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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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
작품등록일 :
2012.11.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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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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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746

작성
10.06.0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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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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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8쪽

칠흑의 꽃-제 1막. 검은 꽃 인장의 주인(10)

DUMMY

"에드리안, 오늘 각하와 내가 나눈 이야기를 한 번 기억해보겠니? 아니지. 에단은 그 이야기들을 못 들었으니 내가 직접 말하는 편이 편하겠어. 각하께서는 오늘 예산에 관해서 앨런과 다툼이 있었지.


프리실라 아가씨가 사교계에 나가기 위한 금액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야. 항상 예산을 조금씩 남겨왔던 각하께서는 프리실라 아가씨가 사교계에 나가기 위해 필요한 금액덕분에 영지 유지비가 휘청거릴 이유가 없어.


그럼에도 그 분은 내게 손을 벌렸지.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왕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이 돈이 없다고 내게 빌려갔단 말이야. 일개 상인에게."


"이상하군요. 보통 영지를 유지하는 데는 예산의 절반 정도가 들어가지 않습니까? 게다가 프리실라라는 여자가 카를로의 드레스를 주문했다 하더라도 예산의 절반에는 미치지 않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빈트뮐러에 손을 벌렸다고요? 그것도 항상 예산이 남아 유동시킬 수 있는 돈이 상당한 공작 가문이 말입니까?"


"그래, 에단. 그쯤에 앨런이 뭔가 이상한 말을 했지. 각하께서 무언가 계획 중이시고 그 계획에 들어가는 비용이 예산의 절반이라고 했어."


에드리안 또한 그 말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는 있었다. 그 어마어마한 재산을 움직이면서까지 공작이 계획하고 있는 바를 그는 알 수 없었다. 공작과의 독대에서도 그는 그 계획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에드리안은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계획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샤를리즈가 이 일을 언급하고 있단 말인가? 에드리안은 도무지 자신의 작위계승과 공작의 의문의 계획 사이의 연관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에단도 마찬가지였는지 입을 꾹 다문 채 샤를리즈의 설명을 기다리는 듯 했다. 샤를리즈는 머리가 아파왔는지 이마를 짚었다.


"장담하건데 각하께서 절반의 예산을 들이면서까지 할 사업은 없어. 그게 무슨 사업이겠어? 그냥 남이 하던 걸 사들여도 그 예산이 남아돌 텐데 말이야. 게다가 만일 사업이라면 내게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하지는 않을 거야.


그 정도로 자제력이 없는 각하가 아니니까. 그렇다면 사업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라는 이야기겠지. 프리실라 아가씨에게 적합한, 그라니언 공작가문보다 높은 가문의 후계자일 약혼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는 공작.


엄청난 비약이라는 건 알지만 여기서 딱 한 가지 조건만 채워진다면 삼류 소설가도 쓸모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의 엄청난 스토리가 탄생하게 되지."


"무슨 스토리인데요?"


에드리안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그의 물음에 샤를리즈는 난처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내 입에 담기도 거북한, 엄청난 비약이라 감히 장담할 순 없지만, 그래도 가장 가능성이 크기도 하지. 내가 만약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니었다면 아마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그게..."


"선왕에게는 아들이 있었지. 행방불명이 된."


순간, 에드리안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에드리안은 어째서 샤를리즈가 그토록 말하길 꺼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샤를리즈가 말한 말도 안 되는 저 조건을 포함시키면 정말로 삼류 소설가도 쓸모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스토리가 나왔다.


왕국 최고의 권력가 그라니언 공작이 자신의 단 하나뿐인 적통의 여식을 폐위된 선왕의 아들과 혼인을 시켜 그를 왕위로 올리려 한다는 스릴러물-에드리안에게 있어서 이러한 스토리는 스릴러물일 뿐이었다.-이 말이다. 에드리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샤를리즈가 딱 하나 간과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다.


"말도 안 돼요! 각하께서 현왕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건 누님도 잘 아시잖아요!"


샤를리즈의 예측은 분명 가능성이 미약하게나마 있었으나 이는 그라니언 공작이 현왕과 사이가 좋지 않을 경우에나 성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왕은 그라니언 공작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고 있었고, 그로 인해 그라니언 공작가문이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되었음은 귀족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조금이라도 들은 자라면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즉, 그라니언 공작의 입장에서는 반역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 현왕이 그토록 자신을 믿어주는데 굳이 위험한 도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에드리안의 지적에 샤를리즈는 짜증이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알아! 그래서 엄청난 비약이라고 말했잖아! 나도 이 말을 한 내가 너무 부끄럽지만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가정이 이것밖에 없어. 게다가 선왕의 아들이 살아있다면 프리실라 아가씨와 비슷한 연배라고.


또한 각하는 현왕의 신임을 받지만 선대 공작 각하께서는 선왕의 신임을 받았다는 걸 잊어선 안 돼!"


현왕이 지금의 공작을 신뢰하는 것처럼 선왕도 선대의 공작을 신뢰하였다. 이는 선대의 공작이 선왕의 무리한 외교정책으로 인해 발발한 전쟁에서 그의 다리를 잃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선대 공작을 지금의 공작은 끔찍하게 따랐다고 했다. 그러니 지금의 공작이 선대의 공작이 걸었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순간 에드리안도 그녀의 말에 설득당할 뻔하였다. 에드리안은 고개를 세차게 저은 뒤 말했다.


"그렇지만 행방불명이에요, 그 사람. 게다가 이건... 그... 반역이라고요!"


"그래, 하지만 만일 성공한다면 그라니언 공작 가문은 다시는 없을 영화를 누리게 되겠지. 유일한 적통의 여식은 이 나라의 왕비가 될 것이고, 가문은 제 1 공신 반열에 오르게 될 거야. 이 정도면 예산의 절반을 매 분기마다 털어놓아도 아깝지 않을 장사이지."


"물론, 그것이 각하의 계획이라면 말이에요. 하지만 그건 너무, 그러니까..."


"허황된 이야기이지. 하지만 한미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에드리안. 이 가문은 네가 이어받을 가문이야. 만일 실패했을 경우 네가 교수형을 당하는 꼴을 내가 볼 것 같아?


만약 이게 사실이고, 가능성이 없다 싶으면 내가 각하의 그 계획을 산산조각 내버리겠어.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하도록 말이야."


샤를리즈가 독기어린 표정으로 으르렁거리듯 말하자 에드리안은 걱정 섞인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에드리안이 자신 때문에 샤를리즈기 못돼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샤를리즈는 재빨리 그 표정을 지우고 미소 지었다.


"물론, 내 생각이 옳다면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에단. 행방불명된 왕자에 대해 좀 알아봐야겠어. 엄청 찾기 힘들겠지만. 찾을 수 없을 지도 몰라.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엄청 사소한 정보라도 좋으니 그에 관한 걸 좀 알아봐줘."


"예.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나는 좀 더 현실적인 가정을 세워봐야겠어. 게다가 이제 에드리안이 작위를 계승하게 되었으니 나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야겠지. 혹여 네게 누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질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야.


뭐, 귀족들에게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면 서민 출신이라 하더라도 뒷소문은 없겠지만."


그녀가 상단의 총수라는 것을 감추고, 글을 쓰는 여류 소설가로써 이름을 세간에 알린 것도 모두 에드리안이 계승자가 되었을 때를 위한 포석이었다. 에드리안이 강보 속에 있었을 적부터 조금씩 계획해온 것들이 이제야 그 결과를 하나씩 내어놓고 있었다.


최초로 목표를 겨냥한 지 18년이 지났다. 오랫동안 세워왔고 검토하고 또 검토한, 그녀의 일생을 건 계획. 그녀는 그 계획 아래에 있는 시나리오가 이제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샤를리즈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오늘은 이쯤 하고 쉬자. 지쳤어."


그 말에 에드리안과 에단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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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 12월32일
    작성일
    11.02.20 09:32
    No. 1

    ....우웡...
    재밌네요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가엘프
    작성일
    11.07.13 08:05
    No. 2

    지금까지 나온 공작의 성격상 그런 과격한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뭐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니까요~

    모르죠 선왕이 뭔가 부탁을 하거나 증표같은 것을 남겼을지도..

    그리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라리 아스피트 공작가도 끌어들이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아니면 공작의 권력욕이 그렇게 컸던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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