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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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겨레
작품등록일 :
2013.06.26 09:52
최근연재일 :
2013.07.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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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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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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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술06

DUMMY

유자소가 약선문을 조용히 빠져나가고 난 다음 날 새벽. 진유운은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거의 15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른 새벽에 수련하던 습관이 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늘 해오던 새벽수련에 앞서 그는 먼저 어머니에게로 갔다. 내일이면 당분간 찾아오기 힘들기에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가볍게 몸을 풀며 수련을 하던 진유운이 묘비 앞에 가만히 섰다.

사부인 주화백과 헤어지고 한 시진 정도 하던 수련이 오늘은 두 시진이나 지속 되었다. 당분간 오지 못한 다는 생각 때문인지 진유운은 수련이 끝나갈 때쯤 감상에 푹 젖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진유운은 아이같은 마음으로 봉분을 바라보았다. 어린 날 수련이 힘들어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그 순수하고 여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어린 날, 진유운은 반드시 제대로 무공을 익혀서 어머니에게 자랑할 것이라는 각오를 했었다. 그 생각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수련을 견디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 아쉽게도 자라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알고 그 꿈을 포기했지만 감상에 젖은 그에게는 마치 그날이 다시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진유운은 마음을 편안히 하고 무릎을 살짝 굽히며 자세를 잡았다.

“어머니 아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시겠어요?“

마치 어머니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친근하게 속삭였다. 어머니와 대화를 한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 기분은 천금을 얻은 사람처럼 좋았다.

진유운이 편안한 모습으로 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 오장이 훌쩍 넘는 굵고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크게 호흡했다. 진유운은 무림인들이 사용하는 하단전이 없다. 그는 오행신체로 온 몸이 곧 단전이다. 그러니 굳이 하단전이라는 틀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호흡을 하며 힘을 끌어 모았다. 온 몸에서 터져 나오는 힘과 외부에 있는 자연의 기운을 동시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크고 깊게 호흡하던 진유운이 일순간 호흡을 멈췄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기합소리.

“하압!”

진유운의 주먹이 커다란 은행나무를 향해 쏘아졌다. 그의 주먹을 따라 주변의 바람이 거세게 변했다. 곧이어 잠잠히 흔들리던 은행나무가 태풍이라도 만난 듯 요동쳤다.

스스스스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릴 정도로 컸다.

잎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그 때, 진유운의 손이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이번에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춤을 추는 듯한 손길을 따라 불길이 솟구쳤다.

화르륵.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순식간에 타올랐다. 오행의 기운 중 화(火)의 기운을 이용해 순식간에 태운 것이다. 수백, 수천의 나뭇잎이 마치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어머니, 어때요? 멋지죠? 아직은 미흡하지만 머지않아 눈앞에 있는 모든 걸 태울 정도로 강해 질거예요. 그 때는 그 누구도 저의 앞길을 막지 못할 거예요!”

진유운은 자신감이 가득 찬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한 번에 많은 힘을 끌어와서 그런지 지친 기색이었다.

정좌한 채 눈을 감고 명상에 빠졌다. 굳이 이같은 방법으로 기운을 회복하지 않아도 되지만 생각에 빠져들고 싶었다.

그렇게 이각을 보냈을 때, 유가인이 나타났다.

“유운아.”

“무슨 일이지?”

“무슨 일은. 벌써 해가 중천에 떴는 걸. 아침도 걸렀잖아. 밥은 먹어야지.”

“알았다.”

진유운은 편안한 걸음으로 유가인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그 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

“아가씨!”

“아니, 오아저씨. 대체 무슨 일이세요?”

급히 달려오는 오지명을 보며 물었다.

“아이고, 아가씨. 부문주님께서 급히 찾으십니다.”

“네?”

“어서 가시지요.”

유가인은 다급히 달려가는 오지명의 뒤를 따라갔다. 함께 있던 진유운도 덩달아 뒤를 따랐다.

부문주인 유진평은 평소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환자를 돌본다. 환자를 돌보는 진료소는 외원에 있었다. 두 사람은 내원에서 서둘러 외원으로 향했다.

유가인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유진평에게 다가갔다. 누구를 치료하는 지는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매우 다급한 모습을 보니 위급한 환자 같았다.

“숙부님, 대체 무슨 일이-”

“가인 누나.”

유가인은 힘없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누군지 알고는 깜짝 놀랐다.

“호야 니가 여긴 왜?”

유가인은 환자가 남궁 세가의 막내인 남궁호라는 것을 알고 다급히 달려갔다.

“누나, 어서 혜누나와 무상형님을.”

“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습격, 위험.”

남궁호는 힘겹게 두 단어만 내뱉고는 힘겨운지 가만히 유가인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는 유진평에게서 유자소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유가인에게 말하기 위해 아껴둔 기운을 모두 쏟았다.

“일단 먼저 치료부터 하자. 넌 가서 그들을 돕거라.”

남궁호의 상태가 위중했고 그와 함께 나타난 두 명의 호위도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는 유진평이 계속 하기로 했다. 유가인도 의술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그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유가인이 다급히 일어났다. 지금 약선문에서 가장 강한 무공을 가진 사람은 유진평과 자신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이 그들을 찾으러 가야했다.

오늘 온다는 말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맞이 할 것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했다.

당황해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가자.”

유가인은 진유운의 힘있는 목소리에 정신을 퍼뜩차렸다.

“응. 가자.”

유가인은 자신의 곁에 진유운이 있음을 느끼고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

이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동안 세가를 일으킨다고 유자소는 항상 바빴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은 무림맹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형제가 없는 그녀는 항상 혼자였다. 그 때 진유운이 나타났다.

진유운이 앞장섰다. 그는 추적술에도 능해 흔적을 찾는 것이 익숙했다.

유가인은 그의 뒤를 따르며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운아, 혜아를 반드시 살려야해. 혜아를…….”

유가인의 눈빛이 걱정과 염려로 심하게 흔들렸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아 낼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유가인과 남궁혜는 동갑으로 아주 어릴 때부터 친했다. 의술이 뛰어나 항상 많은 문파들이 유자소를 찾았기에 두루두루 친분을 쌓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남궁혜와 친하게 지냈다. 동갑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같이 있을 때 포근하고 편안한 것이 서로를 더욱 끌어당겼다. 그래서 친 자매와도 같이 어울려 지냈다.

진유운은 그녀의 눈빛을 보며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진유운이 짧은 말을 남기고는 빠르게 경공을 펼쳤다. 그리고 그의 뒤를 유가인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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