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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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최근연재일 :
2024.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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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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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의 면접

DUMMY

아이리스 부장의 안내를 받아서 오게 된 이 방은, 완전히 깜깜한 어둠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하게 외부와 차단되어 있으며, 조명도 상당히 어두운 자그마한 방이다.

이 방을 어두운 백열등과 함께 여러개의 촛불이 방을 밝히고 있었다.

잡지사라 한들 회사에 이런 곳이 있을 이유가 있나 싶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보통은 기자 휴게실로 이용되는 모양인데,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그 평범한 기자 휴게실의 모습과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저 의자에 앉으신 뒤에, 편안하게 의자를 젖혀주시면 되요."

리클라이너 의자라고 불리는 의자에 앉아서, 눕다시피 의자를 젖혔다.

방을 가득 채운 아로마의 향이 코를 간지르고 있었고, 그 향에 취해 긴장이 이완되면서 기분 좋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갑자기 왜?

"아, 저기요. 그런데 지금 이게 왜 필요하"

말이 끊나지도 않았는데, 아이리스씨로 부터 바로 방해를 받았다.

"쉿!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긴장을 풀고 계시면 되요."

"...네?"

방을 가득 메운 이 어색한 적막을 잔잔하게 들려온 음악이 깨버린다. 웅장한 것과 거리가 먼 클래식 음악이다. 이른바 수면 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단조롭고 반복된 음악이 일종의 백색 소음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쪽 테이블에서 부시럭 거리던 노이즈는 LP판으로 음악을 재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낫던 소리였나 보다.

"안심하셔도 되요. 한동안 이 곳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테니까요."

"아, 아뇨. 아니, 저기..."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다는 거죠?"

"넵..."

아이리스씨는 쿡쿡 웃으며 대답했다.

"심층 면접이에요. 하지만, 일반적인 심층 면접과는 아주 다른, 아주 딥한 곳에서 이뤄지는 면접이지요."

어... 유감스럽게도 취업은 커녕 알바 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면접과는 거리가 매우 멉니다만...

아직 취업 준비를 할 상황도 아닌지라, 사실 면접 공부니 이런 것도 해본 적이 없기도 하고.



"먼저 다시 한번 제 소개를 해야 되겠군요. 저는 아이리스 프로이트 입니다. 인사 과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리스라고 부르시면 되요. 케이씨라 부르면 되겠죠?"

"아, 넵."

"위나씨로 부터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는 서큐버스랍니다."

그와 동시에 아이리스씨는 웃 옷을 벗었고,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가 한층 더 들어났다.

"우왓? 저, 저기, 아이리스씨?"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는데, 아이리스씨는 의자에 누워 있는 내 위로 올라탔다.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는 그 모습에서, 그녀의 빠방한 두 가슴이 강조된다. D컵은 되지 않을까? 어쩌면 더 넘을 수도 있고.

이게 가슴 크기가 국가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하던데 말이다. \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슴 크기 그 자체 이상으로, 몸과의 밸런스인데, 그녀는 결코 뚱뚱하다거나 또는 말랐다거나 이런쪽이 아니였다. 글래머인데,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 예전에 유명한 그 그라비아 아이돌과 유사한 체형이라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그녀가 몸을 낮춰서 나에게 바짝 다가온다.

그러자 뭉클한 감촉을 느낄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척수 반사가 일어났다. 하반신의 어딘가에 피가 쏠리는 듯한 느낌이다.

나에게 다가온 그녀는 팔을 뻗어서 내 얼굴 위로 손을 올렸다.

얼굴과 얼굴의 거리가 그 어느 때 보다 가깝게 다가왔고, 그녀의 앙증맞은 두 개의 빨간 뿔에서 은은한 빛이 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으에?"

무, 무슨 면접이 이런가요?

"안대를 씌우겠습니다."

응? 안대요? 왜요?

"저, 저한테 그냥 주셨으면 제가 할 수도 있는데요?!"

"웅... 씌우는게 더 재밌다고 할까요?"

재미요? 이 사람, 지금 날 놀리고 있는게 분명해!!


깜깜하다. 눈 앞은 어둠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각이 사라지고, 그 감각을 청각과 촉각이 그 자리를 메꾼다.

"아, 이 얘기는 아직 안했던 것 같은데요, 전 인사 과장이긴 한데, 사실 파트타임 입니다?"

"그건 신기하군요."

신기하긴 하지만, 뭐 계약을 그렇게 했으면 어쩔 수 없지.

"여기는 일주일에 삼일을 이 곳에 출근하지요. 정확하게는 월요일과 목요일은 풀타임을, 수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는데요, 그러면 여기서 퀴즈 입니다. 저는 이 곳에 일하지 않을 때는 뭘 하고 있을까요?"

으음... 내 알바인가.. 그러나, 물어보면 대답해주는게 인지상정.

잡지사니깐 뭔가 그와 관련된 업무가 아닐까?

"프리랜서 기자로서 현장을 나간다던가요?"

"땡! 정확히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인사 과장이니... 인사 노무 관련 상담일까요?

"정확히는 심리 상담이죠. 심리 치료도 병행하고 있죠. 원래는 심리학 전공이였는데, 심리학자는 또 약물 이용이 안된단 말이죠? 약물 치료를 할려면, 의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의대를 들어갔죠. 다른 과목은 솔직히 유급에 가까웠으니깐, 의사로서 능력은 그냥 바닥이라 보시면 되겠네요. 하지만 심리학과 관련된 정신과에 관한 것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그쪽이야 말로 제 메인이라 처음부터 생각하고 집중한 곳이니까요.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도 갖고 있죠."

"대단하시네요..."

대단하다. 정말로 대단하다. 그런데 그게 왜?

"제가 회사로부터 받은 지시는, 케이씨에 대한 검증입니다. 종종 정부기관에서 취재원을 알아내기 위해서 잠입을 한다던가, 때로는 잡지 기사에 불만을 품은 조직이나 개인이 복수를 위해서 취업을 시도하기도 하거든요. 제 역할은 그런 사람들을 막는 것이죠."

쉽지는 않을텐데... 언더커버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 그럴듯한 꾸며낸 배경을 갖추는 것이니깐 말이다. 뒷조사 당하는 것을 고정된 상수로 간주하고 움직이니깐, 뒷조사를 하더라도 결코 무언가 알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터.

"하지만, 동시에 그 외의 것은 의료법에 의해 비밀누설 금지의무가 작용하게 되죠."

아하. 뭔가 알게 되는 것이 있더라도, 그건 환자로 취급하고 회사에 이야기는 하지 못하는가 보다.

"그러니깐, 원하는게 있으면 부담가지지 않고 이야기 하셔도 좋아요. 예를 든다면... 케이씨의 이 빵빵하게 터질듯한 것을 해소하고 싶으시다던가 이런 것 말이에요."

"..."

어, 저기? 이거 성희롱? 나, 성희롱 당하는거 맞죠?

"이세계 남자도, 역시 남자군요. 조금은 안심이에요. 하지만, 아무한테나 욕망을 품는 것은 안되요. 특히나 회사에서 여사원을 대상으로 한다면 말이에요."

제길. 저쪽에서 선빵을 치다니. 오히려 내가 성희롱을 하고 있는 셈이 되어버렸다.

"토.. 통제 할 수는 없거든요."

"알고 있어요. 그러니깐 넘어가 드리는 거죠."

그녀는 후훗 거리면서 이야기 했다.

"장난은 여기까지 할게요. 그러면 이제 진짜 면접을 시작할게요."

그와 동시에 코와 입 위에 무언가 덮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감촉은 뭐랄까... 망사천? 그물처럼 얽기설기 얽힌 천인데... 설마 망사 팬티는 아닐테고?!

아니, 서큐버스니깐... 에? 설마?

아니다. 이건 거즈...


"케이씨? 케이씨? 제 말 들리시나요?"

우웅. 무슨 일이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눈 앞에는 아이리스씨가 있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고, 알몸으로.

"우와아아아아아앗!!"

"에?! 무슨일이죠?"

"옷! 옷! 옷 입으세요!!"

"...??"

"아, 알몸인데요?!!"

"아! 지금 여기는 케이씨의 꿈속이에요."

"...네?"

"REM 수면 상태에요. 그러니깐 쉽게 말해서 케이씨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구요, 저는 케이씨의 꿈속에 들어온 상태에요."

"꿈... 인가요?"

"네. 꿈이에요. 옛날부터 서큐버스는 타인의 꿈 속을 드나들 수 있는 힘이 있었거든요. 그 힘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해요. 특히나 케이씨 처럼 마법 저항력이 없는 분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아..."

"그런데, 제가 간섭 가능한 것은 어디까지나 제 존재를 꿈속에 넣고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 정도에요. 그러니깐..."

"그러니깐...?"

"케이씨가 보고 있는 제 알몸은 제가 만든 것이 아니란 말이죠. 이건 순수하게 케이씨의 꿈속이고 케이씨가 생각하는 제 모습이 투영되었을 뿐이에요. 변태."

"... 그러면 아이리스씨가 본 제 모습은 어떤가요? 아이리스씨가 보는 본인의 모습은요?"

"설명하기는 솔직히 힘들겠군요. 이건 서큐버스의 고유 능력이라서요. 하지만 최대한 설명을 해보자면, 저는 자고 있지는 않아요. 케이씨 옆에서 케이씨의 꿈에 간섭을 하고 있어요. 저는 케이씨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제가 보고 있는 것은 실제 케이씨의 모습 그대로에요."

"그거 되게 편한 설정이군요?"

"물론이죠. 거의 모든 서큐버스들이 이 능력으로 먹고 산다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물론 저 처럼 의사 면허까지 따는 경우는 극히 드물겠지만요."

남의 꿈속에 간섭하면서, 동시에 실제에도 간섭이 가능하다니, 그게 가능하다면... 으흠흠.


"그래서 제 꿈에서 굳이 저한테 물어볼 일이 뭐가 있나요?"

"그냥 면접이에요. 차이점이라면, 저는 서큐버스. 꿈을 통제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여기서 말하는 통제는 케이씨의 변태같은 상상력을 통제한다는 것이 아니라, 케이씨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다는 의미에요."

"솔직히 믿기는 힘들긴 한데요... 제 꿈이니까요."

꿈과 관련된 그 유명한 영화가 문득 생각났다. 꿈을 설계한다는 것을 이용하여 정보 탈취하는 그 영화. 건물들이 막 휘고, 팽이가 끊임없이 돌던 그 영화.

"거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더 이상 이야기 해드릴 말이 없겠군요. 다른 누군가에게 설득이 가능한 영역은 아니라서 말이에요."

"그런가요."

"그러면 첫 번째 질문을 하겠습니다. 묻는 말에만 대답해주시면 되요."

"예에..."

시작은 정말로 평범한 질문들 이였다.

좋아하는 색깔은?

어제 먹은 음식은?

운전면허가 있는지.

여행 경험이 있는지.

카메라 촬영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별 것 아닌 저 평범한 질문들에 이어서 나오는 또 다른 질문들.

뭐랄까, 거짓말 탐지기 할 때 초기값 설정하는 용도로 던진다는 그 질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보기관에서 근무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조직 또는 개인으로 부터 명령 또는 지시를 받고 입사를 하셨나요?"

"아니요."

"누군가를 죽여본 적 있으신가요?"

"아니요."

"무언가를 죽여본 적 있으신가요?"

"네."

"어떤 것을 죽여 보셨나요?"

"모기, 파리, 개미, 바퀴벌레 그리고 보자.. 알 수 없는 이상한 것들이요."

"어떻게 죽이셨나요?"

"전기 감전 시키기도 했고, 익사 시키기도 했고, 압사 시키기도 했었는 것 같네요."

"당신은 이세계에서 오셨나요?"

"아마도요?"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몰라요."

"본인의 의지로 오셨나요?"

"아니요."

"당신은 귀족 또는 왕족인가요?"

"네니요."

"제대로 답변해주세요."

"천 년전에 사라진 왕족쯤 될까요."

왜, 뭐. 천 년전에 내 조상은 신라의 왕족이였을텐데.

"... 아닌걸로 할게요."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에요. 위나씨 이쁘죠?"

"네."

응? 어? 에?

"아니아니아니, 잠시만요?"

"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이리스씨!! 저기요?!"

"자연스럽게 깨실꺼구요, 기억은 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정말로 꿈속이라서 말이에요."

"저기, 제 말 좀 들어주세요!!"

"그리고, 이건 제 서비스에요. 변.태.씨."

"뭐가요? 아니, 아이리스씨? 야!!!!"

거 참, 되게 말도 안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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