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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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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UMMY

3


눈 안을 파고드는 강렬한 햇살에 눈을 뜬 찬우는 침대에 누워 눈에 익은 천정을 바라보았다. 분명 어제 밤 괴한에게 린치를 당해 온 몸이 부서지는 아픔을 안고 겨우 반 지하 방으로 들어왔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반 지하 방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눈부신 아침 햇살에 눈을 살며시 뜨고는 눈에 익은 천정의 무늬를 바라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여기는....!”

“최찬우 얼른 일어나야지, 오늘 오전에 강의 있다고 했잖아.”


40대의 아름다운 여인이 방문을 열고 들어서고 있었다. 들어서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분명 본 적이 없는 여인 이였지만 여인의 모습을 보자 저절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휴, 어제도 밤늦게 까지 술 마신 거야? 술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한다.”


닫혀있던 창문을 연 여인이 침대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찬우를 바라보았다.


“어머! 찬우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말없이 여인을 보고 눈물을 흘리던 찬우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온 여인의 손을 잡았다. 분명 처음 보는 여인 이였지만 찬우는 알고 있었다. 여인의 목소리, 그리고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그리고 그리움....


“엄마~....”


찬우는 여인의 손을 꼭 잡고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볼에 비볐다. 꿈속 에서라도 보고 싶었던 얼굴도 몰랐던 어머니,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찬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여인은 분명 출산하고 한 번도 자신의 아들을 안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가 분명했다.


“아~유, 애가 군대도 다녀온 다 큰 남자가 이렇게 엄마 손을 잡고 울고 있으면 어떡하니.”


말과 다르게 울고 있는 아들을 살며시 안은 여인의 손이 부드럽게 찬우의 등을 토닥 이고는 얼른 1층으로 내려오라는 말과 함께 방을 나갔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자 진정이 된 찬우는 방을 둘러보았다. 분명 어릴 때 사용했던 자신의 방 이였다. 변한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 교과서가 꼽혀 있을 책장에 대학교 전공 서적이 자리 잡고 있었고, 교복 대신 지금도 자주 입고 있던 버버리 잠바가 걸려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밤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 난 거야?”


어제 밤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린치를 당했던 몸도 아무런 상처가 없이 깨끗했다.


찬우는 앉아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어머니가 열어두었던 창가로 다가갔다. 넓은 초록의 잔디가 깔려있는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집...”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찬우가 한국대에 입학 을 하자 떠나왔던 집이 분명했다. 찬우는 그리움이 가득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다 자신의 빰을 꼬집어 보았다. 눈물이 날 만큼 고통이 올라왔다.


“하~ 꿈은 아닌데, 어떻게 된 거지?”

“찬우야, 내려와서 아침 먹어야지.”


아래에서 들리는 어머님의 목소리에 찬우는 정신을 차리고 1층으로 내려가자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아버지와 아침을 차리

리고 있는 어머님의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


분명 3년 전에 돌아가셨던 아버지가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 찬우가 놀란 얼굴로 입을 열자, 신문을 읽고 있던 아버지가 신문을 내려놓고는 푸근한 웃음을 지었다.


“녀석~어제 얼마나 마신거냐?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다른 말은 하지 않겠지만 항상 건강은 생각해야지.”


살아계실 적 항상 찬우 에게 보였던 다정스러운 모습에 찬우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찬우는 아버지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얼른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는 어머니가 차려 놓은 밥을 고개를 숙인 체 먹기 시작했다.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어머님의 요리를 맛있게 먹던 찬우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먹을수록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인 것에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니 음식에 손도 대지 않은 체 사랑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았다.


“왜 입에 안 맞니?”

“더 먹으렴.”


동시에 입을 여는 부모님의 얼굴을 본 찬우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다정스러운 눈길로 말을 하던 어머님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었고, 맞은편에 앉아 찬우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모습도 점점 사라졌다.


“아버지..! 어머니..!”


부모님이 사라지자 주변의 모습도 점점 사라져 백색의 공간만이 남았다. 놀란 찬우가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사라진 부모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와~우!! 700백 년 만에 이 방에 들어온 인간이군.”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공간, 어디선가 들리는 장난기 가득한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주변을 두 리 번 거리던 찬우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토끼?”


찬우의 뒤쪽에 나타난 분홍색 털로 뒤덮힌 한 마리의 토끼가 귀를 쫑긋 세우고는 놀란 눈으로 찬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이 보기에는 토끼가 맞겠지. 정확히는 관리자 이지만 말이야.”

“선택의 방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인간. 난 선택의 방을 관리하는 관리인이네.”


자신을 관리인 이라고 소개한 분홍의 토끼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찬우는 놀란 입을 다물지 않은 체 관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짧은 시간 이였지만 원하는 꿈을 꾼 것은 만족하지 인간?”


관리인의 입에서 꿈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정신을 차린 찬우가 입을 열었다.


“꿈이라고..?”

“그렇지 꿈,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꿈을 보여준 것이지.”


관리자의 말에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백색의 공간만 보일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것도 꿈인가?”

“아니지. 꿈도 현실도 아닌 공간. 말하지 않았나 선택의 방이라고.”

“선택의 방?”

“말 그대로 인간이 원하는 것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방이지. 기회는 한번 뿐이니 잘 듣고 선택을 하기 바라네.”


관리자가 앙증맞은 손으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두드리자 허공에 다섯 개의 색이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들이 나타났다.


“잘들어 인간. 설명은 한번 뿐이니.”


처음 나타났을 때 장난기 가득한 말투와 달리 제법 근엄한 목소리로 입을 연 관리자는 허공에 있는 병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붉은색은 무한한 재물, 주황색은 최고의 권력, 노랑색은 충만한 행복, 초록색은 현실을 꾸는 꿈, 파랑색은 대를 잊는 건강이지.”

“어떤 것을 선택하던 하나만 선택할 수 있어.”


허공에 있는 다섯 가지의 색이 들어있는 병을 손으로 하나, 하나 들어 설명을 다한 토끼가 할 말을 다했다는 입을 다물고 흥미로운 눈으로 찬우를 바라보았다.


찬우는 관리자가 말한 내용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관리자가 한 말이 진실이라면 다섯 가지 중 어떤 것 하나라도 쉽게 볼 수 없는 귀중한 것 이였다.


“인간, 시간을 주고 싶지만 난 바쁜 몸이네. 빨리 선택을 해주면 좋겠네.”


허공에 있는 다섯 개의 병을 바라만 보고 쉽사리 선택을 하지 않는 찬우가 답답했는지 재촉을 하는 관리자에게 잠시 눈길을 돌린 찬우가 초록색의 액체가 담긴 병을 집어 들었다.


“호~초록색이라. 현실을 꾸는 꿈을 선택 한 건가?”

“특이한 인간이군, 이때까지 여기 왔던 인간들은 열이면 열, 붉은색 아니면 주황색을 선택했는데.”


찬우가 초록색 액체가 들어있는 병을 선택하자 허공에 남아있던 나머지 병들이 나타났을때와 같이 아무런 소리도 낌새도 없이 사라졌다.


“선택의 방을 관리하는 위대한 이 몸의 흥미를 이끌어 낸 것에 대한 작은 보답을 하지.”

“인간, 현실을 꾸는 꿈은 인간이 원하는 소망과 욕망을 꿈으로 보여주지, 그 쓰임새는 꿈을 꾸는 인간의 손에 달렸어 신중히 사용해야 될 거야.”

“자 그럼 어서 병에 들은 액체를 마셔보라고.”


관리자의 말에 작은 유리병에 담긴 초록색 액체를 입으로 가져가 마셨다. 초록색 액체가 몸 안으로 들어오자 시원한 감각이 식도를 따라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거야 인가? 병 속에 있는 액체가 독이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나?”

“이봐, 관리인 이라고했나? 너가 보여준 부모님의 모습, 그때의 행복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독이라도 난 마셨을 거야.”


찬우의 거침없는 말에 관리인은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고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 역시 흥미로운 인간이야. 이거 너무 재미있잖아.”

“인간, 마신 이상 되돌릴 수는 없어. 부디 좋은 꿈을 꾸기 바래.”


관리자의 말이 끝 이 나자 찬우는 견딜 수 없이 몰려오는 잠에 그대로 쓰러졌다.


-꽝~꽝

“이봐 찬우 학생”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찬우가 아직 잠이 남아있는 눈으로 두리번 거리고는 힘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안에 있으면 빨리 문을 열어 야지 왜 이렇게 굼떠.”

“학생 저번에 이야기했지, 이번 달 안에 밀린 방세 못 내면 방을 비워줘야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이틀 남았잖아요?”

“무슨 소리야? 오늘이 6월 1일 인데?”

“네? 6월 1일 이라고요?”

“무슨 일 있는 거야? 어쨌든 오늘까지 방을 비워줬으면 좋겠어. 계약금은 밀린 방세 빼고 바로 줄 테니깐.”


당황해 하는 찬우의 모습을 보고는 할 말을 다했다는 돌아가는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을 본 찬우는 침대에 올려둔 핸드폰을 집어 날짜를 확인하니 분명 6월1일 이였다.


“하~내가 삼 일을 내리 잔 거야?”


삼 일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고. 더군다나 삼 일 전에 폭행을 당해 엉망이 되었던 몸이, 지금은 아무런 상처하나 남지 않은 것을 본 찬우는 당장 방을 비워줘야 된다는 생각에 아무런 의심없이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계약금 없이 한 달 에 20만원 입니다.”

“밥은 알아서 해결 하셔야 되고요. 세탁실은 저녁 9시부터 출입 금지입니다.”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헤매던 찬우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에 맞추기 위해 겨우 몸 하나 누일 수 있는 작은 침대와 작은 책상이 있는 좁은 방을 계약을 했다.


얼마 없는 짐을 풀고는 침대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메트리스에 몸을 누이고는 꾸었던 꿈을 다시 생각했다. 꿈이라는 것이 잠에서 깨어나면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선택의 방에서 일어났던 신비한 일보다는 짧은 시간 이였지만 꿈속에서 만났던 그리운 얼굴이 떠올랐다. 항상 사진으로만 보았던 어머니,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찬우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슬픔을 억누르기 위해 눈을 감았다. 두 눈을 감았지만 꿈속 에서 만났던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일까? 더욱 진한 그리움이 기어이 가슴을 뚫고 눈물로 흘러내렸다.


“어머니...흑~흑”


좁은 고시원방 안에서 울리는 찬우의 흐느낌은 어느새 일정한 숨소리로 바뀌었다.


“여기는....?”


서울을 대표하는 광화문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파괴가 된 광화문 광장 앞 도로에 홀로 서 있는 찬우, 아니 정확히 찬우의 정신이 들어가 있는 민혁은 30년을 함께한 팔과 다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차민혁! 놈들에게 잡아먹히고 싶어! 빨리 빨리 움직이라고.”


어색한 양손을 바라보던 민혁은 바로 앞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무너진 콘크리트 뒤에서 고개만 내민 체 자신을 향해 화를 내고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꾸룩~


“야~이씨 미친놈아!!”


갑자기 콘크리트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여인이 괴성을 지르며 날렵한 쌍칼을 휘두르며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뭐~~뭐야!”

“뒤를 보라고 뒤를~!”


여인의 말에 뒤를 돌아보니 거대한 지네가 무서운 속도로 크다란 입을 벌리고, 수많은 다리를 움직여 빠르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안고 말았다.


“으~악!!!!”


보기에도 살벌한 괴물의 날카로운 수 많은 이를 본 찬우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고는 두 눈을 감았지만 곧 다가올 지독한 고통은 없었다.


“일어나, 내가 말했지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그때가 너 제삿날 이라고.”


귀에 익숙한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뜬 찬우는 괴물의 입이 아니라 두 개의 검을 들고있는 여인과 칼날에 흘러내리는 진득한 푸른색 액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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