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새벽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종이향
작품등록일 :
2016.10.04 23:51
최근연재일 :
2020.05.04 23:05
연재수 :
716 회
조회수 :
1,704,612
추천수 :
28,786
글자수 :
3,877,804

작성
19.08.09 23:05
조회
1,528
추천
34
글자
8쪽

진주만 (8)

DUMMY

유일한과 이상설의 말은 재임에 부담감을 주었지만, 재임도 이제는 이런 상황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재임의 의도와는 별도로 실제로 미주 한인들을 대표하는 것이 던(Dawn)가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소극적인 모습을 버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한인들의 문제에 나서기로 한 이상 지금과 같은 상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기도 했다.


재임이 은연중에 외면하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상 미주 한인들에게 재임과 던(Dawn)가는 자신들을 구원을 상징하고 미주 한인을 대표하는 가문처럼 여기고 있었다.


사실 이런 경향은 실제 던(Dawn)가가 대표하고 있는 아이리시보다 더 강했다.


아이리시 사이에서 던(Dawn)가는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이자, 동부 아이리시를 대표하는 가문으로 롤모델로 생각하며 흠모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미주 한인들에게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구원자의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흠모를 넘어 존경심을 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미주 한인들에게는 던(Dawn)가를 우리 가문이라고 칭하거나 재임을 우리가주라고 칭하는 경우도 흔했다.


이런 미주 한인들에 태도에 일부 아이리시들은 이러다가 던(Dawn)가를 한인들에게 뺏기겠다는 불만을 은연중에 표출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초기 미주 한인들이 뉴욕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이 문제로 인해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아이리시의 경우에는 느닷없이 등장한 동양인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던(Dawn)가에 달라붙는 것이 추후 던(Dawn)가나 아이리시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때까지만 해도 동양인들에 대한 시선은 미개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시기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들보다도 더 낮게 보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재임은 이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재임으로서는 아이리시 사이에서 퍼진 이런 분위기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재임은 스스로 자신의 한계로 인한 부담감이 큰 상태였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같이 동양인이면서 데릴사위로 백인 가문에 가주가 된 경우는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재임은 이런 결정을 내린 숀과 마가렛, 그리고 던(Dawn)가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었고, 그렇기에 더욱 던(Dawn)가와 아이리시를 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재임으로서는 아이리시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안정적으로 던(Dawn)가를 발전시키면서 미국 아이리시 사회에 던(Dawn)가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인정을 받으면서 이런 책임감을 많이 떨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설과의 만남 이후에 벌어진 한인 지원 문제와 이로 인한 브루클린 재개발 사업은 재임에 다시 부담감을 커지게 만들었다.


사실 당시 재임에게 있어서 이 문제는 가장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영원한 경계인이자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데다가 자신의 던(Dawn)가의 가주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임에게 있어서 던(Dawn)가와 아이리시는 단순히 데릴사위로 들어온 가문과 그 가문이 대표하는 민족이란 개념이 아니었다.


이들은 가장 어려운 순간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갖은 논란과 차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온전히 받아들여 준 사람들이었다.


던(Dawn)가와 아이리시는 재임에게 가족이었으며, 좋은 친척이자 이웃 이상인 존재들이었다.


이런 존재들과의 불화(?)는 재임으로써는 사실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솔직히 재임이 한인들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도 이 일이 결정적이었다. 재임은 자신의 위치와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을 떠나서 던(Dawn)가와 아이리시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 나선 것이 바로 마가렛이었다.


우연찮게 천사로 오해를 받은 마가렛은 이런 재임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이 먼저 한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재임이 아이리시에 하는 것처럼 말이다.


더구나 이번 일의 발단(?)인 재임과 이상설의 만남에 자신이 한몫했다는 것을 아는 마가렛으로써는 어느 정도 책임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마가렛의 마음과 행동들이 의도치 않게 오해와 겹치면서 MMC를 낳았다는 점이었지만 말이다.


재임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MMC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에는 이런 마가렛의 마음과 주변의 상황 때문이었다.


사실 종교적인 색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지 MMC는 아이리시와 한인들 사이에서 훌륭한 가교역할을 해주었다.


물론, 아이리시까지 MMC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된 것을 보면서 당황하긴 했지만 말이다. 사실 그 부분은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한, 말 그대로 의외의 상황이었다.


아무튼, 아버지(이상설)의 바람을 받아서 자신이 시작한 일이었고 여기에 더해서 이제는 자신의 숨겨둔 꿈과도 연결된 존재들인 한인들도 이제는 재임에게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설 것을 한인교민회에 요구한 것이고 말이다.


‘여기는 맡겨두는 것이 낫겠구나.’


재임이 한인교민회에 내린 판단이었다. 이상설과 안창호, 유일한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임은 자신이 너무 나서는 것보다는 이들을 앞세우고 자신과는 협력관계를 가지는 것이 더 나을 거란 판단을 내렸다.


특히, 유일한의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이 자칫 다른 이들에게 구설수를 제공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독립은 모든 한인의 문제였다. 자신과 던(Dawn)가가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주체가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 나라의 운명은 한 가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또 한발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재임이 이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미래를 위해서도 말이다.

대신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지원자가 될 생각이었다.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경우에 끼어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MMC가 있으니 말이다.


우선의 지켜볼 생각이었다. 여태까지 보조적으로 움직였던 것과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것의 차이도 있을 테니까.


생각을 정리한 재임이 입을 열었다.


“여러분의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세요. 전쟁은 비극이지만, 한인들에게는 기회가 될 겁니다. 희생은 안타깝지만, 미래 세대에게는 좋은 밑바탕이 되어줄 수 있을 테고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


이상설의 물음에 재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우선적으로 한인교민회의 입지를 다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님에게 연락하세요. 그리고 미주에서의 한인교민회에 대한 인정을 받아내세요. 이것이 가장 첫 번째로 할 일입니다. 앞으로 독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무의미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잊지 마세요! 상대적으로 독립운동의 변방(?)이라고 볼 수 있는 한인교민회가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명분, 그리고 주도권입니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반드시 가장 먼저 처리 해야 할 일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동쪽의 새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74 미드웨이 (2) +4 19.12.09 1,407 33 11쪽
673 미드웨이 (1) +3 19.12.06 1,473 33 9쪽
672 또 다른 각각의 전투 (11) +9 19.12.04 1,315 31 9쪽
671 또 다른 각각의 전투 (10) +4 19.12.02 1,274 37 9쪽
670 또 다른 각각의 전투 (9) +4 19.11.29 1,389 34 7쪽
669 또 다른 각각의 전투 (8) +4 19.11.27 1,338 35 7쪽
668 또 다른 각각의 전투 (7) +6 19.11.25 1,317 33 13쪽
667 또 다른 각각의 전투 (6) +6 19.11.22 1,422 33 8쪽
666 또 다른 각각의 전투 (5) 19.11.20 1,371 34 9쪽
665 또 다른 각각의 전투 (4) +12 19.11.18 1,353 38 9쪽
664 또 다른 각각의 전투 (3) +4 19.10.28 1,546 36 9쪽
663 또 다른 각각의 전투 (2) +2 19.10.25 1,505 36 9쪽
662 또 다른 각각의 전투 (1) +6 19.10.21 1,582 35 9쪽
661 반격의 서막 (8) +6 19.10.18 1,510 32 10쪽
660 반격의 서막 (7) +2 19.10.16 1,362 39 8쪽
659 반격의 서막 (6) +4 19.10.11 1,528 40 11쪽
658 반격의 서막 (5) +2 19.10.09 1,392 40 5쪽
657 반격의 서막 (4) +4 19.10.07 1,482 36 11쪽
656 반격의 서막 (3) +6 19.10.04 1,500 38 7쪽
655 반격의 서막 (2) +6 19.10.02 1,429 40 8쪽
654 반격의 서막 (1) +2 19.09.30 1,544 37 8쪽
653 혼란 (6) +2 19.09.27 1,382 38 8쪽
652 혼란 (5) +2 19.09.25 1,272 37 9쪽
651 혼란 (4) +5 19.09.23 1,312 37 11쪽
650 혼란 (3) +8 19.09.20 1,378 38 9쪽
649 혼란 (2) +4 19.09.18 1,317 33 10쪽
648 혼란 (1) +6 19.09.16 1,359 40 10쪽
647 대응 (11) +6 19.09.09 1,406 35 8쪽
646 대응 (10) +4 19.09.06 1,444 31 8쪽
645 대응 (9) 19.09.04 1,366 31 8쪽
644 대응 (8) +2 19.09.02 1,395 32 12쪽
643 대응 (7) +2 19.08.30 1,527 29 11쪽
642 대응 (6) +4 19.08.26 1,494 37 10쪽
641 대응 (5) +4 19.08.23 1,544 35 9쪽
640 대응 (4) +4 19.08.21 1,475 37 7쪽
639 대응 (3) +1 19.08.19 1,516 36 8쪽
638 대응 (2) +2 19.08.16 1,619 36 9쪽
637 대응 (1) +4 19.08.14 1,587 31 9쪽
636 진주만 (9) +4 19.08.12 1,544 30 10쪽
» 진주만 (8) 19.08.09 1,529 34 8쪽
634 진주만 (7) +4 19.08.07 1,545 34 10쪽
633 진주만 (6) +6 19.08.05 1,547 35 7쪽
632 진주만 (5) +1 19.08.02 1,599 41 8쪽
631 진주만 (4) +6 19.07.29 1,650 37 9쪽
630 진주만 (3) +6 19.07.26 1,689 34 8쪽
629 진주만 (2) +4 19.07.24 1,643 37 10쪽
628 진주만 (1) +8 19.07.22 1,757 37 9쪽
627 기점 (19) +12 19.07.19 1,635 36 8쪽
626 기점 (18) +4 19.07.17 1,520 45 8쪽
625 기점 (17) +6 19.07.15 1,527 3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