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102,652
추천수 :
2,572
글자수 :
797,504

작성
20.11.17 21:00
조회
2,258
추천
46
글자
12쪽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DUMMY

[ㅋㅋㅋㅋ 노숙자 커스텀도 다 있나?]

[저런 건 줘도 안 입겠다ㅋㅋㅋ]

[왜 냄새가 느껴지지? 우웩~ 극혐~]

[What the Fucking Suits?]


이상한 일이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들의 머리 위로 글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도 있었고 러시아어, 프랑스어, 아랍어도 보였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도 특이했다. 현대 사람들이 입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한영의 눈에는 상당히 익숙했다.


사파 그것도 파천문을 선택한 캐릭터들의 기본 의상이었기 때문이다. 개발 당시, 한영은 기본 의상 하나조차 일일이 승인을 했었다.


류한영은 그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꿈이 아니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니까!


꿈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또 있었다. 최근 들어 술 없이는 살지 못했기에 주량이 많이 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소주 3병을 안주 없이, 그것도 30분 만에 들이켰는데 속이 멀쩡했다.


지나치게 꿈 같았기에 한영은 눈앞의 현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무협 세계를 실제로 보면 이런 느낌이겠네!"


기본 아이템이라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었지만, 칼과 권갑, 활, 창을 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보자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봐, 신입. 우물쭈물 거릴 시간 없다고."


한영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학교 저학년 정도의 얼굴을 한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머리 위로 글씨가 나타났다. 조금 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 남성의 머리 위에 나타난 글귀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봐, 신입. 우물쭈물 거릴 시간 없다고.]

[확인(F)]


한영은 피식 웃었다.

NPC도 꿈에 그대로 나오는 건가, 남성의 이름은 '채윤강', NPC(Non-Play Character)였다. 플레이어가 사파, 파천문을 선택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NPC로 기본적인 이동 방법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이야, 채윤강이네. 튜토리얼 NPC치고는 잘 만들었단 말이야. 이렇게 보니까 반갑긴 하네."


한영은 대부분의 플레이어처럼 기초 튜토리얼 NPC인 채윤강을 무시하며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웬걸, 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채윤강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한영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영은 하하하 웃어댔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도 꿈에서 똑같이 되는 걸까,

원활한 게임을 위해 채윤강 및 몇몇 NPC와의 대화는 무시하거나 지나치지 못하는 기능이 존재했다.


한영이 다시 채윤강의 앞으로 걸어갔다.

여전히 채윤강의 머리 위에는 그가 한 말과 [확인(F)]라는 글귀가 떠 있었다.


의문이 들었다. 지나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럼 어떻게 ‘확인 메시지’를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F키를 키보드로 누르지?


아, 그렇지! 검권천하는 ‘음성 인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다.

한영이 말했다.


“확인!”


[무공을 익히기 전에 기본적인 사항을 말해주지. 우선 이동하는 방법이야. W, A, S, D 키 또는 방향키를 누르거나, 화면에서 이동하고 싶은 방향에 대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돼. 아주 쉽지? 제대로 하는지 내가 봐줄게. 한 번 해봐.]

[확인(F)]


한영은 확인이라고 외치며 채윤강의 앞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자 다시 대화창이 나타났다.


[그래, 그거야! 아주 잘했어.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를 말해줄게. 너의 상태창을 보려면 ‘S’, 장비창은 ‘P’, 소지품은 ‘I’, 퀘스트 목록은 ‘L’, 무공 목록은 ‘K’, 지도는 ‘M’, 소형 지도는 ‘N’을 누르면 돼. 버튼을 누르는 건 물론이고, 보고 싶은 것을 말하면 네 목소리에 반응할 거야.]

[이제 훈련교관님께 가면 돼. 1등으로 수석 합격하라고! 그러면 특별한 것을 주실 거야.]

[확인(F)]


‘띠링-’


한영의 오른쪽에 투명한 글귀가 나타났다.


-메인 퀘스트-

파천문의 제자 -훈련교감의 시험을 통과하여 파천문에 정식 입단하시오.


다른 플레이어들은 메인 퀘스트를 받자마자 ‘자동 이동’ 기능으로 파천문 기초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이와는 달리, 한영은 채윤강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이제 훈련교관님께 가면 돼. 1등으로 수석 합격하라고! 그러면 특별한 것을 주실 거야.]

[확인(F)]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채윤강, 그러나 한영은 반복해서 대화를 걸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모두가 그냥 지나치는 기초 튜토리얼 NPC였지만 한영은 한 가지 비밀기능을 숨겨놓았던 것!


5번이나 반복해서 말을 걸자 채윤강으로부터 다른 메시지 창이 떴다.


[알았어, 알았다고! 줄 테니까 그만 귀찮게 하라고.]

[확인(F)]


확인이라고 말하자 알림 메시지가 떴다가 사라졌다.


-특급 성장 비급(1시간)을 획득하셨습니다.


한영의 아이디어로 검권천하에는 기간 제한 비밀 이벤트가 다량 존재했다. 채윤강에게 얻는 특급 성장 비급도 그중 하나였다.


기간 제한 이벤트를 설정해 놓은 이유는 모든 유저가 얻게 되면 비밀 이벤트로서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었다. 어떠한 온라인 사이트에서든 비밀 이벤트가 공유될 시 해당 이벤트를 종료하기로 되어 있었다.


한영이 혼잣말을 했다.


"아직 아는 사람은 없나보네. 하긴, 누가 튜토리얼을 반복하겠어."


자신이 생각해도 괜찮은 비밀 이벤트라 생각하는 한영, 그 때문인지 뿌듯함이 느껴졌다.


한영은 사방을 둘러봤다. 여전히 다른 플레이어들은 메인 퀘스트만 집중한 듯, 오로지 한 방향으로 뛰고 있었다.


그와는 달리, 한영은 채윤강의 뒤에 있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여기에도 비밀 퀘스트가 있단 말씀!


한영은 꿈인 것 같은 검권천하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


“이쯤이면 있어야 하는데? 아, 저기 있네!”


작은 정자를 발견한 한영은 그쪽으로 걸어갔다.


역시나! 울고 있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한영은 말을 걸었다.


[으아아아앙! 내 인형 어떡해······. 으아아앙!]

[확인(F)]


“확인!”


[정말이야? 내 인형 고쳐줄 수 있어?]

[수락(F) / 거절(ESC)]


수락이라고 말하자 한영 앞에 투명한 글귀가 나타났다.


-히든 퀘스트-

아린이 도와주기 – 아린이의 찢어진 인형을 꿰매주시오.


한영은 아린이라는 이름의 꼬마아이 NPC 옆에 있는 실과 바늘을 집었다.


-바느질 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는 일정한 시간을 기다리면 됐지만, 한영은 직접 바느질을 해야 했다.


군대에 있을 때 빼고는 해본 적 없는 바느질이었지만 생각보다 쉬웠다. 원래부터 바느질에 능숙한 사람처럼 한영은 바늘귀에 실을 끼웠고, 재봉틀이 움직이는 것처럼 촘촘하게 아린이의 인형을 꿰맸다.


바느질을 끝낸 한영이 다시 아린이에게 말을 걸었다.


[우와아아! 인형이 다시 살아났다! 고마워. 길거리에서 주웠는데 이거 가질래?]

[확인(F)]


-히든 퀘스트 [아린이 도와주기]를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 보상 아이템이 지급되었습니다.


-보너스 스탯 +30

-황금 10만 냥을 획득하셨습니다.


“안 하던 바느질을 한 보람이 있네. 상태!”


“상태”라고 외치자 투명한 글귀의 상태 창이 한영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

생명: 100/100

공력: 30

소속: 없음

칭호: 없음

--------

근력 10 (+0) 체력 10 (+0)

민첩 10 (+0) 재능 10 (+0)

운 10 (+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30


‘근력’ 스탯은 힘을 의미한다. 또한, 늘리면 생명치도도 소폭 상승한다. 높은 등급의 무기는 일정 수준의 근력치를 요구하기에 꾸준히 찍어줘야 한다.


‘체력’은 생명치와 연관된다. 체력을 1 늘릴 때마다 생명치는 10 씩 상승한다.


‘민첩’은 순발력과 관련된 스탯이다. 이동속도 및 공격 성공률과 공격 회피율에 영향을 준다.


‘재능’은 무공을 익히는 속도와 각각의 무공 숙련치를 효율적으로 올릴 수 있게 한다.


‘운’은 고급 이상 아티팩트 획득 확률 상승 및 레벨업 요구 경험치를 낮춰준다.


한영은 상태창을 지긋이 쳐다봤다. 근력, 지능, 민첩, 재능, 운이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스탯이지만 초반에는 그것만 한 스탯이 없지! 한영은 운에 15를, 근력과 민첩, 재능에 각각 5씩 보너스 스탯을 분배했다.


그나저나, 이름은 왜 저따위야? ‘PLAYER38769155’라는 자신의 이름이 유난히도 마음에 들지 않는 한영이었다.


스탯창을 확인하던 한영이 갑자기 고개를 휙 돌렸다.


NPC인 아린이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정자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뭐지? NPC가 지정된 장소를 이탈한다고?


한영은 황급히 아린이의 뒤를 따라나섰다.


“아린아!”

“응, 아저씨!”

“너 어디가? 너 저기에 있어야 하잖아?”

“이젠 저기에 더 안 있어도 돼. 집에 갈 거야.”

“어?”


아린이의 모습이 사라졌다. 한영은 놀란 눈을 깜빡거리며 아린이가 사라진 곳만을 쳐다봤다.


분명 아린이가 한 말들, 시스템적으로 입력해놓은 대사가 아니었다. 마치 진짜 꼬마아이와 대화하는 그런 말들이었다. 지금까지 머리 위로 투명하게 나타나던 글귀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NPC는 지정된 장소를 이탈할 수 없다! NPC가 사라지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퀘스트를 어떻게 받으라는 거지? 분명 뭔가가 이상했다.


“하긴, 꿈이잖아! 그럴 수도 있지 뭐.”


한영은 아직까지도 자신이 있는 이 세계가 그저 꿈속의 일들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메인 퀘스트는 어떤 모습인지 보러 가 볼까나! 민첩 스탯이 10에서 15로 상승하였기에 한영의 움직임은 조금 전보다 빨라져 있었다.


*****


한영 덕분에 히든 퀘스트를 완료한 정인, 그녀는 PC방 의자에서 일어나 노숙자라고 생각한 한영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찾고자 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혹여나 다른 정보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정인은 아쉬움에 입을 삐죽 내밀며 도로 자리에 앉았다.


보너스 스탯을 어떻게 분배할까를 고민하며 메인 퀘스트 방향으로 돌아가던 그녀의 눈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어? 노숙자 아저씨랑 똑같이 생겼잖아?"


모니터 왼쪽 아래에서 등장한 캐릭터는 자신이 찾았던 노숙자라 생각한 한영과 똑같았다. 한동안 손질을 못 해 장발이 된 머리, 보기만 해도 퀴퀴한 냄새가 날 것 같은 복장마저 같았다.


정인은 마우스를 클릭하던 오른손을 키보드 위로 올려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백스페이스를 눌러 노숙자라는 글자를 지운 후 엔터를 쳤다.


[아저씨! 지존 피시방에 있던 그 아저씨 맞죠?]


그러나 노숙자 형태의 캐릭터는 빨랐다. 빠르게 타자를 쳤지만 엔터를 치는 순간, 화면에서 벗어나 버렸다.


정인은 마우스 왼쪽을 빠르게 클릭하며 뒤따라갔음에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가 부르르 떨렸다. 벌써 2번째, 1시간마다 울리는 오래 앉아있었다는 알림이었다. 시계를 보자 11시를 지나가고 있었다.


‘확, 연차 써버려?’


검권천하를 조금 더 하고 싶은 정인이었지만, 내일 중요한 일정이 생각났다. 어쩔 수 없이 PC방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좋은 아침입니다.”

“오! 우리 에이스 최기자, 왔어?”

“에이스는 무슨.”

“단독 인터뷰잖아, 단독! 어제 해봤어?”

“네. 진짜 잘 만들었던데요?”


정인은 선배 기자에게 검권천하를 플레이해본 소감을 한동안 말한 다음, 회사에서 나왔다.


IT 전문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기자 ‘최정인’, 그녀는 검권천하를 개발한 ‘유엔더블유’社로 향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

생명: 145/145

공력: 30

소속: 없음

칭호: 없음

--------

근력 15 (+0) 체력 10 (+0)

민첩 15 (+0) 재능 15 (+0)

운 25 (+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1부 검권천하] 제26화 -당골고지(1) +1 20.12.06 844 21 12쪽
25 [1부 검권천하] 제25화 -파천문 본원 +3 20.12.05 878 23 12쪽
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1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6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6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8 28 12쪽
17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1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15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4 30 12쪽
14 [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1 20.11.24 1,139 30 12쪽
13 [1부 검권천하] 제13화 -의로운 섬(1) +2 20.11.23 1,168 30 11쪽
12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1 20.11.22 1,138 33 12쪽
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7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5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6 38 14쪽
3 [1부 검권천하] 제3화 -파천문 훈련장(2) +3 20.11.17 1,892 40 12쪽
»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9 46 12쪽
1 [1부 검권천하] 제1화 - 대한민국 서울 +6 20.11.16 3,221 4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