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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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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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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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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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2. 여행 - 1

DUMMY

라벤의 저택을 나오니, 주변에는 푸르른 숲이 펼쳐져 있었다.

처음에는, 네크로맨서의 저택이니 보랏빛 늪지대라도 펼쳐져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 저택 바깥 풍경을 보았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뭐, 그래봤자 주변에 날아다니는 새라고 해봐야 까마귀밖에 없었지만.

그래, 지금도 귀를 기울여보면······.


까악 까악-


까마귀가 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 외에는 간간히 바람 부는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풀숲 소리 정도일까.


이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어느 방향으로 향할까 고민되었다.


북쪽의 신성제국?

동쪽의 바라트 제국?

서쪽의 왕국 연합?

아니면······ 남쪽의 이곳, 핀스터니스 제국을 둘러볼까?


······딱히 어느 곳을 먼저 가고 싶다는 건 없으니 내 발이 이끄는 대로 가볼까.

어쩌면 남쪽 끝의 바다로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곳이 내 몸을 이끈 것이겠지.


그래, 어차피 영원한 삶을 살게 될 몸.

그냥 정처 없이 떠돌아다녀보자.

떠돌아다니다보면, 무언가 목표를 찾아낼 수 있겠지.

어쩌면,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생겨날지도 모르고.


······오히려 그러면 나중에 더 힘들어질 테니, 차라리 그런 무언가가 생겨나는 건 막아야 하려나.


생각이 더 깊어지려는 걸 고개를 힘차게 저으며 막은 나는, 내 발이 이끄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까마귀들은, 그런 나를 배웅하려는 건지, 아니면 막으려는 건지 까악 까악- 울고만 있을 뿐이었다.


···

······


옛날부터, 이런 말이 전해져 내려오곤 했다.


'밤에는 절대로 숲을 돌아다니지 마라.'


항상 숲의 밤은 포식자들의 축제라며 아이들을 경고하곤 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을에는 꼭 한 두 분씩은 계셨다.

사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괜히 아이들이겠는가.

몇몇 아이들은 꼭 호기심을 못 참고 밤에 숲으로 몰래 들어가려고 하다가 숲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아저씨들에게 걸려서 혼나곤 했다.

가끔씩 몰래 들어가는데 성공한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어렸을 적의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항상 궁금했었다.

왜 아이들은 저렇게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나는 왜 호기심이라는 것이 생겨나지 않는 걸까.


먹고 살만하면 저렇게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이 생겨나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먹고 살만하지 못하기에 호기심이 거의 생기지 않는 걸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답은 너무나도 명료했다.

애초에, 그 시절의 나는······.



······눈이 뜨였다.

꿈이었나······.


곰의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이 포효 소리면······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지허' 곰인가.

하지만 소리로 봐서는 화난 것 같은데.

발견되면 먼저 공격할지도 모르니······.

약간 더 올라가서 잠을 청할까.


부유 마법으로 나무를 올라가 나뭇가지에 사뿐히 앉은 나는 위에서 내려다볼 때 보이는 넓은 시야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정확한 동서남북 방위는 잘 모르겠지만, 간단하게는 나타낼 수는 있으려나.


오른쪽에는······ 토끼 떼인가.

왼쪽에는······ 지허 곰이군.

곧 있으면 지허 곰과 토끼 떼가 맞닥뜨릴 것 같다.

아마 그러면 곰이 토끼를 사냥하기 시작하겠지.

곰의 돌진 한 번에······ 토끼 7마리 정도가 죽을 테고, 토끼 떼는 아마 그 7마리를 희생양으로 삼아 도망치겠지.

곰도 7마리면 만족하고 물러갈 테고.


내 앞쪽에는······ 까마귀 떼인가.

뒤쪽은 내가 걸어온 방향일 테고.


이 숲은 얼마나 더 걸어야 벗어날 수 있는 걸까.

지도에는 대략 백작 영지 두어 개 정도의 크기로 나타나 있었는데.

아마 그 정도면······ 하루에 9시간씩 걸어서 4, 5일 정도 걸리려나.


2년 동안 라벤의 저택에서 머물며 편안히 지내다보니 몸이 좀 뻣뻣해진 것 같다.

역시 사람은 태생대로 살아야 하는 건가.

이럴 줄 알았으면 최소한 운동이라도 좀 할 걸 그랬다.

아니, 2년 전에 결정을 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할 생각을 했어야 하는 건데.


······일단, 다시 잠이나 자자.

내일 또 걸으려면, 눈을 좀 붙이고 있어야지.


···

······


다음 날.

잠에서 깬 나는 예상했던 근육통이 있음을 깨달았다.


역시 미리 피로 회복 마법을 걸어뒀어야 했는데.

다음부터는 잠들기 전에 마법을 미리 걸어둬야겠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경험으로 배워가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행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 내가 쉽게 단정 지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옛날 내가 주워들었던 얘기들이 맞다면, 아마 그렇지 않을까.


다시 까악 까악- 하는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제야 숲에서의 아침이 왔다는 감각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근 2년 동안 까마귀가 깨워주는 아침에 너무 길들어져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러다가, 다시 까마귀가 아닌 참새가 아침에 날 반겨주면······ 어떤 느낌이려나.

다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가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까마귀가 아침에 깨워준다는 것 자체부터가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자면 이상한 거니까.


······잠시 잡생각을 하는 사이에 마법 덕분인지 고통을 호소하던 근육이 많이 나아졌음을 깨달았다.

역시, 마력을 무작정 쏟아 붇기보다는 적당히 사용하는 편이 효율은 최고인가보다.

거기다가 스태프도 옛날 것만 하지는 못하지만 꽤 괜찮은 편이고.


그러고 보니, 옛날 내가 쓰던 스태프는 어디 있을까.

내가 처형당하면서 교황이 가져갔을까, 아니면 제국이 도로 가져갔을까.


······교황이 가져갔었다면 아마 라벤이 챙겼었을 테니 바라트 제국에 있겠지.

······그러면 제국의 궁정 마법사가 갖고 있으려나.

마력만이 아닌 마나 자체와도 친화력이 좋았으니 충분히 쓰고 있을 수도 있겠다.

나중에 생각나면 한 번 챙기러 가볼까.

······아니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내가 새로 하나 만들지 무엇 하러 그 녀석들 것을 쓰겠는가.

지금 내게 주어진 거나 잘 쓰고 있자.


내 오른손에 들려있는 스태프를 한 번 들여다보았다.

일부러 흑마법사인 것을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전체적으로 밝은 색으로 된 스태프였다.

거의 대부분이 흰색으로 되어 있고 일부분만이 레몬색이나 다른 옅은 색이 첨가되어 있었다.


차라리, 이렇게 눈에 띄는 스태프를 줄 거면 완드도 괜찮았을 텐데.

역시 효율성 때문인 걸까.

완드여도 나 정도의 수준이면 스태프 급의 위력을 끌어낼 수는 있는데 말이다.

너무 걱정하는 티를 안 내도 되는데, 영 그렇게 못 미더웠던 건가.


······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가 날 걱정해준다는 것 자체가 워낙 오랜만에 있는 일이다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역시,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있는가보다.

그래, 라벤이 죽기 전에는 한 번쯤은 들러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문득 배가 고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굳이 먹지 않아도 죽는 것은 아니지만 생전의 아사 직전의 고통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규칙적으로 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사는 어떤 느낌인지는 몰라도, 그 직전까지는 가보았기에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자연에게 감사를 드리곤 한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눈앞에 있는 토끼 고기와 즙이 많이 나오는 나무열매 세 개를 바라보며 자연의 신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 나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자연의 고마움을 깨달은 나는, 앞으로 자연의 신, '지란'을 믿기로 했다.

물론 나투아 종족의 종족신이기는 하지만······ 어느 신을 믿든 그건 자유 아니겠는가.

꼭 인간이라고 해서 '루아트'를 믿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물론 신성제국의 독실한 신자들이 들으며 개거품을 물며 열을 낼 소리이기는 하지만······ 속으로 뭘 생각하든 그들이 알 법이 없으니까.


'지란'은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자연과 비슷한 마음씨를 가진, 고운 마음의 신이 아닐까.

그러니까 자신과 비슷한 생명체인 나투아 종족을 창조했겠지.


음······ 그러면 루아트는 혼돈의 신이니까 뭐든 다 섞여 있어서 한편으로는 고운 마음도 가지고 있으려나?

······딱히 그런 이미지의 루아트는 떠오르지 않는데.

역시, 나에게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루아트는 그냥 치우고, 지란님이나 믿도록 하자.


신에 관한 얘기가 나오다보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루아트의 교리 중에 동족을 먹지 말라는 게 있었는데.

현재의 나는 동족을 어디까지 취급해야 하는 걸까.


태생은 인간이었지만 현재는 사자소생으로 부활한 상태.

그러니 언데드라고 가정해서 언데드만을 동족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인간까지도 동족이라고 해야 할까.


······둘 다 별로 동족이라고 칭하고는 싶지 않으니 별개의 존재라고 해둘까.

평범한 언데드와는 사자소생의 방식이 달랐으니 태어난 방식이 다른 거다.

그러니 언데드와는 별개의 종족이라고 해두고, 인간이기는 했으나 현재는 육신만 인간일 뿐, 실제로는 인간이 아니니 인간과도 별개의 종족이라고 할까.

그래,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종족이라고 해두자.


······종족명은 뭐가 좋을까.

이건 나중에 생각해볼까.

급한 일도 아니니.


작가의말

감정절제해서 적는 게 진짜 힘드네요.

그나저나, 마지막 말에는 어떤 감정이 들어간 걸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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