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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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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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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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각각의 전투 (6)

DUMMY

이어지는 재임의 말에 헐 장관은 혹시 잘못 들은 것이 아니냐는 듯 다시 물었다.


“....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무얼 원하신다고요?”


진지한 표정의 재임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독립부대의 편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헐 장관의 미간이 이내 찌푸려 들었다.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요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국방부가 이런 요구를 수용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국방부는 다른 어느 부서보다도 고지식하고 독립적이며 외부의 간섭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조직이었기 때문이었다.


“독립부대 편성이라.... 그게 정말 가능한 요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재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작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장관님은 지금 자원입대를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야 아이리시와 한인.... 아~~~”


뭔가를 떠올린 듯한 헐 장관을 보면서 재임은 말을 이었다.


“휴우~~ 아사겠습니까? 한인은 일본인들과 같은 동양인입니다. 더구나 지금 한인들의 모국은 일본인들의 식민지죠. 저는 그런 사항을 고려해주십사 하는 겁니다.”


헐 장관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재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번 이벤트로 계기로 한인과 일본인이 다르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 아직까지 일반 미국인에게 있어서 일본인은 곧 동양인이었다.


재임은 한인들이 각 부대에 분산배치 되었을 때, 다른 이들과 문제가 될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아직까지도 미국엔 인종차별이 만연한 상황이었고 더구나 보수적인 군대라면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헐 장관은 벌써 머리가 아픈지 앓는 소리를 내었다.


“끙~~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제가 여기서 선뜻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군요. 아무래도 국방부 측에도 문의를 해봐야 하니까요.”

“심각하게 생각해주십시오. 이번 일에 혹시라도 불협화음이라도 난다면, 이후 징병이나 자원입대와 관련된 모든 일에 나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니까요.”


헐 장관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재임의 말대로 이 문제는 미 정부로서도 고민해봐야 할 문제였다. 미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이번 이벤트에 관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모든 이들이 관심이 주목된 이번 일에서 혹시 부대 배치와 편성 이후 문제가 생긴다면 오히려 이번 일은 여론을 부정적으로 만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었다.


골치가 아픈 듯 미간을 주무르던 헐 장관을 재임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인들을 독립부대로 편성한다면 이를 특혜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이런 선례가 생긴다면 이후에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르고요.”


헐 장관의 말에 재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이벤트 이후에 몇몇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참전이나 자원입대 행사를 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럴 때마다 이번 예를 통해서 독립부대 편성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미 정부로서는 골치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 부분은 너무 걱정하실 것이 없다고 봅니다.”

“오호~~ 그럼 제가 걱정하는 것에 대한 방안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헐 장관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정리한 재임이 대답했다.


“독립부대 편성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들었으니까요. 굳이 한인들에게만 적용되는 특혜라고 여겨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이미 존재하는 독립부대가 있다는 말입니까?”


재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인 강제수용구역에서 일본인들의 지원을 받아서 일본인 부대를 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독립부대로 말입니다.”

“그건 그들의 처한 상황의 특수성에 기인한 예외일 뿐입니다.”


미간을 찌푸린 헐 장관의 대답에 재임이 단호한 목소리를 말했다.


“한인들의 상황도 특수합니다! 이미 이들의 모국은 일본의 식민지이니까요. 휴우~~ 진주만 공습 이후에 한인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뭔지 아십니까? 혹시라도 일본의 끄나풀이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어떤 측면에는 이런 오해가 당연하기도 합니다. 다수의 한인들이 일본국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협력하는 사람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한인들은 모두 일본을 증오하는 이들입니다.”


재임은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주 한인들은 대부분이 애국자이고 그들의 후손들입니다. 지금도 박봉에도 불구하고 모국의 독립을 위해서 한푼, 두푼 모금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오해는 미주 한인들을 힘들게 할 뿐입니다. 더구나 강제수용구역의 일본인 부대의 예도 있으니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재임의 말에 헐 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선뜻 결정을 내리기에는 어려운 문제군요. 정부의 다른 부처, 무엇보다 국방부의 의견도 들어봐야하니까요.”


재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의견이 많아질 수록 받아들여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재임은 서둘러 준비한 다른 말을 꺼냈다.


“....제가 독립부대 문제를 꺼낸 것은 다른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임의 말에 놀란 헐 장관이 황급히 물었다.


“네? 그것 말고 다른 문제도 있습니까?”

“문제라기 보다는 특수성이라고 봐야겠지요.”

“특수성이요?”


재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시다 시피 이번에 자원입대에 지원한 한인들의 대부분은 특화된 분야의 사람들입니다.”

“특화된 분야?”

“네. 모두 세인트 윙에서 근무하던 항공분야 종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헐 장관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항공분야 종사자라고요? 그렇다면 오히려 문제될 것이 없는 거 아닙니까?”


재임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 그 중의 3분의 2는 특화된 기술자이기 때문입니다.”

“특화된 기술자?”

“네. 크루세이더에 특화된 기술자입니다.”

“크루세이더?”


헐 장관은 이해를 못하겠는지 계속 반문을 해왔다.


재임은 연신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네. 저희가 개발한.... 전투기입니다.”


순간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 헐 장관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야기가 그렇게 된 것이었군요.”

“면목이 없습니다. 갑자기 준비를 하다가 보니.....”


재임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을 지켜 보던 헐 장관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동안 이번 이벤트와 이 이후의 일까지 한꺼번에 준비하느라고 제임스씨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것 같군요.”


재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이벤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재임으로서는 어떻게든 성공시켜야만 했다.

그렇다고 이벤트만 성공하고 그들을 그대로 방치할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조종사와 정비인력이었다. 급하게 세인트 윙의 조종사들을 불러들였고 자회사인 트리스타로부터 크루세이더를 지원받아 자원입대자들을 훈련시켰다.


최소한 일반병이 아닌 전문 인력이라면 부대편성 이후의 차별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리고 지금 독립부대에 대해 헐 장관에게 부탁한 것이 재임의 배려의 마침표였다.


헐 장관도 그 점을 느낄 수 있었기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제임스 가주의 뜻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겠습니다. 최대한 가주의 뜻을 전달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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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각각의 전투 (6) +6 19.11.22 1,423 3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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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 또 다른 각각의 전투 (4) +12 19.11.18 1,353 3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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