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차이 1
습작입니다. 세부 글의 구성 플롯은 연재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연재주기가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본 글은 허구(픽션)이며, 등장(역사)인물, 지명 등은 현실과 다릅니다.^^
너와 나의 차이 1
“강진 저 자식 너무 버릇없는 거 아냐? 쉴 때는 선배들 뒤치다꺼리도 좀 하고 그래야지. 3년을 쉬고 왔더니 완전히 감을 잃었구만”
“그러게, 자식이 잠깐 뗬다고 혼자 있을 땐 태블릿만 쳐다보고 있네. 뭘 그리보는지. 혹인 야동 보는거 아냐? 크크크.”
“야! 강진이 너 태블릿 들고 이리로 와봐.”
“넵! 선배님.”
“너 뭐 보고 있었냐? 야동 아냐?”
“아닙니다. 그저 인터넷에서 사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다운받아 보고 있습니다.”
“그게 뭔데?”
“요즘 컴퓨터에 좀 관심이 가서요.”
“운동선수면 운동만 잘하면 되지 그 딴걸! 왜 신경 써. 자식아”
“...”
그저 바라면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몇 년째 최하위로 시즌을 끝내고 그에 대한 패배감과 고참으로써 상실감으로 몇몇은 후배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구단자체의 지원이 타 구단에 비해 적고 연봉도 크게 높지 않아서 선수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 팀의 에이스이자 왼손 선발투수 유진현은 내년에 자유계약 FA의 자격이 되면 바로 메이저리그로 갈 계획이다. 타격만 받쳐주었으면 20승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인데 올해 14승10패의 방어율 2.42로 다승 2위, 방어율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강진이 1군에 복귀하자 7경기에서 6승을 거두었다. 패한 한 번의 경기는 7회에 4실점을 하는 바람에 능력을 숨겨야 되는 입장의 강진이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나머지 시즌 내내 나와 친하게 지냈다. 그의 승리 도우미가 강진이기에.
“야! 강진 너 부상당하고 인생에 자신이 없으니까 이혼하고 도망가서 잠적했다며. 너 전처와 장인이 와서 난리였던데 이제 정신 차리고 다시 너 자리로 돌아가지.”
“선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선배는 뉴스나 인터넷 기사도 안봐요? 그거 다 거짓이라고 밝혀진지가 언젠데.”
“야! 유진현이 이 개자식아. 너 내년 시즌 끝나고 메이저리그 간다고 뵈는 게 없냐.”
유진현이 나서서 나를 변호하자 좀 전부터 나에게 시비를 거는 선배가 큰소리로 유진현을 몰아세웠다.
“이것들이 뭐하는 짓이냐?”
“아. 감독님 한 놈은 휴식시간에 야동을 보지 않나. 한 놈은 내년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선배를 깔보지 않나. 팀이 이래도 됩니까?”
“야. 너 이 새끼, 너 올해 성적이 어떻게 돼? 너 기록 알려줘? 타율 2할3리, 홈런 겨우 꼴랑 1개, 병살타 팀내 최고, 범실 팀내 최고, 지금 적당한 2루수가 없어서 그렇지 맘 같아선 에이구 새꺄! 너나 잘해.”
“감독님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후배들도 있는데...”
“뭐야? 너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었냐? 프로 짭밥 귓구멍으로 먹었냐? 프로는 실력이야 이 자식아.”
“그래도 연봉이 딴 팀에 비해서 너무 적지 않습니까? 사기도 안나고...”
“너 이번 시즌 자유계약이지? 팀에서 안 잡을 테니 연봉 더 주는 대로 제발 가라. 팀 분위기 망치지 말고.”
솔직히 그의 나이 34살에 그 성적이면 이제 방출만 남았다. 그도 알기 때문에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요즘 밤잠을 못자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벗고자 만만한 강진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코칭스태프에서는 적당한 2루수가 없으면 강진을 내년 시즌 2루수로 돌리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현재 2군에서 우익수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가 2명이나 있다.
그 사실은 코치 중에 한명이 그에게 자극이 되라고 넌저시 알려주었지만 그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솔직히 강진의 운동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서 다른 포지션을 물론이고 변화구만 익힌다면 강속구만 가지고도 중간계투나 마무리 투수까지 시켜도 될 인재였다.
사실 강진이 1군으로 복귀하기 전에는 팀이 초반부터 최하위를 맴돌며 선수들 각자가 패배감에 젖은 유대감이 있었다. 서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간의 눈치를 보면서 위로가 되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진이 첫 경기에서 보여 준 연타석 홈런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자 팀 성적도 조금씩 올랐다. 젊은 선수들은 강진과 유진현을 중심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고, 그에 편승하지 못한 선배 노장들은 구단의 선수층이 얇은 탓에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강진에게 시비를 거는 선배는 강철수로 강석철이 입단할 때 선배로써 많은 부분을 채워주고 조언도 해주는 친절한 선배였다. 팀내에서는 철수-철석 형제라고까지 불리웠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나이가 들어가고 팀내 미운오리새끼가 되다보니 점점 신경질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언제 퇴출당할지 모르는 신세였기 때문이다. 이제 초등학교 중학교를 들어가는 아들과 딸을 보면서 연봉이 높은 스타선수는 아니었기에 여기서 퇴출당하면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강진도 그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까지 가서 이혼당하고 자살까지 시도한 강석철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감하고 있었다.
“선배, 오늘 소주나 한잔 합시다.”
평상시 경직된 말투와 예의를 잃지 않으려는 강진의 모습과 상반되게 친근하게 다가와 술 자리를 제안하는 후배의 모습에 강철수는 당황했다.
“빨리 갑시다! 철수형.”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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