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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뇨리따
작품등록일 :
2013.04.05 22:16
최근연재일 :
2015.03.02 11:54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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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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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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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1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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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7

DUMMY

아보카도의 수도 멜테른.

그 가운데 위엄있게 쌓아올려진 궁성.

그 지배자를 위해 놓여진 거대한 왕좌.

그 곳에는 늙그수름한 왕이 반듯이 관을쓰고 앉아 있었다.


왕의 무거운 입이 열렸다.


"그래. 베르마닐 그 녀석이 왕권을 장악하고 왕녀를 내쫒았다고?"


"처형쪽으로 대세가 기울었으나, 천운을 입어 도망쳐나오는데 성공했다 합니다."


복색이나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 고위 문관쯤 되보이는 정갈하게 수염을 기른 미중년의 신사가 나서 대답했다.


"베르마닐 그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묘한 불안을 느끼곤 했었지.."


그러나 언제나 그 이상으로 눈에띄지 않고 조심스러운 녀석이었다. 왕은 그렇게 회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설마 베르마닐 그녀석이 이렇게 빠르게 행동하리라고는 예측하기 힘들었던 터였다.


'사람을 완전히 잘못 판단했군. 무서운 녀석이야.'


사실 왕이 잘못판단 했다기보다, 베르마닐 그자가 그렇게 판단하게끔 만들었다는것이 더 맞는 표현이었다. 왕도 그것을 알기에 등뒤에 서리는 오한에 새삼 놀라지는 않았다.


"그녀에 대한 흔적은 찾았나?"


"송구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기별이 없었습니다."


흐음-

왕은 근심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일찍이 세레나 그 아이의 아비에게 과한 은혜를 입은바 있다. 그 후로도 은혜를 갚기는 커녕 이 못난 왕이나마 형이라 부르며 많은 도움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나는 녀석이 죽는 순간까지 아무것도 해준게 없었다. 세레나 그아이도 알고 있을테지."


왕은 짐짓 쓰라린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짐작이 맞다면 그아이는 우리 아보카도로 달려오고 있을것. 베르마닐 녀석도 충분히 짐작하고 각 경로에 매복을 달아 두었겠지. 그 매복군이 여전히 주둔한다는 것은 그아이 또 한 무사하다는 것일터. 매복군을 처단할 필요는 없되, 그아이의 소재가 밝혀지는대로 보호할수있는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왕의 선포에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단 한남자를 제외하고는. 입을 연것은 일전의 말끔한 중년인 이었다.


"전하, 그전에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말하라 팔라시오스 대공."


왕의 허락이 떨어지자 팔라시오스 대공은 가벼이 예를 취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그의 태도와 분위기는 왕을 대하는 신하라고 하기에는 놀랍도록 차분했다.


"전하, 입은 은혜는 대가 물렸대도 능히 갚는것이 도리라는것은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일찍이 전하께서 이 비천한 몸에게 내리셧던 임무는 도리를 구하는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라는 것 이었기에 삼가 무례를 무릅쓰고 정치적인 견해로 이견을 달고자 합니다."


다시한번 무례를 청하자 왕이 다시 고개를 끄덕여 말했다.


"듣겠다."


"현재 세레나 욍녀는 반역자의 입장으로서 쫒기고 있으며, 그 진위여부가 어떻든지 대외적으로는 수긍하는 바람이 강합니다. 베르마닐을 비롯한 체르바키의 고위 집권자들이 이름을 모아, 왕녀의 수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다소 불미스럽고 난폭한' 절차에 대한 양해와 공감을 구하는 동시에 도움을 청하는 공문을 주변국들에게 발신한 상태이며 대부분의 나라들이 승낙하고들 있는 추세인 바, 이는 아무래도 후대 왕으로의 즉위가 기정사실화된 베르마닐에게 빚을 만들어두려는 심산일겁니다. 이는 곧 외교적 명분은 명확히 베르마닐이 쥐고 있다는것을 암시하므로, 이런 시점에서 그녀라는 존재를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돈다면 주변국들의 눈총과 침략에 대한 빌미를 제공하는것과 진배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오랜 은혜를 갚기위해 '전 왕녀' 이자 '반역자' 로 몰린 그녀라는 고작 한명의 인물을 받아들이는것에 대한 대가라기엔 너무 과합니다. "


왕은 무겁게 입을 열어 답을 재촉한다.


"결론은?"


신하된 자가 냉정히 답을 낸다.


"최상은 그녀를 받아들이는척 잡아두고 베르마닐에게 넘겨 후일을 위한 커다란 빚을 만들어 두는것이고, 정 여의치 않으시다면 적어도 그녀를 내치시는 쪽으로 생각하셔야 한다는 것 입니다."


흐음

다시금 왕은 무표정하게 근심했다.

그리 크지 않은 한숨이었건만 누군가의 귀에는 들어갔음 이던가?


"듣자 하니 말이 심하시구료 팔라시오스 대공!!!"


노한 기운이 진득하게 깔려 나오는 반응.

왕의 안전에서는 다소 무례하다고까지 생각될 만큼 격정적인 일갈성. 소리의 장본인은 듬직한 몸집에 나이는 팔라시오스보다 조금더 젊어보이는 사내였는데, 장사의 기운을 품어내고 있었다.


"그대도 뭔가 할말이 있는가 마리오 백작?"


왕이 물었다.


"먼저 허락을 구하지 못하고 언동한것을 용서해 주십시요 전하. 허나 대공의 터무니없는 궤변에 화가 치밀어 어쩔줄 몰라 그랬음 또한 이해해 주십시요. "


마리오 백작은 노한 기색을 감춤없이 드러내며 말했다.


"체르바키는 오랜 제휴국이지요. 단순히 그런 이해관계를 떠나서 체르바키의 선왕 바라톤 프리트힐트의 무한한 도움에 힘입어 아보카도는 여러 위험속에서 살아남을수 있었습니다. 그런것을 따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하께서는 체르바키의 선왕과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쌓으셧고 그것은 가히 친육의 정 못지 않습니다. 그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그 관계를 지켜봐오며 쌓았던 제 미약한 친분만을 근거로해도, 바라톤님의 딸되시는 세레나 공주가 그런 간악한 음모를 꾸몃다고는 상상도 할수 없는 성품의 인물이라는것을 아실것입니다. 베르마닐의 만행임이 자명한데도 그녀를 내치다니요, 있을수 없는 입 입니다!"


마리오는 시선을 돌려 팔라시오스를 노려보며 말을이었다.


"전장이 두려워 십년을 넘게 검을 놓은자 입니다. 비겁자의 칭얼거림을 근거로 외면하기엔 너무도 큰 은혜입니다!"


그러나 팔라시오스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되려 싸늘하게 마리오를 내려다봤다. 마치 '대답할 가치도 없다' 는 양. 그것이 오히려 마리오의 심사름 더욱 뒤틀리게 만들었다. 그순간 불행인지 다행인지 또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정말 생각이 짧으시구료 마리오백작! 무지한 식견으로 전하으 귀를 농락한다면 그 또한 무례! 정치는 그리 단순하게 생각하고 하는게 아니오.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정치는 이미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요!"


열변을 토한것은 팔라시오스 대공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한 안톤 백작이었다.


"뭐시 어쩨? 그래서 바라톤님의 은혜를 옳타꾸나하고 져버리자는게요!? 정말이지 배은망덕한 처사로구만, 그따위것이 정치라면 정치따위 개나 줘버리라지!"


마리오백작의 격렬한 반박에도 아랑곳 않고 안톤 백작은 지지 않는다는듯이 치고 나섰다.


"정치없이 나라는 존재할수 없소! 그렇다면 일국의 신하된자로서 정치에 대한 공부가 모자름이 있어선 안되는 바,귀공께서는 전쟁은 좀 해보셧는지 모르나, 정치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 이시구료! 전쟁은 명분을 잃는순간 잔학한 폭력으로 전락하는, 명분위의 싸움이지만 정치는 때때로 명분 이상의것을 도모해야 할 때가 있는 명분을 품는 싸움이외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판단내릴것이 아니란 말이요. 허울좋은 이상론만 남발하지 마시고 현실을 생각하고 걸맞는 대안을 내놓으시오. 시국을 생각하시란 말이요! 그렇잖아도 최근들어 외교적으로 사이가 껄끄러운 바라문트의 묘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들이 들어오고 있소. 모양세를 보아하니 본국을 치려는 이렇다할 명분이 없어 주춤하는 듯 한 기색인데 그런 상황에 명분까지 쥐어주자는 말이요?"


"흥, 바라문트!? 그딴 자식들 쳐들어 올테면 쳐들어 와 보라지. 이내가 단박에 박살을 내 줄터이니!"


"그러니까 그렇게 단순한게 아니란 말이외다! 그저 싸워 이기면 그만 이었다면 이런 저질스런 언쟁은 일어나지도..!"


척!

점점 격해지던 논쟁이 그친것은 그때였다. 팔라시오스가 팔을들어 제지한것이었다. 그제서야 마리오와 안톤 백작은 심기불편한 왕의 표정을 보고서는 황급히 고개숙였다.


"고맙네 대공. 이제야 좀 조용하군."


왕의 우회적인 질책에 두사람은 더 깊이 고개숙였다. 팔라시오스는 별것 아니라는듯이 가벼이 예를 취하고 물러섰다.


"그대들도 알다시피 나는 솔직히 그리 유능한 왕은 아니지."


"당치 않습.."


"그만. 입에 발린 소리일랑 말게."


왕은 단호히 신하의 아부를 묵살하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젊지도 않지. 패기나 혈기로 정복론을 펼칠만한 정열이랑 가신지 오래네. 그래서 더이상 그대들 만큼 목청높여 언쟁할 열정이나 의지조차도 남아있지 않지."


왕의 그말에 두사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는 그저 늙은왕일세. 허나 그저 늙은왕에게도 늙은왕대로 갖추게된 소양이 있다면 그것은 신하들의 말에 침착하게 귀 기울이는 것이네. 그리고 최대한 공정하게 결론 내리는 것이지. 솔직한 마음같아선 나도 세레나 그 친딸같은 아이를 데려다 보호해 주고 싶네만, 대공의 정치적 견해는 한치의 사사로움없이 올바른 견해라고 생각하네. 내가 그저 나를 위해 판단한다면 대공의 말따위는 들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거니와 내가 대공의 말에 귀기울인다고 해서 대공의 결정을 막연히 따르기만 할것이라는건 아니네. 어쩌면 이것은 조금은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결정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조금더 공정한 결정방법을 취할필요가 있을테지."


왕이라는 절대자의 입에서 '우리' 라는 표현이 나온다. 실감하기 힘들지만 사실은 신하된 자들로선 감격 스럽기까지 한 표현 이었다. 늙은 왕이 얼마나 공정 하려고 애쓰는지 알수 있는 부분이었다.


"간단하게 투표로 하겠네. 기한은 세레나 그아이를 찾아 올때까지. 우리가 찾아내리라는 확신도 없지만, 어차피 우리가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런 결정들 또한 무의미한 것 이겠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들 결정하리라 경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네. 이 나도 투표자의 한사람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지. 그대들과 동등하고 공정한 한표임을 약속하지. 그러니 일단은.."


왕이 힘주어 입을 열었다.


"세레나 그아이를 찾는데 주력하도록 하라!"






"에녹 대장님, 찾았습니다!"


수색 나갔던 기마병 둘이 날래게 말을 몰아오며 소식을 전했다. 이노티아의 복색이었다.


"생존자는?"


이십대 중후반 가량. 자연스러운 붉은머리에 당당한 풍채가 인상적인 미남. 에녹은 심드렁하게 병사를 향해 물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물음. 돌아올 답을 뻔히 아는자의 태도였다.


"전무합니다. 시체의 수도 정확히 맞아 떨어집니다."


"그런가.."


에녹은 여전히 의욕없다는듯 건성으로 대답했다.


'생존자가 있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찾아오는 일도 없었을테지.'


"시체가 있는곳으로 안내해라."


에녹의 명령에 두 병사는 신속하게 선두를 달려 나갔다. 에녹이 여유롭게 뒤따르자, 함께 있던 20여기의 병사들이 따라나섰다.




현장은 멀지 않은곳에 있었다. 사람따위 보이지 않는 허술한 화전촌의 귀퉁이였다. 피는 굳어 말라붙어 있었고 그 위로 죽은 병사들의 시체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케이 랑스 힐 공. 대단하단것은 알았지만, 도망치는것밖에 배운게 없는 촌민들로 이뤄낸 성과가, 이노티아의 정예기마 30기 라니...'


에녹은 싸늘하게 널부러진 시체를 내려다봤다. 그러다가 이상한 낌세를 눈치챘다.


"병사!"


"옙!"


에녹이 부르자 자연히 수색 나갔던 두 병사들이 경례하며 앞으로 나섰다.


"말들은 어디갔지?"


"예?"


병사의 얼빠진 표정. 하기사 자신도 모르는것을 일개 병사가 알아냈을리 없었다.


"이상하지 않나? 화전민들에게 주어진 말들이레봐야 별볼일 없는 범마 두어마리일터. 서른기의 기마병을 보병이 잡으려면 지형적 우세와 병과의 상성이 맞아야 하고, 필시 진을 짜 대응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건만, 보병이 높은 위치에 있는 기마병을 맞아 죽이려면 우선 말을 죽이고 사람을 끌어 죽여야 하는법이다."


'그런데 말의 시체가 하나도 없잖은가!'


물론 도망치는 그들의 입장에서 말은 훌륭한 도구가 될터였다. 최선책은 병사들만 죽이고 훈련마들은 생포해서 그들이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케이 랑스 힐 이라고 해도 보병으로 모든 기마를 생포하기는 불가능하다. 에녹의 상식으로는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이상한것은, 돌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것. 보병들이 진을 짜기에도 현장은 지리적으로 어울리지 않았고, 애초에 이노티아가 랑스 힐의 촌민 집단을 상대하려고 병사를 움직였다면 모양세라도 훨씬 그럴듯 했어야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자면 마치,


'태반이 제자리에서 죽임당한듯한 느낌이다.'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방향이 이상했던 탓이다. 보병에 의해 기마병이 죽임당할때는 시체가 대체로 등을 보이고 뉘여진다. 말을 먼저 잡고 앞으로 튕겨 나가는것이 수순이니 당연하다. 물론 백중에 백 모두 그렇다는것은 아니다.하지만 태반은 그렇다. 그런데 이 시체들은 모두 하늘을 향해 등을 깔고 누워있었다. 기병과 기병의 싸움에서 볼수있는 흔적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무엇보다도 에녹을 깨름칙하게 만드는것은..


'목이 나가 떨어졌다.'


시체의 상흔은 일관적으로 두가지였다. 사선으로 몸통이 베어진 시체. 그리고 깔끔하게 목이 날아간 시체. 당연히 보병은 자기보다 훨씬 높이 있는 기마병을 이런식으로 죽이는게 불가능 하다. 설령 그들에게 조건적으로 가능한 여건이 주어진다 한들,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노티아의 병사들을 학살하는것은 불가능 할터. 그런것을 떠나서라도 시체가 향한 방향을 보면, 적들은 한곳에 뭉쳐있었고, 이노티아는 오로지 그 한곳의 적에게만 집중했다는걸 알수 있었다. 시체의 거의 일관되게 동쪽방향을 향해 뉘여 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많아야 두사람. 적으면 한사람의 솜씨다. 기습은 아니었고, 일부는 영문도 모르는체 당했을성 싶다.'


에녹은 날카롭게 추리해 나갔다. 상처로 보아 일관되게 깔끔한 솜씨가 다수의 소행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시체들의 방향이 한곳으로 집중되었다는것이 다수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기습이었다면 진형이 더 난잡하게 흐트러 졌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더구나 앞의 몇기는 제대로 임전태세조차 취하지 못했다. 잘려나간 병사의 머리통에 세겨진 표정은 둘쩨치고, 투구가 닫혀있지 않았다. 이것은 공격하는데 망설임이 있었다는 얘기다.


'케이 랑스 힐. 그자의 소행이라기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애초에 에녹은 힐이 단신으로 정예기마병 서른기를 처치할수 있을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그는 맹장보단 뛰어난 지휘관이었다. 거기다 병사들에게 하달된 명령은 힐의 생사불문 이었기 때문에, 병사들이 공격을 망설여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케이 힐의 소행 이었다면 그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놀랍도록 치밀하고, 놀랍도록 완전하게 일을 해낸다. 전략가로서의 완벽주의자라고 불리는 대륙적인 명성은 괜히 붙은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현장은 마치, '쫒을테면 쫒아와바라' 라고 그를 도발하고 있는듯 했다. 오만을 모르고 언제나 최악을 대비하는 힐의 방식치고는 너무 안일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일수 있는것은 그가 알기로 제국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아야 했다. 그들중 힐을 흠모한 자는 많았지만, 대의마저 저버리고 그를 따라 나선자는 없었다. 그의 부하중에 하나는 아닐터였다.


'힐의 제어를 벗어나고, 정예기병 30기를 혼자 도륙낼만한 실력자.. 설마..?'


잠깐 그들의 좌 대장군의 이름이 그의 뇌리를 스쳤지만 그는 이내 고개저었다. 시기상으로도 불가능했을 뿐 더러, 귀셉이 암만 힐과의 교분이 두터웠데도 자국의 병사를 처참히 살해하면서 까지 싸고돌만큼 우매한 인물은 아니었다.


'흥미롭군.'


좀처럼 냉소적으로 일관하던 에녹의 표정에 오랜만에 생기가 감돌았다. 풀어야할 어려운 문제 하나와 직면한것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합법적으로 싸울수 있는 적중에 이토록 강한자가 존재 한다는것이, 그리고 머지않아 창을 겨룰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그를 충만케 했다.


에녹 던컨.

젊은 나이로 대륙에 명성을 떨친 5대 신성의 하나이며,

가장 뛰어난 추격자이며, 창에 대한 조예가 남다르기로 소문 났으면서도 좀처럼 어렵지 않은 문제와 적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기로 유명한 괴짜 新將.


그가 드디어 새로운 무에 격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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