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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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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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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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2. 여행 - 6

DUMMY

건물의 2층에 올라가보니, 2층이 어떤 용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냥,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지어준 체육관 같은 곳인 것 같았다.

사실, 내가 보기에는 체육관으로 쓰이기보다는 마법 실습실로 더 많이 쓰일 것 같지만, 관리만 잘하고 있다면 그렇게 쓰일 일은 없겠지.


이곳도 바닥은 나무였지만, 코팅 역시 제대로 되어 있어 잘 버텨줄 것 같다.

벽지도 바닥처럼 갈색이기는 했지만, 도배를 갈색으로 한 거고, 나무로 한 것은 아니었다.

약간 다른 재료를 쓴 것 같았는데, 내가 살았을 때는 전부 돌이나 나무를 이용해서 건물을 지었기에 이 재료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라벤의 저택도 이런 재료로 지은 것 같았는데.

건물 건축에 있어서도 여러 발전이 있었던 걸까.

세상이 참 좋아진 것 같다.


이 벽을 살짝 파내서 가져가 연구해보면, 알아낼 수 있으려나.

······아니다, 내가 분해 쪽으로는 딱히 잘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 조금 힘드려나.

나중에 물어볼 수 있으면 물어보는 걸로 하고, 이제 이 학교를 나가야겠다.


이 학교에서 볼만한 것들은 다 본 것 같으니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뒤를 돌아 나가려고 하니, 누군가가 이 체육관의 앞쪽에 서있었다.

저렇게 입구를 막고 있으면 나갈 수가 없는데.


투명화 마법을 건 상태로는 입구를 나갈 수가 없게 됐다.

누군가와 부딪히면, 그대로 투명 마법이 풀리고 모습이 드러나게 되니까.


주변을 둘러보기에는 투명 마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어서 투명 마법을 사용한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걸 그랬다.

그림자 마법을 사용한 상태라면 그림자를 통해서 쉽게 나갈 수 있었을 테니까.

물론, 밖에 그림자가 없으면 이동을 할 수가 없기는 하지만.


······저 사람, 아니 소녀는 언제쯤 저곳에서 나와 줄까.

뭔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인데.

뭘 기다리기에 저렇게 앞에서 버티고 있는 거지.


내 마음이 통한 걸까, 그녀는 한숨을 푹- 쉬더니 입구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물론 저 여자가 조금만 움직이면 입구에서 부딪히겠지만, 빠르게 움직이면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빠르게 나가서······.


안타깝게도, 입구를 통해 나가려던 나는 살짝 움직인 그녀와 부딪혀, 투명 마법이 풀리게 되었다.


이런, 빨리 그림자 마법이라도 써서 빠져나가야겠······.


"안녕하세요?"


"······."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해오는 그녀의 모습에 이번엔 내가 한숨을 푹- 쉬게 되었다.

처음부터 내가 투명 마법을 펼친 상태로 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다.

최대한 숨기려고 한 건데, 그 파장을 눈치 챘다면······ 아마 6클래스 비기너는 넘었을 테고, 최소한 익스퍼트는 된다는 뜻이겠지.

필사적으로 내가 도망치려는 것을 막으려고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테니, 어쩔 수 없이 얘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으음, 별로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으신 건가? 하지만······ 저보다도 실력 좋은 흑마법사 분이랑 얘기 정도는 나눠보고 싶었는데. 안 돼요?"


이런, 내가 8클래스 비기너라는 사실마저도 알아챘나보다.

역시, 도망치는 편이 나으려나.

만약 도망치지 않으면 귀찮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감은 잘 안 빗나가는 게 현실인데, 아무래도······ 도망치기는 늦었나.


"그래, 얘기 정도는 나눌 수 있지······. 안내하렴."


"어, 정말요? 전 그냥 무시하고 갈 줄 알았는데. 두 말 하기 없기에요!"


끙.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갈 걸 그랬다.

역시 귀찮은 일에 휘말린 건가.

그래도, 그냥 적당히 얘기만 해주면, 알아서 풀어주겠지.

이럴 때는, 상대가 해달라는 대로 하는 편이 가장 편히 가는 방법이다.


소녀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가니, 그녀는 학교를 나가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거니?"


"저희 집이요."


"······학교는?"


"끝났어요."


이런, 내가 후관 2층을 둘러보는 사이에 학교가 끝났다는 뜻인가.

그러고 보니, 하늘을 올려다보니 해가 벌써 저만치 이동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 곧 있으면 노을이 지면서 하늘이 붉은색으로 변하겠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건가.


"자, 다 왔어요!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 편히 들어오셔도 되요."


소녀가 안내해준 자신의 집은, 뭐랄까, 평범한 집이었다.

확실히 옛날 평범한 사람들이 살았던 집과 외형은 많이 다르지만, 안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끔씩 용도가 뭔지 잘 모르겠는 물건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런 것들을 제외하면 거의 똑같다고 봐도 무방했다.

역시, 평범한 집은 시대가 변해도 그대로인 건가.


"헤헤, 조금 누추하죠? 여기 앉아주세요, 자!"


소녀는 해맑게 웃으며 방석을 바닥에 깔아주었다.

딱히 깨끗하다거나 예쁜 방석은 아니었지만, 오랜 세월의 때가 묻어있는, 그런 방석이었다.

그만큼, 그 집안의 냄새와 온기가 남아있다랄까.

나름, 괜찮은 가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음, 뭐부터 말해야 하려나?"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말해도 된단다."


초조하게 재촉하기보다는 느긋하게 얘기를 듣는 편이 낫겠지.

그리고 내가 시간이 많은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아, 맞아요! 그 학교에는 왜 계셨어요? 선생님인 건 아닌 것 같고, 여기 근처에서도 처음 봤는데 말이죠."


요컨대, 외부인이 학교에는 왜 있었냐······ 뭐 이런 건가?

하긴, 나 같아도 궁금할 것 같기는 하다.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와 있는 거로도 모자라서 투명 마법을 사용한 상태였으니 의심스럽기는 했을 거다.


"그냥, 학교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랄까. 그런 형태의 학교는 처음 봤거든."


옛날에는 그냥 스승 밑에서 온갖 일을 하며 배우는 게 제자였으니까.

그러다보니 마법을 배우는 곳은 스승을 따라다니는 과정에서 항상 바뀌곤 했지.

저렇게 어딘가에 눌러앉아서 배우는 것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귀족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다.


"에, 그래요? 물론 여기가 수도다 보니 다른 곳들하고 다를 수는 있지만······ 그래도 평범하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그런가, 여기가 수도인 건가.

도시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서 수도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수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척 정도는 해줘야겠지.


"그나저나, 내가 거기에 있는 줄은 어떻게 알았니? 음,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는데. 거기다가 그걸 알아내기 위한 수준은······ 네 나이 치고는······."


그냥 봐도 대충 15살 조금 넘었을까 싶을 소녀인데, 6클래스 익스퍼트는 조금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아무리 그래도 6클래스 익스퍼트라는 수준에 15살 정도의 나이로 달성하면······ 그야말로 희대의 천재가 아닌가.


"네? 음, 사실은 그냥 제가 감이 좋아서······."


"······."


감.

감이라.

감이라고 치기에는 그때 확신에 차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저는 아직 5클래스 익스퍼트밖에 안 된다고요. 물론 이것도 다들 엄청 잘하는 거라고 얘기하기는 하지만······."


"넌 몇 살인데?"


"아, 아직 16살이요. 음, 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하죠?"


"······느와르라고 부르면 돼."


"에, 이름이 느와르시구나. 뭔가 많이 들어본 이름인 것 같은데. 참고로 저는 리헨이고요. 음, 느와르 언니는 나이가 얼마나 되요? 음······ 제가 보기에는 대충 17살? 18살?"


내가 부활한 이후로는 나이를 먹지 않았으니······ 죽었을 때의 나이를 이야기해야 하나?

아니면, 내가 죽어있던 동안의 시간까지 합해서 900살 정도로?

하지만 내가 9백 몇 살이라고 말하면 이상하게 쳐다볼 테니······ 죽었을 때의 나이로 말해줄까.


"20살이야."


"네? 저랑 4살밖에 차이 안 나네요?"


"뭐······ 그렇지."


아, 부활한지 2년이 지났으니 22살이라고 해둘 걸 그랬다.

깜빡하고 그냥 20살이라고 그대로 말해버렸네.

하지만 이미 한 번 말한 거······ 끝까지 그렇게 밀고 나가야겠다.

신체 나이가 20살인 건 맞으니까.

그래, 신체 나이가 20살이긴 하니 거짓말은 아니다.


"우와······ 4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여러모로 차이가 많이도······."


왠지 눈길이 묘한 게, 그 차이가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아무튼, 이 아이가 날 자기 집까지 데리고 오면서까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정확히 뭘까.

분명, 자기보다 흑마법을 잘하는 사람을 데리고 얘기하고 싶다 했었지.

하지만, 그때 분명히 6클래스에 가까운 선생도 한 명 봤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그 선생하고 얘기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날 데리고 온 걸까.


"그래서, 굳이 날 여기까지 데리고 온 이유가 뭐니?"


"그게, 실은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 때 빼고는 잘 대화를 안 하시거든요. 그래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그렇고, 수업 중에는 다른 애들 눈치도 있고 해서 질문을 다 하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근데 언니는 뭐랄까, 그래도 선생님들에 비해서는 대화하기가 쉬울 것 같은 분위기랄까. 분위기는 차갑지만······ 제 감에 따르면 따뜻한 게 분명한, 뭐 그런 사람?"


"······."


"어쨌든,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자는 의미로 불렀어요. 여기서 본 적이 없으니까, 다른 곳에서 오신 분일 테고. 그러면 여기 수도 밖은 어떤 곳인지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가.

이 리헨이라는 소녀는 수도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안전이라는 이유 때문에 도시 밖으로의 외출이 금지된 거겠지.

리헨이 나를 통해서 알고자 하는 것들 중에서도 그 도시 밖의 상황은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다른 곳들은 어떤지 알지 못하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부활 후, 라벤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나에게 먼저 다가온 사람인데.

이왕이면, 상대가 좀 더 원하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뭐라고 답할까······.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내일 다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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