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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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
작품등록일 :
2012.11.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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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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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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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DUMMY

그의 배려로 자리를 피한 에단은 멀리 보이는 한 늙은이를 바라보았다. 저 자가 아마도 칼라일 시모어일 것이다. 샤를리즈에게 익히 얘기를 들은 사람이라 그나마 조금 친근하게 느껴진다. 저 사람도 아마 좋은 사람일 것이다. 문제는 마법사가 왜 자신을 보고 싶어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법사이니 에단의 검술 실력 때문에 한 번 보자고 했을 리는 없으니 말이다. 에단이 다가오는 기척을 느꼈는지 칼라일 시모어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괜히 자신이 뭔가 잘못했나 싶어 에단은 주춤거리고는 고개를 숙인다.


“태자 저하께 들었습니다. 제게 하실 말씀이...”


“자네, 혹시 라제칸 출신인가?”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단도직입적으로, 그것도 에단의 허를 찌르는 말이었다. 에단은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무슨 이유로 저것을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에단이 대답을 하지 않자 칼라일은 그제야 자신이 너무 단도직입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내쉰 뒤 사과했다.


“미안하네. 내 짐작하고 있는 바가 있는데, 그 짐작이 틀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리 예를 어긴 채 자네를 몰아 세웠군.”


“아닙니다. 헌데, 실례가 아니라면 그 짐작하는 바가 무엇인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에단의 말에 칼라일은 머뭇거리다 다시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에단을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보아하니 말을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할 것 같지는 않으니, 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봄세. 라제칸의 섕크를 혹시 아는가?”


‘섕크’라는 말에 에단의 눈이 드물게 커졌다. 그리고는 인상을 살짝 찌푸린 뒤 칼라일을 노려보았다. 무례한 짓이었고, 그에 대해 모를 리 없는 에단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을 묻느냐는 듯 칼라일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샤를리즈와 만나 정제되기 전의 모습과도 같았다. 그 모습에 불쾌해하지도 않고, 칼라일은 측은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늙은이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자 에단은 당황해 눈을 크게 뜬다. 칼라일이 말했다.


“내 짐작이 맞았군. 자네가 아치볼트 경과 싸울 때 주변에 작은 파동이 쳤는데, 그는 평범한 사람이 낼 수 없는 파동이었네. 마법사들이 내는 파동과도 다른 파동이었지. 나는 일찍이 섕크, 그 자가 장난삼아 만든 키메라를 본 적이 있었네. 그리고 그 키메라가 내던 파동을 잊지 않고 있었지. 자네가 내는 파동이 키메라가 내는 파동과 비슷했어. 또한, 일전에 아치볼트 경이 라제칸에서 한 사내에게 패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기억해냈네. 자네가... 섕크, 그 악마 같은 사람이 한 짓거리의 피해자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네.”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칼라일을 에단은 그냥 바라보았다. 섕크. 그 자의 이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으랴? 자신을 강하게 만든 이도, 평범한 사람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것도 그 자였다. 그리고 이런 몸이 되기까지 겪었던 고통은 지금도 꿈에 나와 밤잠을 설치는 이유가 되었다.


섕크, 그 자를 죽이고 한 때는 세상 모든 마법사가 증오스러워 모조리 다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비교적 오래 된 일. 오랜 시간은 그 분노를 삭이기 충분했다. 그래서였을까? 에단은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셨군요.”


“내 비록 그 정도 위치까지는 안 되나, 세상 모든 마법사들을 대신해 사과하겠네. 간혹 그릇된 욕망을 가진 마법사들 때문에 자네와 같은 피해자가 나온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어찌 해야 할지를 모르겠군. 내, 비록 미약한 실력이나마 자네의 고통을 덜게 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함세.”


그 말에 에단은 됐다고 말하려다가 이내 입을 다문다. 그리고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시모어 경께서 제 정체를 눈치 채시고, 또 도움을 주시겠다니 제 문제에 대해 상의를 하고 싶습니다.”


“문제라니? 섕크, 그 작자가 사람 알기를 마법 도구처럼 안다는 것이 문제였지 실력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알고 있네. 아, 분명히 말하지만 내 그 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네. 아무튼 그 자의 키메라를 만드는 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그 때문에 자네가 뿜는 파동도 아주 안정적이었어. 신체 능력도 아주 뛰어났지. 문제가 있을 리가 없을 텐데?”


“늙지를 않습니다, 이 몸은.”


에단의 말에 칼라일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마법사들이 가진 특유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하고 물었다.


“늙지를 않는다. 자네의 고민을 내 폄하하는 것은 아니네만 예로부터 모든 인간의 꿈이 바로 불로와 불사였네. 마법사들은 장수의 꿈은 이루었지만 불로와 불사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 그러나 자네는 지금 스스로가 불로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네. 그런데 그것이 고민이다?”


“예. 아시다시피 이런 몸을 가지고 있으면 한 곳에 정착하기가 힘듭니다. 최대한 10년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주변 사람들이 인식을 하기 시작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항상 자리를 옮겨야 하는 운명이었습니다. 비록 생각만큼 오래 살지는 않아서 한 번 정도 밖에 거처를 옮기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 완전히 정착하고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하기 낯간지럽지만 함께 늙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늙지 않는 몸은 다른 이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박탈감을 주겠죠. 저는 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을 따름이죠.”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네.”


칼라일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조금 곤란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내 비록 왕국에서는 꽤 실력 있는 마법사라고는 하나 전공분야가 그 쪽이 아닌지라 곧장 확답을 내릴 수는 없네. 하지만 마법사가 저지른 과오, 마법사인 내가 고치고 싶군. 그러니 내게 시간을 좀 내주겠는가? 사흘에 한 번 정도 2시간 정도만 내게 할애를 해주게. 이런 단어를 쓰기 정말로 싫지만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양혜를 미리 구하고 말하자면, 자네를 연구해봐야 그 저주를 풀 수 있을 것 같으니.”


“저주. 그렇군요. 제게는 그것이 저주니. 좋습니다. 이 저주를 풀 수만 있다면 그 정도야 아주 값싼 대가이지요.”


에단이 흔쾌히 수락하자 칼라일은 고맙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에단은 조금 망설이다가 이내 손을 잡았다. 어찌 알았으랴? 그토록 증오하던 마법사와 악수를 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늙은이의 손이 따뜻하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기분이 이상하다. 마치 아주 오래 전 숙적으로 알고 있었던 이를 용서한 기분이다.







* * *







“저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셔도 사람들이 어찌나 에단 씨를 한 번 보려고 하던지. 아무튼 에단 씨 엄청 큰 사고를 치신 거라고요.”


왕성에서 빈트뮐러 상단까지 오는 내내 잔소리인 에드리안을 바라보며 에단은 한숨을 내쉬었다. 참을 수 없다는 것이 절절히 느껴지는 에단의 한숨에 에드리안은 이내 피식 웃고는 말했다.


“누님한테는 더한 잔소리를 들을 텐데 벌써 지치시면 어떡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훈장을 타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하지만 누님이 걱정하는 바를 아는 저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변명을 만들어 두라는 저의 배려라고요.”


“이미 만들어 뒀으니까 그럼 잔소리 그만하시죠.”


“와, 진짜 듣기 싫었나보네요.”


에드리안이 크게 웃은 뒤 말하자 에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순간, 마차가 멈췄다. 상단에 다 왔다는 뜻이리라. 에단이 물었다.


“상단에 같이 가실 겁니까?”


“아뇨. 보나마나 누님한테 깨질 에단 씨를 어떻게 보겠어요.”


방긋 웃으며 말하는 에드리안에 에단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제야 에드리안이 손사래를 쳤다.


“농담이고, 훈장을 딴 사실을 아버지께도 말씀 드려야죠. 누님의 도움이 컸다고도 말할 거예요. 어서 가보세요.”


“오늘처럼 상단으로 가는데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건 처음이군요.”


“힘내시고요. 대단한 일을 한 건 사실이니까. 누님도 그건 인정해주실 거예요. 공과 과는 철저하게 구분하시는 분이시잖아요.”


“과가 이번엔 너무 커서... 아무튼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무운을 빌어요.”


남의 속도 모르고 에드리안이 빙긋 웃으며 손을 젓는다. 그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마차에서 내린다. 의외로 닮은 구석이 많은 남매이다. 마차가 출발하자 에단은 고개를 돌려 상단을 바라보았다. 분명 방금까지 왕궁에 있었다가 왔는데도 상단이 이렇게 크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상단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평소라면 반겨줄 상단의 사람들이 오늘따라 무척 자신을 어색하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새삼 고개를 숙이며 오셨냐는 둥 대단하시다는 둥 말을 해댄다. 역시 소문이 여기까지 닿았나보다.


하긴, 수도에서 가장 많은 소문들이 모이는 곳인데 이 일이 도착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에단의 발걸음은 더 무거워진다. 사람들을 지나, 복도로 걸어간다. 복도 제일 끝에 있는 것이 샤를리즈의 방이다. 마침 그 방에서 로버트가 나왔다. 그리고는 딱, 에단과 눈이 마주친다.


로버트는 빙글빙글 웃더니 손을 든다. 그리고는 마치 연극을 하듯 오버를 하며 말했다.


“대단하세요, 우리 총수 대리님. 어떻게 그런 사고를 치셨을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저 무운을 빈다는 말 뿐이지요.”


“하나만 묻겠습니다.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글쎄요. 전 그럼 이만!”


마치 약을 올리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로버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에단을 스쳐 지나간다. 그럼에도 에단이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로버트가 방금 걸어나온 방의 문이 마치 지옥의 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심호흡을 한 뒤 노크했다. 그러자 의외로 담담한 목소리로 샤를리즈가 ‘들어와요.’라고 말했다.


의외로 로버트가 겁을 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에단은 약간의 기대를 안고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약간의 기대는 순식간에 추락했다. 단단히 굳은 얼굴로 포도주 잔을 채우고 있던 샤를리즈와 눈이 딱 마주치는 순간, 에단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어색하게 말했다.


“다녀왔...습니다.”


“앉아.”


딱딱한 목소리에 흠칫한 에단은 눈동자를 굴리다가 이내 샤를리즈의 앞에 앉았다. 그러자 샤를리즈가 잔에 포도주를 따르며 말했다.


“축하해.”


“아뇨, 뭘.”


“미안, 당신 실력 무시한 거.”


“아닙니다.”


“대단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럴 리가. 아무리 그래도 기사단 일인자를 어떻게 쓰러뜨려? 대단한 거야.”


“...”


“소문도 벌써 다 났더라.”


“그런 것 같더군요.”


에단이 대답하는 사이 샤를리즈는 포도주를 마셨다. 그것도 한 번에. 화가 났다. 그것도 단단히. 여태까지 말을 하면서 단 한 번의 미동도 없다. 단단하게 굳은 표정. 오랫동안 샤를리즈를 봐온 에단이다. 이건 진짜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한 것이었다. 축하가, 축하가 아닌 상황이다. 오히려 가시방석이다.


에단은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이내 용기를 내 말했다.


“차라리 화를 내시죠.”


“왜?”


“제가 생각없이 행동했으니까요.”


“공과 과는 구분해야지. 오늘은 축하를 해줘야지 않겠어?”


“아뇨. 과를 묻는게 우선이죠.”


“그래?”


“예.”


“당신이 그렇게 하자고 한 거야.”


“예.”


그에 샤를리즈는 심호흡을 했다. 그를 따라 에단 또한 심호흡을 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샤를리즈였다. 엄청난 고함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당신, 지금 제 정신이야!!!!”


마침내 지옥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며 에단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작가의말

에단의 인권을 위해 다음 부분은 생략한 채 이번 막을 마칩니다.

다음 편은 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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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칠흑의 꽃. 제 10막. 진실을 알아챈 고양이. +6 12.10.31 1,335 17 10쪽
112 칠흑의 꽃. [외전]실수 +4 12.10.29 1,142 11 11쪽
»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7 12.10.28 1,412 16 12쪽
110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3 12.10.27 1,418 15 10쪽
109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6 12.10.26 1,289 15 12쪽
108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9 12.10.23 1,200 20 11쪽
107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7 12.10.21 1,365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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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5 12.10.09 1,205 14 11쪽
104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7 12.10.07 1,31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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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0화 자축 외전]라제칸의 등대지기(3) +3 12.10.04 1,022 11 12쪽
101 [100화 자축 외전]라제칸의 등대지기(2) 12.10.04 1,112 12 12쪽
100 [100화 자축 외전]라제칸의 등대지기(1) +3 12.10.04 1,181 13 12쪽
99 칠흑의 꽃. 제 9막. 위티시 훈장 +8 12.10.01 1,130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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