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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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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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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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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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줄 수가 없다니.

DUMMY

"소니콘 부장님. 어떤 의미입니까?"

"말 그대로의 의미 입니다. 지금 현재 인류의 기술로는 분명하게 이 제품들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어쩌면 백 년 또는 그 이상은 더 걸릴지도 모르겠군요."

"그냥 카메라 아닙니까?"

"외관은 분명히 우리가 봐도 카메라가 맞습니다. 하지만 내부를 보지 않더라도, 외관만으로 보이는 이 기능들만 하더라도, 우리의 기술은 뛰어넘은 것은 분명합니다."

"다른 국가에서 제작된 최신형이라면... 아니, 그런 수준이면 소니콘 부장님이 잘 알고 있겠군요. 어떤 기업에서 현재 제작중인 미발표 기종이라면 어떻습니까?"

최신형 보다도 더 뛰어난 기종이라는 것이 있냐고? 사실은 존재한다.

다들 뉴스 같은데서 보면, 늘상 암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본 신약이라던가 기술을 만들어졌다는 기사 본 적 있지 않나? 그런데 그 기사들 대로라면 진작에 인류는 암 걱정을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가?

문제는 양산이다. 연구실 단위에서 아주 소량의 샘플로 동물 실험에서는 효과가 뛰어난 것들이라도, 실제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임상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깐.

일종의 루머기도 한데, 햄스터 같은 동물들 한정으로는 이미 암 정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깐 말이다.

전자기기 역시 마찬가지다.

어딘가의 실험실 수준에서 소규모로 제작된 아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이 있을 수는 있는데, 그게 양산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격의 문제 일 수도 있고, 품질 관리의 문제일 수도 있다.

여튼 양산 단계까지 가지 않은, 소량 생산된, 공개되지 않은 미발표 기종이라면 현재 가장 최신 기기 보다 더 뛰어난 기기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제 눈 앞에 있는 기기들은 그런 수준을 명백하게 뛰어 넘었습니다. 이 화려한 화면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그가 가리킨 것은 카메라에 달린 3인치의 터치스크린의 LCD다. 사실 저 화면 자체는 내 기준으로는 크게 놀랄 만한 것은 아니다. 카메라에 탑재된 스크린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고, 사실 스마트폰 화면 생각하면 더더욱 놀랄 일은 없으니깐 말이다.

"분명히 뛰어난 기술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만, 제가 이쪽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않아서, 현재 우리의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군요."

산업화 이후로 다양한 분야에서 각각 발전을 거듭한 끝에, 더 이상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는 힘든 시절이다.

옛날 옛적의 어떤 뛰어난 사람들처럼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자 천체학자이자 기상학자이자 철학자와 같이, 한 사람이 다방면으로 뛰어 나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 결과, 어떠한 것을 평가할려면, 관련 전문가만 여러명이 달라 붙어야 어떤 것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세상이다.

"저기 사무실 밖에 있는 TV를 생각해보세요. 화면 보다 화면 뒤에 있는 공간이 훨씬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 있는 이 자그마한 화면은 그렇지 않죠. 아니, 우리 기술로는 이러한 자그마한 화면이라 한들, 분명하게 훨씬 더 두꺼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TV 화면이 더 크지 않습니까? 저 화면은 너무나 작은데요?"

"그렇다면 여기 있는 이 자그마한 것은 어떻습니까? 전 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들어 보인 것은 잠금화면 상태로 있는 스마트폰 화면이였다. 잠금까지 해제해서 보여줄 생각은 없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잠금화면이라 한들 화려한 색상의 배경화면이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였고, 무엇보다 때때로 크게가 아닌 작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렵고 뛰어난 기술인 경우들도 있다.

"이동형 TV인가요? 그것만 하더라도 가능한지 조차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화면이 고정되어 있으니, TV라기 보다는 액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군요."

"종이가 아닌 화면을 이용한 액자입니까. 소설에서 봤던 것 같군요."

이들은 놀라면서도 또 엄청나게 놀라지는 않은 모양인데,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 최초의 상용화 제품이 발표되기 훨씬 전에는 어딘가의 연구실에서 먼저 그러한 기반 기술을 만들었을 것이고, 그러한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기 이전에는 각종 다양한 기반 기술들이 먼저 논문으로 존재하는 경우들이 많다.

때로는 이러한 논문 발표와 함께, 또는 논문 같은 것이 나오기도 이전에 우리들은 각종 상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상상력으로 쓰여진 것들을 SF라던지 판타지 라던지 이러한 분류로 넣어서 즐기곤 한다.

즉, 실존하는가의 문제와 다르게, 그 것들의 개념 자체는 낯설지 않다라는 것 이다.

21세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타임머신이나 항성간의 워프 기술 이러한 것들이 그 예시라 할 수 있겠다. 관련된 기술도, 논문도 없지만 우리는 그러한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으니깐 말이다.

어느날 여러분 앞에 누군가 와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을 것 인가? 그 사람이 타임머신이라고 보여주는 기기를 봤을 때, 그걸 타임머신이라고 믿을 것인가?

아마도, 지금 이들이 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는 토론도 이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눈 앞에 무언가 있고, 그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은 맞는데, 정말로 오버테크놀로지가 맞는가?

알 수 없지 않을까?

"잠시만요, 잠시만요. 저게 카메라가 맞다면, 결국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물건일 뿐이잖아요? 그게 얼마나 뛰어난 제품이던간에 사진만 잘 나오면 되는 게 아닐까요?"

이 말을 한 사람은, 아... 분명히 서큐버스 였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여튼 이쁘다. 옆에 있는 위나와 비교해보면, 흐음...

흠흠. 여튼 이 시각은 현실주의적 사고 방식이라 봐야 되는 것일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해본다.

왜, 매년 신제품 발표회 같은게 열리지만, 거기 신경 쓰는 사람들이라고는 일부 기기 덕후들이나 커뮤니티들이 전부지 않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내가 필요한 것만 잘 되면 그만인 것이다.

그게 얼마나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던, 그 제품이 어떻게 달라졌던 그런 것들은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니깐 말이다.

"확실히 그 말도 맞겠군요. 지금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어봤자, 어떠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아닐테구요."

"이 카메라의 사진을 인화하고 싶은데, 필름은 어떻게 빼낼 수 있죠?"

소니콘이라는 분이 여기저기 만져보면서, 배터리와 SD카드 슬롯까지는 확인 해 본 모양이지만, 필름은 찾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당연하다.

디지털 카메라니깐. 디지털 카메라에 필름 따위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음... 파일로 보내드려야 되는데요... 어... 음..."

그런데 어떻게 보내야 되지?

"혹시 이렇게 생긴거 보신 분 계실까요?"

내가 SD카드를 슬롯해서 빼낸 뒤에 보여주며 물어봤다.

클래식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 SD카드 리더기를 통한 방법이니깐.

모두 다 고개를 젓자,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일단 물어는 봤다.


"블루투스라고..."

도리도리

"와이파이는요?"

도리도리

"USB C타입이라던지 A타입이라던지?"

도리도리

"혹시 인터넷은 있나요? 하다못해 TCP/IP 라도..."

도리도리

"네... 네트워크는요?"

도리도리


아, 망했다.

어떻게든 통신 프로토콜이라는 것이 있다면, 전공을 살려서 코딩이라도 해서 보낼 수 있는 여지라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그런 것이 아예 없다. 최소한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조차, 지금의 이 곳에서는 아직 존재 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였다.

아니다. 아직이다.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커... 컴퓨터는 있겠죠?"

이 단어를 통역마법이 어떻게 번역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내 의도를 알아차린 모양이였다.

"그건 연구실에 가면 되겠지. 그러나 우리 같은 잡지사에는 없다네."

아, 다행이다.

컴퓨터는 결국 있다는 거잖아?

컴퓨터는 결국 이진법으로 계산을 수행하는 장치니, 최악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바이너리로 보낼 수 있다. 16진법인 Hex라면 그 시간을 조금 더 단축시킬 수 있을테고 말이다.

물론 카메라만 들고 왔었다면, 이런 선택지는 할 수 없었겠지만, 두둥. 나에게는 스마트폰이 있다.

일단 카메라의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것은 21세기 통신을 통하여 전혀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에서 파일을 읽은 뒤, 그걸 적절하게 처리하여 이세계의 컴퓨터로 어떻게 보내면 되지 않을까?

당장 생각나는 문제점이라면, 파일 포맷인데, 그건 어떻게 공부해서 새로 코드를 맞춰 짜던가, 어쩌면 내가 모르지만 하위호환으로 여전히 지원이 살아 있는 형식이길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지하철에서 종종 급하게 제출 할 과제를 수정한다고 스마트폰에 통합 개발 환경 IDE 어플을 깔아놓았었고, C/C++, JAVA, C#, Python 정도는 이미 예전에 컴파일도 해봤었으니깐 문제는 없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은 마거릿 기자의 말로 인하여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적혀 있는 256GB라는 것은 용량인거죠?"

그 기자분은 내가 이용중인 SD카드를 들고 물어보았다.

"네. 데이터를 저장 가능한 용량이에요."

"엄청나네요. 사진이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다는 이야기죠?"

"네. 맞습니다."

"사진 용량은 어느 정도 하나요?"

"음... 옵션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실제로 찍어보면 매 컷 용량이 차이가 나긴 하는데요, 저는 그냥 무손실 RAW는 40MB, 손실 압축 포맷인 JPG는 10MB 정도로 계산했었어요. 그거 용량 계산하는게 싫어서 그냥 대용량으로 구매했었지만요."

물론 내가 가진 용량 보다 훨씬 더 높은 용량을 가진 저장장치는 많지만,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가더라. 무엇보다 내꺼는 V60 짜리인데, V90이니, 데이터 안정성이 높다느니, 메모리 카드가 안정적이라느니 이런 평가를 받는 제품들이라면, 일단 같은 용량이라도 가격이 막 2배씩 올라가던데, 그 수준까지 구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한 컷에 10MB 인가요. 확실히 저희랑 다른 세계에서 온 것은 분명하네요."

"...?"

이 기자분과 한 대화에서는 딱히 세계를 구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실제로 이 대화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종종 하는 대화니깐 말이다. 이런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다.

"제가 얼마전에 취재차 국립 연구소에 방문했었는데요, 라막이라고 새로운 저장장치를 도입했다고 연구소 사람들이 신나하고 있더라구요. 보일러 만한 크기의 저장장치 였는데, 천공카드 6만장을 넘는 것을 하나에 저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처... 천공카드요?"

어... 컴퓨터 역사 수업 시간에서나 들어봤던건데요? 저는 실물은 본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 반응만 보더라도, 저에게는 확실한 증거로 보이는군요. 이 반응은, 지금 전쟁터에서 판금 갑옷을 입은 기사가 참전했다는 내용을 들은 군인의 반응과 마찬가지일꺼에요. 그 만큼, 당신은 분명이 발전된 곳에서 왔겠죠. 어쩌면 타임머신을 타고 온 미래인 일수도 있겠구요."

"타임머신은 저희도 불가능한 상상속의 장치이긴 하지만요."

"케이씨라고 하셨나요, 만장이 넘는 천공카드의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나요?"

"하나에 80바이트였나 그랬던걸로 기억하는데요... 계산을 해봐야..."

"5MB라고 했었어요. 그 커다란 가장 최신 저장장치의 용량이 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맙소사. 저장장치 용량 문제는 아예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여기 잡지사 건물 전체를 그 라막이라는 저장장치로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그 용량이 이 작은 것의 용량을 따라 잡을 수 있을지나 모르겠군요."

라막이라는 것이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보일러 크기 하나가 5MB 라면... 1000개가 되어야 5GB, 10000개가 되어야 50GB, 256GB라면... 5만개의 보일러에 맞먹는 공간이 필요하다.

으음... 여기 잡지사 건물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5만개의 보일러면... 엄청난 공간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겠지. 솔직히 그런 수준의 단위는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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