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귀환했더니 조카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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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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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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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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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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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DUMMY


울다 지친 하랑이가 잠들었다. 정룡의 품에서 안정감을 느낀 듯 작게 새근거리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세상 서럽게 울던 것치고는 금세 소란이 진정됐다.


하선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낮잠을 안 잔 게 다행이었네.”


하랑이가 금세 잠 든 이유였다.

정룡은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작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경관님.”


안내를 도와주었던 담당 경찰.


선율이 금방 찾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형의 딸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적극적으로 보육원까지 찾아서 연락해준 그 덕분이었다.


정룡이 고개를 숙이자 경찰관이 손사래를 쳤다.


“이게 제 일인데 뭘요. 그보다 돌아와서··· 음.”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말하려던 경찰관은 말을 흐렸다. 옆에서 사정을 들어보니 마냥 축하하기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정룡의 품에서 잠든 아이를 보며 웃었다.


“아이가 굉장히 예쁘네요. 가족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그의 마음씀씀이를 느낀 정룡이 쓰게 웃으며 다시 감사를 전했다.


선율이 그런 정룡을 보고 의식적으로 등을 두드렸다.


“오빠,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너희 집?”

“아니, 우리 집.”

“아.”


그녀가 말한 우리 집이라 함은 ‘한빛보육원’이었다.

현재 정하랑이 살고 있는 집이자 그가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의탁했던 곳이었다.


*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은 생각보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단독주택과 빌라단지가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선 것만 해도 기억 속 풍경과 크게 달랐다.


그러나 여전한 풍경도 있었다.


7동 가장 외곽.

도덕산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보육원.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전통 가옥.


[한빛보육원]


낡은 명패마저 기억 속의 풍경과 똑같았다.

형의 손을 잡고 들어갔던 그곳이었다.


“오빠, 안 들어오고 뭐해?”

“아, 응. 들어가야지.”


얼빠진 정룡의 반응에 선율이 알만하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하나도 안 변했지?”

“···응. 여전하네. 너도 그렇고.”

“나?”


선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째릿 그를 흘겨봤다.


“뭐야, 그 말 여전히 어린애 같다는 거지? 키 작다고 아직도 애 취급이야?”


선율의 키는 160이 채 안 된다.

과거의 정룡은 자신보다 세 살이 어렸던 선율을 꼬맹이 취급하며 놀렸고, 선율은 그럴 때마다 눈에 쌍심지를 켜곤 했었다.


정룡이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놀리는 거 아니고 칭찬이야. 거진 10년 만에 만났는데 여전히 살갑다고. 어제 본 것처럼.”

“아아. 그 소리였구나. 난 또 뭐라고.”


놀리는 게 아니면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선율이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뒤를 따라 들어가니 낯선 듯 익숙한 얼굴이 여럿 보였다.


“어머, 이게 누구야.”


넉넉한 인상의 중년 여성.

기억 속 모습보다 살이 오르긴 했지만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미진이 누나?”

“호호. 아직도 누나라고 불러주는 거니? 이제 사십이 한참 넘었는데.”


빙긋 웃으며 말하는 여성의 이름은 박미진이다.

그녀는 정룡이 5살일 적부터 여기서 일해 온 보육교사였다. 아줌마라고 부르면 불 같이 화를 내서 반드시 선생님이나 누나라고 불러야만 했다.


그때 부엌에서 나오던 여성이 잰걸음으로 다가와선 알은 체를 했다.


“헐, 진짜 용이잖아? 연락 받았을 때만 해도 설마 했는데.”

“어··· 누구?”

“뭐? 와, 우와. 허어. 너 미진이 언니는 바로 알아봤으면서!”


밤갈색 머리의 여자가 세상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성을 냈다.

그 모습을 본 정룡이 픽 웃음을 흘렸다.


“농담이야. 널 어떻게 기억 못하냐.”


이 시끄러운 여자의 이름은 이현주로 그와 보육원에서 함께 생활했던 동갑내기 친구였다. 어찌 보면 하선율보다도 더 의외인 얼굴이었다. 성인이 된 그녀가 여기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야, 내 이름 말해봐. 내 이름 말해보라니까?”


정룡은 투덜대는 그녀를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마루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과 주름진 얼굴.

그리고 다리가 불편한 듯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

못 본 사이 더 나이를 든 모습에 울컥 감정이 올라왔다.


인자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던 노인이 주름진 손을 내밀었다. 선율이 자연스럽게 하랑이를 넘겨받고, 정룡이 노인의 손을 마주잡았다.


노인이 정룡의 손등을 매만지며 말했다.


“어서 오렴.”


그 한 마디가 왜 이리 따스하게 느껴지는지.

정룡은 울컥 올라오는 마음을 쉽게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선율의 친모이기 때문일까. 말하는 방식이나 분위기가 참으로 닮아 있었다. 마치 어제 얼굴을 본 듯 여상한 말투가 그러했다.


그게 꼭 언제든지 와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엄마.”


정룡이 목메인 소리로 읊조리자 노인의 눈이 한 순간 크게 뜨였다. 보육원에 있을 당시의 정룡은 그녀를 단 한 번도 ‘엄마’라고 부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룡이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은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마음으로는 이미 그녀를 엄마처럼 생각했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다른 사람을 향해 엄마라고 부르면, 이미 죽은 엄마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어린 마음에 차마 그리 부를 수가 없었다.


세월이 지나 머리가 여물고 난 뒤에는 부끄러워서 못 불렀더랬다. 우습게도 그가 입 밖으로 엄마란 단어를 말한 것은 무림에 떨어진 후였다. 외롭고 보고 싶은 마음에 ‘형’과 함께 ‘엄마’란 단어를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이제는 노인이 된 최영자가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가 어른이 된 정룡을 야윈 팔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어서 오렴, 아들.”

“다녀··· 왔어요, 엄마.”


마음으로만 되뇌었던 단어를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말로써 전하였다.


돌아온 고향에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형은 없었지만.

대신 여전히 그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정룡은 비로소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하며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


원장 어머니만큼이나 고향에 돌아왔음을 실감케 하는 것이 있었다.


그 찬란한 이름하야 바로.


쩝쩝! 후루룩! 우걱우걱!


된장찌개와 김치제육볶음 되시겠다.

물론 흰쌀밥과 조미김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정룡은 걸신이 들린 사람처럼 전투적으로 밥을 먹어치웠다. 수저와 젓가락을 놀리는 손동작이 무술을 펼치는 것처럼 신속했다.


조카딸 하랑이는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태.

본래 어린 자식이 있는 부모는 기회가 있을 때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하는 법이다.


사실 그런 이유와는 아무 상관없이 밥이 너무 맛있었을 뿐이지만 말이다.


“마, 많이 배고팠나보네.”


식사를 차린 선율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그리 말했다. 정룡은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민망하다는 듯 웃었다.


“미안, 내가 너무 정신없이 먹었지? 한식 먹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아, 아니야. 맛있게 먹어주니까 차린 보람이 있네.”

“응. 진짜 맛있어. 선율이 너 요리 엄청 잘한다? 후르르릅.”


농담이 아니라 옆에 누가 죽어나가도 신경 못 쓸 정도로 맛있었다. 그 빌어먹을 무림에서 먹는 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무림에 막 떨어졌을 때는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것도 주워 먹었었지.’


길고양이마냥 식당 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진 적도 있었다.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설움이 몰려올 정도였다.


물론 스승님을 만나 무공을 배우게 된 후로는 굶을 일이 없었다만, 음식이 입에 맞는가는 별개의 문제였다. 단언컨대 저쪽 세계의 음식은 맛없기로 정평이 난 영국요리보다도 최악이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살기 위해서만 음식을 섭취하다가 고향의 음식을 맛보니 눈이 돌아가는 게 당연했다. 정룡으로서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만 해도 많이 참고 있는 것이었다.


“선율아, 한 공기 더 먹을 수 있을까?”

“어, 어어.”

“진짜 고맙다. 너무 맛있어, 진짜로.”


반응이 이 정도로 격하니 선율도 당황스러운 마음보다 측은함과 뿌듯함을 더 강하게 느꼈다. 그동안 어떻게 생활했기에 저러나 싶은 측은함과 자신이 만든 요리를 진미처럼 먹는 반응에서 오는 뿌듯함이었다.


실제로 하선율의 요리는 비전공자치고 수준급이었다. 사실 비전공자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이, 그녀는 보육원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한식, 양식, 일식 자격증을 취득한 바 있었다. 그러니 정룡의 식탐이 폭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 한 공기만 더.”

“푸훗. 얼마든지 먹어.”


그렇게 정룡은 밥 세 공기와 함께 찌개 한 뚝배기를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은 후에야 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


식사를 마친 후에는 보육원의 모두가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지 못한 세월이 길었던 만큼 할 이야기가 많았다.


이야기의 서두는 어쩔 수 없이 정룡의 형인 정호에 관한 것이었다. 이미 죽고 없는 형이지만 지나간 이야기나마 듣고 싶었다.


다행히 한빛보육원 사람들은 정룡이 사라진 후에도 주기적으로 정호와 연락을 해왔기 때문에 소식을 꽤 자세히 알고 있었다.


한창 얘기를 듣던 정룡이 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떴다.


“하랑이 엄마가 서연 누나라고? 그럼 형이랑 결혼한 사람이······.”

“응. 오빠도 서연 언니랑 정호 오빠가 서로 마음 있는 거 짐작은 했지?

“그야 그렇긴 한데.”


하랑의 엄마 유서연은 한빛보육원 출신으로 정룡보다 일곱 살 위의 누나였다. 항상 그의 형인 정호를 졸졸 따라다니며 애정공세를 펼쳤던 기억이 선명했다. 그 또한 정호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서연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었다.


다만 정호는 언제나 곤란한 표정으로 유서연의 호의를 에둘러 거절하곤 했었는데······.


“역시 나 때문에 거절한 거였구나.”


자신의 행복보다 동생을 키우는 것에 삶을 바쳤던 형이다. 주위에 저 좋다는 여자가 많았음에도 철벽을 쳤던 이유였다.


한데 결국 결혼까지 한 걸 보면 형도 서연 누나에게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가 사라지고 옆에서 많이 의지가 됐나보네.’


새삼 유서연에게 고마웠다.

다만, 필연적으로 안타까운 소식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건물 붕괴······.”


정호 내외가 죽은 이유였다. 당시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는데, 그 중 정호 부부 또한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는 그런 대규모 붕괴에서 하랑이가 자잘한 상처 하나 없이 무사했다는 것이었다. 부부가 모두 하랑이를 감싸 안은 덕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시켜준 사람은 22년 동안 한빛보육원에서 근무해온 보육교사 박미진이었다.


“정호야, 이것 좀 볼래? 너한테 조카 한 명 더 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형이 남긴 자식이 하랑이 외에 더 있었단 말인가?

물론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박미진이 보여준 사진에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얘가 누나 아들이라고요?”

“호호. 그렇다니까. 벌써 열 살이야.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열한 살이고.”


자랑스럽다는 듯 말하는 박미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아들이 누나 닮아서 잘생겼네.”

“어머, 얘가 못 본 새 빈 말이 늘었네. 말이라도 고맙다, 얘.”


정룡은 새삼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느꼈다. 그가 기억하는 박미진은 서른이 한참 넘는 나이까지 연애 한 번 못해본 천연기념물이었거늘 지금은 10살짜리 아들이 있단다.


한데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연이어 밝혀졌다.


“야, 나도 결혼 했어. 빨리 나한테도 축하한다고 해.”


뜬금없는 이현주의 말.

정룡은 눈을 끔뻑이다가 귀를 후볐다. 내가 잘못 들었나?


“누가 또 결혼을 했다고? 선율이?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제대로 들었잖아! 내가 결혼했다니까?”

“······.”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니.

정룡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이현주를 바라봤다. 결혼을 했다고? 저 왈가닥이?


“와, 네가. 허······.”

“반응이 왜 그따위야? 축하한다고 말하라니까?”

“어어, 축하한다. 축하해. 세월 참 빠르다. 네가 나 좋다고 따라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뭐, 뭐? 야, 이 미친놈아! 언제 적 얘기야! 너 그 말 우리 남편 앞에서 하기만 해봐!”


얼굴이 확 붉어져선 소리치는 이현주.


정룡은 그런 현주를 보며 낄낄 웃음을 흘렸다. 보육원의 유일한 동갑내기 친구였던 이현주는 중학생 시절 그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있었다.


“알았어. 그냥 장난친 거야. 내가 미쳤다고 그걸 네 남편 앞에서 말하겠냐?”

“말하면 진짜 죽어.”

“알았다니까. 어차피 사귄 적도 없는데 뭐.”

“아예 언급 자체를 하지 마. 우리 남편이 순둥이긴 한데 그래도 질투하면 혹시 몰라.”


남편이 상당한 애처가인 모양이었다. 하긴, 남녀를 떠나 어느 누구든 신경 쓰일 만한 이야기긴 했다. 아예 언급을 안 하는 게 옳은 일이다.


“걱정 마. 앞으로는 말 안 할게.”


그러나 이현주는 여전히 안심이 안 되는 모양인지 이렇게 덧붙였다.


“너 걱정돼서 당부하는 거야. 우리 남편 헌터거든.”


정룡은 재차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낯선 단어에 의문을 표했다.


“헌터가 뭐 하는 직업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정룡의 반응.

보육원 사람들이 눈을 끔뻑였다. 헌터가 뭐 하는 직업이냐니. 이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질문인가?


“너 여태 뭐하고 살았길래 헌터가 뭔지도 몰라? 어디 감금이라도 됐었어?”


이현주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리 말하자.


“현주야, 입.”


나지막한 타박이 돌아왔다.

현주의 옆에 있던 보육원 짬킹 박미진의 나무람이었다.


하선율도 질책어린 눈으로 이현주를 바라보긴 마찬가지였다. 일부러 정룡의 마음을 헤아려 꺼내지 않고 있던 화제인데 그걸 어찌 이런 식으로 물어본단 말인가.


난데없는 10년의 실종이었다.


그 이유에 어떤 기구한 사정이 있으리란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심지어 정룡은 불과 몇 시간 전 형의 사망소식을 듣고 심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사정이 궁금해도 천천히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물어볼 문제였다.


시설장인 최영자까지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내젓자 찔끔한 이현주가 입을 어물거렸다.


“아, 아니, 나는 그냥··· 미안해.”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하는 현주.

정룡은 괜히 이상해진 분위기를 보고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에이, 왜들 그래요. 물어볼 수도 있지. 그리고 솔직히 다들 궁금하잖아요.”

“···그야 뭐어.”


정룡이 괜찮다며 분위기를 풀자 이내 모두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배려해서 묻지 않고 있었을 뿐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왜 실종됐는지.

지난 10년간 어디서 뭘 하고 지냈는지.


정룡은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들을 보며 머쓱하게 눈꼬리를 긁적였다. 적당히 둘러댈지 아니면 진실을 말해줄지 잠시 고민이 되었다.


이내 정룡은 진실을 말하기로 했다. 둘러대자니 적당한 변명거리도 없었고 무엇보다 10년 만에 본 자신을 변함없는 태도로 반겨준 이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냐면······.”


그렇게 서두를 뗐을 때였다.


─ 웨에에에에에에에에엥!


난데없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것임에도 엄청난 크기.

도덕산 인근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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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첫 번째 무인 +2 24.09.16 1,225 38 13쪽
13 단련된 무인의 등 +2 24.09.15 1,421 40 10쪽
12 화이트 큐브 +2 24.09.14 1,622 44 9쪽
11 화이트 큐브 +2 24.09.13 1,787 38 12쪽
10 등급 측정 +2 24.09.12 2,052 46 12쪽
9 잘 부탁드립니다, 사부님! +1 24.09.11 2,206 46 15쪽
8 정룡의 각성 능력 +1 24.09.10 2,433 46 13쪽
7 나 각성자 맞는데? +2 24.09.08 2,633 49 11쪽
6 약속할게 +1 24.09.07 2,725 53 13쪽
5 학교의 영웅들 +1 24.09.06 2,755 47 11쪽
4 학교의 영웅들 +2 24.09.05 2,958 41 13쪽
» 우리 집 24.09.04 3,202 48 16쪽
2 조카딸이 생겼다 24.09.03 3,346 48 14쪽
1 귀환 24.09.02 3,309 4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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