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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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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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성을 위한 준비. (5)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레베트의 대장간’ 이라고 한다면 망치를 잡은 이들이 꿈꾸는 1차적인 목표. 실비아, 또는 패트론의 입성이라는 차선책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가장 큰 모험가 조합이 있는 레베트의 권위에는 미치지 못 한다.


무엇보다 실비아와 패트론은 심사에 뒷돈이 오간다는 그런 소문이 무성했기에 레베트는 뒷돈을 주고 편법으로 입성하려는 실력에 미달 하는 사람을 철저히 골라낸다. 왕도를 제외한 대장장이의 최고 권위. 레베트의 입성이었다.


그런데.


“뭐야, 저 평범한 검은?”


1차 심사 작들을 훑어보던 통과자나 관람객들은 한 검 앞에서 고개를 갸웃 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통과 작들에 비해서 너무나도 수수한 검. 평범한 것이 제일이다! 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수수하기 그지없었다.


“뒷돈 먹인 거 아니냐?”


팔짱을 끼며 1차 심사의 통과자 중 한 명인 게런은 팔짱을 끼며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이런 검이 그 어렵다는 1차 심사를 통과한다는 말인가. 이런 검은 자신의 마을에 평범하기 그지 없는 대장장이조차 만들 수 있는 검 이었다.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옆에 서 있던 경비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요청하자 경비는 그의 옷에 달려있는 이름표를 살피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만져도 좋다는 신호. 게런은 한 발짝 그 평범하기 그지없는 검 위에 한 번 손을 올려놓고 쓸어내렸다.


그 뒤, 그는 곧바로 물러났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구겨진 채였다.


‘그냥, 평범한데?’


만져 봐도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 진짜 뒷돈 먹인 거 아니야? 이런 검이 통과 될 정도면 자신의 마을에 대장장이 전부가 1차 심사를 통과해야 정상이 아닌가. 자신을 제외하고 그들은 모두 떨어졌다.


“런트 게런경”


“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게런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한 발짝 물러난 뒤 고개를 돌렸다. 그의 앞에는 흰 수염을 길게 기른 노신사가 서 있었다. 게런은 그 노신사를 잘 알고 있다. 매 심사 때 마다 구경하러 오는 구경꾼. 이름과 신분은 모르지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통과 했더군요. 런트가 자랑스러워하겠군요.”


“뭐, 이 정도는 쉽죠. 다만, 그 분의 2차 심사에서 항상 떨어지니....”


게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차 심사는 그 분이 홀로 심사를 보신다. 페럴 라티스. 레베트의 최고 권위자인 그의 눈에 드는 작품을 만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게런은 마른 입술을 잘근 씹었다.


“이번엔 자신 있습니까?”


그의 표정, 그리고 행동을 읽은 노신사가 게런에게 물었다. 광채를 띈 게런의 눈빛이 노신사의 두 눈에 들어왔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그 눈빛이 대신 말을 해 주고 있었다. 노신사는 눈을 지긋하게 감았다.


“더 이상 첨언하지 않겠습니다. 곧 2차 심사의 시작이군요.”


“그렇군요. 그나저나. 이 레드너 라는 놈은 누굽니까?”


비틀어진 표정으로 게런은 자신의 옆에 있는 평범한 검을 가리켰다. 게런의 물음에 노신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걸 말을 해줘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묵인해야 하나. 노신사의 머릿속에서는 즐거운 고민이었다.


노신사가 일부로 입을 다물고 있다고 눈치를 챈 게런은 그의 대답을 재촉했다. 이런 검이 어째서 1차 심사의 통과 작인가. 궁금함에 미칠 지경이었다. 만약, 레베트도 썩었다면 가차 없이 버릴 생각이다. 게런은 아예 으르렁거렸다.


“이 검 말이죠. 제작자인 레드너라는 인물은 아예 모릅니다만....”


노신사는 말끝을 흐렸지만 곧 다음 말이 들려왔다.


“라티스경이 직접 뽑은 작품이라 하더군요.”


“허어?”


노신사의 말에 게런은 어이없는 소리를 뱉어낼 수밖에 없었다.



- - -



“곧 시작이네.”


세라는 레드너의 옆에서 걸음을 맞춰 걸어가며 짤막한 심호흡을 계속 하고 있는 중 이었다. 그 옆에서 담담히 통과 작품을 훑던 레드너는 그다지 긴장 한 기색이 없어 보였지만 내색하지 않을 뿐 그 또한 손끝이 차게 식어가고 있었다.


심사까지 이제 한 시간. 눈앞까지 다가오자 긴장은 절정에 이르렀고 레드너는 그 긴장을 떨쳐내기 위하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의 뺨을 강하게 후려치며 똑바로 눈을 떴다. 여기까지 와서 긴장감에 일을 그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만족 할 수 있을 만큼 하자.’


이왕 할 거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중얼거리며 레드너는 마른 침을 넘겼다. 어느새 차가워 감각마저 잃은 손끝이 따뜻해졌다. 옆을 돌아보니 세라가 자신의 쥐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부끄러움에 고개를 돌리고 있던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니 웃음이 먼저 튀어나왔다.


“뭐, 뭐야! 웃을 것 까지는 없잖아?”


“아, 미안. 미안.”


레드너는 튀어나오려던 웃음을 참아내며 세라의 손을 다시 붙잡았다. 입을 삐쭉 내밀었어도 세라는 그의 사과를 듣고는 더 이상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의 부담과 긴장을 전부 덜어 줄 수는 없어도 조금이나마 가볍게 심사에 임해 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런 세라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레드너는 자신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고 어질어질 거렸던 시선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그런 시야로 레드너는 다시 1차 심사 통과 작들을 살폈다.


‘화려하다.’


‘강해 보인다.’


대체로 그랬다. 화려한 장식품 그리고 보석들로 세공한 검이 있는가 하면 일부로 거친 표현을 한 검들도 있었다. 물론 그 검들은 겉모습에만 치중 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성능도 겸비하고 있었다.


‘근데 뭐가 부족 한 것 같은데...’


그 화려한 검들 옆에 레드너 본인이 만든 검이 있었다. 다른 통과 작들에 비해서 대단히 평범했다. 짙은 마나의 냄새를 풍기는 검들과는 달리 그저 상큼한 소량의 마나 냄새가 흘러나왔다. 레드너는 다른 검과 자신의 검을 번갈아보며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내 검과 다른 이들의 검은 다르다.’


어떤 점에서 다른지 명확히 설명 할 수는 없었다. 그저 만족감이 다르다. 자신의 검이라 그런 지도 모르지만 이 수수하기 그지없는 검을 볼 때면 만족감이 차올랐고 다른 이들의 검을 볼 때면 무언가 하나 결여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위축 되는 겁니까?”


“어....어?”


중후한 목소리에 뒤를 돌자 중년의 한 신사가 은은한 미소로 묻고 있었다. 잠시 당황하던 레드너였지만 곧장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을 했다. 레드너의 그런 답을 듣고 중년 신사의 눈빛이 가늘어졌지만 레드너는 눈치 채지 못 했다.


‘흐음.’


신사는 짧은 숨을 넘겼다.


“꽤나 당당하군.”


“예? 아. 그렇죠. 저야 자신이 아예 없는 게 아니니까.”


레드너는 신사의 말투가 변한 것에 의문을 가졌지만 딱히 그 이상 묻지 않았다. 중년의 신사는 레드너의 그런 발언을 듣고 콧수염을 매만졌다. 이거,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중년의 신서의 얼굴에 다시 한 번 자연스러운 미소가 그려졌다. 당연히 레드너가 다시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릴 때 그 표정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레드너라, 한 번 이 검을 만든 사람을 보고 싶었지.”


“그렇습니까. 다른 좋은 검도 있는데.”


“그래? 좋은 검이라... 자네 눈에도 좋은 검으로 보이는가?”


중년의 신사가 옆에 있는 화려한 장식의 검을 가리키며 물어왔다. 레드너는 그저 빙그레 웃으며 ‘글쎄요’ 라는 말을 덧붙인 뒤 대답을 뭉뚱그렸다. 그가 대답을 회피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중년의 신사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뭐, 내 눈에는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군.”


날카로운 시선이 통과 작 들을 훑었다. 중년의 신사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검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그는 내색 하지 않고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돌아섰다. 레드너에게 짤막한 인사를 남긴 그는 이내 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레드너의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저 쪽은 관람석이 아니지 않아?”


“그러게, 막다른 길 이라고 들었는데.”


레드너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 뒤, 몸을 돌려 다시 한 번 통과 작 들을 쭉 살폈다. 총 10자루가 통과 됐다. 그 노인이 말하길 여기 있는 검들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에게도 평가를 물었었다.


대답은 못 했지만.


‘역시, 내가 만든 검이 최고다.’


그렇게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 - -



“라, 라티스님! 어디 갔다 오신 겁니까.”


“허어, 카루야. 복도에서 뛰어다니면 안 된다 했거늘.”


모자를 벗으며 중년의 신사가 씨익 미소지어보였다. 카루야라고 불린 시종은 그런 나긋한 그의 말투에 화병이 날 지경이었다.


“그건 상관없지 않습니까! 곧 시작합니다. 2차 심사의 시작을 선언하시는 분이 늦으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렇지. 가야지.”


라티스의 그런 나긋한 답을 들은 카루야는 짤막한 한숨을 내쉬며 입 속으로 주문을 되뇌었다. 그러자 서서히 중년 신사의 얼굴이 희미해지며 본래 라티스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런 그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본 카루야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매 심사마다 대장장이들을 만나러 다니시는 건 좋은데 말이죠. 들키면 골치아파진다구요.”


“카루야, 알고 있느냐.”


“예?”


급히 발걸음을 옮기려 했을 때 라티스가 물어왔다. 그의 말투는 꽤 들떠있었다. 매 년 심사가 있을 때 중후하고 근엄하던 귀신같은 심사위원 라티스의 목소리가 아닌. 마치 아이 같은 그런 말투.


카루야가 그런 라티스의 말투에 놀라며 뒤를 돌아 그의 표정을 살폈을 때도 생기가 가득했다. 카루야는 그런 라티스의 표정을 보고 움찔 거릴 수밖에 없었다. 매 심사가 있었을 때 그의 표정은 담담하다 못 해 죽어있는 눈빛 아니었던가.


“이번, 심사에는 꽤 재미있을 것 같구나.”


“예? 예..., 라티스 님의 말 이라면...”


카루야는 더 답을 하지 않았다. 놀라긴 했지만 지금은 심사가 먼저 아닌가. 이내 그 둘의 눈 앞에 막다른 벽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카루야는 벽 위에 손을 올려놓았고 곧 흰색 벽이 희미해지며 통로가 나타났다.


그 속으로 먼저 라티스가 들어갔고 이내 카루야가 들어갔을 때 희미해졌던 벽은 다시 또렷해지며 통로를 가렸고 이내 그 둘의 모습은 사라졌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레드너가 1차 심사에서 제출한 검은 명품이 아닙니다! 착각해서 전 편에 제작 개수 3개로 써 놓은 것을 2개로 수정 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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