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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겨레
작품등록일 :
2013.06.26 09:52
최근연재일 :
2013.07.04 09:58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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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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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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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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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글자
6쪽

서 --- 00

DUMMY

서.


“신의님. 제 아내를, 제발 제 아내를 살려주십시오!”

낯선 사내의 다급한 외침에 유자소는 몸을 일으켰다. 뒤에서 사내를 막기 위해 쫓는 소리가 들렸지만, 손을 들어 제지했다.

유자소는 곧바로 시선을 사내의 품에 안겨 있는 여인에게로 돌렸다.

여인의 얼굴색이 어두웠다. 게다라 가느다란 호흡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만 같았다.

‘상태가 심각하구나.’

“진정하고, 어찌 된 일인지 말해보시게.”

진가성은 크게 심호흡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이를 낳고나서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헌데, 며칠이 지나도 회복이 되지 않더니, 결국 이 지경까지 온 것입니다.”

진가성의 말에 유자소는 손을 바삐 움직였다.

‘아이를 낳으면서 심신이 너무 약해진데다가 영양실조까지. 제때에 손을 쓰지 않아 병을 더 키웠구나. 위험해.’

유자소는 즉시 내력을 일으켰다. 기력이 너무 쇠약해진 상태라 일시적으로라도 기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었다.

그 때, 여인이 힘겹게 손을 뻗었다.

“신의님, 제 아이를 먼저.”

여인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소저, 염려마시오. 응급조치만 취하면 바로 아이를 치료해 주겠소.”

유자소는 환자를 안심시키고 다시 치료를 하려했다. 헌데, 여인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유자소가 여인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안타까움과 슬픔이 너무 진하게 묻어있었다. 아이를 향한 강렬한 사랑을 그녀의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제야 유자소는 뭔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 시선을 아이에게로 돌렸다.

이왕 아이를 먼저 보기로 한 것, 유자소의 손놀림은 거침이 없었다.

“이것은.”

유자소는 급하게 품에서 침통을 꺼냈다.

‘오행의 기운이 아이의 몸에서 요동치고 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아이의 몸은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렸을 것이야. 어미가 이것을 느꼈단 말인가.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유자소의 손길을 따라 수십 개의 침들이 아이의 몸을 파고들었다. 아직 갓난아이라 침을 쓰는데 있어 조심스러울 법도 한데, 그의 손놀림은 망설임이 없었다.

“허허, 기특하구나. 그래 잘 참고 있다. 조금만 더 참거라. 이 할아비가 고통을 사라지게 해 주마.”

유자소는 호흡을 가다듬고 세 치 정도 되는 금침을 살며시 잡았다.

유자소의 호흡이 일순간 멈췄다. 그리고 그의 손이 조심스럽게 아이의 백회혈로 향했다.

아이를 안은 손은 말뚝을 박아 놓은 듯 떨림이 없었고 침을 놓는 오른손은 빠르면서도 정확했다.

침을 뽑기까지 일 각. 평소와 다름없는 시간이지만 오늘따라 그 시간은 어느 때보다 길었다.

여인은 침이 백회혈에 들어가는 순간 기절했고, 아이의 아버지는 긴장한 눈빛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일각의 시간이 흐르고 유자소가 다시 손을 움직였다. 침을 놓을 때만큼이나 뽑는 속도도 빨랐다.

“휴, 일단 한시름 놓았어. 우선 아이의 어미를 살리고나서 이야기 하세.”

유자소는 다시 내력을 끌어올려 여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워낙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가 길어졌다. 하지만 그는 신의라 불리는 사나이였다.

반 시진이 지나고 드디어 치료를 끝낸 유자소가 진가성에게로 다가갔다.

“일단 둘 다 위험한 고비는 넘겼네. 하지만.”

유자소가 말끝을 흐렸다. 오랫동안 의술을 펼쳐 왔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다.

“신의님, 솔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살아날 수 있는 것입니까.”

“솔직히 둘 다 장담 할 수가 없네.”

“어찌 그런.”

진가성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토록 바라던 아이었다. 두 번의 유산을 겪으며 힘겹게 출산까지 했다. 그 날은 부부가 평생 경험하지 못한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까지 밀려왔다.

“그나마 아이는 살아날 방법이 있네.”

“신의님 정말이십니까!”

유자소의 말에 진가성은 떨리는 음성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길어야 5년이네. 그 동안은 평범한 아이처럼 건강하겠지만 내 능력으로는 그것이 한계네. 그 안에 그 분을 반드시 찾아야 하네.”

“그분이 누굽니까. 알려만 주신다면 제가 어떻게든 찾아보겠습니다. 신의님!”

진가성의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가 유자소의 가슴을 때렸다.

‘그분이 신선의 경지에 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설마 오늘 날의 일을 미리 예견하시고 이것을 주신거란 말인가.’

유자소는 품안에 고이 간직해 둔 물건을 어루만지며 진가성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품속에서 그 물건을 꺼내었다. 그것은 작은 단도였다. 잘 손질된 가죽에 쌓여 있어 형체를 볼 수 없었지만 한 눈에 봐도 비범해 보였다.

“오래 전 그 분께서 훗날 쓸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하시더니 바로 오늘을 위한 일이지도 모르겠구먼. 그 분은 하남의 대별산과 안휘의 경석산이라는 곳에 머물겠다고 말씀하셨네. 자네가 이것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분명히 그분이 나타나실걸세.”

유자소가 진가성에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신의님. 정말 감합니다..”

“검신에 그분의 이름을 새겨놓았다. 그리고 내자는 걱정마시게. 내가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네.”

진가성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서 아이를 안고 가게.”

유자소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고 와서 떠밀 듯 잔가성의 품에 밀어넣었다.

“참, 아이의 이름이 뭔가.”

“아이의 이름은 진유운이고 그녀는 백청예입니다.”

“좋은 이름이구만. 부디, 아이를 살리게.”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제 목숨을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진가성이 크게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렸다. 모포에 쌓인 아이를 꼭 끌어안은 채 힘차게 약선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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