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102,612
추천수 :
2,572
글자수 :
797,504

작성
20.11.22 21:00
조회
1,137
추천
33
글자
12쪽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엔더블유 검권천하 고객센터.


“하, 이게 진짜 몇 번째야! 이 건 아직 해결 안 된 거예요? 문의며 게시판이며 이 사람 때문에 완전 먹통이잖아요!”


고객센터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문의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불만 문의는 매뉴얼대로 답변을 하면 됐지만 나백수라는 사람이 보낸 문의는 내용이 달랐다.


문의자: 나백수

문의내용: 불철주야로 훌륭한 게임을 만드신 검권천하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플레이어 중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합니다. 저는 검권천하를 오픈하기 전부터 목이 빠지도록 기다려온 유저로서······. (중략) 아무쪼록 제 캐릭터 최강스님을 한시 속히 복원해주시기 바라며, 기다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겠습니다.


결국 서두에 이렇다는 둥, 저렇다는 둥 좋은 이야기를 꺼냈지만 골자는 복구 및 보상이었다. 고객센터장이 한숨을 섞으며 말했다.


“하, 아직도 개발팀에서 연락 없어?”

“그게······.”

“젠장! 그럼 언제까지 기다리란 말이야!”


이 건은 총괄개발팀장인 윤진용에게도 보고되었다. 거의 모든 접수 사항이 고객센터에서 끝나는 것과 달리 총괄개발팀장에게 보고되었다는 것은 사안이 중대하단 의미이기도 했다.


윤진용이 여러 개발부 팀장들에게 물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까?”

“무당파는 없습니다.” / “아미파도 없습니다.” / “전진교도 없습니다.” / “청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

“소림은 어떻소?”

“그게······.”


‘타앙!’


윤진용이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벌떡 일어났다.


“지금 당장 해결 못 하면 사직서 쓸 각오하라고! 내 말이 장난 같아!”


윤진용이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자 팀장들이 숙덕였다.


“어린놈의 새끼가 총괄팀장이라고 싸가지 없게!” / “사직서가 무슨 개 이름이야? 싸가지 없는 새끼.” / “하아, 윤 팀장 원래 저런 사람 아니었는데······.”

“일단 문의 내용부터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연륜이 느껴지는 전진교 담당 부장이 말했다. PPT 화면에 나백수라는 사람이 보낸 문의 내용이 나타났다. 전진교 담당 부장이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선 저 사람의 말이 사실인지를 파악해야겠군. ‘최강스님’이라는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했었나?”


회의에 참석한 개발팀 직원이 답했다.


“네, 있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나백수라는 사람이 만든 캐릭터가 맞았습니다.”

“그 사람의 말처럼 캐릭터가 삭제되었나?”

“파악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알 수 없는 오류라고 뜨지만 ‘최강스님’이라는 캐릭터가 시스템적으로 삭제된 건 맞습니다.”

“흐음, 알겠네. 시스템적인 오류였다면 그 나백수라는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지. 당장 그 사람의 계정에 이전과 같은 아이템과 캐릭터를 만들어주게.”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이는 심의를 거쳐······.”

“내가 책임지겠네. 캐릭터 이름 교환권도 주게나. 이제 ‘최강스님’이라는 캐릭터명은 사용할 수 없을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개발팀 직원이 회의실에서 나가려는 찰나, 아미파 담당 부장이 물었다.


“캐릭터가 시스템적으로 삭제되기 전의 상황을 볼 수 있을까요? 마지막 플레이 영상요.”

“저, 그게······.”

“무슨 문제 있나요? 우리에게까지 말 못 할?”

“그게······, 윤진용 팀장님이 비밀로 하라고 하셔서······.”

“그럼 지금 여기서 그 영상을 트는 걸 비밀로 하면 되겠네요. 여러분, 지금부터 보는 모든 것들은 머리에서 지우셔야 합니다. 아시겠죠?”


한쪽에서는 안 된다, 반대편에서는 된다를 강요하는 상황! 개발팀 직원은 머리에 탈모가 올 정도로 고민이 됐다. 그러나 당장 맞을 매가 더 아프게 느껴지는 법이었다. 개발팀 직원은 모니터링한 영상을 재생시켰다.


정파 소림사와 사파 파천문 사이에 위치한 유전마을이었다. 십여 명의 소림 승려들과 7명뿐인 파천문과의 조우였다. 경계를 먼저 한 건 소림사였고, 공격을 먼저 한 건 파천문이었다.


수적으로 파천문의 열세였다. 그러나 뒤이어 전투에 참여한 한 남자의 기세는 판을 뒤흔들 정도로 거셌다.


주먹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정확히 턱과 목을 가격했다. 그보다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남자의 뒤에서 부리로 공격하는 붉은 새였다. 팀장들이 동시에 중얼거렸다.


“금시조?”


전투가 끝나자 거침없이 몰아붙였던 남성의 움직임도 잦아들었다. 팀장들은 그 남성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등에 드라이아이스라고 붙여놓은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류 대표님?”


*


지금까지 이렇게 어려웠던 전투가 있었던가! 한영은 거친 숨을 들이마시며 혹시라도 '최강스님'이 다시 일어서는지를 주시했다.


벌써 2번이나 체력이 고갈된 최강스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체력을 전부 회복한 채 일어났다. 바로, 5만 원을 호가하는 유료 아이템의 위력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부활 아이템을 전부 소진했는지 최강스님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그의 몸은 공기에 산화되듯이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몇몇 아이템만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한영은 다행 섞인 숨을 내뱉으며 몸을 숙여 아이템을 집었다.


우선, 소림승려의 의복! 착용할 수 없거니와 별로 입어보고 싶지도 않았다. 다음은 소림승려의 곤봉! 권갑을 사용하는 한영에게 당연히 불필요한 물건이었다.


승려에게 어울리지 않게 황금빛 목걸이와 보석이 박힌 팔찌도 있었다. 전부 스탯 보조 효과가 없는 치장용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무채색을 띤 반지뿐이었다. 제발 좋은 아이템이기를! 허리를 숙여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입밖으로 세어 나오는 감탄사!


[화평의 반지]

모든 스탯+5

전 레벨 착용 가능


“대, 대, 대박!”


모든 스탯을 5개나 올려주는 초대박 아이템! 이러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모든 레벨 착용 가능이라는 것은 현질템이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그렇게 강한 거였군! 한영은 최강스님이 강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쥐죽은 듯이 누워있던 강천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림 14나한과의 전투에서 생명력을 전부 소진했지만,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줘야 하는 NPC였기에 죽지 않은 것이었다.


강천수

[정파 놈들이 벌써부터 대놓고 활개치는군!]

[나는 지금 본원으로 돌아가 등약검 조장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보고하겠다. 준비되면 뒤따라오도록.]

[확인(F)]


한영은 우전마을 북쪽에 있는 우물가로 이동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영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누군가를 찾아 헤맸다.


“아직 안 왔나 보네. 언제쯤 오려나?”


정인과의 약속 장소였다. 그러나 시간은 정하지 못했다. 검권천하 내에서 대한민국의 시간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운기조식.”


한영은 운기조식을 운용하며 언제 올지 모를 정인을 기다리기로 했다. 제발 그녀가 성진이를 만났기만을 기대하면서!


*****


정인이 성진에게 되물었다.


"바이러스라뇨? 검권천하를 삭제한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말 그대로라능.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유입시키는 거라능······."

"그러니까 그게 어떤 바이러스인데요?"

"그건 나도 모른다능. 그저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를 일부러 유입시키는 거라능."


검권천하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인 수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명작을 망치려고 했다니! 정인이 대뜸 따졌다.


"도대체 그런 걸 왜 만든 거예요!"

"나도 한영쿤이 진짜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능······. 근데 왜 화를 내냐능!"


처음과는 달리 짜증 섞인 말투, 성진은 눈앞의 여자가 진짜 히토리짱인줄 알았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귀여운 히토리짱의 말투가 저렇게 날카로울 리 없다! 저 여자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정답게 흔들며 니코니코니를 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분명!


성진의 태도가 약간 변한 것 같았지만 정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인이 말했다.


“마성진 씨, 류한영 씨 캐릭터가 이상했어요.”

“흠, 어떻게 이상했냐능?”

“캐릭터 자체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기도 했고, 말할 때 입 모양도 완전 사람 같았어요.”

“당연한 것 아니냐능. 내가 그렇게 잘 만들었다능.”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친구 추가를 하려고 했는데 존재하지 않는 플레이어라고 경고 메시지가 떴어요! 뭔가 이상했어요.”

“존재하지 않는 플레이어? 그럴 리가 없다능! 그럴 리가 없는데······.”


캐릭터가 버젓이 있는데 존재하지 않는 플레이어라고? 검권천하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성진도 알지 못하는 말이었다.


정인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성진의 반응, 엄청난 연기력이거나 정말 모르는 사람 둘 중 하나였다. 정인이 말했다.


“마성진 씨랑 만난 다음에 유전마을에서 류한영 씨와 만나기로 했어요. 같이 피시방으로 가요.”

“알았다능! 유전마을이라면 내가 잘 안다능!”


*


“이, 이게 왜 이러죠?”


파천문 튜토리얼 퀘스트가 막혀있었다. 어찌할 줄 모른 정인이 성진에게 자리를 비켜줬다. 당황스러운 건 성진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파천문 훈련교관이 있어야 하는데? 왜 보이지 않냐능!”


어쩔 수 없이 정인과 성진은 사파 사흑련으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접속했다. 서둘러서 튜토리얼 퀘스트를 끝내고 유전마을로 갔지만 보여야 할 한영은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다 가버렸나······.”

“잠깐!”


한영과 만나기로 한 북쪽 우물가, 성진이 마우스 휠을 위로 올려 화면을 확대했다. 바닥에 한글이 적혀 있었다.


[다시 올게요.]


성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게임 속 배경을 수정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개발팀뿐이다. 전 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검권천하의 배경에 한글을 적어놓는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검권천하 개발을 도맡았던 자신도 모르는 것들! 성진은 꼭 알아야 했다. 이같은 변화가 한영과 관계되어 있을 것이다. 성진이 말했다.


“IT뷰 기자면 유엔더블유도 가냐능?”

“네. 오늘 오전에도 다녀왔어요. 윤진용 총괄개발팀장 인터뷰가 있어서요. 왜요?”

“검권천하가 이상하다능. 나도 모르는 것들 투성이라능!”


성진이 정인에게 해킹용 USB를 건넸다.


“부탁한다능. 나는 갈 수 없다능. 검권천하 서버를 해킹할 수 있게 도와달라능.”

“위험······, 한 일이네요······.”

“부탁한다능! 한영쿤이 위험하다능!”


상대는 유엔더블유, 충분히 위험했고 자칫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 내면에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지만, 오히려 정인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러려고 기자 하는 거지!


“알았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성진은 정인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1

생명: 422/422(+50)

공력: 99(+15)

소속: 파천문 제13천인대 제6조원

칭호: 회색 평야의 포식자

--------

근력 29 (+5) 체력 22 (+5)

민첩 30 (+5) 재능 27 (+7)

운 35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0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1부 검권천하] 제26화 -당골고지(1) +1 20.12.06 844 21 12쪽
25 [1부 검권천하] 제25화 -파천문 본원 +3 20.12.05 878 23 12쪽
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0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5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5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8 28 12쪽
17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1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15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3 30 12쪽
14 [1부 검권천하] 제14화 -비적단의 소굴(1) +1 20.11.24 1,138 30 12쪽
13 [1부 검권천하] 제13화 -의로운 섬(1) +2 20.11.23 1,168 30 11쪽
» [1부 검권천하] 제12화 -유전마을(2) +1 20.11.22 1,138 33 12쪽
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7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4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5 38 14쪽
3 [1부 검권천하] 제3화 -파천문 훈련장(2) +3 20.11.17 1,891 40 12쪽
2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8 46 12쪽
1 [1부 검권천하] 제1화 - 대한민국 서울 +6 20.11.16 3,221 4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