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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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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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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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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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서 펼쳐진 21세기 기술

DUMMY

"마법사 협회에 따르면, 로빈슨씨는 정책 연구를 위주로 하셨던 마법사 였다고 하니까요."

"정책 연구...?"

"그저 마법사 협회의 기술 발전의 방향을 좀 잡아줬을 뿐이라네. 허허."

지하철 같은거 만들 때 어디에 역을 세우고, 어떻게 노선을 짜고 뭐 그런건가 보다.

"위나야, 통역마법을 끊어보겠니?"

그와 동시에 나는 저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시 마법이 걸리고,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통역마법이라는 것이 중복으로 걸 수 있다던가 이렇지는 않나 보군요? 각기 다른 여러 전문가들이 걸면 더 좋지 않나 싶은데 말입니다."

"그렇게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서 큰 문제를 깨닫게 되었다네. 통역마법이라는 것 자체가 시전자의 두뇌를 상당하게 사용하게 되거든.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통역마법을 많이 사용한 사람일수록 뇌와 관련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네. 그래서 현재는 한번에 한 명을 권장하고 있지."

"헤에..."

"마법에 대한 것은 나중에 다시 얘기합세. 지금은 자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 자네가 살던 곳에 대해 이야기 해주겠나?"

로빈슨씨의 요청에 대해 나는 뭐 부터 이야기를 해야 되나 생각에 빠졌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한국이라는 국가? 지구라는 행성?

아니, 잠깐. 저들이 나에게서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뭘까?

나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는, 뭐 듣고 싶을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중요하지 않겠지. 모르는 행성에 대해서? 그거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모르는 국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겠지. 그러나 모르는 행성에 대한 어떤 정보가 알고 싶을까? 지적인 존재가 있다면 결국은 가장 먼저 그들의 기술이지 않을까?

"비행기라고 있는데..."

힐끔. 눈치를 보자. 비행기는 알고 있나? 그러자 로빈슨씨가 말했다.

"눈치 볼 것 없네. 비행기가 뭔지도 알고 있고, 폭격기 승무원으로 전쟁터에 참여했던 적도 있다네. 설령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먼저 물어보겠네."

"제가 살던 곳에는, 비행기가 발전을 거듭해서... 한번에 2~3백명은 넘게 태우고 열시간은 넘게 날아다니는 세상이죠. 저 역시 그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던 사람 중 한 명이고요. 돈만 낸다면 누구나 탈 수 있고, 비행기를 탄다면, 행성의 어느 곳이던 24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어요."

환승 제외하고 도시간의 이동 기준이라면 대충 24시간까지...는 안 걸리지 않을까. 그러나 애초에 비행기 이야기 자체가 크게 와 닿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바로 인류 기술의 최고봉을 이야기 하자. 나는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는 테이블 위에 올리면서 말했다.

"아마, 기술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살던 곳의 가장 수준 높은 기술이라면 바로 이것이에요. 스마트폰이라고 하는데, 전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의 궁극적인 발전 형태라 보시면 됩니다. 무전기와 비슷하지만, 무전기는 아니에요. 무전기 처럼 쓰는 것은 전혀 문제 없지만요."

"이 작은 것이 말인가?"

"그렇죠. 이 작은 장치안에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넣었죠. TV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죠. 사람들과 대화할 수 도 있고, 사람을 직접 보면서 대화할 수도 있죠. 문서작업도 가능하고, 계산도 가능하죠. 카메라도 가능하고, 손전등으로도 이용가능해요. 수 많은 게임도 가능하구요. 그리고 현재 자신의 위치가 지도상의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생전 처음 가는 목적지도 안내해주죠."

"한번 보여주겠나?"

"몇 가지는 가능한데, 많은 것들은 이 곳에서는 동작하지 않겠네요.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그게 여기는 없으니까요."

로빈슨씨의 요청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보여줬고,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대단하군. 어떤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 조차도 뛰어넘었는데, 그런 것이 자네 세계에서는 가능하다니, 놀랍군."\

"케이씨! 저 한테 이야기 한 것이 전부가 아니였군요?!"

"위나씨가 물어보지는 않았으니까요. 거기다가 정말로 놀라운 것들은 정작 이 곳에서 쓸 수가 없어서 말이에요."

"더 놀라운 것들이 있다구요?"

인공지능까지 들어간다면, 기겁을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인터넷이 안되니깐... 하아.

"블루투스 정도는 경험시켜 드릴 수 있겠네요."

유선으로 무언가 보여줘도 충분히 놀랄 내용들이 가능하겠지만, 그걸 무선으로 보여준다면...?

"일단 로빈슨씨와 위나씨의 사진을 잠깐 찍어봐도 될까요?"

그들의 승낙을 얻어, 나는 배낭 속에 잠자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 깨웠다. 귀찮으니깐 그냥 P모드로 설정하고, Eye AF가 동작하는 것을 보면서 찰칵. 그러고보니 이것도 엄청난 기술인데 말이지.

"여기 화면을 보시면 제가 방금 찍은 사진이 있어요."

엄밀하게 말하면 이것만 하더라도 엄청난 기술이다. 특히나 필름 카메라 시절이면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것을 보여줘야 되니깐.

"저는 이 카메라에서, 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옮길꺼에요."

블루투스를 켜자, 자동적으로 페어링이 되었다. 그리고 파일 전송.

"여기 있는 사진은, 곧 이 휴대폰으로 복사가 되죠. 이제 휴대폰에서 방금 찍은 사진들로 이것저것 해볼 수 있어요. 저 카메라는 촬영에 특화된 것이라서, 종합적인 기능이나 성능은 휴대폰 보다는 못하니까요."

사진 필터앱을 켜서, 이것저것 적용해봤다. 그리고 힐끔 쳐다보니, 로빈슨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위나는 엄청나게 흥분한 모습이였다.

"허허... 이런 것이 일상적으로 되는 세계란 말인가..."

"이제, 하나만 더 보여드리면 될 것 같아요. 혹시 음반 같은 거 있나요?"

그러자 로빈슨씨가 벽쪽으로 가더니 음악을 재생했다. 카세트 테이프인가 싶어서 봤더니 LP판이였다. 모두들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는 가운데, 내 스마트폰은 흘러나오는 그 클래식 음악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그래, 또 어떻게 놀래켜 줄 것인가?"

LP를 끄고서는 로빈슨 씨에게 블루투스 헤드폰을 건네줬다. 이어폰도 배낭에 있다. 왜 둘 다 들고 다니냐고 묻는다면, 용도가 같긴 한데, 편의성이 제각각 다르다. 고로 나는 상황에 따라서 그 두 개를 번갈아 가면서 이용한다. 무엇보다 이어폰을 쓰면 쉽게 귀가 안 좋아지더라.

"음?"

블루투스 헤드폰을 쓴 로빈슨씨가 살짝 놀라면서 헤드폰을 벗었다가 썼다가를 반복했다. 그건 바로 노이즈 캔슬링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것이다. 사실 포인트는 노이즈 캔슬링은 아니지만, 이것도 기술이라면 엄청난 기술이다. 아니, 모든 전자기기가 전부 엄청난 기술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걸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니깐.

"아...?"

아까 LP판에서 흘러나왔던 음악을 녹음 했던 것을 재생시켰다. 녹음 품질의 문제가 있겠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아니, 오히려 음장 효과 덕분에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스피커와 헤드폰의 구조적 특성 탓에, 상대적인 볼륨으로 인하여, 헤드폰의 음질이 더 좋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음질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여튼 듣기 거북한 소리라던가 이런 것은 결코 아니리라.

"아까 들었던 그 음악이구먼. 허허..."

문득, 서로 다른 두 기기간의 무선 전송에 대한 시연이였는데, 로빈슨씨는 어쩌면 헤드폰 자체에서 녹음을 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케이씨..?"

"제가 살던, 21세기 기술력이에요."

"저는요!! 저도 궁금해요!!"

음... 음악은 로빈슨씨가 듣고 있으니깐...

"사진... 편집 해 보실래요?"

보통은 컴퓨터로 작업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컴퓨터는 들고 오지 않았다. 휴대폰으로는 편집을 거의 하지 않지만, 편집 어플 자체는 깔려 있다. 터치펜을 꺼내서, 화면속의 물체를 선택해서는, AI지우개로 지우자, 사물이 사라지고 그 사라진 자리를 AI가 알아서 채워넣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모습을 지켜본 위나씨는 와아 와아 소리를 내면서 결국 내 펜을 뺐어가더니, 본인이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직접 해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조용히 카메라를 들고 와서는 위나씨의 사진을 찍었다. 그저 펜을 들고 휴대폰을 탐구하는 그 모습이 이뻤으니깐. 찰칵 소리가 몇 번이고 들렸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고, 신경 쓰지 않았다.

21세기 기술쇼라 부를 수 있는 이 이벤트가 끝난 것은 조금은 더 시간이 흐른 뒤 였다. 처음의 흥분된 모습과 달리 충분히 21세기의 과학 기술을 맛 본 둘의 모습은 의외로 상당히 차분한 모습이였다.

"허허... 내가 자네를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네. 도와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나 자신은 어쩌면 편견과 오만에 갖쳐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자네가 아니였다면 이러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네가 필요하다면 마법사의 재능이 있는지 정도나 가능할까. 그렇지, 내 자네에게 도움이 될 문서를 써 주겠네. 자네가 돌아가는 방법을 당장 찾지 못한다면, 최소한 그 방법을 찾을 때 까지는 이 곳 세상에서 편하게 있을 수 있을 것이야."

이후로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의 일부를 아래에 적어보겠다.


"자네가 살던 곳은 정말로 마법이 없나?"

"마법사라는 것 자체가 소설에나 전설 같은데서 접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실존하지는 않거든요."

"자네는 공룡이라는 것을 아나?"

"물론이죠. 이 곳에서 말하는 공룡이 제가 아는 것과 동일한 것을 의미한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자네의 세상에서는 공룡은 실존하는가?"

"음... 살아있는 공룡은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죄다 멸종하고, 일부 살아남은 종들은 진화해서 이제는 공룡이라 부르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겠지. 그건 여기도 마찬가지네. 하지만 실존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 않겠나. 내가 묻고 싶은 것도 바로 그것이라네. 마법이 없다는 세계라면서, 정작 자네는 마법사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알고 있지. 정말로 없었을까? 자네가 알고 있는 전설의 마법사들이 정말로 마법사가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으음... 기록이 상당히 부족하고 또 많은 기록들이 수 많은 전쟁으로 사라지고 훼손되었으니까요. 마법사가 있었지만 사라졌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어쩌면 알려지지 않은 마법사들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가요?"

"허허... 그거는 내가 알 수 없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오히려 단 하나네. 자네들이 말하는 과학기술로 이 곳에 올 수 없다면, 그건 어쩌면 누군가의 마법이 아니겠나?"

"하지만, 현존하는 그 어떤 마법으로도 제가 온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그렇지. 인간의 마법이라면 말이야."

"엘프는 만나 봤으니깐... 드래곤이라도 있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신의 존재가 입증된 세상일까요?"

"신의 존재는 인간들의 입증 영역 밖이라네. 하지만 드래곤에 관해서는, 드래곤은 있어. 다만 드래곤들의 마법으로도 불가능할 거야."

"그러면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이제는 없을걸세."

"이제는... 말인가요? 예전이라면 가능했었다는...? 혹시 뭐 믿기지도 않는 고대의 마법 이런 이야기인가요?"

예전에는 가능한 기술들이 지금은 사라져서 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은 종종 있다. 전함의 그 거대한 함포라던가, 거대한 로켓이라던가 말이다. 하지만 마법 같은 것이 정말로 고대에는 가능한데, 미래에 안되는게 있을까? 모든 것이 사라지는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마법의 안정성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던 시대의 오래된 문헌에 따르면, 어떤 마법사는 차원을 열었다는 주장을 했다고 하네. 물론 당시에도 노망난 노인의 헛소리로 취급되어서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네.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신경 쓴 적이 없었지. 그런 것은 불가능 하니깐. 하지만, 어쩌면 그 차원이라는게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였다면..? 어쩌면 자네의 세계에 남아있는 마법사의 흔적들을 다른 곳에서 온 어떤 마법사들이 남긴 것일 수도 있지 않겠나?"

로빈슨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아쉽게도 거기에 대한 반박이나 동조를 하기에는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던 아니던 확인해볼 가치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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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마을에서 펼쳐진 21세기 기술 24.09.11 1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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