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특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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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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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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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3)

DUMMY


거대 몬스터가 전장을 가로지르며 움직일 때마다 땅이 울렸다. 군인들과 헌터들은 긴장된 눈빛으로 그 거대한 존재를 주시했다.

지휘관이 무전기를 붙잡고 외쳤다.


-모두, 자리 고수해! 후퇴는 없다! 집중 사격 준비하라!


총성과 포탄이 일제히 터지며, 전장을 가득 채웠다.

강화된 탄환들이 거대 몬스터의 두꺼운 비늘에 부딪혀 튕겨 나갔다.


“이거 뭐야, 전혀 안 통하잖아!”

“계속 쏴! 멈추지 마!”


지휘관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약점을 찾아야 한다!”


그 순간, 몬스터의 입에서 뜨거운 불길이 뿜어져 나와 전장을 휩쓸었다. 불길에 휩싸인 군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불길 조심해! 뒤로 물러서!”

“안 돼! 여기서 물러서면 다 끝이야!”


몬스터가 거대한 앞발을 들어 지면을 강하게 내리찍자, 충격파에 헌터들과 군인들이 공중으로 튕겨 날아갔다.


“모두 일어나! 물러서지 말라고!”

“이대로는 무리입니다! 후퇴해야 합니다!”

“후퇴는 없다! 우리가 막지 않으면, 모두 끝장난다!”


지휘관은 단호했다. 그때, 한 헌터가 소리쳤다.


“비늘 틈새··· 약간의 틈이 있어! 거길 노려!”


헌터들이 일제히 비늘 틈을 겨냥했지만, 여전히 몬스터의 방어는 견고했다. 그들의 공격은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그 순간, 몬스터의 꼬리가 휘둘러지며 전방에 있던 헌터들을 쓰러뜨렸다. 헌터들이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젠장···! 이렇게 당할 순 없어!”


그들은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땅에 떨어졌다.


“화력 지원 요청해! 모두 마지막까지 버텨!”


지휘관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졌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


연우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전장의 혼란 속에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가슴을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숨이 가빠졌다. 마치 무언가가 경고하는 듯한, 강렬한 직감이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거지······.’


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을 달래려 했지만, 불안감은 점점 더 강해져만 갔다.

그 불안감은 그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마치 그곳에 그가 있어야만 하는 필연적 이유처럼 느껴졌다.


“아저씨, 괜찮아요?”


부상자를 돌보던 다른 치유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연우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너무 몰입해 있었음을 깨닫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전방을 향하고 있었다.


“네, 괜찮아요··· 잠시 생각이 많았어요.”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온몸의 감각은 그를 재촉했다.

연우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은 자신이 움직여야 할 때라는 것을.


“아저씨, 어디가요!”


다른 치유사들이 그를 불렀지만, 연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두려움과 불안이 가슴 깊숙이 밀려들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를 끌어당기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전방으로 가까워질수록 연우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 갔다.


멀리서 거대한 몬스터의 실루엣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 불길처럼 타오르는 붉은 눈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은 마치 그의 영혼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서늘한 기운을 발산했다.


고오오오―!


괴물의 포효가 하늘과 땅을 울리며, 모든 것을 떨게 만들었다.

연우의 심장은 공포에 빠르게 뛰기 시작했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직감적인 확신이었다.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감각이었다.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흘렀지만,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여기서 뭘 할 수 있지?’


연우는 자신에게 물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이끌리듯 전방으로 향하는 길을 걸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불안함은 단지 두려움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 그것은 세계수의 의지가 그를 이끌고 있는 것임을.


‘······!’


또르르.

연우의 머릿속에서 주사위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주사위는 맹렬하게 회전하며, 한계를 넘어선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사위가 멈추는 순간, 심오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 초월! > 잠재된 특성 [예지]가 일시적으로 발현됩니다.


< 예지 >


연우의 주변이 어둠에 잠기며,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했다.

은은한 빛줄기가 나타나 미지의 길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빛은 미래의 실마리를 잡아당기듯 연우의 시선을 끌었고, 그의 앞에 수많은 선택지와 결과가 암시된 길들이 펼쳐졌다.

그 순간, 연우의 눈앞에 미래의 한 조각이 떠올랐다.

거대 몬스터와 싸우는 사람들, 그리고 이어지는 파멸의 모습이 섬광처럼 스쳐갔다.


예지는 그에게 무언가 준비하라는 신호였고,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대한 암시였다.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야··· 막아야해!’


연우는 여러 시간의 갈래길에서, 자신이 가야만 하는 길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세계수의 수액.’


그는 주저 없이 세계수의 수액을 마셨다.

순간,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세계수의 의지가 강하게 전해졌고, 부서진 세계의 잊혀진 기억들이 서서히 떠오르는 것 같았다.


연우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그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마치 고대의 언어를 속삭이는 듯, 그의 낮은 목소리가 공기 중에 퍼졌다.


“빛과 어둠······.”


연우의 말에 따라, 주변은 갑자기 밝아졌다가 다시 깊은 어둠에 휩싸였다. 마치 빛과 어둠이 서로를 쫓듯이 빠르게 교차하며 주변을 감쌌다.


“번개와 비······.”


연우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강렬해지자,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칠 듯이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공기 중에 스멀스멀한 전류가 흐르며, 빛과 어둠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대며 서로를 감쌌다.


“치유와 징벌······!”


연우의 주위로 두 개의 힘이 느껴졌다. 한쪽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으로, 닿는 모든 상처를 치유하며 생명을 불어넣었다. 다른 한쪽은 차갑고 날카로운 빛으로, 마주치는 모든 것을 가차 없이 징벌할 것만 같았다.


또르르.

연우의 머릿속에서 주사위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주사위는 무겁게 회전하며, 중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사위가 멈추는 순간, 근엄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 완벽! > 잠재된 특성 [명암] [뇌우] [징벌]이 일시적으로 발현됩니다.


< 명암 >


어둠과 빛은 서로를 밀어내며 동시에 서로를 끌어당겼다.

명암이 뒤섞이며 연우의 몸을 감싸는 순간, 그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한 빛이나 어둠이 아니었다. 두 힘이 서로 부딪치며, 그의 마음 속에서 거대한 폭풍을 일으켰다.


< 뇌우 >


하늘이 무겁게 짓눌리는 듯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빠르게 몰려오며, 공기는 긴장으로 가득 찼다.

갑작스러운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터졌고, 천둥소리가 뒤따라 울려 퍼졌다.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려, 마치 하늘이 울부짖는 듯한 광경을 연출했다.


< 징벌 >


연우의 앞에는 거대한 형상이 나타났다.

그 형상은 무거운 힘을 지닌 채, 징벌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땅은 진동했고, 모든 것이 그 힘에 눌려 굴복하는 듯했다.

그것은 경고도, 타협도 없는 절대적인 권위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비타협적 힘이었다. 그 힘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한 번 내려진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징벌의 칼날과 같았다.


‘치유, 광역, 명암, 뇌우, 징벌······.’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무겁게 내려앉은 먹구름이 빠르게 몰려왔다.


연우는 숨을 고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


뇌우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번개가 번쩍이며 어둠을 가르자, 천둥소리가 전장을 울렸다. 공기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고, 모든 이들의 시선이 하늘로 집중되었다.


그 순간, 연우의 눈빛이 빛났다.

그의 손끝에서부터 거대한 에너지가 꿈틀대며 구현되기 시작했다. 번개는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처럼 번쩍이며 몬스터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크아아―!


뇌우의 힘이 깃든 벼락이 내리칠 때마다 땅이 크게 흔들렸고, 몬스터들은 그 강력한 전격에 휘말려 괴성을 질렀다.


연우는 두 손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그의 몸에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기운이 퍼져나갔다. 그의 손끝에서 빛이 번쩍이는 동시에, 어둠의 기운이 뒤섞이며 주위로 퍼졌다.


빛과 어둠이 서로 밀어내며 동시에 서로를 끌어당겼다.

그 에너지가 연우의 몸을 감싸는 순간, 그는 내면 깊은 곳에서 두 힘이 뒤엉키는 것을 느꼈다.


그 힘은 단순한 빛이나 어둠이 아니었다. 두 힘이 함께 융합되며, 전장에 새로운 형태의 혼란과 질서를 만들어냈다.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빗물 한 방울 한 방울이 치유의 힘과 징벌의 에너지를 담고 있었다.


쏴아아―


빗물이 땅에 닿는 순간, 부상당한 아군들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동시에, 몬스터들이 있는 곳에 떨어진 빗방울은 하얀 불길처럼 타올랐다.


징벌의 힘이 깃든 비는 적들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주었고, 그들은 불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무너져 내렸다.


명암의 힘이 구현되며, 빛과 어둠이 뒤섞인 영역이 생성되었다. 이 영역 안에서는 아군의 상처는 더욱 빠르게 치유되었고, 적들은 더욱 강한 징벌의 고통을 겪었다.


“상처가··· 이건··· 치유의 비!”

“몬스터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전장의 모든 이들이 놀라움에 차서 외쳤다.

징벌의 힘이 담긴 빗줄기는 적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며 그들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동시에 하늘에서 내리치는 벼락과 치유의 빗줄기, 그리고 징벌의 불길이 하나로 뒤섞이며 전장을 휩쓸었다.


콰르릉―!


연우는 깊은 숨을 내쉬며 에너지를 모았다.

번개의 에너지는 치유의 비와 결합하여 광역적으로 퍼져 나갔고, 전장의 모든 아군을 감쌌다.

그 빛은 아군들에게는 생명의 빛이었고, 적들에게는 멸망의 빛이었다.


파지직―!


모든 특성들이 하나로 모여 응집되었다. 천둥과 번개, 비와 징벌의 불꽃이 하나로 뒤엉켜 전장을 덮는 거대한 에너지의 연쇄 작용이 일어났다.


지이잉―!


그 폭발은 치유와 파괴, 그리고 빛과 어둠의 에너지가 하나로 융합된, 압도적인 힘이었다.

그 에너지는 파도처럼 몰아치며 전방의 모든 적들을 쓸어버렸다.


고오오오―!


거대 몬스터는 그의 힘에 압도당해 뒤로 물러났고, 다른 몬스터들은 그 강력한 에너지에 의해 하나둘씩 소멸되었다.


크르르―!


거대 몬스터는 항거할 수 없는 힘 앞에서 비틀거리며 게이트 쪽으로 몸을 돌렸고, 필사적으로 게이트를 찢으며 비집고 들어갔다.


“녀석이 도망친다!”

“어서 공격해! 놓치지 마!”


헌터들이 외치며 공격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거대한 몸집이 게이트에 반쯤 들어갔을 때, 게이트가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몬스터는 마지막 힘을 다해 게이트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순간, 게이트가 강력한 충격파를 방출하며 섬광과 함께 사라졌다.


파앙―!


충격파는 전장을 가로질러 퍼져 나가며, 땅을 뒤흔들고 잔해들을 날려버렸다. 군인들과 헌터들은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고, 주변의 나무들이 꺾이며 쓰러졌다.


휘이잉―


전장은 한순간에 혼돈에 빠졌다가, 곧 깊은 고요 속에 잠겼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인 채, 게이트와 몬스터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자리를 응시했다.


연우는 흐릿한 회색과 먹색으로 뒤섞인, 초점 없는 눈으로 전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야에 뿌옇게 잡히는 광경 속에서, 연우는 힘겹게 중얼거렸다.


“미래를··· 바꿨어······.”


털썩.


힘을 다한 연우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의 몸은 전투의 여파로 지쳐 있었고, 숨소리마저 가늘었다.


“차연우 씨! 괜찮습니까!”


뒤늦게 연우를 쫓아온 관리국 요원들이 급히 달려와 연우를 둘러쌌다. 그들은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연우의 상태를 확인했다.

요원 중 한 명이 무전을 통해 외쳤다.


-응급팀, 신속히 지원 요청!


다른 요원은 연우의 팔을 부드럽게 들어 올려 그의 맥박을 확인했다.


“맥박이 불규칙해. 빨리 이송해야 해!”


즉각적으로 응급 팀이 연우에게 접근하여 들것에 그를 눕혔다. 관리국 요원들은 연우를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서둘렀다.


“지금 당장 본부로 이동한다!”


연우는 희미하게 눈을 뜨려 했지만,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

그의 의식은 흐릿했지만, 자신이 안전한 곳으로 이송되고 있다는 느낌만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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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치유 물약 (1) NEW 17시간 전 4 0 12쪽
18 각인 24.09.17 7 0 13쪽
17 운수 좋은 날 (2) 24.09.16 16 0 12쪽
16 운수 좋은 날 (1) 24.09.15 16 0 13쪽
15 기자회견 24.09.14 20 0 14쪽
» 붕괴 (3) 24.09.13 26 0 13쪽
13 붕괴 (2) 24.09.12 27 0 11쪽
12 붕괴 (1) 24.09.11 29 0 13쪽
11 행복의 조건 +1 24.09.10 35 1 12쪽
10 도깨비의 장난 +1 24.09.09 38 1 13쪽
9 세계수의 수액 (2) +1 24.09.08 40 1 14쪽
8 세계수의 수액 (1) +1 24.09.08 46 1 13쪽
7 진실과 거짓 +1 24.09.07 48 1 13쪽
6 평범한 일상 +1 24.09.06 53 1 13쪽
5 요행 +1 24.09.05 70 1 22쪽
4 각성 +1 24.09.04 78 1 16쪽
3 트리플 +1 24.09.03 89 1 18쪽
2 여주 게이트 +1 24.09.02 105 1 15쪽
1 적성검사 +1 24.09.02 13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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