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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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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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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


-꽝!꽝!꽝!


찬우 는 잠결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주인 집 아주머니가 이른 아침부터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문 앞에 서서 찬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 찬우 총각, 벌써 3개월이나 방세가 밀린거 알고 있지. 이번 달 안에 방 세 못 내면 미안하지만 방을 빼줘야겠어.”

“네 알겠습니다. 이번 달 안에 어떻게든 방세 구해 보겠습니다.”


밤 늦게 까지 대리 운전을 하다 새벽 2시 경에 겨우 잠이든 찬우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앞으로 두 시간 후면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있기에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 했으나 당장 10일 정도 남은 5월의 달력에 눈이 가 있었다.


“휴~편의점 월급을 받는다고 해도 월세 내기가 빠듯하네.”


곰팡이와 정체모를 오물이 묻은 벽에 걸린 달력을 보다 작은 책상 위에 올려진 사진으로 눈길을 돌렸다. 사진 속에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고 있는 남자아이와 남자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이 다정한 눈길로 아이를 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아빠... 엄마...”


눈앞이 흐려졌다. 찬우는 흐려지는 눈을 손으로 비비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이렇지 않기로 했잖아. 최찬우!”


스스로 위로와 다짐을 한 찬우는 잠이 들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 책상 위에 있는 중고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수명의 한계가 왔는지 긴 시간 동안 요란한 소음을 내며 부팅을 시작하던 노트북이 드디어 화면을 띄웠다. 찬우는 초록창에 나우리를 적고 엔터 하고는 다시금 지루한 시간을 기다렸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찬우가 원하는 화면이 나오자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하자 개인 서재가 나왔다.


-늑대의 사냥.


3개월 전부터 없는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는 현대 판타지 소설.


-현대 판타지 ‘늑대의 사냥’

-아르카나

-연재48화

-조회52,670

-선호1,635

-추천3,867


“다행히 떨어지지 않았네.”


다행히 베스트 50위권 안에 들어간 ‘늑대의 사냥’ 을 확인한 찬우는 노트북의 전원을 꺼고는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간간이 담배를 구입하는 손님 외에는 한가한 편의점 이였다. 찬우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작은 수첩과 펜을 들고는 ‘늑대의 사냥’ 49의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딸랑~


“어서오세..”


“언제나 열심이다. 찬우야”


손님인 줄 알고 급히 수첩과 펜을 정리하던 찬우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김우성을 보고는 찬우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우성형 안녕하세요.”


김우성. 찬우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편의점의 사장 이였지만 찬우는 동네 형처럼 편하게 인사를 하고는 치우려는 수첩과 펜을 다시 올려놓았다.


“그나저나 이번 48화 말이야, 너무 간질나게 끊어 버린 것 같은데.. 남주 SS등급 게이트에서 어떻게 빠져나오지?”


김우성 역시 ‘늑대의 사냥’ 의 구독자 로서 이렇게 자주 스포를 원하였다.


“우성형, 오늘 밤에 올릴 예정 입니다만.”

“아~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냐. 팬 서비스로 살짝만 스포 해주라.”


스포를 거부하는 찬우 에게 팬이라는 무기를 들고 스포를 원하는 김우성을 향해 절대로 안된다는 의사를 전달한 찬우는 다시 수첩을 펴고 글을 적기 시작했지만 고개를 빼고 수첩을 들여다 보는 김우성 덕분에 집중을 하지 못해 수첩을 소리나게 접고는 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치사한놈.”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이다 보니 찬우는 삐져있는 김우성을 뒤로하고는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 오늘 아버지 기일이지. 빨리 들어가봐. 나도 시간 맞추어서 문 닫고 갈 테니깐.”


찬우는 김우성의 말에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10평도 되지 않는 좁은 반지하 방. 벽 한 편에 단촐 하게 차린 제사상을 준비한 찬우는 중앙에 놓인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3년 전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속 최형석은 다정히 웃고 이였다.


“아버지.....”


어린 자식을 남겨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최형석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찬우의 손을 놓지 않으셨다. 당신의 몸이 사고로 망가져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왔을 것인데 끝끝내 찬우를 걱정하시다 눈조차 감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던 찬우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사진에서 눈을 떼고는 문을 열었다.


“에~휴, 냄새. 오래간만이네. 아들.”


편의점 사장 김우성이라 생각한 찬우는 생각없이 문을 열었다가 전혀 뜻밖의 인물이 문 앞에 서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몸이 굳어 버렸다.


“어머~애는 어머니가 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인상이 왜 그래.”


40대의 화려한 모습을 하고있는 김명희가 코를 막고는 맹맹한 목소리로 짜증을 내었다.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이긴. 엄마가 자식을 보러 오는 것도 이유가 있어서 오니.”


찬우는 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삼키며 입을 열었다.


“누가 제 어머니입니까? 김명희씨!”

“애~애!! 뭐라고! 김명희씨?”


자신의 분에 못 이겨 붉어진 얼굴이 된 김명희는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찬우를 똑같이 노려보았다. 분명 호적상 에는 찬우가 자신의 둘째 아들로 올라 와있지만, 찬우는 김명희를 어머니로 보지 않고 짐승을 보는 듯한 눈빛 이였다.


“내가 여기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나도 이렇게 지저분한 곳에는 단 1초도 있기 싫어.”


김명희는 고개를 돌려 수행 기사를 바라보자, 수행 기사는 손에 들고 있던 박스를 내려두고는 뒤로 물러났다.


“오늘 이사를 하다가 창고에서 발견한 거다. 버리려다 가지고 온 거니깐 니가 알아서 버리든지 해.”


찬우는 수행 기사가 내려놓은 상자를 바라보았다. 눈에 익은 물건이 작은 상자에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여기 찾아올 일 없을 테니, 너도 날 찾지 말았으면 한다.”


자신의 말에도 고개도 들지 않은 체 박스를 바라 보고있는 찬우를 본 김명희는 등을 돌려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저도 김명희씨 당신을 영원히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꽝!!


큰 소리가 나도록 문을 거칠게 닫고는 바닥에 놓인 상자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떠나지 않은 김명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무시를 한 찬우가 벽에 등을 기대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3년 전 처음 찬우의 집에 발을 들인 김명희와 그의 아들 최효석이 떠올랐다. 그 당시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이제 희미 해져버린 찬우의 어머니 김수영을 잊은 아버지가 미웠고, 왠지 거부감이 드는 김명희와 그의 아들이 미웠다.


“잊자. 잊어 이미 끝난 일이다.”


찬우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억지로 잊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찬우야. 아직 시작 안 했지.”


생각하기 싫은 기억을 지우기 위해 머리를 흔들던 찬우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김우성을 보고는 상자를 한쪽 구석으로 치우고 일어났다.


“우성이 형, 안 오셔도 되는데...”

“임마. 다른 건 몰라도 혼자서 아버지 제사 지내는데 나라도 와야지.”


정말 고마웠다. 조금 전 다녀간 호적상 어머니인 김명희는 오늘이 최효석의 제삿날 인 줄도 모르고 있을 것인데, 피 하나 썩이지 않은 김우성은 편의점 문까지 닫고 찾아와주었다.


“고맙습니다. 우성이형.”

“우리 사이에 무슨..”


간단한 제사상 만큼 제사를 일찍 끝낸 찬우는 다시 편의점 문을 열어야 된다는 김우성을 배웅해주고는 책상에 앉아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늑대의 사냥’ 49화 를 적고, 올리다 보니 시간이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49화도 순탄하게 50위 안에 들기를 빌며 침대에 누운 찬우는 몸보다는 정신적 피곤함에 눕자 말자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꿈속의 풍경은 예전 살았던 주택의 모습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간 찬우는 안방에서 들려오는 거친 남자의 호흡 소리와 좋아 죽을 것 같은 여자의 흥분된 목소리가 울리는 안방을 바라보았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새 엄마인 김명희와 아버지 회사의 법무팀장이 땀을 흘리며 뒤엉켜 있었다. 찬우는 놀란 눈으로 뒷걸음쳤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고개조차 안방을 향해 고정이 된 찬우는 눈을 감으려 했지만 그 역시 감기지 않았다. 목이 아프도록 힘을 주어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법무팀장의 아래에서 신음을 하던 김명희가 순간 고개를 돌려 찬우를 바라보고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헉~!!!”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꿈속에서 나타나는 구역질 나는 그날의 모습에 식은땀으로 젖은 몸을 일으킨 찬우는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들이켰다.


“휴~, 젠장”


생수를 한 병 비운 찬우는 10평도 되지 않는 반지하 원룸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치 뇌 속에 각인된듯한 그 날의 구역질 나는 모습. 믿었던 사람의 배신에 치를 떨었던 날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체 눈을 감으신 아버지.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죽도록 잊을려고 했던 그날.


“크~흑...”


찬우는 소리죽여 울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에 가슴이 터져 죽을 것 같았다.


고개를 무릎에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죽여 울부 짓던 찬우의 등이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고개를 파묻고 있던 찬우는 들려오는 핸드폰 진동 소리에 고개를 들어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작은 빛조차 허락하지 않는 어두운 반지하 한 편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핸드폰의 불빛을 무심하게 바라보던 찬우는 빛이 사라지자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010-8767-9878


알지 못하는 번호이기에 핸드폰을 침대에 던져두고는 방 한 편에 밀어두었던 작은 상자를 들고는 침대에 앉았다.


눈에 익은 물건들이 상자에 아무렇게나 들어있었다. 찬우는 상자 속에 있는 물건을 하나하나 꺼 집어 내었다. 그리움이 겹겹이 쌓인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찬우는 상자의 가장 밑에 있던 한 권의 책을 집었다. 상자 속에 나온 물건들 중 가장 기억에 없는 낡고 오래된 책.

겉 표지 역시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어 있었지만 일반 적으로 볼 수 없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찬우는 조심스럽게 책을 넘겼다.


“처음보는 문자인데..?”


영어, 불어, 중국어, 일본어등 읽을수는 없지만 문자의 형태를 보고 알 수 있는 언어가 아니였다.


찬우는 침대 위에 던져 놓았던 핸드폰 으로 녹색창과 그 글에 검색을 해보았지만, 어느 곳에도 책에 적힌 문자와 비슷한 문자는 없었다.


“오래전에 사용된 문자인가?”


책의 상태를 보니 분명 근래에 사용된 문자는 아닌 것 같았다. 책을 한 장, 한 장 펼쳐서 보았지만 알 수 없는 문자만 가득했기에 책상 위에 책을 던져 놓고는 침대 위에 펼쳐놓았던 물건들을 소중히 작은 상자 안에 넣어 책상 아래에 두었다.


-웅~


핸드폰에서 작은 진동이 한번 울렸다. 전화가 아닌 문자였기에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확인했다.


-아르카나님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로 남깁니다. 이틀 전에 메일을 보냈지만 연락이 없이 이렇게 문자 드립니다. 메일 확인하시고 연락 바랍니다-


-나우리 편집부-


나우리 라면 현재 ‘늑대의 사냥’을 올리고 있는 웹소설 플랫폼 이였다. 찬우는 핸드폰으로 푸른창에 들어가 메일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수 많은 메일 중에 ‘나우리 편집부’ 라는 제목의 메일을 확인했다.


-아르카나님의 현대 판타지 소설 ‘늑대의 사냥’에 대한 계약건에 대해 의논할 것이있어 메일을 보냅니다. 첨부된 계약서를 보시고 연락 바랍니다- - 편집부 차유라(010 8767 9878)-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온 메일에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첨부된 계약서를 확인했지만 생소한 단어가 많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찬우는 일단 계약서를 핸드폰에 저장을 하고 난 뒤 메일에 적혀있던 번호로 전화를 했다.


-네 나우리 편집부 차유라 입니다.


낭낭하고 맑은 여성의 음성이 핸드폰 넘어로 들려왔다.


“저~보내주신 메일을 보고 연락 드렸습니다.”

-메일이요? 아~혹시 아르카나님. 안 그래도 연락 기다리다가 전화를 드렸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찬우의 연락에 기뻐하는 차유라의 기분까지 전달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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