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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뇨리따
작품등록일 :
2013.04.05 22:16
최근연재일 :
2015.03.02 11:54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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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0
추천수 :
261
글자수 :
151,893

작성
13.04.0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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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8쪽

13

DUMMY

병사하나의 죽음과 동시에 등장한 이 새로운 인물로 인하여 장내에는 싸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돌려 받을것..?"


게르티스는 잠깐동안 상대가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상대가 먼저 입을 연 탓이었다.


" 누구든 탐내지만 누구나 얻을수는 없다. 설령 얻는다 한들,그것은 심성이 고약하고 변덕스러워 자격에 맞지않는 주인은 가차없이 스스로 베어버린다."


느닷없이 나타난 남자의 의미모를 독백에 체르바키의 기마병들은 아연해 했다. 그러나 남자는 독백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스스로 피를 묻히기를 꺼리지 않으나, 그 피가 무능한 자의 것이라면 주인의 피라한들 아랑곳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집스러운 바가 있어, 한번 인정한 주인에게는 충성을 다해 섬기면서, 그 이외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왠 미친놈이.."


병사중 하나가 참지못하고 창을 들고 나섰으나, 이내 게르티스의 손짓에 제지되었다. 사내의 독백에서 근원미상의 의미심장함을 느꼇던 탓이다.


'일단은 끝까지 들어보자.'


만약 그의 생각이 틀리다면 그가 직접 나서 저 요상스런 남자의 목을 단숨에 베어 버리리라.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남자는 마지막 말을 이었다.


"그것은 실로 고고한 무인武人! 그 자체라 할만하다."


이 사내가 의미모를 기묘한 말을 끝맺자, 게르티스는 당장 화보다는 궁금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당신이 찾으러 온것은 무엇이고, 또 어쩨서 그따위 의미모를 말을

지껄이는 게요?"


그러나 대답은 또다시 그들을 아연하게 만들었다. 그들 에게는 생소한 발음의 단어가 들렸기 때문이다.


"흑영!"


그리고 곧바로 덧붙여지는 설명.


"그 말馬의 이름이다."


아!

그제야 게르티스는 이 사내가 뭘 노리고 온것인지 깨달았다. 이미 자기 병사의 머리통 하나를 사정없이 부숴버린 저 괴상한 말의 주인이렷다. 그러나 게르티스는 여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설령 진짜 저 비범한 흑마의 주인이라 해도 순순히 돌려줄 생각도 없었지만, 일단적으로 눈앞에 이 사내가 과연 저 고고한 흑마의 주인자격이 있는가에 더 의구심이 생겼다. 분명 이 사내는 뭔가 비범했다. 일단 자기네들과는 다른 생김세나 행색. 특이한 무기나 크지않은 몸집. 척봐도 이異 대륙에서 온자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특이하지만 특별한것은 느끼지 못한다. 게르티스는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해석했다. 자신도 모르는 세에 상대는 자신에게 하대하고, 자신은 상대에게 존대하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남자는 어차피 죽여야 한다.'


별다른 망설임은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 이 이대륙인에게 물어야할것이 있었다. 대체 믿는바가 무엇 이간데 이곳에 단신으로 왔는가? 하지만 그보다 당장은..


"실로 고고한 무인과 같다 했소. 대체 그건 무슨 소리요?"


그러자 상대는 '별소리를 다듣는군' 하는 표정이 됐다. 그 오만한 표정이 게르티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자칭 명색이 기마병이라 하여, 생사를 말 한마리에 건다는 자가 흑영 에게서 그것 조차 느끼지 못했나?"


비아냥 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이 게르티스의 속을 한번 더 긁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저 말이 하나의 무명武名과 같단 말이오?"


"....."


장료는 아무말 않았다. 긍정의 의미 이리라. 그렇게 받아들인 게르티스는 다짜고짜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


"허, 그렇다면 당신의 주인자격이 의심되는군!"


"호오."


그말에 장료는 화나기보단 흥이 동했다.


"그대는 저 아이에게서 다른것을 느꼈다..?"


"그렇소!"


"..들어보지."


장료는 싸늘하게 물었다. 그러나 게르티스의 표정은 그런것에는 아랑곳 않는듯 이미 희열로 가득찼다. 아까 느꼇던 그것이 상기된 탓 이리라. 그리고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자랑하듯이 대답했다.


"왕좌! 고고한 높이에서 만인을 한눈에 꿰뚫는, 결코 물러나지도 무너지지도 않는 절대의 왕좌!"


의외의 대답이었던 탓이었을까? 장료는 벙찐듯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게르티스에게 묘한 짜릿함을 줬다. 게르티스는 기고만장 해져서 목청을 높였다.


"보아라! 내가 당신보다 저 말의 가치를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보다 내가 더 그 주인될 자의 자격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그 오만함은 장료의 단말마와도 같은 짧은 조소로 인해 이어지지 못했다.


"핫!"


움찔!


그걸로 끝인가 싶더니, 결국 장료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하핫, 아하하하하핫!"


낮고 점잖은 웃음소리 였건만, 그것이 오히려 더 게르티스의 화를 돋궜다.


슈웅!

퍽!

화는 시간을 두지 않고 표출되었다. 게르티스의 창이 장료의 머리를 스쳐 옆에있는 나무에 순식간에 박혀 들어갔다. 그에따라 자동으로 장료의 웃음소리도 멎어들었다.


"뭐가 그리 우습지?"


게르티스가 으르렁 거리면서 물었으나 장료는 아랑곳 않는듯 조소하며 답했다.


"우스울수 밖에. 신하된 자가 감히 왕좌를 연상하다니!"


"뭣?"


"왕좌는 왕이 앉는곳이다. 그대는 왕인가? 아니라면 왕좌가 그대에게 무슨의미가 있단 말인가?"


"무슨 헛소리냐?"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왕좌는 왕좌다. 그것만으로 가치있고 의미있다. 만인보다 높은 위치. 그곳에 앉아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눈앞에 사내는 그런것을 묻는게 아니었다.


그 주군된 자 말하길 '난세에 옥좌란 그저 허영으로 점칠된 족쇄일뿐!'


"난세에 옥좌란 그저 족쇄일뿐."


'족쇄라고?'


족쇄라고?

족쇄라고?

메아리처럼 게르티스의 머리에 울려퍼지는 음성. 그 표현은 게르티스에게 있어서 커다란 사건이자 사상적인 충격이 되었다. 그가 알고있는 누구도, 왕좌를 그런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것은 목표였다. 수십,수백만명의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나가는 전쟁의 목표는 결국 그 자리를 위한 것 이었다. 적어도 그가 아는 이 땅의 싸움은 그랬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장료는 말을이었다.


"천하를 논하는 군웅에게 필요한것은 허울뿐인 왕의 자리가 아니라, 차라리 조금 이라도 천하를 쟁취하는데 힘을 보탤만한 능력있는 무명 하나가 더 절실한 법 이다!"


난세의 싸움은 명분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때때론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결국 강한자에게 돌아간다. 힘을 키우는 것 이 명분을 얻고 천의를 얻는것. 그렇다. 장료가 아는 천하란 그렇게 얻는것이었다. 그가 아는한 하늘에 가장 가까이 에서 그 하늘을 떠받들었던 자가, 천의를 얻기위해 벌였던 싸움방식 이었다. 그것은 또한 난세를 종식시키기 위한 싸움법 이기도 했다.


"그리고 전장을 내달리는 자에게 있어, 좋은말 한마리를 얻는것이란, 군주가 천하를 가져다줄 인재 하나를 얻는것과 매한가지로 가치 있는것이다."


부르르르

게르티스의 몸에 묘한 떨림이 일고 있었다. 옳고 그름따윈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 자신이 알고있던 사실과, 판이하게 다른 진리를 마주쳤을때, 당연스레 혼란하게 된다. 그리고 그 혼란이 너무크면, 이미 무엇이 옳고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된다. 그저 그 혼란은 그 인간이 살아온 삶에 대한 부정이 되고 인간은 결국 진리에 혼신을 다해 맞서려고 한다.

그건 게르티스라는 인간 또한 마찬가지 였다. 그는 곧 뭔가를 결심한듯, 떨림을 멈추는가 했더니 곧 그의 아구가 박력있게 벌어졌다.


"궤변이다! 당장 저 거짓된 주둥이를 잘라다 바쳐라!"


과연 게릴라에 익숙한 자들답게 명령이 전부 떨어 지기도 전에 체르바키 기마병단은 움직이고 있었다. 때문에 게르티스는 찰나간 후회를 했다.


'아직 묻지 못한것이 남아있건만...'


대체 무슨배짱으로 이곳에 홀홀 단신으로 온겝니까?

그렇게 물으며 이죽거려야 했건만...


이제는 그 답을 들을수 없으리라.. 저 이대륙인은 곧 죽을테니까.

게르티스는 그렇게 단정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유감인지, 게르티스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수 있었다.

그것도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스걱!


"ㅡ!!!"


대답은 소리없는 단말마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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