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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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겨레
작품등록일 :
2013.06.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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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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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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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술05

DUMMY

긴장감이 점점 팽팽해지자 유가인이 급히 나섰다.

“제갈소협, 저와 식사를 하려고 온 것이 아닌가요? 이럴 것이라면 저는 그만 가겠어요.”

“하하, 유소저. 그럴 필요까지 있겠소이까. 그러지 말고 앉으시오.”

유가인이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날 기세를 보이자 제갈균이 그녀를 다독였다.

‘앞으로 당신을 볼 일이 없으니 오늘만 참아주겠어요.’

유가인은 더 이상 일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아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가 싫기는 해도 제갈 세가의 힘까지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유소저, 감축드리오. 이번에 새로 창설될 잠룡대의 부대주 후보로 낙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소. 진즉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따로 뵐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제갈균의 말속에 지극히 서운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어른들 사이에서는 혼담도 오갔고, 그도 유가인이 마음에 들어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었다. 그래서 만나기를 여러번 청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감사해요. 제가 워낙 바쁜 몸이라 이해해 주시길 바라요.”

“괜찮소. 어차피 이제 곧 한 식구가 될 텐데 자주 보면 되지 않겠소?”

“네? 그게 무슨.”

“하하, 모르셨나보오. 잠룡대의 임무가 외부정찰과 지원에 있으니 지낭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그렇지요. 하지만 제갈공자께서 직접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제갈세가는 가주인 제갈진천이 무림맹에 있어 장남이 세가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 혼자서 세가를 이끄는 것이 쉽지 않아 차남인 제갈균이 돕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았다. 그래서 그가 무림맹으로 올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한 것이다.

“무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만든 곳이니 당연히 한 손 거들어야 하지 않겠소. 하하하.”

유가인은 코웃음을 치고 싶었지만 꾹 눌러참았다. 그녀는 제갈균이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무림의 평화와 안녕을 생각할 리가 없었다.

유가인은 그의 웃음소리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식사도 끝냈고 급히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이만 일어나아겠어요."

"이제 생사를 함께할 동료가 될 텐데 술 한 잔 기울일 시간이 없다니 아쉽소.“

“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거라 생각해요. 그럼 전 이만 실례하겠어요.”

그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진유운도 그녀와 함께 일어났다.

제갈균은 이층을 내려가는 유가인의 뒷모습을 끝가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진유운에게로 돌렸다.

‘감히 근본도 없는 녀석이 날 건드렸겠다. 오늘 일은 반드시 후회하도록 만들어 주마.’

두 사람은 객잔을 나와 저잣거리를 빠르게 빠져 나왔다. 곧 사람들이 없는 한산한 길이 나왔다. 유가인은 주변을 의식해 꾹 눌러 참고 있던 화를 터트렸다.

“진득이 같은 자식. 여자가 싫다고 하면 싫은 줄 알아야지. 그걸 튕기는 걸로 받아들이니. 아우, 승질나.”

“조용히 처리할 수 있다.”

“아냐, 괜히 건드렸다가 싸움이 크게 번질지도 몰라. 그냥 이렇게 털어버리고 앞으로 상대 하지 않으면 돼. 그나저나 마을 구경은 물 건너 가벼렸네.”

“상관없다.”

유가인은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제갈균과 부딪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더 이상 진유운을 데리고 다닐 수가 없었다.

“대신, 다음에 제대로 구경시켜 줄게.”

진유운이 대답대신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아쉽지만 돌아가자.”

유가인은 제갈균과의 일을 털어버리고 진유운과 나란히 대화를 나누면서 약선문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쉴 틈도 없이 유자소의 호출을 받아 집무실로 향했다.

“앉거라. 헌데,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어휴, 말도 마세요. 재수없는 녀석 때문에 제대로 구경도 못했어요.”

“허허, 균이를 말하는 것이냐?”

“주변에 재수 없는 녀석이 걔말고 또 있겠어요?”

“알아서 잘 하겠지만 기분 상하지 않게 적당히 잘 받아 주거라. 지금 같은 시기에 괜히 제갈세가와 관계가 소원해지면 좋지 않다.”

“걱정마세요. 할아버지.”

“그래야지. 그나저나 유운이는 제대로 구경을 못해 아쉽겠구나.”

“괜찮습니다.”

“염려마세요. 무림맹으로 가면서 실컷 구경하면 되요.”

“허허, 본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유운이를 그리 챙기는 게냐.”

“피, 할아버지가 잘 챙기라고 하셔놓고.”

“하하하. 그래. 그랬지. 헌데, 최대한 빨리 무림맹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네?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조금 전 무림맹에서 전서응이 왔었다. 이번 잠룡대에 선발 된 후기지수들 중 몇몇이 습격을 당했다는구나.”

“정말요?”

“그렇다는구나. 화산파를 비롯해 몇몇 문파가 당한 모양이야. 다행히 사상자와 부상자들이 많지 않다더구나. 조사단을 급히 파견했지만 큰 수확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워낙 치고 빠지는 데 능수능란하니 애초에 대비를 하는 게 최선이지. 그러니 무림맹으로 최대한 빨리 이동하고, 각별히 조심하거라.”

“네. 할아버지.”

“그래. 그래야지.”

유가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쉽게 수긍했다. 습격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구경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아쉬운지 표정이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그 때 유자소가 입을 열었다.

“가인아, 아무래도 너희들이 무림맹으로 떠나는 걸 지켜보지는 못 할 것 같구나.”

“안 좋은 일이예요?”

유자소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보며 유가인이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만, 극이가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아 심각한 일인 것 같다.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고 하니 바로 떠나야 할 것 같구나.”

“아버지에게서요?”

“그래. 아무래도 의술과 관련이 있는 거 같다.”

유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주점에 술이 넘쳐나는데 다른 곳에서 술을 가져와 쓸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 나보다 뛰어난 자들도 있는 곳이니 무공 때문에 부르지는 않았을 터. 어쨌든 그래서 네가 가는 걸 못 볼 것 같아 이렇게 따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곳은 진평이에게 맡겨뒀으니 너무 염려하지 말거라.”

“네.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바쁘다고 둘러댈게요.”

“그래, 그게 좋겠구나. 참, 기다려보거라.”

유자소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이 놓여있는 곳으로 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작은 목갑을 꺼내 돌아왔다.

“받아라. 내외상에 효과가 뛰어난 약이다. 원래라면 배웅하면서 주려고 했는데, 지금 주는 것이 낫겠구나. 무림맹에서도 거의 볼 일이 없을 것 같으니.”

“고마워요, 할아버지.”

“녀석 별말을 다하는구나. 운아야, 우리 가인이를 잘 부탁한다.”

“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무림에 나가게 되면 네 실력을 최대한 숨겨야 한다. 무림은 독불장군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알겠느냐?”

“걱정마십시오.”

“그래, 잘 할 거라 믿는다. 그럼 이만 일들보거라.”

“네.”

두 사람은 동시에 대답을 하고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유자소는 대화가 끝나자마자 조용히 약선문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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