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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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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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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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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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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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3. 습격 - 1

DUMMY

핀스터니스 제국의 국경에는 쉽게 다다를 수 있었다.

애초에 수도가 북쪽 국경과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리헨을 고려하여 느릿느릿 간 결과, 1주일 정도 만에 국경선이 눈에 들어왔다.

수상한 사람들이 나가거나 들어오려고 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문소와, 그 양 옆쪽으로 뻗어있는 성벽이 보였다.

꽤나 높게 세워진 돌로 된 성벽은, 척 보면 마법이 걸려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실력 좋은 흑마법사가 성벽 위로 월담을 하지 못하도록 흑마법을 성벽에 걸어두었다.


물론 이 정도의 흑마법이라면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약간 들떠있는 리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정말로 나라 밖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하긴, 평생을 같은 곳에서만 보내다가 외국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아마 설레다 못해, 감격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그만 떨고 진정하라는 뜻으로 손을 슬며시 잡아주었더니, 리헨은 약간 떨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려고 입을 열려던 찰나, 리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아무 일 없겠죠······?"


······몸을 떠는 게 단지 들떠서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일.


이것은 마치 알 속에서 알을 깨고 나갈지 말지 고민하는 병아리와도 같은 것이다.

알을 깨고 나가면 분명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이기 때문에 그곳이 어떤 곳인지 몰라, 걱정되는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왔을 때 비로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 리헨도 이러한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에게 알이라는 것은 핀스터니스 제국, 그리고 알 바깥의 세계는 핀스터니스 제국 바깥의 대륙.


이런 상황에서 내 역할은, 리헨이 마음을 다잡고, 알을 깨도록 응원해주는 일이다.

내가 억지로 끌고 가봐야, 리헨을 위한다면, 그것은 딱히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가 마지막 관문인, 검문소를 알을 깨고 나가듯, 자의로 지나가야하니까.

난 단지, 그녀를 옆에서 응원해줄 뿐이다.


"별 일 없을 거야. 검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확실한 신분 증명, 또는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냐는 거니까. 넌 주민등록증도 있고, 흑마법도 사용할 수 있으니 충분히 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거야."


이러한 내 말을 듣고 나서야 리헨은 자신감이 생긴 듯, 허리를 꼿꼿이 펴고 검문소 방향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검문소는 상당히 썰렁하다고 할 수 있었다.

딱히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듯, 검문소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한가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물론 신성제국이 언제 공격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약간의 군기가 있기는 했지만, 군기가 딱딱 잡혀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긴, 흑마법을 기본적으로 다들 배워둔 상태이고, 자신의 재능에 따라서 다른 것들 역시 배웠으니 자신감이 어느 정도 있겠지.


실제로 검문소의 문을 지키는 사람들은 흑마법의 경지는 낮았지만, 검과 창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눈치였다.

문에는 4명의 사람들이, 그리고 성벽 위쪽에는 저 멀리 누가 오지는 않는지 감시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다.

의무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치고는 꽤나 성실해 보이는 모습.

상당히 놀랍기는 했지만, 딱히 나와 리헨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은 아니어서 빠르게 검문을 거치고자 했다.


"신분을 증명하실 수 있는 것이 있으십니까?"


이러한 질문을 받은 리헨은 아마도 지원을 받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증으로 보이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력으로 작동되는 일종의 아티펙트 같은 것으로, 간단한 신분 증명만이 저장되어 대량 생산과, 배급이 가능한 카드이다.

흑마법의 수준이 낮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


리헨의 신분 증명이 끝난 후, 나 역시 라벤에게 받았던 위조된 주민등록증 카드를 꺼내어 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라벤이 어떻게 주민등록증을 위조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니 새삼 고마움이 들었다.

이러한 일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준 것이겠지.

역시 저택에서 항상 보이던 꼼꼼함이 이런 부분에서도 보인다.


성문을 지나, 밖으로 나가고 뒤를 돌아보니 경비병들이 리헨을 약간 의문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리헨이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을 텐데 왜 여행을 떠나는 것인지 궁금한 것이겠지.

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떠나는 것은 아마 평범함과는 동떨어진 것이 아닐까.

고아마저도 학교를 다니는데, 아예 안 다녔거나 자퇴한 아이는 눈에 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아, 리헨? 검문을 마치고 제국 밖으로 나온 감상은 어때?"


"으음······. 뭔가 가슴이 뚫린 느낌이랄까, 시원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래도 아직 가까워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바라트 제국으로 향하면서 다른 나라들을 거쳐 가다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거야."


"아마 그렇겠죠? 그럼 이제 가요."


리헨은 역시 기대가 되는지, 내 팔을 잡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내 몸.

활기찬 리헨의 모습을 보며, 내 입가에는 미소가 자연스럽게 내려앉았다.


···

······


"생각보다 머네요······."


"그야, 중앙 쪽에는 몬스터들이 사는 숲이 많이 몰려있으니까 그렇겠지?"


"근데, 그 숲이 우리가 있는 곳 아녜요?"


"맞는데?"


나와 리헨이 현재 지나가고 있는 곳은 봄이 되어 새로운 새싹들이 땅에서 피어나는 숲이다.

그중에서도 몬스터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고 알려진 곳이 바로 나와 리헨이 있는 숲이다.


몬스터.


이들은 신들이 창조한 생명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몬스터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를 알아봐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역사.


옛날, 첫 나악 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는 아직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 1차 나악 전쟁이 끝난 후, 악마들은 용들이 자신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빠르게 나투아 족을 무찔러, 압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때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악마들의 종족 고유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타락의 힘.


악마들은 타락의 신에 의해 생겨났기에 다른 존재들을 타락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타락에 대한 악마들의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그리고 얼마 안 되서 그들은 결국 타락의 힘을 이용, 다른 종족들이나 생명체들을 타락시켜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데에 성공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로 몬스터.


몬스터의 조상은 결국 이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종족이며, 그렇기 때문에 몬스터들의 생김새는 잘 살펴보면 용과 악마를 제외한 모든 생명체 중 하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어찌됐든, 이 몬스터라는 존재는 제 2차 나악 전쟁 때 엄청난 물량으로 끝없는 돌진을 하지만, 결국 빠르게 날아온 용에 의해 허무한 끝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런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대를 이어 나가 살아가다가, 자리를 잡은 곳은 대륙의 머언 북쪽, 악마들의 땅 바로 아래쪽과, 이곳, 대륙의 남쪽에 있는 인간들의 영역 중앙이다.


"······근데 몬스터들이 안 보이는데요?"


리헨의 물음에 머릿속에 떠올랐던 많은 정보들이 모두 안개 흩어지듯 사라져갔고, 정신이 맑아졌다.


일단 리헨의 물음에 답하고자 했다.

몬스터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


그것은 나 역시 잘 모르겠다.

왜 몬스터들이 나타나지 않는 걸까.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생명체가 나타나면 미친 듯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들에게도 공포가 존재하기에, 너무 강한 상대가 나타나면 꼬리를 말고 도망친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내 무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다들 숨어있는 걸까.


갑자기 수도의 여관에서 상인들이 나눴던 얘기가 떠올랐다.


요즘 용이 대륙의 공중을 날아다닌다는 소문이 돈다고 했다.

심지어 한 상인은 자신도 그 용을 봤다고 했다.


은색의 용.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몬스터들이 이렇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용이 대륙 위를 날아다니기 때문이 아닐까?

용이 주기적으로 날아다니면 그 용의 기운에 의해 몬스터들이 겁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몸을 움츠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몬스터를 만나고 싶니?"


"아뇨, 아뇨!"


고개를 있는 힘껏 저으며 부정하는 리헨의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려고 한다.

역시 몬스터는 보기 싫은 것 같다.


하긴, 몬스터의 외형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는 간단하다.


못생겼다.

보면 구역질이 난다.

보기만 해도 눈이 썩어 들어간다.

사람이 봐도 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간단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몬스터에 대한 사람들의 적대도는 증가.

그리고 옆에 있는 리헨과도 같은 태도를 보인다.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딱히 못생기지 않은 몬스터도 있기는 하다.


옛날에, 숲에서 봤었던 인간형 몬스터가 떠올랐다.

대충 7살 정도 아이의 키를 가진 몬스터였는데, 못생기기는커녕, 귀엽게 생겼었다.

물론 몬스터여서 나를 보자마자 달려들었었지만······.


"일단은, 몬스터를 만나지 않는다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몬스터가 달려들면, 그거만큼 피곤한 것도 없으니까."


"헤헤, 네에."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 리헨을 잠시 바라본 후,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그 아래에 있는 파릇파릇한 나뭇잎들.

맑디맑은 하늘이지만, 너무나도 맑고 생명력이 넘치기 때문인지, 오히려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좋은 징조일까, 아니면 나쁜 징조일까.


파랗고 맑은 하늘에, 새카만 구름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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