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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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9.0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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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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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그림자를 밟다

DUMMY

아트시는 잠시 볼일이 있다며 내게 돌아가는 길을 가르쳐주고는, 나와는 반대쪽으로 향했다.


이미 의심을 어느 정도 놓았음에도 내가 그녀의 뒤를 밟은 건 왠지 모르게 그녀가 긴장해있는 것 같아서였다. 줄곧 생기발랄하던 얼굴에 일순간 스친 그림자를 보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동했다.


약 15분간 아트시의 뒤를 밟은 끝에 도달한 그곳은 도시 전체를 덮은 축제의 열기와 떠들썩함과는 거리가 먼, 칙칙하고 습한 골목.


마약의 거래가 은밀하게 오가고 범죄의 모의가 이루어지는, 일반인이 발을 들여서 좋을 곳이 없는 뒷골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세계에서 마피아에 속했던 내게는 익숙한 냄새가 나고 있었으니까.


“갚을게요... 며칠만 더 시간을 주세요.”


아직 짧은 만남이지만 벌써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에, 나는 구석진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칙칙한 벽돌 벽을 등지고 대화하는 건 아트시와 세 명의 남자.


지저분하게 수염을 기르고 머리의 정돈이 안 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그 남자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확실하게 하류 범죄자의 것이었다.


굳이 특정하자면 사회의 룰에 얽매이지 않으며 약자를 기꺼이 착취하고 강자에겐 굽신거리는, 생계를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며 마약을 파는 싸구려 범죄자들과 비슷하다고 할까.


“어이, 약속한 기한은 오늘까지였잖아. 우리가 자선사업이라도 하는 줄 알아? 무희로 벌이가 시원찮으면 비싼척하지 말고 다리라도 벌리라고.”


두건을 쓴 선두의 남자가 비아냥대고, 다른 두 남자들이 그에 동조하듯 키득댔다.


“멋대로 기한을 바꾼 건 당신들이잖아요. 원래대로라면 아직 이번 달 이자를 낼 때까지 2주는ㅡ”


“요즘 같은 시대에 처녀는 비싸게 팔린다지.”


아트시의 항변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처럼, 두건의 남자는 인상을 쓰며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때, 돈이 궁하면 우리가 귀족 나으리라도 알아봐 줄까? 물론 소개비는 비싸게 받겠지만 당분간 이자 걱정은 안 해도 될 텐데. 그 낡아빠진 극장에서 춤이나 춰서 버는 돈의 수십 배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아무리 건강미와 자신감이 넘치는 아트시라지만, 건장한 남자 앞에 서게 되면 그 체격의 차이에 조금은 움츠릴 수밖에 없다.


여자와 남자 간 힘의 차이가 있고, 이 경우에는 채무자와 채권자라는 입장의 차이라는 것이 있기에 함부로 반항할 수 없다.


“···”


남자는 대답하지 못하는 아트시의 멱살을 대뜸 잡았다. 그녀는 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무력하게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밀린 집세를 내려고 돈을 빌린 건 좋은데, 내가 이런 말 하는 것도 그렇지만 빌릴 번지수를 잘못 찾았네. 외지인이 돈을 빌릴 곳이야 이 레테슈에서 한 곳밖에 없지만 말이야.”


“...”


“매달 원금의 50% 이자라니,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너도 알고 동의한 거 아니었어? 이자를 못 낸 끝에 창부로 팔려서 온종일 돼지 귀족들에게 있는 구멍이란 구멍은 다 농락당할 바에야, 굶어 죽는 걸 택했어야지. 적어도 나 같으면 그랬을 거야.”


남자는 입을 꾹 다문 아트시의 얼굴을 검지로 스윽 훑더니, 입맛을 다셨다.


“이틀이다. 그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노예로 팔아버릴 테니 각오해. 뭐, 그쪽이 우리에겐 수익성이 더 좋으니 열심히 안 갚아도 되지만.”


대화는 그것으로 끝났다.


미리 자리를 피한 나는 복잡한 표정을 한 아트시가 그 뒷골목에서 가도로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우연을 가장해 인사를 건넸다.


“어, 아트시 씨.”


나를 발견한 소녀의 얼굴에 나타난 놀라움이 곧 미소로 번진다.


“앗. 글렌 씨. 먼저 가셨던 게···”


“간식을 사가려다 이 근처에서 길을 잃어서요. 이렇게 마주쳐서 다행이네요.”


“... 그러게요. 다행이에요.”


잠시 어두움이 스쳤지만, 아트시는 금세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 아뇨. 아무것도.”


내가 모른 척 물었지만, 아트시는 대답을 피했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쪽을 노골적으로 지켜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고 함께 귀갓길에 올랐다.


주제넘게 참견할 의리는 없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곤란한 우리에게 잠시 거처를 제공해줬을, 단지 그것뿐인 인연이다. 숙박비 정도는 내줘도 좋겠지만, 그 이상의 도움을 주기도 요청하기도 껄끄러운 것이 당연한가.


◆ ◆ ◆ ◆ ◆ ◆ ◆


떠들썩한 도시가 마침내 잠든 깊은 밤.


집주인이 곤히 잠든 집의 손님용 침실에서, 마도연방군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주제는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라는 현지 치안, 길드 본부로부터 내 이름 앞에 지급된 르종까지의 여비, 그리고 넉넉하게 조달한 식량의 내역을 거쳐 이 집의 주인에 대한 것으로 넘어가는 중이었다.


“특별히 수상쩍은 것은 없다는 말씀입니까.”


레이지스가 재차 묻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빚쟁이에 시달리고 있는 것말곤 특이점이 없다. 딱히 내게 의지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으니, 저의는 없다고 봐도 좋겠지.”


이달 말까지 집세를 구하지 못하면 몸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을 순화해서 말하자, 카옌이 눈을 빛내며 손을 번쩍 들었다.


“그 빚쟁이라는 놈들이 이 집에 찾아올 수도 있는 거네? 오늘 집 근처에 수상한 놈은 없었지만, 그럴 경우엔 역시 처분해야겠지? 걔네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잖아!”


카옌답게 단순한 사고방식이었지만, 그건 딱히 틀리지 않았기에 나는 정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사바툼 축제 기간이다. 사람 한둘이 없어져도 뒤처리만 잘하면 절대 들키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으니, 만에 하나 그럴 일이 있다면 페르바크 중위가 잘 지켜봐줘.”


“알겠습니다, 각하.”


카옌의 보호자 역할을 겸한다는 평가를 받는 예카테리나가 고개를 숙이고, 나는 다시 레이지스 쪽을 보았다.


“이걸로 아트시에 대한 의심은 조금 풀어줘도 좋겠지. 그렇지 않나, 휴버 중위? 그녀는 확실히 우리가 곤란했을 때 큰 도움이 되었어.”


뭔가 생각하던 레이지스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각하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그게 사실이겠지요. 솔직히 인신매매에 연관되어있어 우리를 팔아넘기려 할 가능성도 보고 있었지만, 지금부턴 현지 조력자 정도로 취급하겠습니다. 수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요.”


“인신매매라니, 그거 너무 과격한 거 아니야? 하하하···”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준 테일러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각하, 그러고 보니 좋은 술을 구했는데 한잔하시렵니까? 물론 각하의 컬렉션에는 전혀 못미치겠지만, 나름 끝맛이 좋다고요.”


회의 중에 나온 부적절한 제안에 루웨인이 허허 웃고 레이지스와 예카테리나가 날카로운 시선을 테일러에게 향했지만, 나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 싶은 참이지만, 손님이 온 모양이군.”


모두가 앉은 채로 쳐다보는 가운데, 나는 침대 옆의 창문을 열고 독수리를 들여보냈다. 이전에도 봤었던 놈과 같은 놈으로 보였다.


“본부가 보낸 서신인가요. 이 밤에 이런 곳을 용케도 찾았네요.”


테일러가 너스레를 떨지만, 이 자리에 있는 전부가 어떻게 독수리가 우리가 지내는 숙소를 찾았는지 알고 있다.


이 독수리가 날 찾은 건 특수한 마킹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고된 훈련을 받아야만 찾을 수 있는 특수염료를 창문 바깥에 소량 칠해두었다.


난 독수리의 발에 달린 쪽지를 떼어 읽었다.


“발신인은 린. 닷새 전에 보냈다.”


이동 중에는 우리 위치를 찾기 힘든 데다, 우리의 위장 신분을 버릴 정도의 급한 것이 아니면 느긋하게 보내두라는 명을 내려두었기에 자주 연락은 할 수 없었다.


“적이 하나 늘었군.”


내용을 전부 읽은 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편지를 옆의 부하에게 넘겼다.


서신이 담고 있는 건 가름과 쿠도 소령이 쿠라마사로 가는 도중에 습격을 받았다는 사실과, 마도연방국에게 대적하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다는 것.


“인민해방연맹···”


자신의 보고 외에는 계속 잠자코 있던 카니앗이 중얼거렸다. 곧 다크엘프가 모두에게도 내용을 요약해주고, 저마다 다른 반응이 나왔다.


“지겹게 들어서 알고있죠, 그 이름은.”


테일러를 포함한 아틀리치니ㅡ원래 스파세니예 연방에 속해있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싫은 얼굴을 했다.


설명을 요구하는 다크엘프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은 테일러는 헛기침을 하고 말을 골랐다.


“우리랑 비슷한 정치체제를 가진... 멀리 있는 촌놈들이에요. 누가 먼저 그런 체제를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오랜 세월 동안 가끔 서로 영향을 받고는 했죠. 아마 인민해방연맹 놈들도 총기라고 해야하나, 대포 정도는 꽤 깊게 다룰 겁니다.”


“그래. 보고에도 함포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니.”


화약병기를 그 정도로 운용하는 나라가 우리 말고도 있다는 것은 확실히 신경 쓰였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승리를 쟁취해왔던 전쟁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 다루기로 한 안건과 관계없는 내용으로 회의가 길어질 것 같아 매듭을 지었다.


“나중의 일이다. 놈들은 이 행성의 반대편에 있으니 말이야. 그 멀다는 솔스티스보다도 멀리 있지.”


내가 말했다.


“린이 잘 대처해주고 있으니 우리는 몬순에만 집중하면 돼. 그러려고 이곳 레테슈에 와있는 거니 말이야.”


◆ ◆ ◆ ◆ ◆ ◆ ◆


빚쟁이 무리가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을 거라는 카옌의 지레짐작은, 안타깝게도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일찍 현실로 다가왔다.


난 어제와 비슷한 맥락으로 부하들을 임무에 보내고, 아트시가 극장에 일하러 간 사이 주위를 걸으며 정보를 수집하던 중이었다.


어제 뒷골목에서 보았던 남자들이 술집에서 걸어 나오는 것과 운이 없게도 마주친 것이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은 시각에 술부터 마시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실수였다.


“어, 네놈은... 어제 그 골빈년 남자친구잖아?”


나를 확연하게 알아보는 건, 어제 두건을 쓰고 있던 남자. 두건 말고도 머리에 뭔가를 쓰는 것을 선호하는 것인지 지금은 반다나를 쓰고 있지만, 같은 놈이다.


이미 진작에 눈치챘었지만, 어제 집으로 돌아가던 아트시와 나를 지켜보던 시선의 주인도 바로 이 녀석이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걸었지만, 계속 3인조가 따라왔다.


절대 그냥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에, 나는 행인이 전혀 다니지 않는 길에 접어들었을 때쯤에 한숨을 길게 쉬며 돌아섰다.


“성가신 일에 말려들 생각은 없어요. 당신들이 아트시 씨와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잠깐 집에 얹혀사는 것뿐인 여행자입니다.”


“핫, 여행자라고? 웃기고 있네.”


두건남이 거느린 둘 중 하나가 코웃음 쳤다.


“애송이, 뭐하는 놈이길래 그러냐? 확실히 검은 차고 있지만, 일반 여행자가 그런 차림으로 다닐 거 같아? 그런 헛소리를 할 정도면 고급시계는 진작에 빼두라고.”


글렌 마틴데일의 신분을 연기하는 일환으로 차고 있던 시계를 포착한 모양이었다. 내 거짓 신분에 이런 걸 차고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그 배경을 모르는 이놈들에게는 수상쩍게 보이는 것일까.


나는 두 번째 한숨을 쉬고, 자신을 간단히 소개했다.


“전 글렌 마틴데일. 레벤 연합의 마틴데일 상회를 운영하는ㅡ아니, 운영했던 가문의 차남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러분들과 문제는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여기에선 그냥 서로 좋게ㅡ”


“레벤? 너, 진짜 레벤연합 사람이냐?”


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은 것 같은 한기가 돌았다.


나는 그 질문을 한 두건남에게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방금, 뭐라고 했지?”


“진짜 레벤연합에서 온 게 맞냐고 물었는데, 뭐?”


내 서슬 퍼런 기세에 질세라 더 기세등등하게 말하는 두건남을 지원하러 부하 1호가 나섰다.


“우리 형님은 레벤 상인 출신이거든. 보아하니 또 허튼 거짓말치다 걸렸구나 이 새끼?”


“그렇구만! 그년이랑 엮인 것부터 뭔가 수상하다 했어!”


부하 2호도 거든다.


난 그들이 신나서 떠드는 것을 잠자코 들었다.


“마틴데일 상회라면 거래한 적이 있는데, 거기 차남은 너랑 전혀 안 닮았다고. 몇 년 동안 살이야 빠졌다고 쳐도, 그놈은 분명 금발이었어. 너 같은 흑발이 아니었다고. 설마 네가 숨겨둔 자식이라는 건 아니겠지. 왜 사칭하는 거냐?”


두건남이 확신에 차서 삿대질했다.


“이거 갈수록 미심쩍은데. 소규모 상회의 차남이라는 그런 애매한 신분으로 위장할 정도면 범죄자인가? 그러면 현상금이 걸려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렇죠, 형님. 혹시 모르니 길드에 데려가서 자초지종을 밝혀보는 건 어떻습니까? 요즘은 패잔병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숨어드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본인들도 범죄자인 주제에 그렇게 말하는 걸 보자니 실소가 나왔다.


이런 전개가 나온 시점에서, 이들의 운명은 정해졌다.


“운이 정말 나쁜 놈들이군.”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갑자기 뭐냐, 너? 죽으려고 작정한 거냐? 엎드려서 내 신발을 핥아도 모자랄ㅡ”


내 말투가 불손해진 것에 두건남이 인상을 쓰지만,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말을 멈췄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챈 것일까.


“... 넌 그 말을 해서는 안 됐어.”


불법 사채를 운영하는 빚쟁이들이야 내가 굳이 건드릴 필요도 없다. 그들이 나를 먼저 탐색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안타까운 결과를 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이건 전부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그거 아나? 이 근방에선 요즘 흉흉한 사건이 벌어진다고 하더군.”


나는 즐겁게 말했다.


“입이 너무 가벼운 취객이 핏자국만 남기고 행방불명된다는 소문이야.”


“그, 그런 소문은 없어!”


“그런 흉흉한 곳에서 이런 시간에 쏘다니면 위험한데. 조심했어야지.”


두건남이 핏발 선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지만, 그 눈에는 숨길 수 없는 공포가 있었다.


그는 내가 차고 있는 검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이,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거냐? 3대 1이라고?! 무기라면 이쪽도 있어!”


“네가 죽을때 어떤 얼굴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군.”


놈들이 날붙이를 꺼내드는 가운데, 나는 옅은 미소를 띠며 허리의 기사검을 뽑았다.


● ● ●


약 2분 후,


내가 골목에서 나왔다.


골목에서 나온 뒷모습이 멀어져 가고, 희미한 핏자국이 내가 떠난 골목으로 이어졌다.


인적 드문 골목을 장식하는 것은 손. 다리. 머리. 질서 없이 마구 뒤엉켜 있는 신체 부위들.


시체들이 하나둘씩 달빛을 받아, 일그러진 얼굴과 웅덩이를 만드는 피가 드러났다.


“언제나 느끼지만, 살인이라는 건 참으로 편리하군.”


나는 중얼거렸다.


검은 늑대들이 식사를 마치고 사라진 다음에는, 불길한 핏자국이 돌바닥에 남았을 뿐이었다.


작가의말

본인한테 피해만 안 가면 누구나 거리낌없이 그 수단을 고를 거라는 류셀의 본심이 드러나네요

요즘 운전하면서 Tagatame라는 노래를 자주 듣는데 여러분도 함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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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사바툼 +1 24.08.24 13 1 12쪽
» 그림자를 밟다 +1 24.08.10 19 1 15쪽
311 다가오는 위협 +1 24.08.03 17 1 14쪽
310 춤추는 소녀 +1 24.07.21 24 1 15쪽
309 레테슈드라 +1 24.07.07 25 1 13쪽
308 천일섬 +3 24.06.22 24 1 15쪽
307 제3세력 +1 24.06.15 25 1 14쪽
306 최적해 +1 24.05.26 33 1 14쪽
305 랭크 측정 +1 24.05.18 30 1 14쪽
304 설계하는 어둠 +1 24.05.04 29 1 14쪽
303 합류 +1 24.04.27 27 1 15쪽
302 퍼져나가는 멸망 (300회 후기 수록) +3 24.04.20 28 3 14쪽
301 비대칭 전력 +1 24.04.13 28 2 14쪽
300 여우의 편지 +1 24.04.06 29 3 13쪽
299 모든 건 그의 뜻대로 +1 24.03.30 30 2 13쪽
298 묘안 +1 24.03.23 31 2 12쪽
297 각자의 싸움 +1 24.03.16 36 3 13쪽
296 손다르 입성 +1 24.03.09 28 2 13쪽
295 마음의 온기 +1 24.02.24 32 2 14쪽
294 최후의 편지 +1 24.02.17 35 2 15쪽
293 소녀는 어둠을 빛으로 착각한다 +1 24.02.10 32 2 12쪽
292 엄습하는 어둠 +1 24.02.03 33 2 16쪽
291 어둠과 함부로 마주한 그들의 말로 +1 24.01.27 35 3 13쪽
290 밀정 +1 24.01.20 37 3 15쪽
289 두 늑대가 바라보는 곳은 +1 24.01.14 33 3 12쪽
288 태초의 유물 +2 24.01.13 33 3 12쪽
287 어둠 속의 살육 +3 24.01.07 44 4 14쪽
286 새롭게 펼쳐지는 무대 +3 24.01.06 39 3 13쪽
285 족쇄를 찬 소년 +1 23.12.30 42 3 12쪽
284 운명을 속삭여라 +1 23.12.25 3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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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레벤 연합의 탈락, 계속되는 전쟁 +1 23.10.28 48 3 12쪽
274 목숨만을 건지다 +1 23.10.21 42 3 13쪽
273 정령술사 프엘리냐 +1 23.10.19 47 3 12쪽
272 또 다른 싸움 +3 23.10.11 46 3 13쪽
271 류드라이 +4 23.10.05 48 3 13쪽
270 뱀의 눈에 비친 것은 +3 23.09.23 56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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