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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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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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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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1. 부활 - 6

DUMMY

결국 그런 거였나.

나의 죽음은 그것을 위해서였던 건가.


신성제국과 흑마법사 간의 충돌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일이었다.

신성제국이 사용하는 신성력은 원래는 마기와 충돌하는 종류의 힘이었다.

그러나 마법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마나가 아닌, 그 중에서도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마력을 사용하자 신성력과 충돌하게 되었다.


덕분에, 사제들은 마력에 대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대기 중에 존재하는 마나는 신의 은총으로 마기와 비슷한 힘의 마력을 품을 수 있었다.]

[그러나, 흑마법사들이 마력만을 뽑아내서 쓰자, 마기와 비슷한 힘이 되어버려 신성력과 충돌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마력이라는 힘은, 마기와 똑같은 종류의 힘으로 취급하겠다.]

[비록 망자를 부리는 네크로맨서와 같이 무조건적으로 척살하지는 않겠으나, 악한 일을 하는 것이 발각되었을 시, 즉결 처형에 들어가겠다.]


이런 사제들의 발언과 신성제국의 공식적인 입장에 의해 흑마법사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혹시라도 마력의 제어에 실수해 주변에 피해를 주게 된다면 사제들은 그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결국 찾아내어 처형하곤 했다.

그렇기에 흑마법사들은 어지간하면 사제와는 말도 섞지 않았으며, 은연중에 불쾌감을 드러내곤 했다.


사제들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

아마 교황이 노렸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내 사건 전까지는 설령 사고가 났더라고 하더라도 흑마법사들이 최대한 피해를 줄이려고 했기에 별다른 큰 피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수많은 영지들이 사라졌고 고위 흑마법의 위험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너무나도 간단하다.

그야말로 악마의 힘과도 같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흑마법사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어떻게 되겠는가.


너무나도 간단하다.

마치 악마를 대하듯, 차갑고. 무정하고. 경멸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고.


결국 그 끝에는 나의 죽음이 있었던 것이고 아마 흑마법사들은······.

그래, 다른 흑마법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그들이 사라졌다면 내 죽음에 대한 얘기에 짤막하게나마 나왔었을 것이다.

내 죽음을 시작으로 점점 사라져갔다고.

하지만 그런 내용은 없다.

그렇다는 것은······.


흑마법사들이 어떻게 됐는지를 찾아봐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

그들이 자신들끼리라도 모여서 살아남았는지.

모두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어딘가에 숨어들었는지.


한때, 흑마법사들의 수장, 저녁까마귀의 왕이었던 자로서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리 책임감 없는 사람이 아니기에.

물론, 옛날 그 시절에는 철없는 나의 생각 덕분에 내 주변의 흑마법사들은 상당히 고생을 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장 강했던 흑마법사가 교황에 의해 죽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풍파를 일으켰을 것이다.


어디, 어디에 나오는 걸까.

흑마법사들에 대해 어디에 나오는 걸까.


아, 찾았다.

흑마법사라는 단어가 드디어 나타났다.


『마녀 느와르의 죽음 이후 흑마법사들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내 주변에 아예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

혹시 흑마법사들은······.

아니, 다음 문장을 계속 읽어보자.

저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렇게 사라진 줄 알았던 흑마법사들은 대륙력 3823년 2월 3일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행이다.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구나.

그런데, 날짜가 눈에 익은 것을 기분 탓일까.


『흑마법사들은 신성제국과 바라트 제국을 적대시하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며 핀스터니스 제국을 세웠다.』


······두 번째로 큰 제국인 핀스터니스 제국은 흑마법사들이 세웠던 나라였던 건가.

이런 거대한 제국이 세워지게 된 배경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꽤 묘했다.

뭐랄까, 나라는 존재가 흑마법사들에게 있어서 그토록 영향력이 커다란 존재라는 점에서랄까.


하긴, 관심이 없었던 흑마법사들도 숙청 때문에라도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들은 날 미워하고 있을까.

내가 그들이라면 아마, 아니 분명 나를 미워했을 것이다.

'나'라는 개인 하나 때문에 그들은 흑마법사인 친구도, 동료도, 가족도 모두 잃어버려야 했을 테니까.

어쩌면 그들 자신까지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씁쓸해진다.

'나'에 의해 수많은 존재들이 죽었겠구나······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한편으로는 굳이 내가 아니었어도 신성제국의 계획에 의해 수많은 흑마법사들이 숙청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내가 좀 더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앞으로는 그들에게 사죄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야겠다.

비록, 그들을 위해서 신성제국과 바라트 제국을 멸망시키지는 않더라도, 이미 죽은 그들의 몫만큼 인생을 살아가야겠다.

그것이, 내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전부니까.


***


대륙력 4441년 2월 3일.


"상당히 의미가 있는 날이로군요."


"······."


"죽은 날이자 동시에······ 다시 한 번 세상에 나가는 날인 건가요. 거기다가 생일이시기까지 하군요."


대륙력 3523년 2월 3일에 죽었으며, 4439년 2월 3일에 새로운 생명을 얻은 나는, 4441년 2월 3일, 오늘 세상에 다시 한 번 나간다.


비록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그리 녹록지 않았지만.


"전에 말씀하셨던 스태프는 준비해뒀습니다. 받으시지요."


어쩌면 앞으로의 미래에는 더욱 더 순탄치 않고, 녹록지 않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괜찮은 스태프네. 마력과의 친화력도 괜찮은 것 같고."


거짓된 과거를 정리하고.


"이 근방에 살고 있는 높은 수준의 흑마법사들에게 부탁하여 만든 스태프니까요. 질만큼은 최상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고맙다고는 해둘게."


조금씩 조금씩.


"저는 언제나 이 저택에 머무르고 있겠습니다. 한 번 생각나시면 다시 들러주십시오."


미래를 향하여.


"······네가 죽은 후에야 생각난다면 다음 대의 새벽까마귀들의 왕을 찾아가도록 하지."


한 걸음.


"하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 걸음.


"······난 이만 가볼게."


앞으로.


"안녕히 가십시오. 그리고······ 이번 여행으로 알고자 하는 것들을 전부 알아내시길 빕니다."


발을.


"······여러 가지로 고마워."


내딛는다.


······이 영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 대륙력 4441년 2월 3일, 마녀 '느와르'가 918년 만에 영생을 얻은 채, 다시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냈다.


작가의말

분량이 짧군요. 하지만 더 이상 이 분위기를 살려서 분량을 늘릴 수가 없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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