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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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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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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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3)

DUMMY

“어제 너무 심한거 아냐?”


“으, 응?”


사람이 보이지 않자마자 자르카가 다짜고짜 물은 질문이었다.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할 수 있었다.


“그, 그랬나?”


어젯밤에 반신의 힘으로 뺨을 때렸으니, 아마 오늘 하루 정도는 볼이 부어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아세아가 있으니까 치료는 해 주겠지.


“무슨 여동생과 싸우는데 신력을 잔뜩 동원해서...”


“그러게 말입니다.”


파리아도 알고 있었나?


“뭐야 그 표정은. 그렇게 힘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모를 것 같냐? 어제 아세니카르도 안절부절하며 잠도 못 잤더라.”


“하하......”


멋쩍은 웃음만 흘릴 뿐, 별 대답은 하지 못했다.


“게다가 담장은 왜 부쉈어?”


“응? 그건 내가 안 그랬는데?”


담장은 신아가 부쉈다.


“웃기네. 그럼 신아가 부쉈냐?”


“응.”


자르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누가 담장 값 물어내라고 안 하니까 거짓말 안 해도 돼.”


“아니, 진짠데...”


“쯧!”


내가 끝까지 진실을 얘기했지만 자르카는 혀를 한번 차더니 고개를 돌렸다.


‘......진짠데’


사실 나도 아직까지 믿어지지 않지만, 신아는 이미 예전의 신영이 쓰던... 그 뭐다냐. ‘검기’를 얻었다. 담장이야... 부술 수도 있지 뭐.


“자르카.”


“왜.”


“신아의 검술 실력은 얼마나 돼?”


그러고 보니 나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본 적이 없다.


“글쎄? 나와 처음 만났을 때의 너 정도?”


“뭐?!”


그렇다면 웬만한 마물은 우습게 잡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물론 아직 실전경험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금방 따라 잡을 거야.”


자르카의 말에 파리아가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르카의 말대로 신아의 검 실력은 대단합니다. 그 속도를 보자면 20살이 넘기 전에 신력이 없는 라드와 비슷한 경지에 오를지도...”


“......아니. 잘하면 그 이상이야. 지금도 사준 이상의 실력일걸.”


사실 나는 자르카나 파리아에 비하면 검술이 떨어진다. 그나마 특수한 기술들(별의 힘이나 백열화 같은)로 그들과 비슷하게 적을 상대하는 것이지, 정면으로 검을 섞는다면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었다.


“하여간 신아는 엄청나 천재라는 거네?”


“그렇지. 너처럼 유일신관이 신관이 되기라도 한다면......”


자르카는 생각만 해도 오싹한지 몸을 떨었다.


“게다가 그런게 없어도 10년 정도만 지나면 검 실력만으로 게론을 먹고 이곳까지 다 먹을 수 있을 존재다. 네 동생은.”


“......”


그렇게 말하니 무슨 괴물 같잖아.


“하지만 라드보다는 결국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응? 무슨 말이야? 몇 년만 지나면 나보다 강해진다며?”


내 말에 파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기운’이 없습니다.”


있는데.


“아, 그렇군. 보통 신관의 신력으로는 라드처럼 백열화나 별의 힘, 빛의 기둥 같은 건 꿈도 못 꾸는 일이니까.”


“그럼 신아도 유일신관이 되면 되잖아?”


“글쎄, 누가 받아줄까?”


자르카의 말에 파리아가 덧붙였다.


“발쿤과 유온은 이미 잠들었고, 슈발로이카는 이미 라드가 있고 어둠의 투신이 있기는 하지만... 그가 선택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복잡하군.


“어둠의 신은 왜?”


“그는......”


그 물음에 파리아의 말을 이어 자르카가 대답하려고 하다가 말을 멈췄다.


“그는?”


“......”


그리고 자르카는 괴로운 표정으로 내 시선을 회피했다.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려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군’


하여간 한심해서.


“그는 신족회의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니 회의세력이 아닌 슈발로이카의 관계 인물을 유일신관으로 받아줄리 없습니다.”


“그래?”


신족회의가 뭔지 모르겠지만...


“신족회의가 뭔데?”


다행히 자르카가 물어봐 주었다.


“신족들끼리 모여서 각종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입니다.”


그거야 이름만 들어도 알겠다.


“주로 무슨 의견을 교환하는데?”


파리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어떻게 하면 신족을 더욱 재수 없는 존재로 만들 것이냐.”


“......”


정말일까?


“정말이야?”


자르카의 물음에 파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로 그런 주제를 쓰지는 않지만 결국 내용은 그겁니다.”


하여간 전혀 쓸모 없는 것이라는 얘기군.


“그럼 투신 중에서 회의에 속한 투신은?”


“투신 중에서는 어둠의 투신만이 유일하게 회의에 속해 있습니다.”


그렇군... 한마디로 나에게는 ‘적대세력’이라는 얘기구만.


“이봐. 즐겁게 얘기하는 동안 도착했다고.”


자르카의 말대로, 부서진 도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도시간의 거리가 너무 짧은거 아닌가? 우리 걸음 속도가 조금 빠르기도 하지만.


쿠웅! 쿠웅!


“저기 있군.”


어차피 아까부터 저 거대한 석상을 보고 걸어왔지만.


“어떻게 공격할까?”


“일단 자르카와 나의 나선의 결로...”


부스럭.


“응?”


지금 뭔가 부스럭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냥 산짐승인가?’


파악!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순간, 꽤 높은 목소리와 함께 길옆에 있던 수풀에서 빛나는 갑옷을 입은 누군가가 나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받아라!”


‘대단하다!’


분명히 떨어지면서 저 검으로 나를 칠 것 같은데, 어디를 쳐야 할지 허공에서 고민하는 중이라니! 여유가 대단했다.


“응?”


그런데 여유가 아닌 것 같았다.


“어?! 어느새!”


바본가... 얼마나 높은 곳에서 뛰었다고 벌써 땅이라고 말하는 거냐.


턱.


나는 가볍게 자리를 피한 뒤 그 녀석의 다리를 잡았다. 그대로 두면 머리부터 떨어질 것 같아서 말이지.


“놔!”


“싫은데.”


놓으면 다시 공격할 것 같아서 말이지. 게다가 이 정도 충격으로 검을 떨어트린 것으로 봐서 검술을 제대로 배우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사연!”


그리고 풀숲에서 하나가 더 튀어나왔는데...


“그것도 네가 처리해라.”


자르카와 파리아는 나서기 싫은 눈치였다.


‘쳇...’


손에 들린 녀석을 던져버리지 않는 이상 손으로 지금 튀어나온 녀석을 막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사연을 놔 줘!”


먼저 공격한게 누군데...


“태진! 그냥 공격해!”


그러고 보니 잘 몰랐는데, 지금 손에 잡힌 녀석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아이 같았다.


“참......”


근데 왜 마물도 아니고 인간의 습격을 받아야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이 애, 보고 있으니까 예전의 신아 생각난다. 이렇게 놀았었지......


“사연을 놔주지 않으면...”


게다가......


‘......한심하군’


17살 정도로 보이는데 여자애 뒤치다꺼리나 하는 녀석이라니...


“친다!”


이번 녀석은 가검으로 나를 공격하려고 달려들었다.


휙- 퍼억!


“크억!”


몸을 회전시켜 검을 피하며 그 회전을 이용해 발차기를 얼굴에 먹여주었다.


데구르르...


쿠웅!


그리고 녀석은 길옆으로 굴러 떨어졌다.


“으으... 어지러워...”


그거야 내 손에 들려있는데 내가 한바퀴 돌았으니 자동으로 같이 돈 셈이라 어지럽겠지.


“넌 누구냐?”


상대방을 거꾸로 든 상태로 말을 거니 기분이 이상하다. 하지만 이 표정으로 봐서는 놓아줬다가는 공격당할 것 같아서 놓아줄 수 없었다.


“시끄러 이 마족!”


“누가 마족이라는 거냐.”


더 잡고 있다가는 울 것 같은 얼굴이라 할 수 없이 발을 놓자 녀석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몸을 일으켰고, 나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하아, 하아...”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저런 숨소리가 나는 건지.


“뭐야. 완전 애잖아.”


자르카의 말을 듣고 키를 확인해보니 12~13살로 보였다.


‘갑옷 때문에 조금 덩치가 커 보였군’


그리고 얼굴로 시선을 돌렸는데...


“......!”


말도 안 돼......


“태진! 빨리 일어나!”


“으으윽... 나 죽겠다.”


그러고 보니 이 목소리도... 비슷해...


“......너 왜 그래?”


자르카가 내가 이상했는지 물어보자, 나는 앞에 있는 녀석의 얼굴을 가리켰다.


“......헉.”


그리고 그 얼굴을 본 자르카도 놀란 것 같았다.


“닮았군요.”


파리아가 인정할 정도면...


“아란?”


녀석은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길옆으로 빠진 동료를 구해내고 있었다.


‘저 얼굴은 확실히 아란인데?’


머리가 짧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머리색, 눈색, 표정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완전히 똑같아......


“으윽... 퉤.”


아까 그 사내녀석이 침을 뱉자 피가 섞여 나왔다. 그렇게 세게 안 찼는데? 요즘 일반인을 상대한 적이 없어서 힘 조절이 잘못 됐던가?


“그까짓 발차기 한번에 왜 그래?! 빨리 일어나!”


아란이 저렇게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어서 그렇지, 확실히 비슷한 것 같았다.


“뭐야 도대체...”


아란일리는 없다. 나는 임종까지 지켜봤으니까.


“......넌 누구냐.”


“시끄러 이 마족아!”


“......”


아무래도 아란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일단 나이도 차이나고, 특히 말투가...


“후우... 정말 엄청나네.”


“사연이라면 사준의 둘째 딸 같습니다.”


파리아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사준이 13살의 딸을 나와 엮으려 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럼 그게 저 애란 말인가?’


“자, 이제 일어났으면 저 마족을 쓰러트려!”


‘저 남자애는 지금 일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힘든 것 같은데...’


“라드. 넌 저 녀석 나이 때 뭐했냐?”


“돈 벌려고 마물 잡았지.”


저렇게 가검 들고 놀 시간이 어디 있나. 처음부터 진검들고 수련했는데.


“크으... 이야아아아!!”


그리고 이 녀석도 나이가 많은 주제에 저런 꼬마애한테 명령이나 받고. 어쩐지 마음에 안 든다.


“......”


텅!


신력의 검을 생성시켜 녀석의 검을 정확히 반으로 잘라주었다.


“뭐, 뭐야?”


뒤에서 구경하던 사연이라는 애도 놀란 것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검이 잘려나간 녀석은 눈을 크게 만들며 소리를 질렀다.


“저, 정말 마족이다!”


이놈은 대체 뭐야?!


“난 신관이라고.”


“거짓말!”


저 뒤에서 소리치는 사연이라는 애... 외모는 아란 같은데 행동이 꼭 신아 어릴 때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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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1 12.01.11 323 5 8쪽
212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7) +1 12.01.10 241 5 9쪽
21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6) 12.01.10 238 6 8쪽
21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5) +1 12.01.09 270 7 10쪽
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9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8 6 10쪽
20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2) 12.01.03 251 6 8쪽
20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 12.01.02 292 6 11쪽
205 4th 03. 가족(13) +1 12.01.02 270 7 10쪽
204 4th 03. 가족(12) 12.01.01 251 6 9쪽
203 4th 03. 가족(11) +1 12.01.01 305 6 11쪽
202 4th 03. 가족(10) +1 11.12.31 260 6 9쪽
201 4th 03. 가족(9) +1 11.12.30 258 8 10쪽
200 4th 03. 가족(8) 11.12.29 284 6 9쪽
199 4th 03. 가족(7) 11.12.28 293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4 6 9쪽
197 4th 03. 가족(5) +1 11.12.27 270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4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0 8 6쪽
194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9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6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5 8 16쪽
190 4th 02. 사막여행(3) +1 11.12.23 280 9 11쪽
189 4th 02. 사막여행(2) 11.12.22 259 6 10쪽
188 4th 02. 사막여행(1) +2 11.12.22 27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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