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특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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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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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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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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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2)

DUMMY


무언가 큰 사건이 터질 것만 같은.

몸이 얼어붙을 만큼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억눌린 한숨을 내쉬었다.


“소연 씨, 아무 일도 없나 봐요.”


심장은 여전히 쿵쾅거리며 가슴을 울렸지만.

소연 씨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은 흐릿했다.


“그러게요.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어요.”


그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친누나, 차연수의 목소리였다.

나는 자연스레 현관으로 향했다.


“이게 빠져가지고, 빨리빨리 못 열어?”


문을 열자마자, 차연수가 들어왔다.

누나는 팔짱을 끼고 거만한 눈빛으로 나를 훑어보았다.


“아직도 그 꼴이냐? 됐고, 당장 가서 술이랑 담배 좀 사와.”


누나의 말투는 익숙하고 친근하게만 느껴졌다.

어릴 적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나를 돌봐준 누나.

누나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마냥 기분이 좋았다.

나는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금방 다녀올게.”


원래의 누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실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넌, 뭐야? 연우 여친이야?”


갑자기 누나가 소연 씨에게 관심을 보였다.

소연 씨는 누나의 무례한 질문에도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연우 씨 직장 동료입니다.”


그 순간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끊겼다.

방이 묘하게 울리는 것처럼 소리가 몇 번 중첩되었다.

그녀의 눈빛도 떨리며 흔들렸다.

누나를 바라보며 무언가 분석하는 듯했다.


“그래, 동료든 뭐든. 빨리 다녀와. 야, 그리고 저녁에 엄마랑 아빠가 너 오래.”


순간, 소연 씨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의 특성이 발동된 걸까?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더니.

나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연우 씨, 이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게 떨렸다.

마치 소리가 공기 속에서 천천히 퍼지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그녀의 질문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소연 씨가 말을 흐렸다.

그녀의 시선은 다시 누나에게로 향했다.


순간, 내 머릿속이 멍해졌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를 찾는다고?

잠시 그 말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곧 생각을 지웠다.


“에이, 아들이 보고 싶으신가 보죠.”


방 안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졌고.

그녀는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마치 무언가가 분석된 듯한 표정이었다.


“연우 씨,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울리듯 들렸다.


“아니, 전혀. 별일 아니에요.”


나는 그저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가 왜 이리 예민하게 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소연 씨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보았다.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모든 것이 정상처럼 느꼈으니까.


*


갑자기 장소가 바뀌었다.

나는 분명 현관문을 열고 나왔는데.

어느새 상식헌터인력사무소에 서 있었다.

뭔가 이상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선배, 저 왔어요.”

“뭐? 선배?”


황상식 대표가 내 앞에 나타나더니.

화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목소리는 크게 울렸고.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야! 몇 주 동안 출근도 안 하고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그의 고함에 순간 움찔했지만.

나는 곧바로 아무렇지 않게 웃어 넘겼다.


“아, 그러네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일이 좀 있어서요.”


그때, 옆에서 소연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우 씨, 여기가 어떻게 된 거죠?”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언제부터 같이 있었지?

이상했다. 분명 혼자였던 것 같은데.


“소연 씨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


소연 씨의 얼굴에는 걱정과 혼란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게··· 뭔가 이상해요. 분명 아까는 집에 있지 않았나요?”


소연 씨의 말이 머릿속에 부딪쳤다.

맞다. 아까는 분명 집에 있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온 걸까?

하지만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온 거겠죠.”


소연 씨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했다.


“연우 씨, 뭔가 이상하잖아요. 이건 말이 안 돼요.”


하지만 나는 소연 씨의 말을 무시했다.

모든 게 괜찮아 보였으니까.


분명 어릴 적,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부모님은 여전히 나를 찾고 계시고.

성격이 변한 누나는 나를 타박하면서도 필요로 했다.


돌아가신 부모님, 살아 계신 부모님······.


나는 잠시 멍하니 생각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다시 흐려졌다.


꿈은 아니겠지? 정확히 말하자면 감몽.

그렇다. 이건 너무나도 달콤한 꿈이다.

꿈이라고? 아니다. 이건 현실이다.


*


“유 과장, 근무 시간에 어딜 그렇게 다니셨습니까?”


갑자기 장소가 바뀌었다.

차분하고 냉정한 목소리였다.

백강우 실장이 눈앞에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소연 씨는 잠시 얼어붙은 듯 했다.

그녀는 당황한 듯 보였다.


“아, 실장님. 잠깐 개인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백강우는 그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게.

소연 씨를 꿰뚫는 듯했다.


“개인적인 일이라···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신경 쓰십시오.”


그의 말투는 부드럽지만 묘한 압박감을 주었다.

소연 씨는 작게 고개를 숙였고.

백강우의 시선은 나로 옮겨졌다.


“차연우 씨.”


백강우는 나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정하고 날카로웠다.


“송산 게이트가 붕괴되어 수도권 절반이 날아갔습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의 말이 서서히 스며들었다.

게이트 붕괴? 수도권 절반이······?


“뭐라고요?”


나는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백강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건의 피해 규모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당신이 처리했어야 할 일이었을지도 모르죠.”


나는 그의 말을 곱씹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게이트가 터져서 수도권 절반이 날아갔다니······.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머릿속에서 잠깐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곧 머릿속이 다시 가라앉았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게이트가 붕괴되든, 세상이 무너지든······.

부모님이 살아계신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아니,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나쁜 일이 일어날 리 없잖아.

나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럴 수도 있죠.”


그때, 옆에서 소연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우 씨, 이건 정말 이상해요. 이게 맞을 수 없어요.”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소연 씨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떨리고 있었다.


‘이게 정말 맞나?’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순간적으로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그러나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게이트가 터지는 게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요.”


소연 씨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했다.


“연우 씨, 이건 환상이나 꿈 같아요. 현실이 아니라고요.”


나는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그럴까? 정말 꿈일까?

그러나 나는 곧 그 의문을 떨쳐냈다.


“에이, 그냥 단순한 사고잖아요.”


그녀의 눈빛 속에서 뭔가 무너져가는 것을 봤지만.

나는 그게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게 괜찮았다.

살아 계신 부모님··· 그건 꿈일 리 없다.


“연우 씨, 기다려봐요.”


소연 씨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그 안에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무언가를 분석하듯 집중했다.

눈빛은 예리하게 빛났고.

그 안에서 계산과 추론이 빠르게 오가고 있었다.


“당신··· 주머니에 뭐가 있죠?”


나는 갑자기 그녀의 말에 멈칫했다.


‘주머니?’


천천히 손을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그리고 손끝에 닿은 차가운 무언가를 느꼈다.


‘주사위?’


손 안에 주사위가 잡혔다.

분명 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지금 이게 왜 내 주머니에 있는 거지?


소연 씨는 내 손에 있는 주사위를 보더니.

눈빛이 더 날카로워졌다.


“그 주사위··· 연우 씨, 그거··· 기억나세요?”


그녀는 마치 내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듯, 다급하게 물었다.

나는 멍하니 손에 든 주사위를 내려다보았다.


‘왜 이걸 굴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뭔가가 내 머릿속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상해, 이 주사위··· 중요해 보이는 것 같아.”


나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고.

주사위를 손에서 굴릴 준비를 했다.


“연우 씨, 굴려요. 어서요.”


소연 씨의 목소리는 더 단호해졌다.

나도 모르겠다. 던져보면 알겠지.


또르르―


주사위가 바닥을 타고 굴러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계속해서 구르기만 하지?


나는 주사위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바닥에서 튕기고 또 튕기며.

끝없이 회전하는 것처럼 보였다.

희한하네··· 언제까지 굴러가는 거야?


소연 씨도 말없이 주사위를 지켜보고 있었다.

주사위는 마치 무한히 구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주사위는 여전히 굴러가고 있었고.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소연 씨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이 단호해졌다.


“연우 씨, 이건 잘못된 거예요. 주사위가 멈추지 않는 건 말이 되지 않아요. 이건 악몽이에요.”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응시했다.

마치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뭐가 잘못됐다는 거죠?”

“연우 씨, 주사위가 멈추지 않는 건 정상적인 일이 아니에요. 이건 현실이 아니에요.”


그녀의 말이 점점 더 다급해졌다.


파지직―!


“주사위가 구를 때마다··· 무언가 경계를 흔들고 있어요. 이건 꿈이에요. 여기서 깨어나야 해요.”


소연 씨의 말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 순간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는 것 같았다.


“꿈···? 말도 안 돼요.”

“아니에요. 꿈이 맞아요.”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주위를 보세요. 모두가 멈춰 있잖아요.”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백강우 실장도, 방 안의 모든 사람들도 멈춰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주사위도 좀 멈췄으면 좋겠다.

이 시간이 제발 다시 흘러갈 수 있게.


“하지만··· 부모님이 살아계신데, 그게 꿈일 리 없잖아요.”


연우는 간절하게 변명했지만,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원치 않았던 것과 원했던 것들이 꿈으로 나타난 거예요.”


유소연은 연우의 손을 잡으며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말에 연우의 혼란이 커졌고,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주사위는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며 방 안을 흔들기 시작했다. 공간이 뒤틀리고,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리는 듯 했다.


“이건 당신이 만든 악몽이에요!”

“······!”


그 순간, 연우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주사위를 바라보며 불안감이 서서히 가중되는 것을 느꼈다.


마치 꿈이 끝없이 반복되면서,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유소연이 더 강하게 외쳤다.


“연우 씨! 꿈에서 깨어나세요!”


유소연의 외침이 연우의 머릿속을 울렸다.

그 말과 함께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공간에 균열이 생겼다.


“왜곡된 꿈······.”


주사위가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우의 머릿속에서 새로운 주사위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또르르.


주사위는 맹렬하게 회전하며, 한계를 넘어선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사위가 멈추는 순간, 심오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 초월! > 잠재된 특성 [각성]이 일시적으로 발현됩니다.


< 각성 >


심장이 세차게 뛰며, 전신에 강렬한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했다. 억눌렸던 힘이 깨어나듯, 감각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모든 망설임이 사라지고, 연우는 자신 안에 잠재된 능력을 확실히 깨달았다.

모든 것이 명확해졌고, 연우는 꿈에서 빠져나온 듯한 생생한 감각과 함께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 순간, 연우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전신에 강렬한 에너지가 몰아치며 억눌렸던 감각이 폭발적으로 되살아났다.

모든 망설임이 사라지고, 그는 이 꿈속에서 깨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 각성! > 잠재된 특성 [각인]이 영구적으로 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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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특성은 없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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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치유 물약 (1) NEW 17시간 전 4 0 12쪽
18 각인 24.09.17 7 0 13쪽
» 운수 좋은 날 (2) 24.09.16 16 0 12쪽
16 운수 좋은 날 (1) 24.09.15 16 0 13쪽
15 기자회견 24.09.14 20 0 14쪽
14 붕괴 (3) 24.09.13 25 0 13쪽
13 붕괴 (2) 24.09.12 27 0 11쪽
12 붕괴 (1) 24.09.11 28 0 13쪽
11 행복의 조건 +1 24.09.10 35 1 12쪽
10 도깨비의 장난 +1 24.09.09 38 1 13쪽
9 세계수의 수액 (2) +1 24.09.08 39 1 14쪽
8 세계수의 수액 (1) +1 24.09.08 46 1 13쪽
7 진실과 거짓 +1 24.09.07 48 1 13쪽
6 평범한 일상 +1 24.09.06 53 1 13쪽
5 요행 +1 24.09.05 69 1 22쪽
4 각성 +1 24.09.04 78 1 16쪽
3 트리플 +1 24.09.03 88 1 18쪽
2 여주 게이트 +1 24.09.02 105 1 15쪽
1 적성검사 +1 24.09.02 13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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