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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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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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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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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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15화


깨달음은 성장의 전제가 된다. 이는 무공이나 무술에만 국한된 말이 아니다. 음악에서도, 미술에서도 통용되는 진리이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훈련에 몰두하는 것도 한 순간의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다.


한영은 검권천하에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그게 레벨이었다. 마성진과 윤진용은 무협 게임에 레벨을 넣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한영의 생각은 달랐다.


한영에게 레벨 업은 깨달음이었다.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캐릭터는 이전보다 강해진다! 그러나 깨달음은 간단하게 주어지는 게 아니었기에 검권천하는 레벨 업이 상당히 어렵게 설정되었다.


89번의 깨달음을 얻게 되면 무(武)의 정점인 화경에 도달하게 되고, 94번의 깨달음을 통해 현경에 진입하며, 98번의 깨달음 속에서 무와 하나인 생사경에 오르게 된다!


검권천하는 이러한 깨달음의 정도를 플레이어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레벨’이라는 명칭으로 정해놨을 뿐이었다.


10번의 깨달음에서 한 번 더 깨달음을 얻은 한영의 움직임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레벨 11이었을 때는 한 무리, 즉 30여 명의 비적단만을 상대할 정도였다. 그러나 레벨 12에 도달하자 두 무리의 비적단을 동시에 사냥해도 밀리지 않았다.


거기에 초반에 얻은 보너스 스탯과 최강스님으로부터 빼앗은 화평의 반지도 크게 한 몫 했다. 스탯으로만 본다면 레벨 22와 맞먹을 정도였다.


빠르게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레벨 업에 의한 능력치의 상승, 반복되는 전투로 체화되는 노하우!


마지막 남은 궁수를 처리한 금시조는 궁수가 있던 자리 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한영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신호였다. 푸른빛을 띠는 아이템이었다.


여러 MMORPG 게임과 마찬가지로 검권천하도 아이템의 고유 빛깔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었다.


가장 평범한 ‘일반’ 아이템은 하얀빛으로, ‘고급’ 아이템은 녹색빛으로, ‘희귀’ 아이템은 푸른빛으로, ‘전설’ 아이템은 노란빛으로, ‘신화’ 아이템과 실제 돈으로 구입하는 ‘캐쉬’ 아이템은 붉은빛으로 나타났다.


한영은 푸른빛을 띠는 희귀 아이템을 집어 들었다.


[급속회복의 영단]

-1초에 2할씩 3초간 체력을 회복한다.


회복 아이템이었다. 한영의 소지품에는 죽엽청이 여러 병 들어있긴 했지만, 회복의 영단만큼 성능이 뛰어난 건 아니었다.


상점에서 구입하는 회복 아이템은 ‘체력 100회복’ 이렇게 일정한 수치를 회복시켜준다. 그러나 사냥으로 수집하는 회복 아이템은 퍼센트로 회복을 한다.


체력이 낮을 때는 크게 차이가 없겠지만, 레벨이 높아지고 체력이 많아지면 효과는 극명했다. 회복 아이템은 일정한 쿨타임(다시 사용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소지품!”


한영은 인벤토리 창을 열어서 급속회복의 영단을 집어넣었다. 예상치 못한 희귀 아이템의 획득은 조금의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중간보스와의 전투, 한영은 체력 회복을 최우선의 관건으로 생각했다. 중간 보스는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두 번째 홀의 몬스터를 모두 제압한 한영,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도 길은 두 방향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는 중간 보스방, 하나는 잔몹들이 모여 있는 광장이었다.


경험치를 더 얻고 싶다면 잔몹들이 모여 있는 광장으로 가도 되지만, 빠른 퀘스트 해결이 목표라면 건너뛰어도 상관없는 곳이었다.


한영은 중간 보스를 잡고, 여유가 되면 잔몹들을 처리하는 순서를 택했다.


거대한 나무문이 닫혀있었고, 그 앞에는 기다란 창과 제법 묵직해 보이는 방패를 든 경비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전부 12명!


지금까지 사냥했던 비적단원들과는 다르게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었다. 즉, 방어력이 높지만 이동속도가 느리다는 의미였다.


한영은 가장 앞에 있는 경비병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러자 나머지 11명에게도 어그로가 끌렸고, 한영을 따라오기 시작했다.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경비병들을 일렬로 만들자 금시조의 공격이 이어졌다.


금시조의 관통 공격은 다수의 적을 처리하기에 적격이었다. 어느 정도의 인공지능이 탑재되었다지만, 몬스터는 몬스터였다.


금시조가 그들을 뚫자 타격을 입은 경비병들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러면 한영은 가장 앞의 몬스터를 때려서 어그로를 끌게 했다. 원거리 몬스터가 없었기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손쉽게 경비병들을 제압한 한영은 나무문을 활짝 열었다. 중간 보스의 방에는 한영이 알고 있는 것처럼 4명의 비적단 조장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웬 놈이냐!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


동시에 대사를 친 비적단 정예 궁사, 정예 검사, 정예 암살자, 정예 권사가 일제히 얼어나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


한영은 현재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선제 공격을 가한다면 네 명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침입자인 한영이 가만히 있자 비적단 조장들이 다시금 시스템적으로 입력된 대화를 했다.


[쥐새끼를 상대로 모두 움직일 필요는 없겠지.]


네 명의 조장들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셋은 의자에 도로 앉았고, 한 명은 한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궁수였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어차피 조삼모사였다. 스토리상 네 명의 조장들은 침입자들을 얕보고 한 명씩 공격을 가하게 된다. 그 한 명이 쓰러지면 다른 한 명이, 두 명이나 쓰러진 다음에서야 남은 두 명이 동시에 공격하게 된다.


이때 어떤 순서로 상대하게 될지는 무작위였다. 어차피 모두 쓰러뜨려야 하겠지만, 한영은 그나마 손쉬운 궁수를 첫 번째로 잡고 싶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장 까다로운 권사가 첫 타자로 등장했다.


맨주먹으로 공격하는 권사는 칼을 사용하는 검사에 비해 공격력이 낮지만, 연속 공격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한영이 원, 투, 쓰리, 포에 하이킥을 연달아서 꽂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정예 권사가 오른손 주먹을 내질렀다. 왼손으로 쳐내는 한영,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원투쓰리포를 넣으려는 찰나, 눈앞으로 날카로운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고개마저 돌아가 버렸다.


PLAYER38769155 ( 398/ 435)


권사는 무에타이 선수처럼 팔꿈치와 무릎을 구부리면서 한영에게로 다가왔다.


한영은 지금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의 공격 방식을 굳이 킥복싱으로만 한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모르면 맞아야지라는 말을 이토록 뼈저리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지금까지 복싱 자세만 취했던 한영은 얼굴을 가드하던 손을 약간 느근하게 앞으로 뺐다. 그 상태에서 오른손 주먹만 정권지르기를 하려는 듯이 옆구리로 가져갔다.


정예 권사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한영의 대처는 이전과 같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내지른 권사의 주먹을 한영은 오른손 팔꿈치를 빠르게 위로 올리며 막아 쳤다.


그와 동시에 왼손 팔꿈치로 권사의 얼굴을 가격했다. 공기의 파장이 열십(十)자로 갈라질 만큼 빠른 공격이었다.


정확하게 들어간 엘보우 공격은 치명타를 입혔다. 치명타에 의해 넉백(뒤로 밀려나감) 효과가 나타났다.


뒤로 쭉 미끄러지는 권사를 향해 한영은 잽싸게 달려들었다.


복싱의 원, 투, 쓰리, 포! 오른손으로 훅은 먹이자마자 왼손 팔꿈치로 얼굴을, 곧바로 오른손 팔꿈치를 들어올려 턱에 어퍼컷을 넣은 다음, 그 오른손 팔꿈치를 정수리에 꽂았다. 연타 공격의 마지막은 무릎 찍기였다.


비적단 정예 권사 ( 11287 / 13798)


깨달음은 레벨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의 캐릭터이기 이전에 인간인 한영, 그랬기에 같은 레벨에서도 그는 성장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도 팔꿈치와 무릎은 주먹과 발차기보다 위력적이다. 이는 검권천하에서도 그대로 발현되었다.


한영이 한 팔꿈치와 무릎 공격은 전부 치명타로 들어갔다. 공력 101인 한영이 순식간에 정예 권사의 체력을 2,511이나 깎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이때부터 정예 권사는 한영의 샌드백으로 전락했다. 치고, 긋고, 찍는 공격의 연속!


-경험치 57,000을 획득하였습니다.

-운 효과가 적용되어 경험치 28,500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자, 다음! 한영은 가볍게 몸을 풀며 다음 타자를 기다렸다. 제법 자신감이 붙은 덕분일까, 세 명 모두 한꺼번에 덤비더라도 무리는 아닐 것 같았다.


다음은 한영이 첫 번째이길 바랐던 궁수였다.


[나약한 자 같으니! 다음은 내가 상대하겠다!]


궁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는 한영이 아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전개가 이어졌다.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한영의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검사와 암살자도 달아 일어섰다. 분명, 한영이 설정한 스토리대로라면 한 명, 한 명, 두 명을 상대해야 했다. 그런데 왜 한꺼번에 셋이 일어났지? 예상치 못 한 전개에 긴장감으로 침을 꿀꺽 삼키는 한영, 그러나 놀라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불청객을 제거하라.”

“불청객을 제거하라.”

“불청객을 제거하라.”


뭐지? 한영은 눈만 끔뻑거리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중간 보스들을 쳐다만 봤다. 그들이 한 말, 분명히 이상했다!


한영은 이러한 대사를 시스템적으로 입력한 기억이 없었다. 불청객? 제거라고? 설마 성진이가 한 걸까? 한영의 생각에는 전혀 아니었다. 오타쿠 기질이 농후한 성진이 이런 대사를 넣었을 리는 없어보였다.


무엇보다 정예 조장들이 한 말은 실제 사람이 하는 말처럼 들렸다. 플레이어, NPC 또는 몬스터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전부 머리 위에 문구가 떠올라 눈에 보여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세 명의 비적단 조장들이 한 말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정말 분노에 가득 찬 사람이 쏘아붙이는 것처럼 날카로운 말투였고, 무엇보다 시스템적으로 설정되지 않은, 셋이 한꺼번에 공격을 가하지 않은가!


그들의 목소리를 명확히 들었지만, 한영은 애써 자신이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만든 게임이었기에 자신이 모르는 요소는 없다고 여겼다.


한영의 머릿속에서 비슷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린이! 파천문 튜토리얼 지역에 숨겨놓은 히든 퀘스트 NPC였다. 그때도 아린이는 실제 어린아이처럼 말을 하며 사라졌었다!


당시에는 그저 꿈이라고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러나 이제는 꿈이 아니라는 걸 안다! 왜 검권천하의 NPC와 몬스터가 자의식을 갖게 된 거지?


생각이 깊어졌지만, 오래 할 수는 없었다.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 남은 세 명의 중간보스들이 일제히 한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정예 검사의 검이 한영의 머리를 향했다. 살짝 숙여서 피하는 한영, 검사의 복부에 주먹을 넣으려는 그때, 정예 궁수가 쏜 화살이 오른쪽 팔을 스쳐지나갔다. 가까스로 피하자 이번에는 정예 암살자가 던진 암기가 날아왔다.


정예 궁수와 암살자의 움직임은 일반 궁수, 암살자보다 2배 이상 빨랐다. 무엇보다 한꺼번에 여러 개의 화살과 표창을 날렸다.


둘의 공격을 피하기만도 급급했지만, 정예 검사의 근거리 공격까지 더해지자 한영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러면 곤란한데······. 벌써 그것을 쓰게 될 줄이야!”


줄곧 긴장감으로 표정이 딱딱해졌던 한영, 그러나 지금은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소환수, 공력 개방!”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2

생명: 435/435(+50)

공력: 101(+15)

소속: 파천문 제13천인대 제6조원

칭호: 회색 평야의 포식자

--------

근력 30 (+5) 체력 23 (+5)

민첩 31 (+5) 재능 28 (+7)

운 36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1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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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부 검권천하] 제25화 -파천문 본원 +3 20.12.05 878 23 12쪽
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0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5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6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8 28 12쪽
17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1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4 30 12쪽
14 [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1 20.11.24 1,139 30 12쪽
13 [1부 검권천하] 제13화 -의로운 섬(1) +2 20.11.23 1,168 30 11쪽
12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1 20.11.22 1,138 33 12쪽
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7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5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5 38 14쪽
3 [1부 검권천하] 제3화 -파천문 훈련장(2) +3 20.11.17 1,891 40 12쪽
2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8 46 12쪽
1 [1부 검권천하] 제1화 - 대한민국 서울 +6 20.11.16 3,221 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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