람들 중 마법사의 비율이 낮다고 한들, 전 세계의 마법사를 대상으로 한다면, 그 매출이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모든 마법사들이요...? 엄청 나겠군요?"

"에헤헷. 여기 입사하는거 생각보다 엄청 힘들었다구요!"

분명히 입사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리라.

"그런데 마법사들이 잡지를 구독할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그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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