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상흔의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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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대화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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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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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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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4)

DUMMY

인형들에게 새겨진 모든 마법진은 아르센의 마법진에서 파생된 것들이었다.


그렇게 아르센의 마법진이 인형들의 힘이 기원이었기에, 아르센은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되었는데, 바로 특정 범위내 인형들과 동화가 가능하게 된 것이었다.


하나의 생명체처럼 완벽한 동화는 아니었으나 짧은 정보 교환 정도는 가능한 수준이었고, 때문에 아르센의 그 능력은 특히 군사 작전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그리하여 군사 지휘권이 없다는 모순에도 불구하고 아르센은 항상 군사 작전에 중심에 서 있을 수 있었고, 최고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해내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의 목표물이 벨리안느라는 점 때문인지, 엘제어는 아르센의 제시하는 의견이 과연 최선일까하는 의심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특히 벨리안느 발견 소식을 전달받은 뒤, 이어진 그의 결정은 오히려 그녀를 도와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될 만큼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의장님. 정말 이대로 진행하실 겁니까?”


따라서 엘제어는 벨리안느가 발견된 장소로 질주하는 도중 자신의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아르센의 의사를 확인키로 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번 작전은 대륙의 공적을 잡는 일입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50명의 병사들로 선제 공격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나머지 500명을 규합한 뒤, 작전을 펼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아.. 그거 때문이야?”


아르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고, 그의 태도에 엘제어는 추가 설명이 이어지길 바랬다. 그렇지 않는다면, 엘제어는 아르센이 벨리안느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를 이번 작전에서 배제시킬 생각까지 있었다.


“엘제어. 네가 혁명 안정기부터 존재 했었나?”


“..예. 그렇긴 합니다.”


자신이 공화국이 건립된 이후, 행정 업무를 담당할 인원의 필요성으로 만들어진 자원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이야기가 무슨 이유로 거론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던 찰나 아르센의 말이 이어졌다.


“그럼 그녀가 마법을 제대로 썼을 때 어땠는지 모르겠네?”


“그녀를 추격하는 임무 중에 충분한 마법을 겪었습니다만.”


살짝 발끈한 엘제어의 말에 앞서 달리던 아르센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이내 웃음을 뚝 멈추고는 엘제어를 힐긋 바라보았다.


“네가 겪은 고충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냐, 엘제어.

단지 널 공격한 그 마법은 벨리안느에게 기본 마법일 뿐, 그녀가 작정하고 쓴 마법과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을 정도라 그래.”


“······”


“그러니 50명이 공격하던 500명 공격하던 큰 차이는 없어.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어짜피 한 번에 쓸려 버리는 것은 똑같을테니.”


“···그렇다면 인원을 더 동원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글쎄... 정예병 3천명 정도면 상대 해볼만 했으려나? 하지만 아무리 병력을 잘 나누더라도 월 연방국 내에서 그 정도 규모로 군을 움직이는건 불가능 할 것 같은데.”


“정예병.. 사..삼천이요?”


공식적으로 서열을 특징 할 수 있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보통 어느 정도 마법 실력까지 뒷받침 된 부대를 정예병이라 했다. 때문에 정예병 삼천명은 인간의 1 개 군단과 맞먹을 전투력이었고, 지금 병력이 그에 한참 못미친다는 사실에 엘제어는 당황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지금 공격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말했잖아. 벨리안느와 마법 연계는 아직 하나의 가정일 뿐이라고. 그러니 일단 그 가정이 옳은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는데?”


“아···! 그래서?”


엘제어는 이제서야 아르센의 의도를 깨달았다.


“그래. 50명으로 벨리안느를 붙잡는 것은 힘들지 몰라도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마법을 쓰게 끔은 할 수 있겠지.”


엘제어가 의심했던 아르센의 결정은 마법 연계를 확인한다는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소위 가장 ‘인형다운 ’결정이었기에 엘제어는 만족했다.


“그렇게 마법 연계 가정이 사실로 드러나면 앞으로 어찌하실 겁니까?”


“나머지 병력으로 월연방국 밖으로 그녀를 몰아내는데 최대한 이용해야지. 동시에 추가 병력 요청하여 가능한 인간들의 접경 지역에서 벗어난 곳에서 사로잡을 거야.”


“···그럼 그녀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마법을 써야 그 가정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


“글쎄.. 일단 벨리안느가 최대한 마법을 사용하게끔 유인하긴 할건데, 그녀가 우리의 의도대로 움직여줄지는 두고 봐야겠지.”


그렇게 아르센의 나머지 계획도 충분히 납득한 엘제어는, 새삼스레 자신이 유포레아스 공화국의 미래를 바꿀 사건과 마주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마법 연계가 사실이든 아니든 앞으로의 일이 힘겨울거라 생각한 그는 적어도 이번 작전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질주에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어두운 숲을 내달리길 한참.


앞서 달리던 아르센이 갑작스레 어이없는 듯한 웃음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역시... 벨리안느 답네.”


“무슨 새로운 정보가 있습니까?”


필시 그에게 새로운 정보가 전달 되었을거라 생각한 엘제어가 그렇게 물었고, 아르센은 엘제어에게 자신에게 전달되는 짧막한 정보들을 공유해주었다.


『마력 감지 다섯』

『사방으로 흩어짐』

『추가 명령 바람』


“마력 감지가 다섯..이라니요?”


추격대 가장 끝에서부터 전달된 그 정보를 선뜻 이해하가 안된 엘제어였다.

하지만 아르센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에 잠긴 듯했고,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엘제어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일종의 마력 분신 같은데? 마력 감지로는 구분할 수 없고, 오직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안될 수준의...”


“···그게 가능 한건가요?”


“그러게. 게다가 그 마력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정도네. 정말 최상의 수를 뒀어.”


“어서 병력을 나눠서 추격을 하는 것이..”


“그것이 되려 벨리안느가 원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대해야 할 인형이 적으면 적을수록 최소한의 마법만 사용해도 되니까.”


“... 그 말은 그녀 또한 마법 연계를 의식하고 있다는 거겠지요?”


“아니면 단순히 전투를 피하고 싶은 것일 수도.”


가정에 가정이 이어지는 상황을 타파하려면, 거짓이든 진실이든 확실한 사실이 필요했고, 그를 위해서는 진짜 벨리안느가 무엇인지 판단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우선 각 마력 기운에 추격대를 붙이고, 애매한 마력 흐름을 보인다던지 아니면 눈으로 확인해가면서 추격 범위를 좁혀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르센 또한 엘제어의 제안이 최선이라 생각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일한 내용의 명령을 추격대에 전달했다.

그리고는 마력 감지 범위 밖으로 진짜 벨리안느가 벗어나기 전에 추격대가 최소한 두 개 이상의 가짜 벨리안느를 확인하길 기대했다.

그래야지 남은 병력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추격을 이어나갈 수 있을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미치겠군.”


하지만 잠시 뒤, 그런 기대를 무너뜨리는 정보를 전달받자 아르센은 낮으막하게 욕짓거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궁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엘제어에게 자신이 느끼는 당혹스러움을 공유할 겸, 추격대의 정보를 그대로 전달해주었다.


『모든 추격대 마법 공격에 피격』


마치 다섯명의 벨리안느가 존재하는 마냥, 그 어느 하나 가짜임을 구별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정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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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2권] 8장 -여정_ 1화_ 수식어 (1) +2 20.09.23 4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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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2권] 7장 -조우_ 3화_ 렌소협곡 전투 (5) +1 20.09.10 46 2 10쪽
81 [2권] 7장 -조우_ 3화_ 렌소협곡 전투 (4) +1 20.09.03 45 2 8쪽
80 [2권] 7장 -조우_ 3화_ 렌소협곡 전투(3) +1 20.09.03 38 2 11쪽
79 [2권] 7장 -조우_ 3화_ 렌소협곡 전투(2) +1 20.09.03 41 2 10쪽
78 [2권] 7장 -조우_ 3화_ 렌소협곡 전투(1) +1 20.09.03 3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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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5) +1 20.07.24 42 2 7쪽
» [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4) +1 20.07.24 42 2 8쪽
69 [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3) +1 20.07.16 44 2 10쪽
68 [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2) +1 20.07.14 40 2 9쪽
67 [2권] 6장 - 변곡점_ 2화_ 창조자와 피조물(1) +1 20.07.14 43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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