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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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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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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2)

DUMMY


TV 화면이 바뀌며 뉴스 앵커가 등장했다. 그의 표정은 심각했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현재 송산 게이트에서 발생한 붕괴 사태로 인해 안산과 시흥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속한 대처를 약속했지만, 주민들의 혼란과 불안은 여전합니다.


화면이 전환되며 송산 게이트 근처에서 대기 중인 군인들과 헌터들이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한 기자가 화면에 등장해 현장 상황을 전했다.


-현재 게이트 인근에는 군 병력과 헌터들이 대거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추가적인 붕괴와 몬스터 탈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게이트가 완전히 안정화되지 않은 탓에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시민들에게로 돌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중년 남성이 인터뷰에 나왔다.


-아니, 이게 말이 되나요? 우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그냥 대피하라는 말만 듣고 나왔습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요!


또 다른 주민인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해요. 괜찮다고 다독여줘도 불안해하는데··· 정부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의문이에요.


*


게이트 근처,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불안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게 벌써 몇 번째야?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에 떨어야 하는 거야?”

“정부는 항상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매번 이런 일 터질 때마다 대응도 느리고······.”

“더는 못 참겠어.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우리도 목소리를 내야 해. 이렇게 있다가 다 죽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대응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었다.


*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게이트 붕괴와 관련된 글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각 게시글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송산 게이트 붕괴, 정부는 무얼 하고 있나?]


-이번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험에 처해야 하는 걸까? 매번 같은 실수, 지겨워.

-정부는 왜 매번 늦는 걸까? 게이트 붕괴를 막는 게 그들의 역할 아닌가?

-안전은커녕, 불안만 조성하네. 이번엔 진짜 대규모 시위라도 해야 할 듯.


[게이트 붕괴, 헌터 사무국은 뭘 했을까?]


-미리미리 몬스터도 좀 정리 해놓고 했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몬스터도 위험하지만, 게이트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


연우는 각성자 관리국 본부의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긴급 호출을 받고 서둘러 도착했지만, 머릿속은 온통 송산 게이트 붕괴 소식으로 가득했다.


문이 열리더니 유소연이 들어왔다. 그녀는 단정한 옷차림에 미소를 띤 채 다가왔다.


“연우 씨, 준비됐어요?”


그녀가 물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얼굴엔 여전히 불안이 서려 있었다.


유소연은 가방에서 작은 앰플을 꺼내 연우에게 건넸다.

안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액체가 담겨 있었다.


연우는 그 액체가 세계수의 수액임을 알아차리고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거, 정말 써도 돼요?”


연우가 묻자, 유소연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연우 씨가 더 중요하니까요. 아주 급할 때만 사용하세요.”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앰플을 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고마워요. 저도 최선을 다할게요.”


유소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연우의 팔을 가볍게 잡고 말했다.


“이번 임무가 위험할 수 있지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아요. 우리가 옆에서 도울게요.”


연우는 그녀의 진심 어린 말에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소연 씨.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을게요.”


유소연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 지었다.


*


연우는 후방 지원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헌터들이 무리를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한 듯 담담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특성이 뭔데 끌려왔어요?”


연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 치유··· 특성이요.”


그의 말에 옆에 있던 다른 헌터가 끼어들었다.


“치유? 그럼 거의 고정 출석이네! 난 강화 특성인데, 항상 여기 끌려와.”


그러자 헌터들이 일제히 눈을 반짝이며 그를 쳐다봤다.


“치유사라니, 고급 인력이 오셨네!”


한 헌터가 농담을 던졌다.


“강화사도 언제나 환영이지. 그런데 붕괴 때마다 이렇게 소집되는 거 억울하지 않아요?”


그러자 헌터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억울하죠, 당연히 억울하지! 우리는 맨날 위험한 상황에 던져지는데,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 받아요!”

“맞아, 맞아. 일반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일을 모르니까. 그냥 뉴스에서 몇 마디 듣고 끝이잖아.”


한 중년 헌터가 무겁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번에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네. 매번 붕괴 때마다 이렇게 나와서 고생하는데, 언제쯤 안정될지······.”


젊은 헌터가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안정될 리가 있나? 게이트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누가 알겠어? 그냥 우리는 평생 이렇게 불려 나오는 거지······.”


연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묘한 공감과 동시에 약간의 거리감을 느꼈다.


그는 이제야 자신이 속한 이 세계의 현실을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다른 헌터들이 겪어온 상황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른 헌터가 그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불평이라도 해야지. 안 그러면 다들 당연한 줄 알아요.”


연우는 그들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네, 저도 가끔은 이렇게 불평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게 심해지면 큰일 나지만······.”


헌터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 사이에 흐르는 공감대가 순간의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연우는 이들이 자신과 같은 이유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이 자리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시 경고음이 울렸다. 모든 헌터들이 즉시 주위를 둘러보며 긴장감이 감도는 공기를 다시금 느꼈다.

지휘관이 무전을 통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모두 준비하세요! 곧 다음 지시가 내려올 겁니다!


*


송산 게이트는 점차 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군인들과 헌터들은 게이트와 떨어져 긴장감 속에 대기하고 있었다. 게이트의 불길한 변화는 곧 재앙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게이트의 빛이 더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마치 피를 머금은 것처럼 선명하게 타올랐다.

주변의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고,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게이트의 중심부가 급격하게 요동치며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균열 속에서 어둠이 뿜어져 나왔고, 불길한 기운이 온 대지를 뒤덮었다.


“모두 준비해!”


지휘관이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긴장감에 차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강렬했다.


게이트는 점점 더 붉어지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땅이 진동하고, 게이트의 빛이 더 짙어지면서, 마침내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마치 그림자처럼 검은 색을 띤 몬스터였다.

몸체는 거칠고 두꺼운 비늘로 덮여 있었으며, 날카로운 발톱이 땅을 긁어내는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한 헌터가 소리쳤다.


“나온다···!”


몬스터는 붉게 빛나는 게이트를 배경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눈은 붉게 타오르며, 마치 살아 있는 불꽃처럼 주위를 삼킬 듯한 기세를 뿜어냈다.


게이트를 통해 몬스터의 몸이 완전히 빠져나오자, 그것은 입을 벌리고 위협적으로 포효했다.

그 소리는 하늘을 찢고, 땅을 울릴 정도로 강력했다.


“모두 집중 사격!”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군인들과 헌터들이 일제히 몬스터를 향해 사격을 가했다.


쾅!

타타타타타!

슈웅―!


강화된 탄약이 몬스터의 역장에 부딪히며 튕겨 나갔지만, 일부 탄환은 파고들어 몬스터의 비늘을 꿰뚫었다.

그러나 몬스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갔다.


그때, 게이트 안에서 또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붉게 타오르는 게이트 속에서 작은 몬스터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진 몬스터들이 마치 물결처럼 쏟아져 나와 전방을 위협했다.


그들은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군인들과 헌터들을 향해 돌진했다.


“작은 놈들 조심해!”


작은 몬스터들은 민첩하게 방어선을 공략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불규칙적이었고, 예측하기 어려웠다. 헌터들은 빠르게 대응하며 몬스터들을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전방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붉게 빛나는 게이트는 여전히 몬스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지금부터가 진짜 전투다!”


지휘관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고, 전투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


게이트의 붉은 빛은 점점 더 강렬해졌고, 그 안에서는 더 많은 몬스터들이 밀려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군인들과 헌터들은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모든 이가 알았다.


이 전투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것을.


*


연우는 후방 지원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서는 끊임없이 부상자들이 들것에 실려 왔다.


전방에서는 군과 헌터들이 싸우는 사이, 후방에서는 연우와 같은 치유사들이 부상자들을 치료하며 전선을 유지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과 총성은 전방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 소리는 연우의 귀에까지 울려 퍼졌다.


“치유사님, 이쪽이 급합니다!”


한 위생병이 다급히 외쳤다.

연우는 지체하지 않고 부상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깊은 상처를 입은 헌터의 옆에 앉아 손을 뻗었다.


연우의 손끝에서 따뜻한 치유의 빛이 흘러나오며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위생병이 다소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감사합니다··· 치유사님······.”


헌터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부상자를 향해 움직였다.


쾅―!


그 순간, 전방에서 또 한 번의 큰 폭발음이 울렸다. 연우는 잠시 그쪽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


지이잉―!


게이트는 보라색 빛으로 더욱 강렬해지더니, 갑자기 거대한 어둠이 게이트 중심부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마치 거대한 압력에 눌린 것처럼 바람이 멈췄다.


그 순간, 거대한 발이 게이트를 찢으며 튀어 나왔다.


콰직―!


그 거대한 몸체는 대지와 하늘을 압도할 정도로 컸고, 온몸이 두꺼운 검은 갑옷 같은 비늘로 뒤덮여 있었다. 그 비늘 사이사이에서 붉은 불꽃 같은 에너지가 일렁였다.


몬스터의 눈은 마치 살아있는 용암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 눈이 움직일 때마다 주위의 모든 것이 타오를 듯한 기세로 흔들렸다.


고오오오―!


몬스터가 포효를 하자, 대지가 떨리고, 가까운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날아갔다.

그 소리는 하늘을 찢고 땅을 울리며 모든 이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저건······!”


헌터들 중 하나가 경악하며 외쳤다.

지휘관은 침착하려 애쓰며 떨리는 손으로 무전기를 잡았다.


-포격 지원 요청해! 화력을 쏟아 부어! 밀리면 모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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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치유 물약 (1) NEW 17시간 전 4 0 12쪽
18 각인 24.09.17 7 0 13쪽
17 운수 좋은 날 (2) 24.09.16 15 0 12쪽
16 운수 좋은 날 (1) 24.09.15 16 0 13쪽
15 기자회견 24.09.14 20 0 14쪽
14 붕괴 (3) 24.09.13 25 0 13쪽
» 붕괴 (2) 24.09.12 27 0 11쪽
12 붕괴 (1) 24.09.11 28 0 13쪽
11 행복의 조건 +1 24.09.10 35 1 12쪽
10 도깨비의 장난 +1 24.09.09 38 1 13쪽
9 세계수의 수액 (2) +1 24.09.08 39 1 14쪽
8 세계수의 수액 (1) +1 24.09.08 4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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